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께서 몇 주 전 방에서 넘어지셨었다고요.
병원가는 일이 오히려 번거롭고 힘들어서 어디가 다치셨는지 검사조차
안 하셨대요. 뒷머리에 멍도 많이 들으셨었고, 허리도 아프셔서
그동안 아침에 화엄경 법문하실 때 자세를 이렇게도 하시고 저렇게도 하시고
힘드셨다고 해요.
그렇지만 그냥 쉬지 않고 화엄경을 법문하셨다고요.
이번달에 범어사에는 햇빛과 함께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방에서 쉬시던 큰스님께서 마루까지 나오셔서 환영해 주셨어요.
재무스님이신 대선스님께서 초파일에 절에 오실 신도분들께 드릴 선물들을
검사받으러 가져가셨는데 일일이 점검해주시고,
초파일날 어떻게 신도님들에게 법문을 해야하는지도
일일이 구성까지 해주셨어요.
큰스님께서 책상에 책을 펼쳐놓고
오로지 한 분 청중을 위해서
한대목 한대목 예까지 들어주시면서 일러주시는
그 장면이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지
이번달 특집이 생겼다고 기뻐했어요.
'일타강사 큰스님'이라고 제목도 지어놓고 저는 너무 신이 났는데요.
큰스님께서 문수경전연구회에서 올리시는 법공양비를
저에게 고스란히 주셔서 염화실지에 그 말씀을 써야 할지 그것만이 고민이었어요.
갑작스럽게 차려진 장난스러운 회사에서
알뜰하게 디자인비를 챙긴 디자이너와는 달리
마이너스로 회사를 마감하는 사장에게
부처님께서는 날씨라든가, 찻시간이라든가,
만나는 사람들의 친절 같은 소소한 가피로 앞으로 평생
수고비를 지불하실 모양이라고,
'나는 요즘 부처님과 다이렉트로 소통하는 기분이야.
내가 만나는 부처님은 농담을 잘하시고 아주 유머러스하시다' 라고 그래봤자
저의 가족들에게 아주 뻐기면서 몇 번 자랑을 했는데요.
그런데 오늘 아침 저는, 갑자기 부처님이 제게서 사라져 버리신 기분이었어요.
'부처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설레이며 열어본 녹음파일이 침묵하며 30분을 돌아가서
정말 놀랬거든요.
다른 녹음들은 다 괜찮고 큰스님과의 녹음만요.
서둘러 사진을 정리하고 더듬더듬 기록을 남기기로 했어요.
공책에는 잘 안 적어지고,
적지않으면 이것마저 기억이 나지 않을테니까요.
저는 궁금했기 때문에 항상 새롭게 앞서나가시는
큰스님께서 요즘 유튜브로 무엇을 보시는지
여쭤봤는데, 책한민국이나 책도리, 동굴보이스 같은 유튜버들이 읽어주는
고전들을 들으신다고 하셨어요.
최근에 모비딕과 돈키호테를 들으셨다고요.
(이때까지 저는 아하 부처님, 하고 윙크라도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두 권 다 제가 올 해 읽으려고 뽑아둔 책이거든요.
큰스님께서도 그 책들을 들으셨다니 웃음이 저절로 났어요.)
그리고 큰스님은 아무래도 AI가 읽어주는 듯한
80권 화엄경도 언제나 듣고 계시고요.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라고 하는 얼 나이팅게일의 책을 요즘 관심있게 읽고 듣고
계신데 그야말로 내용은 '일체유심조'라고 하셨어요.
저는 큰스님께 요즘 자주 말씀하시는 '서비스'라는 말이 좋다고 말씀드렸어요.
누구나 세상에 자기의 자원으로 서비스를 해야한다는 말씀이 좋아서
주변에도 많이 전해주었는데 저는 무엇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여쭸고요.
그간 많이 했고, 지금처럼 하면 된다고 격려도 해주셨어요.
대선스님께서 작은 책자의 <108자재어>를 신도분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하셨는데 큰스님은 그보다 <108자재어 사경집>을 나눠주고 그 중에 한 가지를 골라
법문을 하고 다 함께 사경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하셨어요.
더군다나 대선스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중에 볼펜도 있어서 안성맞춤이라고
두 분이서 말씀하시다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큰스님 산수연에 볼펜을 보시하신 거사님 소식으로 이어졌어요.
며칠전에 화엄전에 인사를 오셨었는데
그 거사님도 그간 허리에 금이 가서 3개월을 고생하셨다고요.
이제 다 나으셨다고 큰스님께 삼배도 올리셨는데
그 모습을 보시고 큰스님도 '나도 3개월 지나면 아픈 것이 나아지겠지'하고
희망을 갖게 되셨다고요.
<108자재어>를 왜 한문없이 한글로만 만드셨는지 여쭤보니
'이건 사경집이니까' 하고 답해 주셨어요.
앞으로 나머지 내용도 시리즈로 나올 거라고 하셨어요.
이번 책의 마지막 구절인 제108번을 읽어주셨어요.
'사람의 마음을 정화하려면 욕구를 줄여서 자족하고, 사회를 정화하려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라'
얼마나 좋은 글귀냐고 하셨고
또 다른 페이지도 직접 읽고 설명도 해주셨는데 제가 기억을 못하겠어요.
대선스님께 이렇게 설명하라고 샘플을 보여주신 거였어요.
또 15페이지 '성공의 삼박자는 인연에 순응하며 인연을 파악하고
인연을 창조하는 것이다'
대만 순례길에서 만난 이 글귀 때문에 이 책을 17만권이나 법공양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이건 대선스님이 녹음을 하셨어요.
"혜명화도 흰머리가 많구나 몇살이지?"
하고 큰스님이 물으셔서 나이도 말씀드렸고,
젊음이 주는 매력도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라고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동안 생각이 났는데 잘 익어져서
쓸모가 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세월이 20년이 지났다고 하셨어요.
범어사 큰 절의 노스님께서 열반하셔서
이 며칠동안 큰스님은 100분 이상의 손님들을 만나셨고 도반스님들도 만나셨고,
종정스님도 화엄전에 오셨었다고요.
사진들을 추려서 염화실지에 실어보라고 하셨어요.
설정스님은 3일간이나 묵으셨는데, 큰스님은 아프신 중에도
도반스님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기분이 좋으셔서 아픈 것도 잠깐 잊으셨다고요.
그렇게나 바쁘고 힘드신데도 아침에 화엄경 법문을 거르지 않으셨어요.
송광사 방장스님이 갑자기 열반하셔서 다비식을 티비로 하루종일 보셨다고요.
오늘 저도 유튜브로 보니 문수경전연구회의 입승스님이신 정오스님께서 집전을 하셨네요.
맨처음 제게 '화엄경 공부보다 큰스님께 대한 예의로 여기 오는거예요' 하셨던
입승스님은 몇 달 전에 쉬는 시간에는 '화엄경 공부가 언제까지 열리느냐'
물어오신 스님께
'큰스님의 원력으로 여셨으니 큰스님 돌아가실때까지는 해야지요' 하셨는데요.
어제는 대중스님들께 좀 과격하게 말씀하셨어요.
'뇌가 터져서 죽어버리면 오고 싶어도 올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죽는 그날까지 신심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요.
어제 용학스님은 법성게 핸드폰 고리를 하나씩 호주머니에서 꺼내 일일이
원하시는 스님들의 핸드폰 뒤에 달아주셨어요.
큰스님도 입승스님도 용학스님도
얼마나 애쓰며 우리에게 '서비스' 해주시는지
더이상 게으르면 안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나한테 보는 능력이 생겼어' 하신 용학스님께 제가 문득
새롭게 얻게 된 어떤 능력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느냐고 여쭤봤어요.
'그렇지 않다. 계속 계발된다'라고 용학스님이 말씀하셨어요.
부처님께서 다시 제게 작은 가피도 주시고 농담도 걸어오실까요?
큰스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우리의 통근길 8시 화엄경 꽃밭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날에는 어린이 되시고, 어버이 날은 어버이 되시고, 스승의 날은 스승 되시고
부처님 오신 날은 부처님 되시고 오월한달 수시변시 윤회를 해봅시다요^^'
하신 원철스님의 문자를 여기 고스란히 전하고
저는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기겠습니다.
아침마다 화엄경을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간신히 루틴이 되었으니
오래오래 큰스님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셔야 한다고 믿어요.
불법승 삼보님께 귀의합니다.
오래오래 우리를 지켜주셔요.~
(아...이제 빚 좀 갚았다고 좋아했는데 빨간 봉투를 받아버렸어요^^
다시 갚아야 하는 빚,
아름다운 빚을 최선을 다해 갚겠습니다.
항상 은혜에 감사합니다.)
첫댓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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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은혜에 감사합니다.(잠시 받아쓰기 합니다. 사실 이심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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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삼배 올립니다
항상 법체 강녕하시기를 발원합니다
큰스님 삼배 올립니다
항상 법체 강녕하시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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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님, 변함없으신 그 마음 찬탄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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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본 그모습 그대로 항상 ~~~
고맙습니다 _()()()_
언제나 한결같은 그 모습~~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옵니다.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_()()()_
_()()()_
고맙습니다._()()()_
고맙습니다 _()()()_
큰스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_()()()_
감사합니다 나무대방광불화엄경 🙏🙏🙏
늘 수고 하시는 혜명화님 고맙습니다.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더불어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을 엽니다 고맙습니다 _()()()_
_()()()_ 보살님의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큰스님께서 다치셨는데도 쉼없이 아침마다 법문해주셨다니 큰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빨리 쾌차하시기를 그리고 무리하시지 말고 오랫동안 저희들에게 가르침 주시기를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_()()()_
고맙습니다_()()()_
혜명화님,
지극한 신심
아름답네요.
_()()()_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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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이렇게 아름다운 맘,모습들 이제야 보는군요...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