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한신계곡 - 경남 함양
☞ 산행일자 : 2021. 8. 21.(맑음)
☞ 산행경로 : 백무동주차장~한신계곡~세석산장~촛대봉~장터목~참샘~백무동
☞ 산행거리 : 약 23.25km (도상거리 19.64km)
☞ 산행시간 : 약 8시간 47분
백무동주차장(09:10)~첫나들이폭포(09:56)~한신폭포(11:05)~세석산장(13:49)~촛대봉(14:10)
~삼신봉(15:11)~연하봉(15:25)~장터목산장(15:43)~참샘(17:00)~백무동(17:57)
모 산악회에 금대봉 산행을 신청했더니 비소식과 인원이 부족하여 취소한다는 문자가 온다.
모처럼 야생화 사진이나 찍으며 느긋하게 산행을 즐기려고 했더니 그것도 맘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지난 주에도 산행을 못했는데 이번 주에도 집에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
여길갈까 저길갈까 궁리해 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지난 주에 갈려고 했던 한신계곡이 그리워진다.
마침 비도 왔겠다. 한신계곡 폭포의 모습이 자못 궁금해 지리산으로 향한다.
코로나의 여파인지 한산하기만 한 백무동에서 산행시작..
상가를 따라 올라가는데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아주 힘차게 들린다.
백무동의 유래
백무동은 옛날부터 '지리산의 지혜로운 기운을 받기위해
백 명이 넘는 무당이 머물던 곳'이라하여 백무동(百巫洞)이라 하였다.
또한 '안개가 늘 자욱하게 끼어있는 곳'이라고 하여 백무동(白霧洞)이라 하기도 했다.
지금은 '무사(화랑)를 많이 배출한 곳'이라고 하여 백무동(白武洞)이라고 한다.
이곳 백무동에는 세석평전 꼭대기에서 시작된 약 10km의 '한신계곡'이 흐르고 있다.
명승 제72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는 한신계곡은
칠선계곡, 뱀사골계곡과 함께 지리산의 3대 계곡이다.
백무교를 건너며 계곡을 슬쩍 바라보고..
좌측은 장터목(5.8km)으로 오르는 길. 직진이 한신계곡길이다.
지리산 한신계곡 일원(명승 제72호)
한신계곡은 깊고 넓은 계곡 또는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하는 계곡이라는 뜻으로,
계곡의 물이 차고 험하며 굽이치는 곳이 많아 한산하다고 부르던 이름이 한신이 되었다고도 하고,
옛날에 한신이라는 사람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으로 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어서 그 이름이 한신이 되었다고도 한다.
한신계곡은 백무동에서 세석평전까지 여러 개의 폭포가 10km에 걸쳐 흐른다.
백무동 위에서 세석까지 흐르는 본류 외에도 덕평봉 북쪽에서 발원하는 바른재골,
칠선봉 부근에서 내려오는 곧은재골, 장터목 방향에서 흘러오는 한신지계곡 등
네 갈래의 물줄기가 엄천으로 흘러 남강의 상류를 이룬다.
본류는 촛대봉과 영신봉 사이의 협곡을 흘러 가내소폭포에서 한신지계곡에 합류된다.
지리산 계곡 가운데 가장 많은 폭포를 끼고 있으며,
지리산 탐방코스 중에서도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계곡과 절벽 사이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2km정도 오르면
20여개의 물줄기가 흐르는 첫나들이폭포(바람폭포)가 나오고,
여기서 1km를 더 가면 폭포수에 넓은 반석과 울창한 수풀이 어우러져
계곡의 절정을 이루는 가내소폭포가 나온다.
가내소폭포는 15m 높이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는데,
사철 변함없는 수량을 자랑하는 검푸른 소를 만들어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가내소폭포는 아래부터 본류까지 오층폭포와 한신폭포를 따라 세석으로 흐르고,
내림폭포를 따라 장터목으로 이어지며 한신지계곡으로 흐른다.
주변에 벽송사,서암,실상사,뱀사골 등 유적지와 관광지가 많은,
한신계곡 일대의 명승지는 2010년 8월 18일에 명승 제72호로 지정되었다.
한신계곡으로 들어서니 먼저 쥐손이풀이 반기고...
어제 비가온 관계로 등로는 푹 젖었다.
너덜겅
많은 돌이 깔려있는 산비탈을 "너덜겅" 또는 "너덜지대"라고 부른다.
너덜겅은 먼 옛날 지구에 빙하기가 닥치고, 우리나라도 아주 추웠던 때에
절벽이나 커다란 바위가 풍화되면서 떨어져나간 돌들이 산비탈에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너덜겅에는 빈틈이 많아 박쥐, 족제비, 뱀 등이 보금자리로 이용한다.
본격적인 계곡이 시작되면서 계곡물이 우렁차게 흘러내린다..
계곡 건너편에 첫나들이폭포 전망대가 있다
아주 오래전 바람이 없는 날에도 이곳에 떨어지는 폭포수로 인해
바람이 일어나 "바람폭포"라 하였고, 어느 때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은 백무동에서 오르면 첫 번째 폭포라고 하여 "첫나들이 폭포"로 불리고 있다.
전망대에서 본 첫나들이폭포
전망대에서도 폭포의 전모는 볼 수가 없었다.
한신계곡에는 다리가 무척 많이 놓여있었다.
가내소폭포 전망대에서는 숲이 우거진 탓에 폭포의 전모가 가려져 아래로 내려간다.
가내소폭포의 전설
신라시대 한 스님이 이곳에서 도를 닦다가 어느덧 도가 통할 무렵
자기 도력을 시험하고자 실타기 도전을 하였다.
계곡 사이에 실을 매달아 두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 막 실 건너기를 끝내려는 순간,
지리산 여신의 유혹으로 도중에 헛발을 딛고 그만 계곡물에 빠지고 말았다.
비록 여신의 방해가 있었다고는 하나,
도전에 실패해 도력의 한계를 깨닫고 크게 낙심한 스님은
그 길로 수행을 포기하고 "나는 가네'하면서 떠나고 말았다.
이후 "가네"하며 갔다고 "가내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오층폭포
돌계단도 비에 젖어 물이 줄줄 흘러내인다.
한신폭포 이정표
한신폭포는 등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그냥은 볼 수가 없다..
이정표 맞은 편 산죽틈 사이로 조그만 등로가 보인다.
초반엔 등로가 조금 보이는 데 한신폭포를 찾아가는 길은 역시나 쉽지가 않다.
이리저리 숲속을 헤쳐나가니 드디어 폭포소리가 들리고
하지만 계곡아래로는 접근하기가 쉽지않고 길도 미끄러워
그냥 위에서만 바라본다..
한신계곡을 대표하는 폭포라서 한신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리산 세석대피소의 2.8㎞ 하단에 있는 폭포로 급경사지에 있다.
폭포 상층부는 넓고 매끈하여 접근이 불가하고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은 바위 협곡 높이가 30m 이상이다.
출입통제구역이기도 하고 등산로에서 꽤 떨어져 있어 폭포를 찾기가 쉽지 않으며
폭포수가 단애를 이룬 협곡 사이로 떨어져 폭포를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니 세차게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협곡의 위압에 저절로 몸이 움츠려든다.
한신계곡을 찾아보고 돌아 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등로를 오르는데
곳곳에 보이는 폭포수에 산행할 생각도 잊고 저절로 발길이 멈춘다
한참을 멍때리며 바라보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산행을 이어간다..
하지만 얼마 가지도 못해 또 다시 폭포를 보니
이런 곳을 그냥 지나가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아예 배낭을 내려놓고 캔맥주 한모금 하며
바위위에 올라앉아 폭포수를 바라보며 쉬노라니
속세의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고 보이는 건 폭포요
들리는 건 계곡을 세차게 흘러가는 물소리 뿐...
여기가 바로 천상이 아닌가 한다..
여기서 놀다가 그냥 다시 하산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세석산장을 1km쯤 남겨 둔 지점부터 등로는 점점 거칠어지고..
등로도 거칠어지고 경사도도 점점 심해 조금만 올라도 무척 힘이든다.
요즈음 들어 오르막길에 왜 이렇게도 힘이 드는지...
아무래도 세월따라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당초 세석산장에서 점심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 숨도 고를 겸 오름길 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예상보다 늦었지만 드디어 주능선길에 올라서니 안도의 한 숨이 나오고
주변에 만발한 야생화를 보니 새로운 꽃은 없지만 반갑기만 하다..
산수국
| 지리바꽃 지리바꽃은 솔직히 아직도 투구꽃과 구분이 안가지만 지리산에 피었으니 지리바꽃으로 본다.
|
쑥부쟁이
| 마타리
|
세석산장이 눈 앞에 보이지만 점심식사도 했겠다
굳이 산장에 들릴 필요가 없어 곧바로 장터목으로 향한다.
약간의 오름길에도 조금 힘은 들지만 한신계곡 오름길에 비하면
지리의 주능선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다..
거기에다 야생화 구경은 덤...
세석산장을당겨보니 확장공사를 하는 지 세석산장이 무척 커졌다.
세석습지
예전에 습지에서 동의나물과 왜갓냉이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는데
이젠 가까이는 갈 수 없게 해 놓았다.
촛대봉
촛대봉에서...
촛대봉에서 본 천왕봉
제석봉과 천왕봉 사이 중봉도 보이고...
촛대봉에서 본 세석평전과 영신봉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낙남정맥의 줄기가 보인다..
삼신봉도 보이고...
푸른 하늘에 새털같은 구름이 흩어지고..
개인적으로 지리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고사목도 보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 마냥 쉽게 가길 놔두지를 않는다.
도장골을 내려다보며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사목...
돌아본 촛대봉
좌측에 시루봉이 보이고
앞에서부터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
당겨본 천왕봉
삼신봉
삼신봉에서 본 연하선경
연하봉과 천왕봉
화장봉
연하선경을 지나며...
연하봉의 암봉들...
칼잎용담
돌아본 연하봉
일출능선 갈림길에 올랐다.
일출봉은 바라보기만 하고...
제석봉과 천왕봉이 눈 앞에 다가왔다.
장터목으로 가는 길
지리산에서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구간의 한 곳이다.
꽃며느리밥풀도 보이고...
촛대봉에서 예상보다 조금 늦은 1시간 20분쯤 후 장터목에 도착한다.
그런데 항상 붐비기만 하던 장터목에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
넓은 장터목에 혼자서 자리를 차지하고 한동안 쉼을 한 후
반야봉을 한 번 바라보고 자리를 뜬다...
백무동 하산길이 초반엔 오르락 내리락...
예상보다 시간이 초과되어 백무동 하산길엔 속도를 조금 내본다.
장터목에서 30분쯤 후 망바위를 지나고..
지긋지긋한 바윗길이 하산길 내내 이어지고..
참샘에서 물 한모금 마시려 목이 말라도 참고 내려왔더니
먹는 데 부적합하니 먹지 말란다...
하동바위
옛날 함양원님과 하동원님이 내기장기를 두었다가
하동원님이 이기는 바람에 함양에 있는 이 바위를 하동바위라 했다나 뭐라나...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터목에서의 하산길은
2시간 쯤 후 야영장에 내려서면서 끝이나고..
다시 돌아 온 백무동 주차장에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산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