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턴공원 달리기는 예빈이와 연출, 기획 총괄과의 가위 바위 보로 결정했다. 결국에 예빈이가 이겨서 뉴턴공원 달리기를 생략하고 바로 동방으로 내려갔다.
윤희는 아침부터 진시장을 갔다가 오느라 조금 늦었고, 연우는 다이소에 다녀오느라 조금 늦었다. 그동안 나는 배우들에게 할 메이크업을 얼굴 도안에 직접 아이패드로 그렸다. 다 그리고 나서는 메이슨의 팔에 바를 태닝로션을 대체할 분장 도구를 찾았다. 처음에는 파운데이션에 파스텔을 섞어서 바르고, 그 위에 픽서로 고정하는 걸 생각했는데 피부에 안 좋을 것 같다는 말이 있어서 다른 걸 찾다보니... 컨투어링 메이크업에 쓰는 쉐딩이 크림 형식으로 된 게 있어서 그것도 찾아서 올려두었다. 근데 그것도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라... 정 방법이 없다면 파스텔을 써야만 할 것 같다. 물론 창희 선배의 동의 하에 진행해야겠지만! 그 다음으로는 메이슨의 수염 분장을 위한 분장 도구를 찾았다. 인터넷 이곳 저곳을 뒤져보니 세트로 파는 것도 있고, 수염만 따로 파는 것이 있었다. 친수염이라고 치니까 많이 나오더라. 그걸 구매하거나 아니면 세트로 파는 것을 사서 붙이게 될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프레이야의 메이크업에 필요한 도구들과, 배우들이 메이크업 소품들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수요조사를 했다. 프레이야의 붉은 기 도는 메이크업 소품들이 찾기가 어려웠다. 하긴... 요즘 빨간 메이크업을 하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 그래도 비슷한 색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내일 있을 드레스 리허설 때 들고 와달라고 이야기 했다. 한 번 해보는 게 그래도 나을테니까.
그리고 남는 시간에 배우들의 런을 보며 신발을 만들었다. 클로이 신발을 만들다가 나는 병원 예약이 있어 4시 20분에 후다닥 강의실을 나왔다. 여러모로 정신없게 후다닥 나와서 버스를 타고 진료를 보고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왠지 뭐든 내 마음대로 되는 날이 아니었나보다. 학교에 도착해서부터 배가 아팠고, 학교에 있는 내내 배가 아프다가 지금에서야 좀 괜찮아졌다. 그 탓인지는 몰라도 클로이 신발 바느질도 저번 엘리 신발보다 예쁘게 못 했고... 아무도 나에게 화내지도 짜증내지도 않았지만 나도 내 행동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았다. 두 번째 무대인데도 우왕좌왕... 뭘 해야할지도 모르고 그냥 멀뚱멀뚱. 너무너무 그런 나 자신이 싫었다. 다른 무대팀원들은 다 잘 하고있는데 나는 못 하고 있는 기분... 종종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었지만 오늘이 유독 그랬다. 무대를 소홀히 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나 자신한테 짜증이 났다. 왜 다 내가 하는 게 다 내 마음에 안 들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오늘만 아마 이런 기분이 드는 거겠지? 내일은 나아져있길 바래야겠다. 잘 할 수 있다!!!!!! 다들 고생하는데 축 처져있을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