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초기 지도에 나타난 토박이 땅이름들
카타카나 표기 / 배우리의 땅이름 연구
일제 초기 지도에 나타난 토박이 땅이름들
현지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과, 지도에 나타난 표기가 다르다면 불편이 따를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옛 사람들이 불러오던 이름과 지금 부르는 이름이 달라도 불편은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우리 땅이름 중에는 그러한 예가 한둘이 아니다.
요즈음 나는, 1914년을 전후로 해서 일제가 제작한 1:50,000의 지형도의 도첨들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 지도 속에는 토박이 땅이름들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명들이 한자로 적혀 있고, 그 한자 옆에 카타카나로 병기된 이름들이 카있는데, 이 타카나 표기들이 대부분 토박이 땅이름을 표시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신촌(新村) 옆에 セマル(새마루), 내곡(內谷) 옆에 アソコル(앙고루) 식으로 나와 있는데, 이는 각각 '새말'과 하'안골'을 표시한 것이었다. 한자 표기로는 '신촌'과 '내곡'이지만 토박이 땅이름은 '새말'과 '안골'이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도는 어떤가? 그냥 '신촌(新村)', '내곡(內谷)'으로 표기고 '신촌', '내곡'으로만 부르게 하고 있질 않은가. 토박이 땅이름 보존 차원에서 본다면 일제 때의 이 지도가 훨씬 지금의 우리 지도보다 값진 것이다.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도리어 그들이 지켜 준 셈이다.
이 지도를 통해서 나는 많은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각 도첩에서 보이는 그 많은 토박이 땅이름들, 비록 카타카나로 되어 읽기는 불편했지만, 여기서 찾아 낸 옛 땅이름들은 내게는 더 없이 귀중한 보배들이었다.
우선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몇몇 땅이름을 보자.
당시에 일인들은 현지의 토박이 어른들이 부르던 이름까지 조사해 지도에 기입했다. 물론, 이는 우리 땅이름의 보존 차원에서가 아니고, 통용되는 지명을 넣음으로써 그 효용 가치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을 뿐이다. 목적은 그러했지만 이를 통해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우리가 만든 지도가 아닌 일제 지도에서 찾아야 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새터'와 '안골'이라고 주로 불리는데 지도에는 '신기(新基)'와 '내곡(內谷)'이라고 적혀 있다면 이것이 무슨 쓸모가 있는가? '새터'나 '안골'이라고 부르지 말고 '신기'와 '내곡'으로 불러라? 익히 불려 온 이름, 조상들이 물려 준 그 귀한 이름들을 버려라? 한자식으로 의역-음역한 지명을 지도에 넣었으니 유식하게 그렇게 불러라?
이제라도 우리 토박이 땅이름 지도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조상들이 불러 왔던 우리의 옛 이름들이 우리의 정신 속에 길이길이 살아 있도록 해야 한다. ///
한글새소식 2021년 5월호 12쪽 / 210500
현지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과, 지도에 나타난 표기가 다르다면 불편이 따를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옛 사람들이 불러오던 이름과 지금 부르는 이름이 달라도 불편은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우리 땅이름 중에는 그러한 예가 한둘이 아니다.
요즈음 나는, 1914년을 전후로 해서 일제가 제작한 1:50,000의 지형도의 도첨들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 지도 속에는 토박이 땅이름들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명들이 한자로 적혀 있고, 그 한자 옆에 카타카나로 병기된 이름들이 있는데, 이 카타카나 표기들이 대부분 토박이 땅이름을 표시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신촌(新村) 옆에 セマル(새마루), 내곡(內谷) 옆에 アソコル(앙고루) 식으로 나와 있는데, 이는 각각 '새말'과 '안골'을 표시한 것이었다. 한자 표기로는 '신촌'과 '내곡'이지만 토박이 땅이름은 '새말'과 '안골'이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도는 어떤가? 그냥 '신촌(新村)', '내곡(內谷)'으로 표기하고 '신촌', '내곡'으로만 부르게 하고 있질 않은가. 토박이 땅이름 보존 차원에서 본다면 일제 때의 이 지도가 훨씬 지금의 우리 지도보다 값진 것이다.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도리어 그들이 지켜 준 셈이다.
이 지도를 통해서 나는 많은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각 도첩에서 보이는 그 많은 토박이 땅이름들, 비록 카타카나로 되어 읽기는 불편했지만, 여기서 찾아 낸 옛 땅이름들은 내게는 더 없이 귀중한 보배들이었다.
우선 수도권의 지도에서 몇몇 땅이름을 보자.
<고양시에서>
鷄卵隅(계란우) 고양시 タルケルブリ <달걀부리>
冷井(냉정) 고양시 チャンウムル <찬우물>
島村(도촌).고양시 ソムマル <섬말>
乭坊串池(돌방곶지) 고양시 トルバンコチ <돌방곶이>
米谷(미곡) 고양시 サルコケ <쌀고개>
松峴(송현) 고양시 ソルコケ <솔고개>
礪石峴(여석현) 고양시 スットルコケ <숫돌고개>
花田(화전) 고양시 コッバト <곶밭(꽃밭)>
<과천시에서>
間村(간촌) 부림동 センマル <샘말-샛말>
三距里(삼거리) 갈현동 セコリ <세거리>
馬墳(마분) 부림동 マルムテ미 <말무데(말무데미)>
<안양시 평촌에서>
飛山(비산) 비산동 ナルミ- <날미>
虎溪(호계) 호계동 ボマケ <범개>
葛山(갈산) 호계동 カルミ <가루미>
<의왕시에서>
鎭基(진기) 포일동 ジント <진터>
新基(신기) 포이동 セット <새터>
浦隅(포우) 포이동 ボルモル <벌모루>
漢直洞(한직동) 포이동 ハンヅク <한짓골>
<김포시에서>
金浦(김포) クムポ <금포>
黔岩 (검암) コマバオ <검바오(검바우)>
摩尼山(마니산) マリサン <마리산>
당시에 일인들은 당시 지도 만들 때, 현지의 토박이 어른들이 부르던 이름까지 철저히 조사해 지도에 기입한 것 같다.
비록 일제 때의 지도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 낼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토박이 땅이름을 일본인이 제작한 지도에서 찾아야 하는 현실 앞에 그 안타까움은 너무도 크다.
우리는 왜 그 동안 토박이 땅이름이 들어간 지도 하나 못 만들었을까? 요즘 나는 이 자료를 참고하여 토박이 땅이름 지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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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카나 표기 땅이름 / 수도권 지역
<강동구>
防築村(방축촌) 고덕동 バンチュクマル.방주꾸마루 <방죽말>
店村(점촌) 암사동 チョムマル.지오무마루 <점말>
楸灘(추탄) 하일동 カレイヨウル.가래요우르 <가래여울>
風納(풍납) 풍납동 バラムトリ.바라무도리 <바람들이>
石村(석촌) 석촌동 トルマリ.도루마리 <돌마리>
蟹川(해천) 상일동 ケネ.개내 <게내>
<하남시>
鷲谷(취곡) 덕풍동 ヌリコル.수리고루 <수리골>
木道(목도) 항동 ナムキル.나무기루 <나무길>
內倉隅(내창우) 창우동 アンチァンモロ.앙장모로) <안창모루>
新陵(신능) 하산곡동 セヌン.새능 <새능>
<고양시>
加羅山(가라산) 행신동 カラミ.가라미 <가라미>
加柴洞(가시동) 고양시 カシコル.가시고루 <가시골>
間谷(간곡) 효자동 セコル.새고루 <새골(샛골)>
葛頭(갈두) 대장동 カルモリ.가루모리 <갈머리>
結石(결석) 행주내동 メントル.모꾸도루 <맨돌>
鷄卵隅(계란우) 원흥동 タルケルブリ.다루개리부루 <달걀부리>
谷內(곡내) 주교동 コラソ.고랑 <고란(골안)>
宮村(궁촌) 원흥동 クンマル.궁마루 <궁말>
卵山(난산) 백석동 アルミ-.아루미 <알미(알뫼)>
內谷(내곡) 식사동 アソコル.앙고루 <안골>
冷井(냉정) 화정동 チャンウムル.장우무루 <찬우물>
陵洞(능동) 고양시 ヌソコル.능고루 <능골>
堂峴(당현) 산황동 タソチェ.당재 <당재>
都串(도곶) 고양시 トコジ.도고지 <도곶>
都頭(도두) 마두동 ヤッモリ.얏모리 <얕머리>
島村(도촌).원당동 ソムマル.소무마루 <섬말>
乭坊串池(돌방곶지) 주엽동トルバンコチ.도루방고지 <돌방구지>
舞鈐里(무검리) 장항동 ムクムマル.무구마루 <무검말>
文村(문촌) 주엽동 ムンマル.뭉마루 <문마루>
米谷(미곡) 성사동 サルコジ.사루고지 <쌀고지>
民馬樓(민마루) 풍동 ミソマル.밍마루 <민마루>
防垈洞(방대동) 화전동 バントコル.방도고루 <방터골>
上舟橋(상주교) 성사동 ウベタリ.우배다리 <우배다리(웃배다리)>
上村(상촌) 문봉동 ウッマル.웃마루 <웃말>
西井(서정) 행신동 ソウムル.소우무루 <서두물>
石洞津(석동진) 신평동 ソクコルナル.소꾸고루나루 <석골나루>
小花田(소화전) 화전동 ズァソコッバ.쟝곳바 <잔곶밭>
松峴(송현) 고양시 외 다수 ソルコケ.소루고개 <솔고개>
藪林村(수림촌) 성사동 トマブルマル.도무부루마루 <덤풀말>
新場里(신장리) 고양시 サタソマ.사당마 <새턴마(개텃말)>
新村(신촌) 고양시 セマル.새마루 <새말>
礪石峴(여석현) 삼송동 スットルコケ.숫도루고개 <숫돌고개>
有郭洞(유곽동) 닥은동 ユカクコル.유가꾸고루 <유곽골>
栗洞(율동) 고양시 외 バムナムコル.바무나무고루 <밤나무골>
楮田(저전) 저전동 タクバッ.닥밧 <닥밭>
舟橋(주교) 고양시 외 ベタリ 배다리 <배다리>
仲隅(중우) 고양시 チュソモル 중모루 <중모루>
泉靑(천청) 백석동 セムブリ.새무뿌리 <샘푸리>
下村(하촌) 고양시 외 アレマル.아래마루 <아랫말>
虛谷(허곡) 고양시 ホコル.호고루 <헛골>
玄川(현천) 현천동 カムネ-.가무내 <가무내(거무내)>
花田(화전) 화전동 コッバト.곳바또 <곶밭(꽃밭)>
<과천시>
坪村(평촌) 갈현동 외 ボルマル.보루마루 <벌말>
宮村(궁촌) 막계동 クンマル.궁마루 <궁말>
九里內(구리내) 문원동 クリアン.구리앙 <구리안>
隅村(우촌) 문원동 モテンマル.모댕마루 <모팀말>
葛峴(갈현) 갈현동 カルケ.가루개 <갈개>
間村(간촌) 부림동 センマル.생마루 <샘말-샛말>
冷井(냉정) 갈현동 チァンウムル.쟝우무루 <찬우물>
三距里(삼거리) 갈현동 セコリ.세고리 <세거리>
응봉(응봉) 갈현동 メボン.매봉 <매봉>
馬墳(마분) 부림동 マルムテ미.마루무데미 <말무데(물무더미)>
秀村(수촌) 부림동 ベルマル.배르마루 <베루말(벼루말)>
<안양 평촌>
飛山(비산) 비산동 ナルミ-.나루미 <날미>
外飛山(외비산) 비산동 バッナルミ.밧나루미 <밧날미(밖날미)>
內飛山(내비산) 비산동 アンナルミ.안나루미 <안날미>
林谷(림곡) 안양동 ヌブルト.수부루또 <수풀터>
吳山(오산) 안양동 オミ.오미 <오미>
內村(내촌) 호계동 외 アンコル.앙고루 <안골>
虎溪(호계) 호계동 ボマケ.보무개 <범개>
葛山(갈산) 호계동 외 カルミ.<가루미>
<의왕시>
鎭基(진기) 포일동 ジント.진또 <진터>
新基(신기) 포이동 외 セット.샛도 <새터>
浦隅(포우) 포이동 ボルモル.보루모루 <벌모루>
漢直洞(한직동) 포이동 ハンヅク.한직고루 <한짓골>
<김포시>
金浦(김포) 김포시 クムポ.구무뽀 <금포>
黔岩(검암) 신곡동 コマバオ.고무바오 <검바오(검바우)>
黔丹(검단) 김포시 コムタン.고무당 <검단>
陵谷(능곡) 김포시 ヌンコル.능고루 <능골>
吾尼山(오니산리) 대곶면 エリサン.오리상 <오리산>
新場基(신장기) 풍무동 セチァソト.새장도 <새장터>
<기타>
店村(점촌) 김포시 외 チョムマル.지오무마루 <점말>
大谷(대곡) 경남 거창군 남하면 양하리 クンコル.궁고루 <큰골>
石峴(석현) 충남 서산시 소원면 시목리 トルコケ.도루고개 <돌고개>
下塔距里(하탑거리) 청주 산남동 アレタプコリ.아래다뿌고리 <아래탑거리>
中山(중산)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사산리 チョンモイ.중모이 <중뫼>
內村(내촌) 경기 양주시 봉양동 アンマル.앙마루 <안말>
谷村(곡촌) 충북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 コルマル.고루마루 <골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