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병찬)들살이 둘째날
길위에서 만난 사람들
첫날,
긴줄 맞춰 큰 베낭메고 가는 아이들을 사진찍는 아주머니 두분.
얼굴 돌리지 말라고, 얼굴 나오면 안된다고 구수한 보성 사투리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보성사투리가 마음에 들어와 그 말을 되풀이하며 오다가 잊었습니다.
옆에 아주머니는 "아~들이네"하며 감탄하시며 "대단한 아~들이다"합니다. 우리 모두는 대단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캠핑장의 주인장은 아직 개장 전이라 부족한 것이 많다고 무료로 전체 캠핑장을 빌려주셨습니다. 전기, 화장실, 샤워장, 식기 씻는 곳까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힘든 첫날 일정에도 편하게 마무리 짓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2주전에 전화로 이야기할 때도 개장전이라 부족한 것이 많다고 꼭 이용해야되냐고 몇번씩 묻고, 가는날에도 마음 써 주셨습니다. 늘 도보여행에서는 뜻밖의 고마운 분을 만납니다.
오늘은 행정선생님께서 길 안내를 하고 내일 숙박지를 찾아 제가 운전을 했습니다. 어제는 행정선생님께서 운전하며 오늘 숙소를 찾았습니다. 오늘 숙소에 다다를 때쯤 어떤 분이 야영하기 좋은 곳이 있다고 자기 마을로 안내해 주십니다.
어제 정해둔 곳과 같은 곳이네요. 숙소 맞은편 100m거리에 집이 있다고 불편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하십니다. 어릴 때부터 살던 곳이고 이 앞에 큰 섬이 있었는데 일제시대에 일본놈들이 섬을 쪼개서 섬의 돌로 둑을 쌓았다고, 둑을 쌓는다고 얼마나 많은 마을주민들이 죽었는지 모른다고...
섬의 역사이야기도 들려주시고 들살이 기간 불편한 것 있으면 연락해라고 명함도 주시네요.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습니다.
사실 오늘 숙소를 얻기까지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송림마을에 숙소를 정하기 위해 송림마을에 갔다가 이장님집을 안내해 준 분, 이장님이 안 계셔서 이장님 전화번호를 안내받은 옆집 분, 자세하게 숙소를 안내해 주시며 장선마을 이장님을 소개해주신 송림마을 이장님, 오늘 숙소를 흔쾌히 허락하신 장선마을 이장님까지 모두 고마운 분들입니다. 도보여행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길에서 만난 많은 고마운 분들로 계획이 만들어지고 완성되어갑니다.
내일 숙소는 중산일몰전망대입니다. 숙소가 정해지는 과정은 더 극적이었습니다. 남파랑길구간 안에서 숙소를 찾다가 도저히 마땅한 곳이 없어 헤매고 있었습니다. 중산일몰전망대에서 쉬다가 여기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습니다. 관광과에 문의하니 주차장 용도라 야영은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능한 곳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해두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1시간쯤 지났을 때, 남양면사무소에서 전화가 오더니 고흥군에서 연락받았다고 코스네 야영할만한 곳을 알아보고 없으면 면사무소 공간이라도 빌려주시겠다고 하네요. 다시 1시간쯤 뒤 전화와서 마땅한 곳이 없어 중산일몰전망대에서 야영하는 것을 허락받았습니다. 내일 숙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내어 주셨을까요?
날마다 감사한 하루를 보냅니다. 멀리서 함께 마음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소소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으나 글과사진으로 정리할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사진으로 아이들 모두 담기도 쉽지 않네요. 혹 들살이 소식이 올라오지 않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기대와 설렘으로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정훈)#남파랑길_2일째_76코스
오늘은 보성에서 고흥으로 넘어왔습니다.
지나가는 순간순간 찍은 사진 올립니다.
(한진) # 남파랑길 들살이 둘째날 2부
오늘은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걸었습니다
예상코스대로 걷고나면 텐트를 치고 묵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오늘은 가뿐히(?) 10km 정도만 걸었습니다^^
바닷길을 따라 걷는 오늘 코스는 넓게 펼쳐진 바다와 섬들이 보이는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코스였습니다. 앞사람만 보며 걷다가 가끔씩 고개를 돌려보면 감탄이 나오는 멋진 풍경들을 눈과 마음에 가득 담았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탓에 각자의 방식대로 여유시간을 보냅니다. 낮잠을 자기도 하고 갯벌에서 게를 잡기도 하며, 바닷길을 걷기도 합니다.
항상 느끼지만 우리 아이들은 걸을 때만 힘든 것 같습니다
놀 때 에너지는 따로 있나봅니다^^
둘째날도 이렇게 저물어갑니다~어제는 밤에 쌀쌀했던 탓에 다들 잠을 설쳤더니 오늘은 이른 저녁부터 하품하는 친구들이 많네요^^
개구리 우는 소리가 정겹습니다~ 우리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