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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덮친 '디지털 물결'
"킨들 등장 때와는 차원 달라" 아이패드·스마트폰에 초긴장
프랑크푸르트=신용관 기자 qq@chosun.com
입력 : 2010.10.11 03:15
요리·관광명소·교육 동영상… 'QR코드'에 담은 책들 주목
"디지털 세상과 책의 행복한 만남을 위하여."
6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62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화(digitalization)'였다. 전 세계 도서저작권의 25%가 매매되는 세계 최대·최고(最古)의 '저작권 거래 전문 도서전'이 본격적인 디지털 물결에 적극적으로 몸을 싣고 있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장 6곳에 마련된 '핫 스폿(Hot Spots)'이었다. 신기술 및 디지털 관계사를 위해 6개 분야(문학과 취미, 출판서비스, 정보관리, 교육, 모바일, 디바이스)의 디지털 플랫폼을 설치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모바일 어플, 콘텐츠 관리, E북,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 출판사들이 찾고 있는 신기술 솔루션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었다.
'핫 스폿'에서 만난 러시아 회사 '애비(Abbyy)'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외국어 번역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었다. 독일어 브로셔에 있는 'Frankfurter Buch Messe'란 표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해당 앱이 즉석에서 'Frankfurt Book Fair'라고 번역해냈다. 5일 동안 전시장 곳곳에서 끊임없이 열린 토론회나 세미나도 '아마존, 애플, 구글의 신세계 질서' 'E북 시장: 독점에서 다양성으로?' '디지털 판매 세계에서 디지털 저작권 이해하기'처럼 디지털 관련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세미나는 30~50유로(4만7000~7만8000원)를 내야 참가할 수 있는데도 도서전 개최 이전에 이미 대부분 온라인 마감이 됐다.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시크릿'을 낸 미국 출판그룹 사이먼 앤 슈스터의 자회사 '비욘드 워즈(Beyond Words)'의 편집자 린제이 브라운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아마존의 킨들 출시 때와는 달리 출판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미국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본인 이름을 건 저작권 회사를 15년째 운영 중인 미국인 에이전트 실비아 헤이즈도 "지난 4월 아이패드 출시 이후 대세는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다"며 "출판인들은 특히 아이패드가 불러올 여러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전에 참가한 각국 출판인들은 스마트폰이 특히 교육·문학·취미 분야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요리하는 동영상이나 관광명소 현지 촬영 영상을 QR코드에 담은 책의 경쟁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디지털화와 관련, 현재 96억유로 규모인 독일 출판시장에서 1%가 채 안 되는 전자책 점유율에 대해 독일서적상연합회 고트필드 호네펠터 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1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중국의 위상이 커진 점도 주요 특징이다. 중국은 274개 출판사가 참여해 독일(3315개), 영국(809), 미국(624), 이탈리아(320)에 이어 5번째 규모를 자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를 위해 중국은 1500만달러를 투자했고, 2000명의 출판인이 독일을 찾았다. 위화의 '형제', 장룽의 '늑대 토템' 등 인기 작가들의 독일어 번역본 20종을 새로이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출판사와 인쇄업체들도 전자책 외에 몇몇 신상품을 소개했다. 교과서 시장의 강자인 미래엔(전 대한교과서)의 교육서 계열사인 에듀케어는 QR코드가 실린 교양서를 준비했다. 예를 들어 공룡 책에 실린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들의 동영상이 펼쳐지는 식이다.
111개국이 참가, 7533개 부스를 설치한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는 신간 12만4000여종을 포함, 모두 40만여종의 책이 전시됐다. 75개국이 국가관을 설치했으며, 한국에서는 문학동네·교원·능률교육 등 41개사가 참가했다. 전시 기간 동안 30만명이 입장한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은 올해 독립 200주년을 맞은 아르헨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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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문학의 위기인지 기회인지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위기가 기회라면 좋겠네요.하지만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