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거창군서상면상남리 영각사~탐방지원센터~기맥능선 ~남덕유산(1,507m)~기맥능선~하봉(1,353m)
~거창군북상면상남리 남령
구간거리: 약6km 소요시간: 6시간20분
<진양기맥의 시작>
지난 8월29일 백두대간2차종주를 끝내고나니까 이제 남한에서 긴 거리의 종주산행지를 찾기가 마땅치않았다. 그래서 이궁리 저궁리를 하다가 결국 한달에 한번은 한강기맥을 다시한번 하고 또 한번은 새로운구간인
이 진양기맥을 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그냥 시간날때마다 좋은 산을 찾아서 하루를 즐겁게 지내면 될것을 무슨 궁리가 그리 많으냐고 하겠지만 우린 능선걷기를 좋아한다. 이런 늦은가을엔 두껍게 깔린 낙옆이 등산화발에 툭툭 차이고 어쩌다 구름이 끼었다 싶으면 멀리 하얀 구름바다위로 봉우리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봄에는 철죽꽂이 능선길 따라 끝없이 이어저 나가기도 하고 신록의 계절인 여름에는 온산이 녹색의 물감이
되어서 뒤덮여진다. 그런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하루종일 있다오면 일주일동안 흐트러젔던 몸과 마음이 다시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든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진양기맥으로 말할것 같으면 백두대간상의 남덕유산에서 갈라저 북에서 남으로 뻗어내려가다가 진주 진양호에서 마감하는 남부내륙의 대표적인 산맥이다.
구간거리는 도상 약159km에 달하며 그 안에 시작지점인 남덕유산을 비롯해서 금원산,기백산,갈전산,황매산,
자굴산 등을 품고있다.
영각사 09시20분
<출발준비>
영각사 정문에 도착하니 날은 쌀쌀하고 하늘은 잔뜩 찌프려있다. 간혹 부는 바람에 하릴없이 낙옆만 길바닥에 굴러다닌다. 정문에서 기념사진 한 장찍고는 정문 전 20~30m에 있는 남덕유산 등산로로 들어선다.
당초 오늘 계획은 덕유교육원을 지나 서봉을 들러 남덕유산을 찍고는 하봉으로 해서 남령으로 내려오려는 것이었는데 여러 회원님들이 다음구간이 너무 기니까 오늘 계획보다 좀 더 가는게 어떠냐고 해서 급히 계획을 바꿔 영각사에서 직접 남덕유산으로 오른다음 오늘 종착지인 남령을 지나 수망령까지 가기로 해서 이 길로 들어섰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계획보다 산행시간은 좀 줄였지만 남는시간이
어정쩡해서 더 가진못했다.
이정표 남덕유산 3.8km 영각공원지킴터 0.4km..
잘 나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가니까 09시30분 탐방지원센터건물이 서있고 출입문을 지나 등산로가 이어진다. 완만한 계곡 옆길을 가다가 돌길이 나오고 그러다가는 능선위까지 급하게 올라챈다. 이런 오르막은 능선위까지 한번에 올라야 하는데 오르막이 워낙이 길고 가파라서 중간에 앉아 곡주에 넉넉히 지고온 김장배추속을 안주로 해서 푸짐하게 잔치를 벌인다.
11시00분. 기맥능선위...
밑에서 넉넉히 쉬었으니까 그냥 좌측으로 정상을 향해 오른다. 남령으로 내려가려면 이곳으로 다시 와야되니까 배낭을 두고 맨몸으로 정상에 갔다올수도 있겠지만 주위에 등산객도 워낙 많고 또 그냥가면 어쩐지 등이 허전하다. 이정표 남덕유산 800m...
<줄줄이 이어진 철계단>
낙타등같은 바위능선을 오른다. 멀리 구름바다위로 지리산 반야봉과 천왕봉이 툭툭 튀어나와 있다. 구름이 없으면 어느것이 천왕봉인지 반야봉인지 알수도 없고 보이지도 잘 않지만 이렇게 구름이 깔려있으면 높은 봉우리가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구름 낀날의 장관이다.
낙타등같은 바위능선에 철계단이 이어진다.
남덕유산(1,507m) 11시40분 ~ 12시10분
<이제 시작이다>
정상에 바람이 많이 불고 시간도 없고해서 그냥 증명사진한장 찍고 내려가려 했는데 바위뒤에는 바람도 없고 아주 아늑하다. 앉은김에 술도 한잔하면서 대략 30분간을 즐긴다.
현재의 시간으로 볼때 아무래도 오늘은 당초 계획대로 될것같다.
<구름위의 천왕봉과 반야봉>
내려오는 철계단에는 등산객이 얼마나 올라오는지 가뜩이나 폭이좁은 계단에 양방향통행이 무척이나 어렵다. 시간도 없는데....
내일부터 산불방지기간이 시작되는지라 전국 등산객들이 날 잡아 오는것 같다. 하도 사람이 많아서 어디서 오느냐고 이사람 저사람한테 물어봤더니 금새 일곱군데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허 참....
12시50분 다시 능선삼거리에 도착해서 우리는 통행금지밧줄이 처저있는 직진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13시00분에 하봉에 도착해서 14시00분까지 점심식사를 한다.
오늘 수망령까지 가는건 애저녁에 틀린일... 곡주도 넉넉히 하고 먼 산들도 한참씩 바라보고 이런얘기 저런얘기도 한참씩 하고 신선이 따로 없다. 이정표 중봉 1km, 중봉 2km, 남령 2km, 우물 700m...
14시20분에 우측 영각사로 내려가는 하산로를 지난다. 15시10분. 헬기장...남령이 빤히 내려다 보이지만 내려가질않고 그냥 한참을 앉아쉰다. 시간이 넉넉하니까 마음도 바쁘지않고 아주 좋다.
남령 15시40분
<남 령>
거창군 북상면과 함안군 서상면의 경계인 이곳 포장도로는 우리에게 아주 낮익은 곳이다.
덕유산능선의 중간기점인 월성치나 삿갓골재에서 황점으로 하산하게되면 육십령을 넘어 전라도로 가기도하고 대전~통영간고속도로을 이용하려면 함양쪽으로 가다가 서상인터체인지로 들어설수도 있다. 고개마루 조금 아래에는 도로옆에 넑직한 확폭구간이 있어 버스로 몇 대정도는 세울수가 있다.
이래서 오늘 진양기맥 첫발을 내디뎠다. 한달에 한번만 하기 때문에 종주를 위해서는 약 1년이 걸리겠지만 세월이 어디 큰 문제인가...산이 어디로 갈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