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아르헨티나에 느닷없는 불법체류자 구제 사면령이 내려졌다. 원래 사면령이라는게 느닷없는 것이긴 하지만, 이번은 시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뜻하지 않은 것이다.
과거 어떤 시절 아르헨티나는 유럽이민들이 줄을 이었고, 가까운 과거에는 우리 한국인들도 이민러시를 이뤘던 적이 있다. 최근에는 추락한 국가 이미지때문인지 한국인 이민은 중단되다시피하고, 아시아권에서는 꾸준하게 중국인들이 아르헨티나에 입국하고 있다. (주로 밀입국)
하지만 현대 아르헨티나 이민의 주를 이루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인접국출신들이다. 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인들로 주를 이루는 인접국이민들은 정식 이민이라기 보다는 손쉬운 입국절차를 이용 아르헨티나에 들어와 주저앉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에 불법체류자 사면령이 내려지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볼리비아,페루, 파라과이인등 메르꼬수르 역내국가 출신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사면령은 모양새가 이상타. 시기적으로도 모호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번 사면령은 특정한 대상에게 혜택을 주기위한 즉, 사면대상 타켓을 정하고 조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 사면령의 대상은 메르꼬수르 역외국가 출신을 대상으로 한정한다. 아르헨티나에 인접국출신 불법체류자를 제외한 불법체류자라면 과연 어느 나라 사람들이 있을까?
2004년 현재 역외국가 출신 불법체류자중 많은 숫자는 중국인일 것이다. 물론 유럽인도 있고, 대만인도 있고, 중동인도 있고, 한국인도 있지만 오히려 중국인에 비하면 그들의 숫자는 미미하다.
2001년 국립통계원의 외국인 체류현황에 공식확인된 중국인은 4,000여명에(대만인 제외) 불과했지만, 2004년 현재 중국대사관이 추정하는 중국인 수는 50,000이다. 국립통계원 인구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4천명과 5만명은 엄청난 차이다. 이것은 그만큼 많은 불법체류자가 존재한다는 추론을 가능케한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역외국가 불법체류자를 구제한다고 하면 그 가장 큰 수혜자는? 불법으로 밀입국한 중국인일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는 왜 하필 불시에 이시점에서 사면령이냐?라는 것이다. 오는 11월이면 아르헨티나에 아시아의 두정상이 방문한다. 바로 칠레에서 열리는 APEC회의 참석차 오는 대한민국 노무현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이다. 이 두정상은 APEC회의 전,후에 차례로 노무현대통령이 먼저 후진타오국가주석이 그 다음에 아르헨을 방문한다.
아르헨티나로서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잖아도 끼르츠네르정부는 중국을 중심으로한 아시아국가와의 통상외교에 목을 걸고(?) 있었다. 특히 중국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인구로 승부하는(?) 중국, 얼마나 많은 것을 팔아먹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현재 중국은 아르헨티나 경제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통한다. 농축산국가인 아르헨티나로서는 중국의 대~단한 인구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두 한종목의 대 중국 수출여부에 따라 국가경제가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지니, 아르헨티나로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잡아야 할 중국이다.
정치적으로도 중국은 아르헨티나에 커다란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인구도 인구거니와 국제사회에서 미국이나 아임에프와 대치(?)하는 아르헨티나로서는 아시아의 거대국가 중국의 지원과 지지를 받는 것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이다. 채무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오갈 곳 없게 된 아르헨티나에 중국의 지지는 아르헨티나의 입지를 넓혀주는 고마운 은인이다.
중국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국제사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겠다는 福音마저 전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기업가들을 몽땅 이끌고 중국으로 날아가 비즈니스외교를 했을 정도이다. 그런 중국의 후진타오가 아르헨티나에 온다는 것이다.
그래선데, 아주 간단히 말하면, 이번 사면령은 후진타오와 중국인에게 선물로 주는 사면령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된다. 그덕분에 한인 불법체류자들은 어부지리하는 것이고…
불시에 발표된 이번 사면령의 배경을 두고, 구제할 사람은 구제한 이후에 밀입국을 강력하게 예방, 불법체류자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고육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미 메르꼬수르 역내국가들을 대상으로 똑 같은 형태의 구제조치가 이루어진 적도 있다면서. 그렇다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해 의구심은 사그러지지 않는다.
이민청에서 영주권 접수신청서를 배부하는 날, 그곳을 다녀온 사람에 의하면 이민청의 수속안내서가 중국어로만 되어있다고 했다. 한인회장은 그제서야 “이민청 지침내용을 번역해서 이민청에 비치하겠다”고했다. 역외국가 불체자들을 구제하는데 안내서가 중국어? 그 안내서를 중국대사관에서 자국민을 위해 만들었건 어쨌건, 비치된 안내서가 중국어로 되어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그렇다. 중국사람이 중심이 된 거 맞다. 이번 조치의 각종 정보도 중국대사관에서 선점하고 있다. 후진타오 방문에 맞춘 선물??? 아마 맞을성 싶다.
후진타오때문이건 뭐건 불안정한 지위의 불법체류자들이 구제된 것만으로도 됐지, 그게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다.
11일 라 나시온지는 특종으로 사면령 관련 기사를 내보내며 아주 묘한 사진 한 장을 실었다.
사진은 백구촌이라고 불리는 한인타운의 거리풍경인데, 한국어 간판만 아니라면 분위기가 중국촌 같다. 그러나 부동산 매물간판에 박힌 Corea란 글씨로 인해 이곳이 한인촌이라는 것을 현지인들은 알게 될 것이다.
좀 이상하지 않는가? 주요 구제대상은 중국인들이 확실한데, 신문에 나가는 사진은 중국촌의 중국인이 아닌, 한인촌의 한국인모습이다. 중국촌이 너무나 멀고 한인촌이 가까와서? 아니다, 중국촌의 풍물사진은 자주 언론에 등장한다. 그리고 중국인,한국인등 이민자들의 공식집계수를 비교하면서 한국인이 마치 엄청난 혜택을 입는 것처럼 보도했다.
혜택만 입으면 되지 그게 뭐가 중요하느냐고? 아니다. 이 사실은 사뭇 다른 의도와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마치 이번의 조치로 큰 혜택을 보는 사람은 한국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민국가이면서 이민자에 관대하지 않은 게 최근 아르헨티나의 분위기이다. 인접국 불체자들은 범죄와 관련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으며,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사람들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덧 입혀져 있다. 동양인 이민자들에겐, 부정과 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이라는 편견과 견제의 눈초리를 끊임없이 보낸다. 그것들을 사회의제를 설정하는 유수의 신문사가 모를리 없다. 또한 실제적으로 사면령의 최대 수혜자가 중국인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모를리 없다. 그런데 왜 한인촌이며, Corea일까? 혹시 뭔가 말하고 싶긴 한데, 중국인의 비위를 건들순 없어서 그런건 아닌가?
과민반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열매는 중국인에게 그리고 사회의 부정적 여론은 우리 한국인에게 쏟아질 것같다는 엉뚱한 상상때문에 찝찝한 건 사실이다. 하긴 이걸 후진타오주석에게만 주는 선물이 아닌 노무현대통령에게도 주는 선물이라고 해석하면 뱃속은 편할 것이다.
또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그 노무현대통령의 방문이다. 노무현대통령은 후진타오에 앞서 아르헨티나를 방문한다. 우리나라는 메르꼬수르와 FTA협정을 맺으려 하고 있고, 또 아르헨티나의 아시아국가에 대한 기대감만을 본다면 뭔가 상호이익이 되는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수도있다. 부디 그러기를 바란다. 후진타오의 들러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간 여러가지 이유로 아르헨티나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상호교류가 있게되기를 기대한다. 메르꼬수르 국가들중에서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쌍두마차역활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아르헨티나 한인회장이 국가 고위직 인물들을 순방하고 있다. 그중 현재 아르헨 경제를 끌고가는 ‘Roberto Lavagna’경제장관과도 면담을 했다. 한인회장과 경제장관과의 면담은 재아 한인들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린 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제장관이 한인회장에게 했다는 한마디는 참으로 의미심장했다.
그는 "실제적이지 않고 서로 얻을 게 없는, 만남을 위한 만남은 갖지 않는게 좋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묘한 뉘앙스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그날의 대화를 통해 뭔가 의미 있는 대화를 하자는 뜻도 될 수있겠고, 또 다가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미리 일침을 가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믿고 준비하는게 뭐가 나쁘단 말인가? 좋은 것은 중국이 다 가져가고 우리는 구색쯤 맞추는 사진이나 찍히는 그런 일만 없게 된다면 말이다.^^
두번째 글의 제목은 '노파심(老婆心) !~'이다.
노무현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이 얼마남지 않았다. 재아 한인사회는 노무현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비교적 평온하다. ‘비교적 평온하다’ 함은 우리나라의 요동치는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그보다는 덜하다는 소리이고(물론 이곳도 불만의 소리, 지지의 소리가 존재한다), 오래 전 김영삼 전대통령의 방아 때 재아 한인사회가 떠들썩한 준비를 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를 찾는 방문객들 중 가끔 그런 사람이 있다. 워낙 먼 발걸음이다 보니 과시적이고 형식적인 만남에서 그치고, 과연 무엇 때문이이 먼 곳까지 왔다 갔는지 그 의도조차 불분명한…. 그래서 노무현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한 재아 한인사회의 기대는 차라리 조용한 방문, 그러나 실리를 챙기는 방문이길 바라는 듯하다.
노무현대통령의 방아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정가에는 끼르츠네르 대통령을 둘러싼 묘한 두건의 사건이 발생해 관심을 끈다.
그 첫째는 대통령 전용기 “땅고 1호”의 기체결함으로 인한 불시착사건이다. 우연한 기술적 사고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은 지난 10월 19일, 네스또르 끼르츠네르 대통령이 정부요인 몇명과 비행 중, 왼쪽 터빈에 화재가 발생 공군기지에 불시착했다. 한마디로 죽을뻔 했었단 이야기다. 이와 관련 주터빈 제작사인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는 전용기의 터빈 한개가 비행 할 수 없는 고장 상태였다는 것은 확인했으나 이 고장원인은 명확히 무엇인지 모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 한 바 있 다. 무사히 불시착을 했기에 망정이지 국가원수와 요직의 장관을 실은 대통령전용기에 최악의 상황이라도 발생했더라면… 언론에 의하면 화재 당시 비행기내부의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다고 전하고 있다.
두번째는 곧 이은 10월 24일, 올리보스지역에 위치한 대통령관저에 신원불명의 어떤 남자한 명이 담을 넘고 들어가, 3시간 동안 정원등 대통령 관저 이곳저곳을 얼쩡거리며 돌아다닌 웃지못할 사건이다. 이 신원불명의 남자는 24일 오후 3시 30분에 올리보스관저에 침입, 정원을 거닐고 손님숙소에 들어가 일하는 사람에게 목마르다고 물을 달라고 하다 경호팀에 체포됐다. 아르헨티나인들도 이 사건을 두고 뭔가 의미심장하다는 투다. 개혁을 추진하는 끼르츠네르 대통령, 그에 반하는 부패세력들…. 아주 간단한 초등학생용 추리를 하면 그렇단 소리다.
노무현대통령의 방아를 앞두고 느닷없이 끼르츠네르 대통령의 경호에 관한 헛점을 이야기하는 까닭은 자국대통령의 방문이 무사하길 바라는 노파심에서이다. 물론 아웅산 참사까지 겪은 우리나라인지라 그 경호가 어떠하리란 것은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때가 어떤 때인가? 어떤 테러조직은 대놓고 우리나라를 테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뒤숭숭한 때이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말했듯이 자국 대통령 경호에까지 헛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 사회 내부문제이고 ‘마피아적’이라고들 부르는 ‘아르헨티나 정치!’문제이지만) 또한 파라과이,브라질,아르헨티나 남미 3국의 국경지대는 아랍 테러조직들이 암암리에 활약하고 있는 곳이다. 이 사실은 국제 정보기구들이 이미 확인하고 국제사회가 인지하고 있다. 그래선지 아르헨티나는 이미 이스라엘 대사관, 유대인 상조회 폭파사건등 대형 테러사건을 직접 겪은 나라이기도 하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건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남미는 이국적이다(?), 그만큼 거리상으로도 멀고, 상호 정보의 교류도 적었던 나라들이다. 여행객의 철칙은 모르는 곳을 여행할 때는 조심하는 게 최고라는 것이다. 아무튼 조심이 최고다. (그런데 이거 너무 오바 아닌지 모르겠네 ^^ 가볍게 읽어주시길….)
사족: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던가? 브라질의 룰라대통령을 위시해, 아르헨티나 끼르츠네르 대통령,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 그리고 어제 당선된 우루과이 따바레 바스께스(Tabare Vazquez)대통 령까지 남미는 줄줄이 좌파성향의 대통령들이 정권을 잡아가고 있다. 항간에 좌파정권이라고 불리는(^^) 노무현대통령이 이런 좌파들의 텃밭에 온다. 좌파성향의 대통령들끼리 만나면 말이 더 잘 통 할려나? 그렇게 해서라도 국익에 도움만 된다면 얼마든지 좌향좌! ^^ , 가실 땐 오른쪽으로 돌아가시고 ^^
며칠전 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는 '중국에 하루 앞서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되는 한국이 중국이 아르헨티나에 투자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거나 더 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쓰여진 글이라면 우리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적인 발전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면 이번 방문에서 아르헨티나 정부에게 그 생각을 확실히 전하고 앞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파트너가 되리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중국보다 한국이 자국의 경제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면 투자의 대가로 중국에 내놓을 카드보다 더 훌륭한 카드를 우리나라에 내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에 이루어질 노대통령의 방문은 '멀고도 알 수 없는 대륙'이었던 라틴아메리카로 다가가는 또 한번의 큰 발걸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그리고 이미 국제사회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인도 등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눈앞에 닥친 숙제이니 말이다.
다음글은 한 대학생의 리포트이다. (인생, 경제 그리고 리포트 ^^;; )
http://blog.naver.com/led805/100001477469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제발전 비교 분석
1. 역사적 배경
한국: 일제 식민지를 거쳐 6.25 전쟁의 경험은 한국의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전 국토는 초토화 되었다. 농토는 황폐화되었고 공업 시설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식량 부족은 미국의 원조에 기댈 수 밖에 없었고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한 대기업들의 독과점으로 그나마 부족했던 자원들의 효율적인 배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갈등으로 인한 군사비 지출과 인권유린, 정치적 이념적인 갈등은 한국의 미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아르헨티나는 풍부한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했다. 1870년대 아르헨티나는 세계 11번째 부국이었으며 경제공황이 세계 경제를 강타했음에도 아르헨티나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도약의 시기로 세계 제 1차 대전이 시작된 1914년 이전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제 성장의 엔진은 지속된 가동없이 멈추고 말았다.
2. 정책
한국: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의 쿠데타를 계기로 정치적 안정을 갖게 되었다. 그 과정이 지극히 폭력적이고 불법적이었지만 어쨌든 찍소리 않고 일만 하면 되는 환경을 박통은 만들었다. 이런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으로는 박 대통령 정권 자체가 군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업적이 필요했고 당시 한국의 당면과제는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이었고 이것은 일반 국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의 리더쉽과 일반 서민들의 더 나은 삷에의 열망은 자연스럽게 정권의 안정을 낳았다. 하지만 군사 정권의 폭력적인 통치방법은 불안요소로 한국사회에 남아있었다.
경제 정책은 첫째 수출 주도 산업 중심이었다는 것이다. 즉 외화 획득을 위한 수출산업육성과 이를 다시 산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진행했다. 또한 부족한 재화를 외화를 통해 가져오게 되었다. 둘째 해외투자를 유치하는데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직접투자보다는 차관이나 국제 금융기관 같은 곳에서 차입을 통한 투자가 대부분을 이루었다. 한일협정으로 인한 일본의 차관과 기술도입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미국의 경제원조 역시 적극적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큰 시장이 없었다면 수출주도산업 육성이 애당초 불가능했을 정도로 이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셋째 경제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했다. 경부고속도로, 수력 댐, 포항제철, 초등교육의 의무화 등의 인프라 구축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이미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아르헨티나는 뒤에 불가사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의문을 가지게 했다. 이 나라의 실패에 대해 경제학파들 간의 주장은 매우 다양하다. 정치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점점 안정성을 잃기 시작했다. 점점 하층민들의 요구가 드세어 졌으며 이를 틈탄 포퓰리즘의 득세로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서서히 멍들기 시작한다. 무리한 사기업의 공기업화, 하층민에 대한 공적부조, 투자의 부진, 해외 원조등 효율성을 무시한 인기 영합주의는 이 나라의 풍부한 자원, 높은 농업생산성의 잉여를 갉아 먹고 마침내 이 나라의 통장을 마이너스로 만들고 말았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의 농업분야에 대한 보호정책은 이 나라의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아르헨티나의 주요 수출품은 쇠고기, 밀 등 잉여 농산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아르헨티나 정부정책이 재앙과도 다름없는 실패를 가져왔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자원의 배분을 미래를 위한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하지 않고 소비재의 분배 및 국민의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공적부조로 돌림으로서 국민들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말살시켰다. 지나친 공공부문의 확대는 효율성과 기업 특유의 리더쉽을 실종시켰다.
3.위기
한국: 80년대의 종속이론은 많은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즉 강대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 나라를 강대국에게 자연스럽게 종속 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제 정책과 위기 대처에 서로 다른 방향을 낳았다. 한국은 80년대에 중공업 중심의 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시작 초기에는 막대한 투자규모가 필요했고 역시 차관도입과 기술 이전으로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70년대 말 오일쇼크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장의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된다. 하지만 80년대의 호황으로 다시 일어나게 되었고 이 때부터 어느 정도 미국과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80년대 말까지 고속성장은 이어졌고 이는 90년대의 기술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정부주도의 경제성장은 점점 한계를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방대해진 경제규모와 경제분야들은 더 이상 정부 혼자서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대기업과 정당과 정부의 정경유착은 기업활동을 경직적으로 만들었고 이익 실현과 창의성이 아닌 매출 규모와 의존성에 기대게 끔 했다. 그리고 은행, 증권, 채권의 금융 분야의 정부 예속은 외환위기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또한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더 이상 힘으로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없음을 보여준 시기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해외의존도는 굉장히 낮다. 사실상 이 나라는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는 지하자원과 식량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급자족이 효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80년대 들어서도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높은 공공부문의 비중을 청산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자리는 부족했고 이는 공적부조가 필요한 하층민의 수를 계속 늘려줬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낮은 의존성이 아르헨티나의 외환 위기에 대한 대처 방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런 독립성이 정치적인 위치를 높여주는 데에는 기여했다.
3. 위기 극복
한국: 90년대 들어 한국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등의 분야들에서 점점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한다. 반면 대기업들의 선단식 경영의 비효율성, 꽉 막힌 금융시스템, 정경유착은 바뀌지 않았다. 80년대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서 90년대는 흑자를 보기도 하고 적자를 보기도 하면서 소비재 수입이 급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잇단 거대 기업들의 부실사태와 부도로 인해서 은행 등 금융권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이것은 안정성은 높지만 낮은 이율의 투자 대신 안정성이 낮지만 높은 이율의 투자를 하도록 금융권을 압박했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 1000억 달러 이상의 외환을 동남아시아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곧 유동성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 즉 우리나라는 장부상으로는 채권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채무자가 돼 버린 우스운 사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자원을 해외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달러가 없으니 물건을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곧 IMF의 프로그램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금융개혁이 실시되었고 이는 급속한 투자의 위축을 낳아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률은 높아졌다. 그러나 이 시기 국민들과 신정권의 공감대 형성과 정치적 안정, 기존의 튼튼한 기업들의 약진으로 단 3~4년 만에 위기는 극복됐다. 막대한 무역흑자와 개선된 기업 효율성은 유동성 위기를 급속히 약화시켰다. 그러나 여전한 정당의 부패와 정부부문의 비효율, 심리적인 충격, 개방되고 개선은 됐지만 여전히 낙후된 금융시스템은 아직도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역시 외환위기를 겪었다. 이는 어쩌면 필연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예견된 것이었다. 정부투자의 증대는 무역적자를 낳았고 아르헨티나의 산업은 이것을 지탱하기에는 너무나 빈약했다. 곧 그들의 빚을 달러로 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 나라는 모라토리엄, 디폴트를 선언하고 속된 말로 배째 식으로 나왔다. 이것은 상황이 아르헨티나가 미국에 대해 정치적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많은 남미 국가들이 아르헨티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아르헨티나 외에 브라질, 칠레 등 많은 나라들의 채권국이다.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에 빠지면 당연히 미국의 투자처인 다른 남미 국가들도 위기에 빠지게 되고 결국 미국 역시 빚을 못 받게 되므로 미국경제 역시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다른 나라들 없이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4. 앞으로의 전망
한국: 한국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이다. 한국은 그들의 경제 이론을 입증하는 가장 중요한 실례이며 사실상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모델하우스다. 그러나 한국은 또한 종속이론 학자들이 좋아하는 실례이기도 하다. 한국의 지나친 대미, 대일 의존도는 한국의 정치적 외교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에는 이런 의존도가 약화 되고는 있다지만 좀 더 시장을 다변화 하고 석유나 철, 석탄, 기타 지하자원의 보급루트를 넓혀야 한다. 정치의 부패 척결과 정부부문의 행정의 비효율 해소, 꾸준한 기술투자 및 대학 이상 고등 교육의 개혁, 기업의 창의성 존중 등이 향후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라 생각된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여러 면에서 대조가 되는 나라이다. 땅 크기, 자원, 경제 정책 등 모든 면에서부터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것 등등..... 이 나라가 현재 경제 계획을 수립하고 플러스 성장을 최근 들어 기록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불안한 나라다. 정부는 하층민들의 반발을 무릎쓰고 공공부문을 삭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정치 기반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이 나라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고 간신히 IMF가 달래서 빚 갚겠다고 했다. -_-;; 경제 성장 이론에서 이 나라는 분명 실패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나라의 정치적 지위는 단순히 경제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확고하다. 이 나라는 미국에 큰 소리 치며 배째할 수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정치적으로는 성공한 나라다. -_-;; 무엇이 더 높은 가치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화폐는 결국 환상일 뿐이고 결국인 실질적인 실물이 중요한 것이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할 수 있으며 이웃인 브라질의 경제성장의 최대 수혜자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음은 아르헨티나 교민의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다른 글입니다.
아마도 아르헨티나 대학에서 경제를 공부하시는 분 같군요.
제목은 '천연자원이 축복이야 저주야?'입니다.
KBS월드넷 'MAIA의 알쏭달쏭한 남미 경제'(소가 인구가 두배인 나라에서의 경제이야기)
노벨 경제학상으로 그리고 많은 저서로 유명한 Paul Samuelson 교수는 몇 년 전에 20세기의 경제 의문점으로 일본의 경제 성장과 아르헨티나의 후퇴를 꼽았습니다.
미국을 능가하는 일인당 국민 소득을 보여준 나라. 거대하고 비옥한 땅덩어리에 축복받은 자원들. 높은 문화 수준과 교육. 4명의 노벨상을 배출한 나라.
일본이 가지고 있는 지위를 당연히 아르헨티나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자원도 없고 나라는 비좁고 지진에 시달리는 나라가 경제 대국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를 경제학자들이 이해를 못 한다는 것이죠.
보통 많은 경제 이론들은 북쪽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즉, 미국의 포함한 선진국을 북쪽이라고 하고 후진국을 남쪽이라고 하죠. 여기에 남미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몇몇 나라를 포함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이런 경제 이론들의 모델들은 전혀 이 나라에 맞지 않습니다. 경제 모델을 만들 parameter가 안정한 나라를 근거로 만드는데 정치적으로 불안한, 경제가 변동이 심한 나라에서는 parameter의 값이 너무도 엉뚱하게 나와서 이 모델들을 적용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에피소드 등 하나가 바로 선거 때입니다. 보통 선거 때는 어느 나라나 경기가 조금씩은 풀립니다. 그러나 이 나라의 경우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거 때면 극심한 불경기가 나타나는데 이는 정권이 교체 될 때마다 어떤 인간이(??) 권력을 잡게 될지 어떤 경제정책을 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논란이 되는 건 축복 받은 천연자원들인지 저주 받은 천연자원들인지 모르겠다는 것 입니다.
땅이 비옥하여 심기만 하면 뭐든지 나는 나라. 소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혼자 자라서(??) 쇠고기를 세계에서 일인당 제일 많이 소비하는 나라. 수출의 효자노릇을 하는 콩, 밀가루, 쇠고기, 수산물.
문제는 언제까지 천연자원을 팔아먹으면서 경제가 클 수 있냐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이 어머 어마한 속도로 크면서 전세계의 자원을 엄청난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어서 이에 따른 원자재의 가격상승이 경상수지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원자재는 부가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가 압니다. Malthus의 말대로 언젠가는 인구가 초과 상태가 되어서 식량이 금 값이 되면 또 모를까 아직은 그런 현상이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세계가 다 공업을 키워야 한다고 했을 때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나라. 다시 도전을 하지 않고 무조건 천연자원이 있다는 잇점으로 농산물을 공업화하지 않고 그대로 파는데만 노력하는 이상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 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축복인지 저주인지 계속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끝이지 않을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님이 쓰신 글입니다.
제목은 '탈중남미화하는 아르헨티나'이며, 2004년 8월에 쓰여졌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미래를 밝게 보게하는 글입니다.
숫자가 많아 읽기 좀 부담스러운 글이기는 하지만 남미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눈여겨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탈중남미에 가장 근접한 나라는 브라질입니다.
그 뒤로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PEC을 기회로 삼은 대통령의 이번 남미국가 순방이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려울때 손 잡아주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남미의 현실만을 보고 무덤덤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훈님의 글에서 나오는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실제적이지 않고 서로 얻을 게 없는, 만남을 위한 만남은 갖지 않는게 좋다"는 말과는 반대로 실제적이고 서로 큰 것을 얻는, 의미있는 만남들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디폴트 사태를 겪은 아르헨티나가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급속한 중남미화(Latinamericanization) 현상을 보여 왔으나 경제가 정상을 되찾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최근들어 탈 중남미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디폴트 선언 2년반, 달라진 아르헨티나의 모습을 조명해본다.
아르헨티나는 국민의 90%가 이탈리아계 및 스페인계 등 유럽계 백인인데다 한때는 세계 5대부국으로서의 명성도 날린바 있어 아르헨티나 국민 스스로 자신들은 중남미속의 유럽인이라는 자부심이 컸었으나 2001년12월의 디폴트 사태를 겪으면서 경제가 깊은 수렁속에 빠져 2001~2002년에는 '중남미화'라고 명명될만한 각종 현상들이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민간경제연구소인 까삐딸 재단은 2001~2002년 디폴트 이후 아르헨의 파국적 경제상황과 사회위기 현상을 '중남미화'로 특징지었다. 디폴트 직후부터 빈민층의 급속한 증가로 전체 인구 3800만명중 2200만명인 58%에까지 근접했다가 빈민층 비율은 지난해 경제회복으로 크게 줄어 멕시코나 브라질과 유사수준인 32%선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직 90년대 호황기에는 못 미치고 있다.
또한 아르헨 전체 가정의 약 3분의 1은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들의 고용문제가 상당히 심각함을 보여준다. 2001~2002년 경제파국 기간에 아르헨 경제는 1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물품 구매력은 25%나 떨어졌다. 당시 집계된 빈민층 비율 57.7% 가운데 극빈층은 27.5%였으며, 실업률도 21.7%의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 중남미적 치안불안 사태를 야기했다.
그러나 2003년 후반부터 경제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눈부신 회복세(8.7%)를 보였고 2004년에도 놀라운 성장세(1/4분기 GDP 10.5% 성장)가 지속되는가 하면, 2004년 상반기중 산업생산도 전년동기비 1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02년엔 평가절하와 함께 하이퍼 인플레 우려를 자아냈으나 2003년엔 3.7%로 물가안정을 이뤄냈으며, 실업률도 6% 포인트 이상 개선됐고, 치안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크게 강화되는 한편 실질임금도 8% 늘어나는 등 사회적 비상상황에서 벗어나려는 환경이 여러 분야에서 조성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다시 밀려들어오고 있고 냉각되었던 내국기업들의 산업투자 열기가 다시금 모락모락 일고 있으며, Tierra del Fuego 등 지자체는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매력적인 투자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아르헨티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 아르헨티나에 중남미 본부를 두고 있으며, 내년도에는 아르헨티나 매출액이 중남미 최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놨다. 보프랑 MS사 중남미 부사장은 2006년이면 아르헨 지사가 경제위기로 본 손실을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가지 탈중남미화를 가능케 해줄 인자로서 공업부 생산연구센터(CEP) 자료를 보면, 2002년 3/4분기에서 2003년 3/4분기 사이 국내총투자가 42.7%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국내총투자 성장폭이 같은 기간 9.8% 성장한 GDP의 3배를 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CEP에 따르면 이 같은 투자회복은 특히 건축경기 활황과 내구재 구입에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3/4분기에서 2003년 3/4분기 사이 건축분야에 대한 투자는 37.8% 증가했으며, 내구재 구입을 위한 투자는 동기간중 54.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EP에 따르면 2003년 기계류 등 내구재 수입은 국내총투자의 40%를 차지, 내구재 수입이 고정환율제가 시행되던 90년대 수준인 국내총투자의 50%에 육박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내구재 수입은 아르헨 국내 기술장비들의 현대화 추세를 반영하고 있어 향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특히 2003년 농림분야 기계장비 수입이 2억7500만달러로서 2002년 대비 752% 증가한 것을 보면 이 분야 경제활동이 얼마나 활발해졌는가를 알 수 있다. 운송자재 수입은 2억9200만달러로 327%, 사무실•정보통신시설은 3억4000만달러로 165%, 의류•가죽 산업시설 및 장비는 4400만달러로 182%, 기타 기계장비는 8700만달러로 141% 늘어났다.
아르헨티나 경제부가 2004년 6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탈중남미화를 가능케 하는 현상들이 읽혀진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01-2년 내리막길을 걷다가 2003년 1/4분기부터 5%대의 플러스 성장을 시작한 이래 3/4분기부터는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남미적 사회불안을 야기했던 각종 시위사태도 2002년 1/4분기에는 월평균 2409건을 기록했으나 2003년 1/4분기에는 623건으로, 2004년 1/4분기에는 494건으로 계속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선물 환시세에서도 뚜렷한 안정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데, 2002년 6월만 해도 페소화의 대미화 선물이 1개월물의 경우 4.5페소, 3개월물은 5.7페소, 1년짜리 선물은 무려 10페소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함으로써 미래를 불확실하고 비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절대 우세했으나, 갈수록 1개월물과 1년물간 간격이 대폭 좁혀지면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해져 2004년 8월의 경우 1개월물이나 1년물 공히 3페소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아르헨 통계청(INDEC)은 2004년 상반기중 공공서비스 소비가 작년 동기 대비 18.7% 상승했으며, 휴대폰 이용률도 61%나 증가한 것으로 밝혔다. 금년 6월말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수는 총930만대로서 국민 4명 중 1명이 휴대폰을 소유하게 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6월 기록한 670만대와 비교시 1년만에 260만대나 늘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로 계속 상승할 경우 올해 12월에는 12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창업한 기업이 폐업한 기업보다 총 6000개가 더 많아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 창업 붐이 일고 있음이 최근 노동부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경제 혹한기를 거치며 중남미화된 아르헨티나가 중남미화의 불명예스런 멍에를 벗어던지고 탈중남미화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중남미속의 유럽으로 우뚝 서게 될 날이 기대된다.
작성 :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 권선흥(info@kotra.org.ar) 자료원 : 경제부 경제지표, Clarin, El Cronista, Mercado 등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