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교구의 통일사목 Ⅱ : '빵도 하나 우리도 한 몸' ㅡ 1997. 4. 12 장익 주교 호소문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지금 북녘 동포들이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 중 더러는 탈출을 시도하고 더러는 굶주림으로 목숨마저 잃고 있다고 합니다. 마음껏 크고 자라서 우리 민족의 앞날을 펴나가야 할 어린이들까지도 애처롭게 굶어 죽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내 사람에만, 우리 식구에만 마음을 쓰느라 북녘 동포의 이 굶주림과 고통을 남의 일처럼 모른 체하고 지켜보기만 한 것은 아닌지요? 같은 동포가 굶주려 쓰러져 간 뒤의 통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같은 겨레입니다. 같은 하느님 아버지의 한 식구입니다. 우리는 '한솥밥 한식구'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25,35.40)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북녘 동포의 생명을 구해야 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도리이며 하느님의 자녀된 도리입니다. 더욱이 그 절반이 북녘에 있는 춘천교구 신자 공동체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사랑의 부름입니다. 허기진 오천 명 군중을 앞에 두고 예수님은 "이 사람들을 먹일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느냐"고 제자들을 시험하여 물으신 다음 자기 도시락의 전부였던, 그러나 군중을 먹이기에는 어림도 없어 보이던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웬 아이가" 선뜻 내놓은 것으로 그 오천 명을 모두 배불리 먹이시는 사랑의 기적을 일으키셨던 것입니다. (요한6,5-12)
우리 교구는 휴전선 철조망으로 둘로 나뉘어 민족 분단의 아픔을 그래로 몸에 안고 있는 교구입니다. 우리 생명의 양식으로 당신 한 몸을 다 내어 주신 예수님을 따라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가진 것을 나눈" (사도4,32) 초기 교회 신자들처럼 오늘의 우리 또한 힘을 합쳐 "하나되게 하소서" (요한17,11) 하신 주님의 염원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합시다.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과 맺는 친교가 아닙니까? 빵이 하나이니 우리는 여럿이지만 한 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빵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1코린10,17) 빵도 하나 우리도 한 몸이니 우리 겨레는 '한솥밥 한식구'입니다.
● 2000년 대희년에 북강원도와 맺은 춘천교구 자매 결연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