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여주 주록 계곡에 갔을 때 늦가을에 한 번 더 오자는 약속을 같은 장소는 아니지만 실행하기 위해 8명의 가천 시창작반 학생들은 설례는 마음을 가방에 담아 2대의 차로 영릉(세종대왕릉)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구간에 따라 조금 막히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영릉에 도착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은 쉬는 날이라서 개방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급히 가까이에 있는 신륵사로 목적지를 바꿨다.
광주에 사시는 조형자샘은 차를 가지고 혼자 오셔서 9명이 주차장에서 만나 신륵사로 향했다.
전국의 모든 절은 입장료를 받는데, 경로자는 공짜라서 3명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입장료를 안 내고 들어가시는 샘들은 입장료 내는 것이 부럽다고 하시고, 입장료 내는 샘들은
공짜로 들어가는 샘들이 부럽다고 했다. 서로 부러우면 좋은 거 아닌가? ㅎㅎ
불이문(不二門)을 들어서니 신륵사의 가을이 잘 왔다고 맞아준다. 그 순간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된다. 남한강과 나란히 가는 길을 따라 낙엽을 밟고 가는 모습들이 초등학교 때 소풍가는 아이들 걸음이다. 여기에 오기만 하면 시가 30편은 그대로 나올 거라고, 너스레를 떠시는 최영희샘은 우리 모두를 즐겁해 해주신다.
허복례샘과 박연자샘은 예쁜 사진 찍기 바쁘고 조형자샘도 한껏 멋진 폼을 잡아보신다.
약간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라서 그늘보다는 햇빛이 더 좋다.
여름철에 그렇게 피해 다니던 햇빛을 이제는 다정한 연인처럼 자꾸 가서 안긴다.
강가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에 오르니 넓은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강 한 가운데 떠 있는 배가 무척이나 평화롭게 보인다. 철만난 오리들은 푸덕푸덕 놀이에 바쁘다.
정자 위에서 먹는 고구마와 과일은 교실에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사찰 입구엔 수백년은 족히 되었을 은행 나무가 잎을 거의 다 떨구고 고단한 듯 서 있고
갈라진 가지 사이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관세움보살이 중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신륵사 다층 전탑으로 올라가는 돌 계단 사이의 풍광이 인공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가을 경치의 백미이다. 계단 위에서 기념 독사진들을 찍고 탑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많아 석탑이 대부분이고, 일본은 나무가 무성하여 목탑이, 중국은 황토가 많아 전탑(벽돌)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에도 목탑과 전탑이 있긴 한데, 목탑은 대부분 불에 타 사라지고, 전탑은 안동과 이곳에 조금 나타난다.
이 다층 전탑은 천년의 세월을 남한강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금당 1탑 양식의 신륵사 경내에 들어서니 잘 가꿔진 향나무가 좌우에서 예불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식사를 하면서 합평회를 할 것인가 합평회를 하고 나서 식사를 할 것인가을 두고 설왕설래하다가 이 좋은 날씨에 실내에서 하는 것보다는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로 모아져서 야외에 설치된 식탁 겸 휴식을 할 수 있는 의자에 앉아서 시 합평회를 했다.
오늘은 야외로 나오는 날이라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대부분 시를 써 오셨다.
박연자샘의 '장마 전선'을 시작으로 이정원샘의 '만추', 김유미샘의 '그 쓸쓸함에', 채기병의 '담쟁이의 짝사랑', 조형자샘의 '영(靈)의 대화', 김영주샘의 '나뭇잎'순으로 의견을 나누었고 맨 끝은 최영희샘의 스페인 여행기로 장식을 했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하면서 박경자샘이 준비해온 '윤동주 백석 그리고 프랑시스 잠'에 관한 글을 한 사람이 한 페이지씩 낭독하면서 마무리 공부를 하였다.
밥을 먹으면서까지 공부하는 우리 가천시창작반의 열기는 어디도 따를 수가 없을 것이다.
늦가을 시심을 가득품고 돌아가는 가천시창작반원들의 마음 속엔 이미 몇 편의 시가 잉태 되었을 것이다. 다음 주엔 그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첫댓글 신륵사 단풍처럼 물들어가는 시심...
가을이 가기 전에 잘 다녀오셨습니다.
교수님도 같이 가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채기병선생님, 그리고 허복례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풍요로운 마음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언제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영주샘이 계서서 좋아요.
잘 정리해주셨네요. 사진도 좋고요. 나도 나름 시회기를 올렸습니당
시화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를 쓴다는 마음은 계절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낙엽이 떨어지는시간에도 깊은 우리의 가슴에는 사랑을 노래 할 줄아는 아름다움이 우러나오기에 시인은 멋진인생을 만드는 것 같다
함께한 시간이 그냥 행복입니다
울 회장님 멋진 정리는 일품입니다!!!
늘 봉사해 주시는 허샘이 계셔서 좋습니다.
교실을 떠나면 멋진 시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깊은 가을 " 8인의 시인들 "
최영희샘은 적어도 10편은 쓰셨겠지요?
이 페이는 이제 봤습니다..
남편과 다니는 그림에 견줄 바가 아니네요.
시인님들의 시심을 몇 섬지기를 서로 펼치고 나눌 자리
강물 같겠네요.....
훈남! 미녀님! 시의 촛불을 들고 차례차례 걸으시겠습니다.
저는 내일 1박으로 가을 길을 떠남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잘 다녀 오세요.
항상 밝은 미소가 아름다우신모습을 자주못뵈어서 아쉽습니다
가을 남은좋은날들 멋지게 다녀오세요~
여 덜 분의 시인과 이 깊어가는 가을 날 천 년 사찰에서 시를 읽는다 참 멋진 분들입니다 이 시대에 이렇게 각박한 시대에 시는 감로수 시 한편의 영화 장면들 그리고 가을 회장님 총무님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좋은 인연 입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늦가을 풍경에 젖어 힐링하고 왔습니다.차량으로 수고하신 두 분 선생님~~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바쁜 중에 같이 가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