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놈도 아니고 시험 당일 3일동안 드라마 요약본을 봤다. 역시 뉴스도 재밌는 시험기간에 드라마를 보니까 재밌다의 정도를 넘었던것 같다.
드라마 어느날은 현수가 어쩌다 우연히 만난 여자, 홍국화와 관계를 맺고 다음날 죽어있는 상태의 홍국화를 보고 도주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현수는 20살 대학생이었고 처음 본 시신에 당황한 나머지 얼른 자기 짐을 챙기고 자신을 의심할만한 증거와 범행도구로 예상되는 과도를 가져간 다음 빠르게 도주했다. 하지만 우연찮게 현수가 음주운전 차량으로 걸리게 되고 어쩌다가 경찰서까지 가게 된다.
경찰서에서 소지품검사를 당하던 중 품에서 혈액이 묻은 과도를 발견한다. 경찰을 당연히 현수를 의심했고 현수는 유치장에 잡힌다.
어쩌다가 잡범 전문 3류 변호사 신중한을 만나고 변호를 요청한다. 현수는 매번 판단을 고구마 먹은듯이 꼭 자신한테 불리한 선택만 했지만 신중한 변호사가 매번 현수를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였다.
모든 증거들은 현수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재판부에선 현수에게 구속재판을 하게 한다. 그렇게 교도소로 잡혀온 현수는 교도소 실세, 도지태의 눈에 걸리고 도지태는 현수를 동생처럼 대한다. 매번 위험한 상황에 닥칠때 도지태가 와선 현수를 지켜주고 현수 또한 도지태가 필요할때 도움을 주는 존재였다.
교도소에서 온갖 위험을 넘어간 현수는 바꿀 수 있는건 자신뿐이라는 도지태의 말을 듣고 각성하게 된다. 처음의 그 대학생 현수가 아닌 교도소에서 도지태의 동생, 현수로. 운동도 하고 복싱도 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던 범죄자들에게 기선을 제압하고 도지태의 패밀리가 되면서 교도소에서 쉽게 건들 수 없는 존재로 거듭난다.
그러나 교도소 밖에선 여전히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었고 신중한은 현수가 범인이 절대 아닐것이라는 확신 아래 다른 용의자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검경찰은 현수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다른 용의자들을 찾아보지도, 조사하지도 않고 있었다.
과연 신중한 그리고 검경찰은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드라마 어느날은 교도소 안에서 점점 성장하는 현수의 모습과 그런 현수를 친형처럼 지켜주는 도지태, 현수를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신중한, 그리고 현수를 잡으려고 안달난 검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의 현수는 그냥 사회 초년기생이었다. 세상 물정 몰랐고 무서운 상황이면 일단 울고 봤으며 자기 자신을 낭떨어지로 밀고 있는 고구마같은 판단만 하는 검경찰과 다른 범죄자들에게 호구 그 자체인 존재였다. 하지만 도지태의 말 한마디와 자신에 대한 각오로 점점 도지태를 닮아간다. 어떤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울지 않았고 진짜로 전혀 다른 현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현수가 멸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지지 않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진화하는 동물의 모습처럼 보였다. 자신의 발과 팔이 떨어질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남에게 쉽게 지지 않았으며 남에게 쉬운 상대로 보이지 않고 어려운 상대처럼 보일 수 있도록 자신을 변화시키고 진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