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국수 방앗간이다.
빨래를 널은듯 놀이터 공터엔 하얀 국수가 햇볕을 받고 있다 .
아이들은 키보다 더 큰 국수 다발 사이를 오가며 숨바꼭질을 한다.
국수가 부서질세라 방앗간 아저씨는 큰소리를 지르며 아이들을 내쫓는다.
하굣길 아이들은 하얀 국수 골목길을 지난다.
잘 마른 국수 한 가닥 입에 물고 미로찾기를 한다.
아이들의 쉼터가 된 뙤약볕 국수 그늘에 바람이 분다.
옆으로 옆으로 나란히 나란히 춤추는 국수 다발...
‘방앗간 국수’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충남 예산 쌍송국수(041-335-7533)를 다녀왔다.
말이 공장이지 방앗간과 다를바 없다.
1952년 지었다는 낡은 흙벽돌 2층 방앗간이다.
1층은 반죽기와 국수틀이 있어 면을 뽑아 내는 곳이고 2층 토방은 건조실이다.
국수 다발은 거치대에 널려 햇볕과 바람을 적당히 쬐며 건조된다.
국수는 말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햇볕에 잠깐 내놨다가 응달에서 하루 정도 재놓고, 다음날 바람이 잘 통하는 2층 건조실에서 말린 뒤 포장하는 것이 쌍송국수 김성산 사장의 방법이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방법이 다 다르단다.
쌍송국수는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평양에서 시집 온 김사장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운영해오던 오래된
가내수공업 국수 공장이다.
국수를 반죽하고 뽑고 만드는 기술은 전 세대의 것을 그대로 이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