[황금거위를 사랑하는 법]
이솝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노부부가 장터에서 암컷 거위 한 마리를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거위가 낳은 알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흘러나왔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살펴보니 정말이었습니다. 순금으로 된 알이었습니다. 날마다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 덕분에 노부부의 살림은 차츰 넉넉해졌고,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부부의 마음속에 작은 욕심 하나가 싹텄습니다. 저 거위 뱃속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알이 들어 있을까. 배를 한 번만 가르면 한꺼번에 다 꺼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두 사람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거위의 뱃속은 여느 거위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황금알을 낳던 거위는 그렇게 영영 눈을 감았습니다.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렸구나."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젓습니다. 저런 어리석은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잠깐,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매일 가정 안에서 나만의 황금알을 꿈꾸곤 합니다. 자녀가 바른 마음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받아오길, 건강하고 예의 바르게 자라주길 바랍니다. 배우자가 더 다정하고 부지런하길, 더 많은 것을 함께 해주길 기대합니다. 그 바람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생겨난 마음이니까요.
문제는, 바라는 마음이 어느 순간 닦달과 재촉이 된다는 점입니다.
"왜 방을 정리하지 않니?"
"왜 스스로 알아서 못 하니?"
"왜 집안일을 돕지 않아?"
"왜 더 잘하지 못해?"
크고 작은 '왜'라는 화살이 날마다 쌓여갑니다. 우리는 직접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조금씩, 무심한 말 한마디와 차가운 표정 하나로, 소중한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다그침 속에서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과연 황금알을 더 잘 낳을 수 있을까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고 조금씩 시들어갑니다. 가장 행복하기를 바랐던 우리의 가정이, 역설적이게도 우리 손에 의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
거위에게 먼저 좋은 모이를 줍니다.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정성껏 돌봅니다. 결코 황금알을 재촉하지 않습니다. 거위가 건강하고 행복하면, 황금알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느새 중순을 지나 신록이 짙어가는 이 따뜻한 계절에,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황금알이라는 결과만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황금거위라는 존재 자체를 바라보고 있는가?"
오늘, 아내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보십시오.
"여보, 오늘도 수고했어. 고마워."
남편에게도 슬며시 손을 잡으며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있어서 늘 든든해. 감사해."
자녀를 있는 그대로 꼭 안아주며 속삭여주어도 좋겠습니다.
"너는 그냥 네 모습 그대로 소중하단다."
거창한 선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 다정한 말 한마디, 그 포옹 하나가 소중한 가족에게 주는 가장 따뜻한 모이입니다. 그리고 그 모이가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눈부신 황금알이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거위를 사랑하십시오. 결과보다 사람을 먼저 사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