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외면…‘신토불이’ 뒷전
수입농산물로 인한 국내 농산물값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평 지역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지역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값싼 외국 농산물로 농민들의 고통이 심화되는 실정에서 우리 농산물 애용을 권장해야 할 농협이 수입농수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것.
특히 양서농협하나로마트 식품코너에는 수입산 콩으로 만든 두부가 진열돼 있고, 수입산 도토리묵, 중국산 표고버섯과 심지어는 중국산 고춧가루까지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양평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참깨 소포장 제품에는 정확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수입산’으로만 표기되어 불명확한 정보가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었다. 이에 대해 농협 담당자는 “당연히 중국산이다. 아마 라벨지 어디엔가 기재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라벨지 어디에도 중국산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다.
주민 A (54)씨는 “우리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노력해야할 농협이 수입농수산물이나 팔고 있다니 개탄스럽다”며 “농민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농협이 농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수산코너와 건어물 코너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수입산(베트남·중국, 러시아 대만, 태국)이 가지런히 진열돼있어 마치 다국적기업 마트에 들어온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수입수산물 판매에 대해 담당자는 “수산물 중 철이 아닌 어종이 있어 어쩔 수 없다”며 "원산지를 정확히 기재한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농협관계자는 또 바나나 등 수입농산물에 대해서는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출신 다문화가정을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바나나 등 일부 제품에 한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변화 중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농협이 본분을 잊은 처사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최대 생산품목으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지평느타리 버섯과 양동부추조차도 지역농협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은데 있다.
그러나 농협측은 “소량주문이기 때문에 농민들이 지역 하나로마트에 납품을 꺼리고, 아예 대형농산물시장으로 직접 납품을 한다”며 억울해 했다.
한편 농협하나로마트는 지난 1985년 5월 농민과 소비자 간의 농수산물 직거래를 통해 불합리한 농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민들의 농산물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서농협하나로마트(2004년 준공)의 수입농산물 판매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농협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지에서는 여타 지역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에 대해서도 사실이 확인 되는대로 후속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