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端의 追憶 #81, 포항에서
유일한 친구에게
언제 벌써 軍에 入隊해서 이렇게 너의
便紙를 받고보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구나.
난 73. 1. 27 날 해병대에 入隊 - 이제
軍隊生活 6개월째 접어들고 있는중.
놀랐지 !
아직 집에는 한번도 다녀 오지도 못했지만
이달 중순께는 며칠동안 다녀올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단다.
이제 다방의 커피맛조차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요즈음이고 보니 이제 밖에 나간다면
모든게 신기하게 느껴질것만 같군 그래.
뒤늦게 찾아든 軍隊이고 보니 여간 고달프고
특히나 졸병생활 고생이 많겠지만
어떻하겠나 !
참고 견뎌 나가는 수 밖에는 - -
그동안 敎會의 현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역시 궁금하기도 하고 너의 태도 역시 몹시
궁금하군.
다행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다니 여간 너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튼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발 딛기까지 군무에 충실하기를
빌뿐이야.
우리 다같이 병역의 의무를 필하고 사회에서
만나 우리의 우정을 계속 굳건히 지켜
나갈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바램은 없을거야.
그럼 계속되는 더위에 너의 健康과 幸運을 빈다.
73. 7. 3
포항에서
O O 이가
달필이다. 간간이 섞어 쓴 한자글씨도 20대의 젊은 나이에 비해 수준급이다. 그리웠던 친구의 편지 한통을 복무중인 부대에서 이렇게 받았다. 어떻게 서로 주소가 연결되었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세칭 동방교 내부의 지인들을 통해서 수소문 끝에 서로의 주소를 알게되어 서신이 오가게 되었던것 같다. 친구도 나처럼 세칭 동방교에서의 여파로 이리저리 헤메다가 기피자의 신세가 되어 몇 년 늦게 해병대로 자원입대한것 같다. 기피자라도 해병대에 입대하면 과거의 기피이력은 문제삼지 않던 시절이었다.
세칭 동방교에서의 그의 명명(동방교에서 부르는 이름)은 스불론이었다. 훗날 꼭 찾고 싶었던 이 친구의 이야기는 이단의 추억 # 63, 스불론의 추억 편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잡동사니 가방속에 이런 편지가 아직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보물상자같은 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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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찾아든 軍隊이고 보니 여간 고달프고
특히나 졸병생활 고생이 많겠지만 어떻하겠나 !
참고 견뎌 나가는 수 밖에는 - -
그동안 敎會의 현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역시 궁금하기도 하고 너의 태도 역시 몹시
궁금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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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입대한 친구의 졸병생활을 걱정해주고 敎會, 즉 세칭 동방교에 대한 나의 태도를 궁금해하고 있는 물음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세칭 동방교를 탈출(?)했고 (이단의 추억 # 49, 탈출, 그 깊은 잠) 두 번이나 기피되어 있었던 신체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훈련소에 입대하여 훈련병 생활을 거쳐 서울의 자대에 배치되어 그 동안의 군 복무를 통한 여러 정보의 접촉으로 세상의 현실과 거짓 사이비 이단종교의 폐해에 대해 눈을 뜨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스불론과는(이단의 추억 # 63, 스불론의 추억) 지금도 다정하게 지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지금 어느 중량급 교회의 시무장로로 온 가족이 신앙생활에 전념하며 교회안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스불론은 20대 초 젊은 시절 세칭 동방교를 떠난 이후에도 그곳에서 형성된 정신적 충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여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사랑하던 여인 삼순이를 멀리 떠나보내고, 가슴속에 고이 묻어둔 그녀를 평생을 두고 그리워하는 순정의 사나이기도 하다.
이순이 가까워 오던 어느날, 스불론은 그 여인의 소식을 나에게 조용히 물었는데. . .
이름 석자만 가지고 그녀가 졸업한 서울의 이화여고 졸업년도 동기회장과 통화하여 카나다로 떠나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카나다로 떠나간, 나도 잘 아는 그 여인을 수소문하기 위해 나는 카나다에 거주하는 절친한 지인을 통해 카나다의 교포사회를 다 뒤져서라도 그녀의 행방을 찾아주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다가 그만둔 일이 있다.
그때 떠오른 생각하나. . .
아서라, 지금 다시 만나 무엇을 어찌 하려고. . . 아쉬웠지만 그일을 접었다.
스불론의 그 여인. . . 이글 접할 날이 있을까,
그녀도 아마 스불론의 이름 석자, 추억속에 깊이 새겨져 있으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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