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벌에게 맞은 공짜 벌침!
고추밭에도 땅벌이 산다?
고추밭에 풀을 잘라주다가 손등에 따끔한 통증을 느꼈다. 순간 그 충격이 팔다리에 동시 다발적으로 느껴졌다. 벌이다! 벌들이 턱밑에서 윙윙 거리며 공격을 해왔다.
"으악!" 순간 고함을 지르며 도랑에 나뒹굴면서 낮은 자세로 기어서 가다가 벌을 피해 삼십육계를 치며 달아났다. 팔다리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느껴졌다. 다행히 벌은 더 이상 쏘이지 않았다.
▲ 고추밭에 지은 땅벌집
"선생님 무슨 일이지요?"
"벌...벌에 쏘였어요."
"아이고,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아래쪽 이랑에서 고추밭을 매던 홍 선생님이 놀라며 나에게 다가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손등과 팔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나는 <버물리>란 물파스를 꺼내어 벌에 쏘인 자리에 바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증이 점점 줄어들었다.
"큰 일 날 뻔 했네요."
"다행이 얼굴에는 쏘이지 않았어요. 공짜 봉침 한 번 맞은 거죠. 허허."
"동작이 생각보다 빠르시던데요. 저는 벌에 쏘이면 엄청 부어오르는데."
"저도 벌에 몇 번 쏘여 보았는데 전 다행이 크게 부어오르지는 않아요. 어, 그런데 핸드폰이 없네,"
"아마 고추밭에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나뒹굴 때 땅에 떨어진 모양입니다."
고추밭에도 땅벌이 살고 있다니 매사에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자연을 존경하고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 이런 고추밭에도 땅벌이 살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갑을 끼고 팔에 토시를 끼어서 벌침이 살에 꽂히지는 않았다. 나는 다행히 알레르기가 없는 피부다. 꿀벌은 한번 공격하면 벌침이 빠져버리지만 말벌이나 땅벌은 수십 차례 공격이 가능한 무서운 존재들이다.
녀석들은 목표물을 20~30회 쏠 수 있는 창과 같은 벌침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땅벌 한 마리의 공격은 20~30마리의 공격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마, 나는 1회 공격을 받아 벌침이 박히지 않는 것 같다.
▲ 땅벌은 맹독을 가지고 있다.
고추밭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스마트 폰이 고랑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낮은 자세로 다가가서 스마트 폰을 주우며 벌집을 바라보았다. 내가 손질을 하던 바로 뒤 이랑 기슭에 벌들이 찐빵만한 크기의 집을 지어놓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땅벌 종류다. 녀석은 말벌에 맞먹는 맹독을 가지고 있는 벌이다.
장마철이 끝나면 벌들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다. 등산이나 성묘를 갈 때는 노란 색이나 분홍색 등 화려한 색깔의 옷을 피하고, 강한 향이 나는 화장도 피해야 한다. 성묘를 가거나 산행을 할 때에는 물파스 같은 비상약을 챙기고, 지팡이로 정검을 하며 걷는 것이 좋다.
일단 벌에 쏘이면 딱딱한 물건으로 벌침 부위를 살짝 밀어내어 벌침을 제거하고 항히스타민 제제가 들어있는 물파스 등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상책이다.
어제(7월 30) 오전에 벌을 쏘였는데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팔과 손등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벌은 무서운 존재이지만 건드리지만 않으면 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