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수능 연습 2. 예술
[1~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진의 발명은 사진 저널리즘, 영화와 텔레비전, 엑스레이와 CT 촬영 등의 발명이나 확산의 토대가 되었던 가히 시각 문화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진의 발명을 놓고 폴 들라로슈는 “이로써 오늘부터 그림은 죽었다.”라고 선언하였다. 화가들은 현실에서 바라본 대상을 화폭에 그대로 모사하기 위해 오랜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였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화가들의 주된 작업은 사실적인 형태를 화폭에 재현하는 것이었다. 이런 화가들에게 사진의 출현은 위기감을 조성하며 큰 파장을 몰고 왔다.
19세기 전반에 크게 유행하였던 낭만주의 회화는 합리주의나 산업 혁명에 대한 반발로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을, 이성보다는 감정을 중요시하며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 준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낭만주의 화가인 들라크루아는 사진을 미술의 잠재적인적으로 간주하기보다 사진의 장점을 어떻게 그림에 응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 그는 사진을 이용하면 자신도 미처 몰랐던 포즈를 잡아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림에 필요한 포즈를 위해 사진을 밑그림에 이용하였다.
낭만주의에 이은 사실주의에서 회화와 사진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된다. 사실주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관찰을 토대로 현실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예술로서의 사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았지만 재현의 사실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사진은 다른 어느 매체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해 주는 것은 바로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일이기에 사진은 예술의 수준을 한층 높여 주는 데 기여한다는 견해가 등장하게 된다. 즉 사진은 진실한 회화를 그리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과 회화를 동격의 예술로 간주하지 않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1870년대 들어 인상주의가 탄생하면서 사진과 회화와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진다. 인상주의 그림은 순간적으로 바라본 풍경이나 일상생활의 모습을 재빨리 담아내려 하였다. 그래서 모네의 밀짚더미나 루앙 성당 그림에서처럼 아침, 점심, 해가 질 때나 안개가 끼었을 때의 모습 등 같은 대상이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빛과 순간에 대한 관심은 다분히 사진기의 속성과 관계가 있다. 순간적으로 빛 아래서 찍어 냈던 카메라의 눈처럼 화가의 눈으로 자연과 일상생활을 포착하려 하였던 것이다. 또한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드가는 비관례적인 구도나 특이한 포즈를 그릴 때 움직임을 순간 포착한 사진을 이용하였으며, 그 밖의 여러 작가의 그림에서도 사진에서 사용되는 프레이밍(주1) 기법이 응용되었다.
그러나 인상주의자들은 순간적인 모습을 표현할 때 사진과 똑같이 재현한 것이 아니라, 회화만이 가지는 특성인 붓 터치와 색채, 형태의 구성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강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그릴 때, 짧은 붓 터치와 물결 같은 화필을 구사하여 작은 점묘나 짧은 선들로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가까이서 보면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보기 힘들기도 하였다. 이렇게 회화는 사물을 사진처럼 재현하기보다 화면 위에 붓 터치와 색채, 형태 등의 조형과 구성에 집중함으로써 회화만의 특성을 추구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근대 미술이 왜 추상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적 해답을 사진의 발명에서 찾곤 한다.
결국 사진은 미술가들에게 정확히 관찰하고 드로잉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동반자이자 전통적으로 미술이 담당해 왔던 현실을 정확히 모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쟁자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술가들은 사진과 변별되는 회화만이 가지는 특성을 추구하고자 노력하였고, 그것은 회화가 사실적인 모방에서 벗어나 점점 색채, 선, 면 등의 구성에 집중해 갔던 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사진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20세기 전환기에는 유명한 사진 예술가들이 등장하게 된다.
(주1) 프레이밍(framing): 사진을 찍을 때에, 피사체를 파인더의 테두리 안에 적절히 배치하여 화면을 구성하는 일.
1. 윗글의 중심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사진의 예술성 논쟁
② 회화의 종말과 사진의 탄생
③ 사진과 회화의 추상화 과정
④ 사진의 탄생이 회화에 미친 영향
⑤ 사진의 역사를 통해 본 회화의 특징
2. (보기)의 관점에서 ㉠을 비판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사진은 카메라를 이용해서 빛을 통해 외계의 일부를 이차원적으로 복사한 화상이다. 그러나 사진을 기술적 산물로만 규정지을 수 없다. 사진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해서 이미지를 나타내게 하고 메시지를 창출해서 에세이에까지 다다르게 한다. 즉 사진은 기술적인 가치 판단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옆의 사진은 이해선의 '통풍'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통적 창호지 문에 구멍이 하나 뚫린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것은 문으로 가로 막혀 있는 답답한 현실에서 뚫린 구멍으로 들어오는 생명의 바람을 예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감동을 준다.
① 사진의 가치가 회화를 그리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② 사진은 재현의 사실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회화와 동격의 예술로 보아야 한다.
③ 사진은 예술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④ 사진은 작가가 직접 그리지는 않지만 기술적인 가치 판단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통해 완성되므로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⑤ 회화가 색채와 구성을 활용하듯이 사진도 기술적인 측면을 활용하여 작가의 감성과 사상을 담아내므로 예술의 범주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도움자료
[2015 EBS 수능특강 B]
수능 연습 2. 예술
1. ④ 2. ②
‘사진의 탄생과 회화’
해제
이 글은 사진의 발명이 회화에 미친 영향을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살펴보고 그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의 탄생은 “이로써 오늘부터 그림은 죽었다.”라는 선언처럼 화가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낭만주의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데 사진을 이용하였으며 사실주의에서는 회화와 사진이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인상주의가 탄생하면서 순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였던 회화는 사진과 그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술가들은 사진과 변별되는 회화만이 가지는 특성을 추구하고자 노력하였고 이것은 회화가 사실적인 모방에서 벗어나 조형과 구성에 집중하며 점점 추상적으로 변화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
주제
사진의 발명이 회화에 미친 영향
구성
• 1문단: 사진의 발명과 회화의 위기
• 2문단: 낭만주의에서의 회화와 사진의 관계
• 3문단: 사실주의에서의 회화와 사진의 관계
• 4문단: 인상주의에서의 회화와 사진의 관계
• 5문단: 회화의 변화와 그 이유
• 6문단: 사진이 회화에 미친 영향
1. 중심 화제 파악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실마리) 회화에 미친 영향
이 글은 사진의 발명 이후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를 거치면서 미술가들이 사진과 변별되는 회화만이 가지는 특성을 추구해온 노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은 회화가 사실적인 모방에서 벗어나 조형과 구성에 집중하며 점점 추상적으로 변화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실마리) 예술성 논쟁
사진의 탄생이 시각 문화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사진은 회화와 동격의 예술로 간주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이 걸려 점차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은 회화와의 관계에서 제시된 것이지 사진 자체의 예술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
② (실마리) 회화의 종말
1문단에서 폴 들라로슈가 사진의 발명을 놓고 “이로써 오늘부터 그림은 죽었다.”라고 선언하였다고 하였지만 글쓴이는 회화의 종말을 말하고자 이것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회화의 위기와 이로 인한 회화의 변화를 설명하고자 한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③ (실마리) 사진, 추상화 과정
재현의 사실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사진과는 다른, 회화만이 가지는 특성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회화는 조형과 구성에 관심을 가지고 점점 추상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러나 사진의 추상화 과정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⑤ (실마리) 사진의 역사, 회화의 특징
이 글은 사진의 발명이 회화에 미친 영향을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살펴보고 그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진의 역사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는 글이 아니며 이를 통해 회화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지도 않다.
2. 외적 준거에 따른 비판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실마리) 재현의 사실성을 확보
(보기)는 사진을 기술적 산물로만 규정하지 않고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지니는 예술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을 담고 있다. 따라서 사진이 재현의 사실성을 확보한다고 보는 것은 (보기)의 관점이라 할 수 없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실마리) 사진의 가치 폄하
(보기)는 전통적 창호지 문에 구멍이 뚫린 모습을 담은 ‘통풍’이라는 사진 작품을 통해 예술로서의 사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사진은 기술적인 가치 판단뿐만 아니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기)의 관점은 사진을 회화의 수단 정도로 봄으로써 사진과 회화를 동격의 예술로 보지 않는 ㉠에 대해서 사진의 가치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할 수 있으므로 적절하다.
③ (실마리) 예술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 예술적 가치
(보기)는 사진을 기술적인 가치 판단뿐만 아니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예술로 보는 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며 사실주의 회화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진의 기술적 가치는 예술의 수준을 높여 주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④ (실마리) 예술품
(보기)는 전통적 창호지 문에 구멍이 뚫린 모습을 담은 ‘통풍’이라는 사진 작품을 통해 감동을 주는 예술로서의 사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보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진은 작가가 직접 그리지는 않았지만 기술적인 가치 판단뿐만 아니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감동을 주는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⑤ (실마리) 예술의 범주에서 논의
(보기)는 사진이 기술적인 가치 판단뿐만 아니라 내용 표현의 가치 판단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회화와 마찬가지로 예술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회화의 형식이라 할 수 있는 색채와 구성을 사진의 기술적인 측면과 연결 지어 볼 수 있고, 이를 활용하여 사진은 그 내용적 가치라 할 수 있는 감성과 사상을 담아내므로 사진을 예술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은 적절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