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여행 일곱째날!
6월 21일 (화요일)
사는 동안 우리에겐 몇 번의 위기가 있을까?
도보 여행중에 처음으로 위기가 다가 왔다!
계속 여행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제 도조 신랑의 전화를 받았기에
도보시간과 거리에 구애받지 않게 되었다
도조 신랑과는 원래 월, 화요일에 볼일보고
수요일 순천쯤에서 만나서
토요일 이나 일요일까지 걷기로 하고 헤어졌었는데....
처음 걸을때 부터 등에 빨간 반점이 생기고
좁쌀만한 물집이 생겨서 아프고 쓰리다고....
혹시 벌레에 물린 자국아닐까
도조가 약도 발라주고 하더니
부산에서 병원에가 진찰해보니까
대상포진이라는 병이었단다
무척아파서 견디기 힘들며 술도 먹으면 안되고
첫째는 몸을 피로하게 하면 치명적이라고 했다
잘 낫지도 않으면서 치료기간이 많이 걸려
도보여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화였다
끝까지 같이 걷지 못해서 무척 아쉬워 했지만
사정이 그러니 할수 없는일...
다음기회에 다시 같이 하기로했다
둘이서 하는 여행이라 부담없이
이번엔 순천까지만 가기로 정하고
요즘 너무 더우니까 아침 일찍 서둘러서 7시에 출발했다
남해대교를 넘으니까 바로 하동군 ....
19번 일반 국도를 옆으로 두고 바닷가 마을길을 택했다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신노량회관 - 금남면사무소 - 금남 보건소 - 송문리 미법마을
오늘은 일찍 출발했으므로 길에서 신덕이 전화를 받았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전화해주는 친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가끔은 이 여행을 계속해야 될까? 약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아침마다 전화해주는 친구가 있었으므로 백배 용기가 생겼다
<송문리 미법마을 전경 >
수문마을 - 소송마을 - 신기마을 - 대송마을 - 사동 환치마을
<남해 화력 발전소 전경 >
바닷가쪽엔 멀리 남해 화력발전소가 있고 논두렁 밭두렁 길 걸으며
산딸기도 따먹으며
선희 전화랑 옥경이 메세시확인 하면서
신나게 걸음을 재촉한다
<산딸기 따고있는 우리 신랑 >
금오마을 - 덕포마을 - 금성마을
의료분업이 없는 마을 약국에서 발 곪지 않게 항생제도 사서 먹고
오늘은 광양시까지는 가야지...
의욕에 열심히 걷고 있는데 막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제일 도움을 주고 있는
이쁜 막내딸이다
열심히 사진관을 지켜주므로 가게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생겼단다
여행전에 가게를 반으로 줄이면서
옆가게가 인테리어 하는 사람한테 팔렸었는데
수리하면서 스프링 쿨러를 잘못 건드려
주위 가게가 물바다가 되었단다
특히 우리가게에 제일 많은 물이 들어와서 현상기전원도 꺼졌다고 하니
여행을 끝내고 부산으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 1시간쯤 가면 하동 IC....
그옆에 부산 가는 버스 정류소가 있으니까
내마음만 결정되면 갈 수 있다
마음은....
가고싶은 마음과 여행을 계속하고싶은 마음이 반반이었다
신랑은 내 의견에 맡기겠다고 하는데
속으로 이럴땐 내의견 물어보지 말고
'그냥 돌아가자'고 말해주지 하는 마음이 솔찍히 있었다
발도아프고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명분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막내에게 맡기기로했다
우리의 갈 길을....
하동 IC 앞에 와서 막내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아빠 안가도 되겠냐'고...
'가게 걱정 하지 말고 즐거운 여행하고 오라'는 막내의말
가게에 들었던 물은 옆가게에서 해결을 해주었단다 전기도...
한편 다행이다 안심하면서도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도보여행의 위기였지만 이렇게 원래 계획대로 여행은 계속하기로 했다
11시쯤
우린 다시 59번 도로로 광양시를 향해서 걸었다
지금부터의 도로는 넓은 4차선 도로로 트럭들이 쉴새없이 달리는 재미없는 도로였다
계항마을 - 금성마을 - 궁항마을 - 용포, 고포마을 - 갈사, 사포마을
그늘없는 잔디밭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기는 했지만
오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의욕을 잃어서인지 발이 너무 아파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3시쯤 숙소를 찾았다
광양시가 얼마 남지 않은 섬진강 다리 500m 쯤전에 있는 동남장 여관에서....
땀에 젖은옷 빨아서 뒷마당에 널고
여관 옆에 있는 식당에서 곰탕으로 저녁식사하고
수육 한접시 시켜서 소주도 한잔...
왜이렇게 술맛이 좋은지....
오늘은 7시간의 짧은 시간에 약23Km정도밖에 걷지 못했다
하지만 일찍 쉬는 것도 남은 여행을 위해서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9시도 안되어서 깊은잠에 빠져들었다....
첫댓글 이쁜 막내 딸!! 부럽다. 광양에 도착하면 광양 불고기 맛을 봐야 하는데......
얼마나 고생인지 너 마음에 다들어있네 오늘도 여행기 잘 읽고 나간다...
나도 같이 여행 한것 같다....소주 언제 같이 한잔 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