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산악회 계획에 따라 '죽령 → 제2 연화봉 → 연화봉 → 제1 연화봉 → 비로봉 → 어의곡리 주차장' 16.4km, 7시간의 백두대간 구간을 달리 예정이었다.
1
소백산[小白山]
높이: 1,440m
위치: 충북 단양군, 경북 영주시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어 소백산이라고 불리는 소백산은 봄철이면 광활한 능선은 온통 기화요초가 만발하며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도솔봉 등 많은 영봉을 거느리고 있다.
죽계구곡과 연화봉에서 이어진 희방계곡, 북으로 흐르는 계곡들은 단양팔경의 절경이 되며, 계곡의 암벽 사이는 희방폭포를 비롯한 많은 폭포가 있다.
5~6월이면 철쭉군락, 여름에는 초원, 가을의 단풍, 겨울 눈꽃의 환상적인 자태 등 사계가 아름답다.
소백산의 장관은 비로봉 서북쪽 1백m 기슭의 주목군락(천연기념물 244호), 5~6m에 몇 아름씩 되는 1만여 평에 2백~6백 년 수령의 주목 수천 그루가 자생하며 한국산 에델바이스인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은 천년고찰을 자락에 품고 있는 한국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국망봉 아래 초암사, 비로봉 아래 비로사, 연화봉 아래 희방사, 산 동쪽의 부석사, 그중 구인사는 천태종의 본산으로 1945년에 개창되었으며, 높이 33m에 이르는 5층의 대법당을 비롯해 연건평 3,000평이 넘는 대규모의 사찰이다.
소백산에 진달래가 시들면 4월 말부터 철쭉과 원추리 에델바이스 등이 잇달아 피어난다. 그래서 소백산은 봄이면 꽃이 피지 않는 날이 거의 없어 "천상의 화원"에 비유된다.
소백산은 초원과 철쭉, 주목군락과 철쭉이 어우러진 철쭉 명산이다. 정상 비로봉에서 동북쪽의 국망봉, 구인사 못 미쳐 신선봉, 연화봉 등 능선을 따라 철쭉이 무리 지어 피어있다. 희방사에서 오르는 연화봉은 철쭉 능선이 수천 평에 달하지만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 숲과 어우러져 있는 소백산 철쭉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 비로봉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군락이 이들 불그스레한 철쭉꽃과 대조를 이뤄 더욱더 장관이다. 소백산 철쭉은 5월 말에 만개한다. 이 기간에 철쭉제가 열린다. 소백산은 겨울이면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전개되는 대설원의 부드러움과 장쾌함이 돋보이는 겨울 산의 대명사이다. 눈과 바람, 주목군락의 특이한 눈꽃은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들다. 주목 단지와 능선에 늘어선 고사목에 눈꽃이 만발하여 멋진 설경을 자아낸다.
북동에서 남서 방면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늘 북서풍을 맞받기 때문에 특히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이름났다. 설화가 활짝 피면 벚꽃 터널을 방불케 한다. 천문대에서 제1연화봉으로 치닫는 길에 눈이 쌓여있으면 신나는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소백산은 주변의 산들이 낮고 소백산 만이 우뚝 솟아 겹겹이 싸인 능선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 장면 또한 속진에 물든 정신을 맑게 해준다.
소백산에서 또한 인기 있는 곳은 천동, 즉 샘골이다. 여기에 천동동굴과 천동 1㎞ 거리에 다리안국민관광지가 있다. 야영장과 주차장, 자연 식물원, 산림욕장, 수련관, 방갈로, 운동장, 물가유원지가 있는 다리안 국민관광지에서 500m를 오르면 두 개의 무지개다리가 있는 다리안이다. - 한국의 산하
국립공원 선정 기준에 관해 아는 바는 없으나, 산악형 국립공원을 다녀본 바에 의하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산을 선정하는 거 같다. 그리고 월악산국립공원이나, 태백산국립공원처럼 몇 개의 산을 합쳐서 선정하기도 하고. 왜 이에 대해 언급하냐면, 산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니 장거리 산행을 좋아하는 산꾼에게는 국립공원 종주도 목표 중의 하나가 된다. 지리산만 해도 길게는 화대종주부터 짧게는 성중종주까지 다양한 종주가 있다. 장거리 산행을 좋아하는 나는 국립공원이라서가 아니라, 산의 규모 때문에 대부분 산악형 국립공원을 종주했다. 다만, 소백산은 기회를 엿보다 시기를 놓쳐 종주하지는 못하고, 짧게 아니, 북한산 종주 거리와 같은 13~14km의 산행은 4번 했다. 하긴 북한산 국립공원도 사패산부터 계산하면 아직 끝에서 끝까지 달리지는 못했지만. 아니, 구간을 나눠서 하는 종주라면 북한산 국립공원도 끝에서 끝까지 서너 번은 달렸다.
종주 거리가 하루에 달리는 게 가능한 25km 내외의 경우 당일 산행 한 번으로 끝낼 수 있으나, 지리산 화대종주처럼 46km가 넘어가면, 당일 산행은 무리다. 물론 무박으로 계속 달리면 못 할 것도 없으나, 지리산은 대피소가 잘 갖춰져 있어, 무리하지 않고 1박 또는 2박으로 달린다. 설악산도 서북능선과 공룡능선을 달리는 산행 시 대피소를 이용해 무리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문제는 소백산으로 대피소가 있기는 있으나, 죽령 기준 거의 시작점에 자리 잡고 있어 남은 거리가 30km를 넘어 종주에 별 도움아 안 된다. 그나마도 요즘은 코로나로 개점 휴업이라 숙박은 할 수도 없지만. 해서 처음에는 '죽령~고치형', '고치령~늦은목이' 2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할 생각이었다. 물론 죽령~고치령 구간은 거리가 거리인 만큼 무박 산행으로. 사실 백두대간 종주 팀이 그렇게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팀을 따라 종주할 예정이었다. 소백산 종주도 하고, 백두대간 연결도 하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한데 죽령~고치령 무박 산행을 진행하는 팀이 5월까지는 보이지 않아, '죽령~고치령'을 '죽령~어의곡 삼거리', '어의곡 삼거리~고치령'의 둘로 나누어 총 3구간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해서 이번 주 토요일. 즉 2022년 2월 5일 먼저 안내산악회와 같이 '죽령~어의곡 삼거리' 구간을 달리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 '고치령~어의곡 삼거리'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두 산행 모두 날머리가 어의곡이다. 실은 어의곡에서 올라오는 게 싫어 의도적으로 같은 날머리로 하산하게 계획을 세웠다. 마지막 3구간도 이른 시간 안에 안내산악회에 신청할 예정이다. 2022년 1월 3일 계획을 세우고, 1월 11일 1구간 산행을 진행하는 산악회에 회비를 입금하고 자리를 하나 신청했다. 당시만 해도 신청자가 적어, 성원을 채울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날 이브에 눈이 내리자, 갑자기 신청이 폭주해 대기자까지 생겼다. 물론 눈으로 유명한 소백산 눈꽃 산행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산악날씨’에 의하면 산행 시간 동안 기온은 영하 17~15도 사이고, 바람은 풍속 4~6 사이다. 고로 체감 기온은 영하 25~23도 사이로 기상청에서 한파경보를 발령했다.
그걸 보고 갑자기 신청자들은 날씨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해마다 동사 사고가 발생하는 게 소백산인데. 그런데 남 걱정할 때가 아니어서, 그동안 배낭에서 빼놓았던 옷가지를 다시 배낭에 넣고, 등산화도 두껍고 무거운 걸 신기로 했다. 당연히 스틱도 챙기고. 뒤집어쓰는 넥워머까지. 문제는 점심이다. 국립공원 소백산 지도와 안내도에 의하면 총 거리는 16km가 조금 넘고 소요 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다. 9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면, 빨라야 4시 정도에 날머리에 도착할 수 있으니, 산에서 뭐든 먹어야 한다. 강한 바람과 강추위에 컵라면 불리는 것도 쉽지 않을 거 같지만, 컵라면과 뜨거운 물을 가져가기로 해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김밥은 얼음과자가 될 확률이 높아 먹을지는 고민을 해봐야!
2 - 1
만약에 대비해 챙긴 비상용품 덕에 평소보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무거운 등산화를 신고 5시 45분에 집을 나서 마을버스를 타고 불광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도착 시각이 5시 55분이 조금 넘어 5시 57분 열차를 타려면 뛰어야 했다. 물론 다음 차인 6시 6분 차를 타도 대세에 지장이 없으나, 5시 57분 열차의 기점이 구파발이라, 승객이 거의 없어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서 뛰어 역 구내로 내려가, 열차 운행 정보를 보니, 차가 승차장으로 들어오기 직전이라, 개찰구를 통과해 계단을 뛰어내려가 막 들어온 열차를 탔다. 물론 승객이 거의 없어 아주 편하게 앉아, 기상청 사이트로 들어가 '산악날씨'로 오늘의 소백산 날씨를 확인했다. 그제, 어제의 예보와 다른 게 없다. 고로 추위는 감내해야 한다.
6시 37분에 양재역에 도착했으나, 지금 나가봐야 추위에 떨 뿐이고, 한 층 위인 역 구내는 앉을 만한 시설이 없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서성이는 것밖에 없어, 승차장 의자에 앉아 계속해서 책을 봤다. 그리고 불광역에서 6시 6분에 출발한 열차가 들어오는 걸 보고, 수많은 등산객이 서성이고 있는 한 층 위 역 구내로 올라갔다. 그리고 개찰구 정면에 있는 청과물 가게에서 틈새 상품으로 내놓은 게 뭔지 살펴봤다. 야채김밥 1,700원, 참치김밥 2,500원, 떡 종류 몇 가지다. 그렇게 지하 1층의 분위기를 파악한 후 12번 출구로 나간 후 깜짝 놀랐다. 이 추위에 등산객으로 거의 발 디딜 틈이 없다. 대한민국 등산객 눈 정말 좋아한다! 해서 그나마 여유가 있는 서초구청 주자창으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가 산악회 버스를 기다렸다.
눈의 성지 함백산으로 향하는 한 안내산악회의 버스를 선두로 줄지어 차가 들어오는데, 코로나 시대에 본 최고의 버스 댓수다. 그게 다 눈으로 유명한 산으로 간다. 안내산악회만 서넛, 각 산악회마다 적게는 5대 많게는 10여 대가 넘는 버스가 한꺼번에 몰리자, 각자의 산행지로 향하는 버스를 찾고자 그 많은 등산객이 우왕좌왕이 일대 혼란이다. 나도 소백산행 버스를 찾기 위해 버스 앞창 LED에 표기된 산행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국립외교원까지 내려가 외교원 직전에서 버스를 발견했다. 해서 바로 짐칸에 배낭을 넣고 버스에 타서 내 자리인 15번 좌석으로 가자, 누군가 앉아 있다. 혹시 내가 버스를 잘못 탔나, 확인했다. 제대로다. 그러자 그 승객이 버스 좌석표를 확인하더니, 자기가 잘못 앉았다며, 9번 자리에 가서 앉을 수 없냐고 묻는다. 해서, 그러라고 하고 앞자리로 가 앉으며 생각해보니, 그 승객이 의도적으로 잘못 앉은 거 같다.
한꺼번에 몰린 안내산악회 버스로 예정보다 좀 늦은 7시 3분경 양재를 출발한 버스는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고속도를 달려, 8시 36분에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치악휴게소로 들어갔다. 새벽 일찍 나오는 등산객 대부분이 아침을 굶고 나오니, 이 산악회는 김밥과 생수를 아침으로 제공하는데, 휴게소 도착 직전에 그걸 나눠준다. 과거 코로나 이전에는 버스 내에서 먹는 게 가능해 출발 전에 나눠줬는데, 코로나 시대에는 차량 내에서 먹는 걸 금해, 휴게소에서 먹을 수 있게 도착 직전에 준다. 다들 그 김밥과 물을 들고 휴게소로 향했으나,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나온 나는 김밥을 배낭에 넣고 치악휴게소의 소공원 주제는 뭔지 둘러봤다. "통일"이다.
그걸 확인하고 버스에 다시 타고 조금 있자, 버스가 출발하고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 지도를 나눠준 후 코스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에는 A, B 두 코스가 있고, A 코스는 소백산 종주이자, 백두대간을 달리는 죽령에서 어의곡 삼거리까지다. 물론 삼거리에서 어의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그리고 B 코스는 그 보다 짧은, 대부분 인증꾼이 애용하는 천동리에서 올라와 비로봉에서 인증 찍고 어의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이 두 코스에 관해 설명 후 산행에 주어진 시간이 7시간 30분인데, 원래 7시간 코스인데, 30분을 더 준 이유를 모르겠다며, 줄일까 하다가 그냥 둔다며, 죽령 도착 예정 시각이 9시 30분이라 마감은 17시 즉 5시로 못을 박고, 4시 55분까지 탑승 완료하라고 했다. 전화해서 10분 늦겠다는 등의 요청은 무시하겠다고, 이유는 다른 소백산행과 달리 이미 30분을 지체해서.
설명을 끝내고, B 코스 산행을 할 등산객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일곱 명이다. 그러자 대장이 일일이 소백산이 처음이냐고 묻는다. 이후 아직 어느 코스로 갈지 결정을 못했는데, 천동 코스에 소백산 초보자가 몰려 있어 자기도 천동 코스로 가겠다는 말로 모든 얘기를 끝내고, 버스는 소등에 들어갔다. 그리고 도착 20분 전에 실내등이 들어오며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자기는 산행 전 꼭 스트레칭을 하는데, 특히 몸이 움추러드는 겨울에는 스트레칭이 중요하다며 10분간 진행했다. 아주 좋은 습관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산악회 버스에서 산행 전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버스가 힘겹게 고개를 오르더니, 예정보다 10분가량 늦은 9시 41분에 죽령휴게소에 도착했다. 마감 시각은 예정대로 5시. 고로 산행 시간이 11분 줄었다.
2 - 2
죽령휴게소 주차장에는 119차량과 국립공원 차량이 주차해 있었으나, 의례 있는 거라 생각하고 차량 차단막을 지나 본격적인 소백산 종주를 시작했다. 그 시각이 9시 42분이다. 죽령까지 오는 버스 안에서 인솔 대장이 코스 설명 시 본인이 가장 싫어하는 구간이 죽령에서 천문대까지의 급경사 시멘트 포장길로, 아주 지옥이라고 했었다. 그 말이 맞았다. 다른 등산로에 비해 길은 편하고 속도는 나나, 시멘트 포장길이라는 게 걷기에는 최악이다. 그나마 지난 설에 내린 눈이 쌓여 있어, 다행히 발에 전해지는 충격은 덜했다. 그리고 막상 천문대에 도착해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는 주변 어느 산에 서나 보이는 흰 기둥에 흰 돔 지붕을 가진 건물을 천문대로 알고 있었다. 소백산 연화봉에 있는. 고로 포장도로가 거기까기 이어진다고 알고 있었다. 거리가 7km, 죽령의 해발고도가 696m, 연화봉이 1,394m, 고로 죽령에서 천문대까지 표고차가 698m다. 그리고 대장이 연화봉까지 2시간 30분 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시간 내 산행을 종료하기 어렵다고 했다. 7km에 불과한 거리를 2시간 30분, 그것도 포장도로로! 말인즉 급경사라 쉽지 않은 길이라는 얘기다.
연화봉에서 제2 연화봉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했으나, 사실 제2 연화봉과 연화봉에 관해 많이 혼동하고 있었다. 굳이 죽령에서 출발하는 산행에 동행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정체를 확인하는 것도 있다. 급경사라 헉헉대며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숲 사이로 보이는 천문대를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며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위에서 자가용이 내려온다. 처음 그걸 보고, '아니, 차로 가도 되는 거야?'라며 놀랐으나, 분위기가 국립공원 차량인 거 같아서 한쪽으로 비껴나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옆을 보니 국립공원 마크와 로고가 있었다. 대피소에서 내려오는 출근 차량이 아닐까 생각하며, 지나쳐 가는 데 좀 있으니, 119차량이 내려온다. 혹시 사고가 났나 궁금해 옆으로 지나갈 때 내부를 보려고 집중했으나, 잘 보이지 않았다. 다시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바로 그 사실을 잊고 10시 13분에 쉼터를 지나 봉우리를 향해 계속 위로 갔다.
경사가 급한 도로를 올라가며 힘든 걸 잊기 위해 점심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했다. 기온이 낮아 춥고, 바람이 강해 외부에서 먹을 환경은 아니다. 제2 연화봉에 있는 대피소(이건 정확히 알고 있었다) 취사장에서 먹기로 했다. 문제는 대피소에 11시경 도착이라 점심으로는 너무 이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위하며 가는데, 아주 당연한 얘기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조망이 트였다. 그런데, 제2 연화봉에 있는 천문대 말고 왼쪽으로 연화봉 아래에 대피소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이상한 건 거기도 돔형 지붕을 가진 건물이 보인다는 건데, ‘왜 대피소가 저기 있지?’에 집중하느라 미쳐 파악하지 못했다. ‘분명 대피소는 제2 연화봉에 있는데, 연화봉 아래에도 있었나? 아, 대피소 예약할 때 일반형과 신형을 선택하는데 그중 신형이 연화봉 아래에 있는 건가 보다!’라고 멋대로 결론 내리고, 연화봉 아래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럼 거리나 시간이나 적당하다.
높아진 고도에 따라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상고대를 감상하며 도로를 따라 오르며, 이번에 신고 온 등산화에 대단히 만족해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눈길임에도 전혀 미끄럽지 않아, 아이젠을 착용할 필요가 없었고, 무겁게 느껴지기 보다는 따뜻하고 편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역시 겨울 심설 산행에는 이거다! 뭐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가자 앞에 흰 기둥에 돔형 지붕을 가진 건물이 보인다. 천문대다! 다 왔다. 그리고 더 올라가자 천문대 여기저기에 붙은 레이더가 보인다. 그 옆에는 '제2 연화봉 대피소'라 쓴 건물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등산 앱이 음성 메시지로 봉우리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데, 아직 봉우리는 많아 남았다는 거다. 그리고 조금 더 오르며 보니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었다. 직진은 제2 연화봉이고, 왼쪽은 다른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 이런 생각을 하며 갈림길에 도착해 보니, 이정표가 있는데, 혼란스럽다. 왼쪽이 연화봉이고 직진은 '강우 레이더 관측소'와 '대피소' 가는 길이다.
그나마 하나 해결한 건 등산 앱이 봉우리가 아직 멀었음에도 봉우리에 도착했다며 보낸 음성 메시지다. 대개 정상을 장악하고 있는 기상관측소, 군부대 때문에 그 아래에 정상석을 두고 정상 취급하는 경우가 대한민국의 산에는 비일비재하고, 소백산 제2 연화봉 정상은 기상레이더와 천문대가 차지하고 있다. 왼쪽으로 난 길을 보니, 거대한 비석이 서있다. '백두대간 제2 연화봉' 정상석이다. 정상석을 사진으로 찍은 후, 배낭을 눈 위에 엎어 놓은 다음 그 위에 카메라를 거치하고(해서 사진이 기울었다) 타이머를 이용해 인증을 찍었다. 주변에 여성 등산객이 한 명 있었으나, 카메라를 꺼내 세팅하는 그 몇 초 동안도 손이 얼러 떨어져 나갈 거 같은데, 감히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어떻게 하나! 그렇게 인증을 남기고, 당연히 기상레이더에서 연화봉으로 가는 길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 갈림길로 갔다. 그런데 이번에 동행한 승객 중 선두에서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여성 등산객이 대피소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대피소에서 연화봉으로 바로 가는 길이 없다는 얘기다.
제2 연화봉을 떠나, 연화봉으로 가기 위해 천문대를 우회하는 등산로를 따라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당연히 포장도로는 천문대와 기상레이더를 위한 것인데,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천문대 건물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땅'하고 머리를 강타하는 게 있었다. 분명 천문대라면 돔을 개방할 수 있는 문이 보여야 하는데 없었다. 고로 돔은 기상레이더다! 그럼 천문대는 혹시 연하봉 아래에서 본 건물? 그럼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지는 걸 비롯해 모든 게 설명된다. 다만, 연하봉 아래에 대피소가 있을 거라 여겨, 거기서 점심 먹으려고, 정상에 있는 대피소를 그냥 지나친 게 문제다. 해서 천문대 옆에 대피소가 있기를 빌며 도로를 따라가는데, 앞에 전망대가 있고 거기에 한 떼의 등산객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그들의 정체가 궁금해 배낭에 매달린 명패를 보니, 나도 잘 아는 안내산악회다. 다만 서로 친숙한 걸 보니 정원의 대부분이 폐쇄 산악회원인 거 같다. 가장 저렴한 산악회로 이번 산행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날머리가 ‘어의곡리’가 아닌 ‘천동리’라 신청하지 않았다.
전망대로 가서 주변 절경을 감상하고 사진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보자, 저 앞 연하봉 아래에 있는 돔형 지붕의 건물이 천문대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것도 두 채다! 다만, 그 아래 건물이 대피소이기를 빌 뿐이다(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진을 다 찍고 다시 한번 내가 천문대라고 생각했던 건물이 기상레이더임을 확인 사살하고 도로를 따라가며 그 설경을 실감 나게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으로 남겼다. 당연히 손이 시려 카메라를 들고 있을 수 없어, 카메라는 목에 걸고, 동영상 버튼을 누른 후 손은 주머니에 넣었다. 고로 어떤 영상이 찍혔는지는 산행이 끝나고 알 수 있다. 마지막 계곡을 찍은 거 외에 모든 동영상을 그렇게 찍었다. 그렇게 동영상을 찍으며 거의 기복이 없는 도로를 따라가, 연화봉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천문대는 연화봉"에 그리고 "대피소는 제2 연화봉”에만!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메모리에 다시 새겨야 했다.
11시 32분경 천문대가 가까워져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니, 익숙한 모양새다. 첨성대다! 첨성대 위에 망원경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문이 열리는 돔을 얹었다. 천문대 건물에 도착해 사진을 찍은 후 대피소는 아니나 건물에 들어가서 컵라면 정도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으나, 번거로워질 거 같아 연화봉을 향해 갔다. 이제 선택은 굶고 내려가 날머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거나, 비로봉 직전에 있는 작은 대피소에서 먹는 거다. 대피소를 지나자 저 아래로 2021년 1월 10일 달렸던 저수령에서 죽령까지의 백두대간 위의 묘적봉, 도솔봉, 삼형제봉 등이 보였다. 그리고 보니 그 산행도 겨울이었다[산행기]! 천문대를 지나 연화봉으로 향해 11시 46분에 도착했다. 2017년 9월, 2019년 1월 이후 세 번째 방문이다.
연화봉 정상석을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배낭 위에 카메라를 두고 타이머를 이용해 인증을 찍었다. 사실 비로봉이나, 연화봉에서 남긴 인증은 이미 있어 별 의미는 없었으나, 그래도 기념으로 다시 찍었다. 이후 비로봉을 사진을 남기고 연화봉을 떠나, 전망 데크 아래로 들어갔다. 2017년 9월 친구들과 소백산에 왔을 때 더위를 피해 그 아래에서 간식을 먹었던 게 기억나, 혹시 점심 먹을 환경이 될까? 확인차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왔으나, 이제부터는 정규 등산로라 아이젠이 필요해, 앉아서 착용하기 위해서다. 바람을 막아주지 못해 식당으로는 부적격이나, 잠깐 앉아서 아이젠을 착용하기에는 좋았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와 이번 산행 처음으로 도로가 아닌 등산로를 따라 제1 연화봉으로 가기 위해 하산을 시작했다.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가기 위해서는 하산과 등산은 어쩔 수 없다.
연화봉을 떠나 제1 연화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며 달리는 그 맛이야. 그런데 비록 눈이 쌓여 있으나, 잘 닦인 길을 지나자, 거의 무릎에 육박하는 심설이 가로막는 길에서, 스패츠를 착용하지 않아 등산화 속으로 눈이 들어가는 일이 생겨, 가던 길을 멈추고 등산화에서 눈을 빼내야 했다. 스패츠를 착용하면 모든 게 해결되나, 자리 잡고 앉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등산화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계속 전진했다. 그런데, 추월하거나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을 많이 만났으나, 스패츠를 착용한 등산객은 극히 드물었는데, 그들은 등산화에 눈이 들어가는 걸 어떻게 처리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강풍에 노출된 얼굴, 특히 코가 꽁꽁 얼어 넥워머를 끌어올려 덮어씌우면 어는 건 피할 수 있었으나, 흘러나오는 콧물과 입김에 금방 축축해지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계속 쓸 수 없었다. 해서 바람이 조금 잦아들거나, 바람을 막아주는 봉우리를 우회할 때는 다시 넥워머를 끌어내리고 갔다. 거의 산행이 끝날 때까지 반복한 행위다. 와중에 두 눈썹이 어는 건 방법이 없어, 가능하면 얼굴을 바람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갔다.
무릎에 육박하는 심설을 뚫고 나가자 눈앞에 제1 연화봉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길은 데크 계단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2017년 9월 처음 이 계단을 올라가며 거의 모든 친구가 지쳤던 경험이 있다. 그 계단 중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뒤를 돌아보자 제2 연화봉의 기상레이더, 연화봉 아래의 천문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소백산의 정상인 비로봉이 보인다. 한눈에 봐도 바람 많이 불게 생겼다. 전망대를 떠나 위로 보이는 상고대를 감상하며 다시 계단을 올라가, 12시 30분에 제1 연화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정상은 보호구역으로 출입 금지다. 해서 지금까지 3개의 연화봉에 관해 계속 혼동했다. 말만 들었지, 제1 연화봉 정상에는 가본 적이 없어 기억이 있을 리 없다. 어쨌든 그곳은 봉우리가 바람을 막고 있어, 점심 먹을 만한 공간이 있나, 살펴봤으나, 등산로 상에 있어 포기해야 했다.
12시 30분이 지나, 제1 연화봉을 떠나는데 배가 고파왔다. 해서 배낭 허리벨트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초콜릿을 꺼내 먹었다. 비상시에 대비해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넣어두었으나, 단 걸 먹었을 때 갈증을 해소할 방법이 없었고, 특히 추운 겨울에는 초콜릿이 얼어 거의 돌덩이라, 먹기를 주저하고 있었으나, 허기가 그 주저하게 한 요소를 이겼다. 해서 조심스럽게 하나를 먹어봤는데, 입에 들어가자 의외로 딱딱하지 않고 금방 녹았다. 그리고 다 먹은 후 갈증도 생기지 않고. 해서 그 미니 초콜릿을 먹으며 비로봉을 향해 가며 봉우리를 우회하는데, 앞서가던 여성 등산객이 갑자기 등산로를 벗어나, 아래로 조금 내려가서 배낭을 내려놓는다. 점심 먹기 위해 준비하는 거다. 그걸 보고 여기는 봉우리가 가로막고 있어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깨달았다. 그리고 앞에서 내려오던 등산객도 방석을 꺼내,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난 너럭바위에 깔고 앉는다. 그럼 나도! 해서 좋은 자리 없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위로 향하는 인적이 있어 그리로 올라가 조금 평평한 곳에 의자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겨울 산에서 컵라면으로 점심 먹을 때 늘 하듯이 준비를 하고 라면이 익을 동안, 아니 부는 동안 산악회에서 준 김밥을 먹어봤다. 얼음과자다. 해서 더 먹지 않고, 라면이 다 익은 후 그 라면 속에 김밥을 넣어 충분히 데운 후 먹었다. 그리고 좀 지나서는 아예 김밥 세 덩이를 넣어버렸다. 그러자 국물이 식어 김밥을 더 넣었다가는 빙수 라면을 먹는 사태가 발생할 거 같아, 남은 김밥은 그대로 다시 포장해 빈 컵라면 통에 다른 쓰레기와 함께 담아 배낭에 넣었다. 다른 산행과 비교해서 비록 한 줄 다는 아니나, 김밥과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오미자차로 입가심을 한 이후 배낭을 다시 챙겼다. 그리고 앉은 김에 스패츠를 꺼내 착용했다. 이후 등산로로 내려와 데크 계단으로 봉우리 정상에 올라 앞을 내다보니, 비로봉이 멀지 않았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은 오른쪽은 낭떠러지에 가까운 급경사, 왼쪽 또한 경사가 심해 위험하다. 거기다 바람을 막아줄 만한 나무도 찾아볼 수 없어 바람이 강한 날은 서 있기도 힘들다. 바람이 강해서 나무가 없나? 뭐 어쨌든 해서 등산로를 따라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차고 강한 바람에 코는 떨어져 나갈 거 같고, 몸을 가누기도 힘든 등산로를 따라 비로봉으로 향하는데, 무언가 날아가는 게 보여 뒤를 돌아보니, 내 배낭에 있어야 할 스패츠와 아이젠 파우치가 날아가고 있었다. 당연히 날아서 저 멀리 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10여 미터를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졌다. 바람이 강함에도 더 날아가지 않고 있어, 저기는 바람의 사각지대? ‘저걸 포기해, 목숨을 걸고 주워?’를 고민하다가, 파우치가 필요하고, 쓰레기 투척이나 다름없어 재빨리 안전시설이자 금줄을 넘어 급경사 10여 미터를 내려가 두 파우치를 주워 온 후 배낭을 보니, 열려 있었다. 점심 식사 후 분명이 지퍼를 채웠는데, 잠궜다고 착각했나? 추워서 제정신이 아니다!
비로봉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 강해, 걷는 거 자체 고역이다. 물론 추위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나마 비로봉 직전에 있는 무명의 암봉을 구경하는 맛에 그 모든 걸 버티고 비로봉을 향해 갔다. 그런데, 그 암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을 오르며 위를 보자, 계단 정상에 전망대가 있는데, 그 아래에 물통이 있었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그 물통을 향해 많은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분명 빗물이나 눈이 녹은 물을 수집하는 통인데, 주변에 대피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도 아니고 등산객이 많이 찾는 전망대에서 받은 물이라 식수로 쓰기에는 문제가 있는데, 용도가 궁금했다. 이걸 처음 보는 거로 봐서, 2017년 이후에 설치된 걸 텐데. 궁금증을 안고 전망대에 도착해 안내문이 있나 둘러보니, 왼쪽 모퉁이에 예상대로 안내문이 있었다. "빗물을 활용한 고지대 산불 비상 급수지"란다!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막상 산불이 났을 때 저 정도의 물통이 효과가 있을까?
처음 보는 문명의 이기에 관한 궁금증은 해결했고, 전망대에 올라섰으니, 추위고 뭐고 주위를 둘러보아야 하는 건 산꾼의 의무라, 뭐가 보이나 확인했으나, 지금까지 보아온 풍경이다. 그래도 그냥 갈 수 없어 장갑을 꼈음에도 손이 어는 걸 감수하고 아래를 보고 사진 한 장 찍고, 전망대를 떠나 바로 앞에 있는 비로봉을 향해 갔다. '국망봉 4.1km', '비로봉 1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비로봉 쪽을 열심히 찍고 있는 등산객? 사진객을 지나쳐 바람을 막아주는 작은 언덕 아래 우회 등산로를 차지하고 앉아 점심을 먹는 한 떼의 젊은 등산객을 째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미처 생각지 못했지만, 스패츠의 놀라운 효능에 감탄해 그것도 사진으로 남겼다. 눈이나 이물질이 등산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건 당연하나, 찬바람이 바지 아래를 통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체온을 지켜주기도 했다. 워낙 갑갑한 걸 싫어해 잘 착용하지 않았는데, 그 갑갑함을 초래한 기능이 한 겨울에는 목숨을 구한다.
500m 단위로 등산 앱이 음성으로 알려주는 달려온 거리와 현재 속도 그리고 평균 속도에 관한 정보를 강한 바람 소리에 잘 들을 수가 없었는데, 바람을 막아주는 곳을 지날 때 그 메시지가 나와 유심히 들어보니, 평균 속도가 3km가 넘었다. 산행을 시작할 때 날머리 도착 목표 시각을 4시로 했었다. 하산주 한 시간을 고려한 거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가면 3시 도착이다. 그럼 한 시간 정도를 멍 때려야 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면, 휴식 시간을 늘리던가. 그런데, 속도를 늦추는 건 페이스 유지 차원에서 문제가 있어, 휴식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이 추위에 가만히 서 있는 게 더 고역이나, 휴식 시간을 늘리기 위해 전망대가 있으면, 무조건 접근해 주변을 둘러보고 가능하면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데 갑자기 등산객이 늘었다. 앞에 뭐가 있는 거다. 예상대로 '천동 삼거리'다. 이번에 동행한 안내산악회 B 코스! 코스가 짧기에 인증이 목표인 인증꾼이 애용하는 들머리라는 건 알고 있었으나, 이 추위에 이렇게 많은 등산객이 몰려 사고가 없는 게 놀라울 정도다. 하긴 사고가 있는지 없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천동 삼거리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몇 장 찍고, 혹시 B 코스로 갔던 승객이 있나 찾아봤으나, 등산객이 너무 많아 구별할 수가 없어 포기하고 비로봉으로 갔다. 가는 중에 왼쪽으로 보이는 간이 대피소를 사진으로 남겼다. 애초 연화봉 대피소라는 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점심 식당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던 대피소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걸로 보이는 등산객 한 무리가 대피소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그 시각이 1시 40분이라, 여기까지 와서 점심을 먹어도 문제가 없었을 텐데, 당시만 해도 내가 달리는 속도를 몰라, 도착 시각을 예측할 수 없었다. 덕분에 눈 위에 앉아 점심으로 컵라면과 얼은 김밥을 먹는 낭만을 누렸으면 됐다. 강한 바람에 몸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며 내려오는 등산객과 올라가는 등산객을 지나쳐 등산객으로 붐비는 비로봉에 1시 50분에 도착했다. 그 과정에서 놀라건 생각보다, 부모(?)와 같이 온 어린애가 많다는 거! 그걸 보고 나도 데려왔을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비로봉 공식 정상석 주변에는 인증을 찍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등산객 덕에 접근이 힘들어, 정상석 뒤 돌탑 위에 누군가 올려놓은 넓적한 정상석을 사진으로 남기고, 인증도 찍었다. 이 추위에 인증을 남기겠다고 줄 서서 기다리는 모든 인증꾼에게 경의를! 사실 소백산 비로봉에 걸린 인증이 꽤 많다. 모든 기관의 100산, 2월 말까지만 효력 있는 까만 소 1,200M+ 챌린지, 백두대간 인증 등등! 고로 지금 방문해서 비로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최소 3개 이상의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덤으로 상고대와 눈, 날아갈 거 같은 강한 바람과 추위도 즐기고. 이후 전망대로 가 남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과 북으로 올라가는 백두대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오래 전에 계획한 산행이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 추위에 동사를 각오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사진 한 장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돌탑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기로 하고 카메라 놓을 만한 곳을 찾아보니, 돌탑 앞에 있는 의자가 눈에 띄었다. 그 의자에 카메라를 거치하고 타이머를 이용해 인증을 찍는데, 강한 바람에 카메라가 돌아가 의도한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나은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코가 떨어져 나갈 거 같은 추위를 견디지 못해 사진을 찍어 주겠다는 제안을 뿌리치고 바로 저 아래로 보이는 '어의곡 삼거리'로 내려갔다. 그런데, 그 내려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몇몇 여성은 바람에 쓰러지기까지. 바람에 맞서 걸어가기 위해 몸을 최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기울이고 걸어야 해서, 본의 아니게 오가는 등산객과 충돌하는 일도 많았다. 1시 59분 어의곡 삼거리에 도착해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비로봉 정상석 주변은 인증을 찍기 위해 많은 등산객이 줄 서 있는 게 보였다. 하긴 시간만 놓고 보면 이제 여기저기서 정상에 도착할 시간이기는 하다. 삼거리에서 다음 주에 오를 국망봉 이정표와 국망봉을 사진으로 남기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국망봉에서 여길 다시 올라와 같은 코스로 하산하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문제는 복귀해서 다시 검토해 보기로 하고 2시 1분에 4.7km 거리의 ‘어의곡리 주차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적인 하산 속도라면 3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다. 그럼 2시간 반 가까이 이른 도착이다! 인솔 대장이 얘기했던 7시간 코스라는 게 이해된다.
어의곡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얼마나 많은 등산객이 다녔는지, 길이 아주 잘 나 있었다. 고로 원하지 않는 바이나, 하산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었다. 와중에 낑낑대며 올라오는 등산객을 보며, 이 시각에 올라와서 정상에 도착하면 하산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잘 알아서 준비했을 거라 믿고 그들을 지나쳐 갈 길을 갔다. 길 상태는 아주 좋으나, 경사는 장난이 아니다. 아주 당연히 어의곡리가 들머리인 죽령보다 낮을 거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니, 하산길의 경사가 등산길의 경사보다 심할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는데, 오르는 게 아니라, 내려가는 걸 다행이라는 것과 다음 주 산행을 어의곡리에서 올라오는 게 아니라, 내려가는 산행으로 선택한 선견지명에 스스로 감탄했을 정도다.
급경사의 하산길이 힘들기는 하나, 주변이 울창한 숲이라 바람을 막아주어 서서히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고도가 낮아지니 온도가 올라가는 영향도 있고. 그래서인지 눈이 녹아 거의 땅이 들어난 돌길 등산로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기에 너무 불편해 통나무로 만든 쉼터에 앉아 스패츠와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갈수록 고도가 낮아지고 햇볕도 좋아 더울 지경이라 넥워머를 벗어 주머니에 넣으려고 보니, 입과 코가 닿았던 부분은 콧물과 입김에 얼어 딱딱해, 이게 없었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예상할 수 있었다. 위에서 아이젠을 벗을 때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비록 빙판이 나타나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해도 돌길은 도저히 걷기 힘들어 미련 없이 벗었는데, 예상대로 응달 곳곳이 빙판이라 아주 조심조심 내려가야 했다. 그리고 계곡은 아직 꽁꽁 얼어 있는 게 한눈에 봐도 한겨울이다.
꽁꽁 싸맸던 옷도 지퍼를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하며, 평소 하산 속도로 날머리를 향해 내려가는데, 여성 등산객이 앞을 보고 웃고 있어, 그 방향을 보니, 등산객이 넘어져 있었다. 아이젠을 일찍 벗어 미끄러져 넘어진 거 같다. 그 둘을 지나쳐 내려가자 또 한 명의 여성 등산객이 내려가는 게 보였다. 분위기로 봐서 여대생으로 보이는 세 친구가 등산을 온 거 같았다. 그 마지막 등산객을 추월해 5m 정도 내려가다가 미끈하는 순간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재빨리 균형을 잡아, 보기 흉한 꼴은 면할 수 있었다. 비명을 지른 이유는 뒤에서 따라오는 등산객에게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좀 지나자 뒤에서 꽈당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뒤에서 따라오던 등산객이 내가 미끈했던 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웃을 수도, 사진으로 남길 수도, 그렇다고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애매해 약 10여 초간 바라본 후 앞에 보이는 다리로 갔다. 다리가 있는 이유가 궁금해 다리를 건너가 보니, 역시 아래로 향하는 꽤 넓은 길로 임도가 아닐까? 다시 다리로 돌아와 봄을 알리는 계곡물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위는 한겨울 아래는 봄이다!
다리를 떠나 조금 내려가자 저 아래로 건물이 보인다. 분위기로 봐서 화장실과 국립공원 탐방센터다. 그 시각이 3시 14분으로 사실상 등산이 끝났다. 초소를 지나, 등산로로 내려가며 옆의 계곡을 보니, 작은 폭포로 보이는데 꽁꽁 얼어 있다. 겨울과 봄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지류가 합류하는 지점에는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문이 서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국망봉에서 어의곡 삼거리까지 가지 않고 내려오는 등산로가 있다. 귀가해서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임도 수준의 도로를 따라 내려가자, 저 앞으로 많은 차가 있는 주차장이 보였다. 버스도 한 대 있는 게 우리가 타고 온 차 같았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다가 문을 열지 않은 식당 간이 의자에 앉아 카메라에 있는 사진을 핸드폰으로 옮기느라, 약간 지체한 3시 25분경 도착했다. 그런데 분명 지난 2017년 ‘늦은맥이재’에서 내려오다 큰 사고를 당할 뻔한 계곡은 보이는데, 우리가 쉬었던 펜션[산행기]이 보이지 않아 이 글을 쓰며 찾아보니, 벌바위골을 따라 위로 590m가량 올라가야 있었다. 당시는 폭우가 내리는 밤에 택시를 타고 내려갔기에 주변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3
주차장에는 몇 대의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가 타고 온 버스라고 생각했던 차는 다른 산악회 차량이었다. 마감까지 1시 30분이 남았으니, 주변을 둘러보며 서둘러 식당을 찾았는데, 계곡 방향 바로 앞에 있었다. 신나서 식당으로 들어가려는 데, 입구에 '영업 안 함'이라는 안내문이 서 있다. 낙담해서 뒤돌아 나오며 다른 식당이 있나 찾아봤으나, 없다. 짜증이 확 밀려오는 순간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택시 기사가 "코로나로 문 닫았어요."라고 알려준다. 해서 "그럼, 다른 식당은 없나요?"하고 물어보니 "아래에 홍가네가 있습니다!"라는 산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제는 아래가 어느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 "아래요?" 하자, "바로 저 밑..."이라며 아래를 가리킨다. 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밑으로 200여 미터를 내려가자 붉은 바탕에 흰 글씨의 ‘홍가네’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소백산신이 살려준다!
신이 나서 홍가네로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영업을 안 하는 거 같다. 초조했다. 그래도 일단 입구로 유리창 너머로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니,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로, 신발장에는 등산화 두 켤레가 놓여있었다. 하긴, 나보다 일찍 내려와 식당에 도착한 등산객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안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 등산화를 벗고 다시 중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두 젊은 남성 등산객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해서 배낭을 바닥에 두고 자리를 잡고 앉은 다음 차림을 살펴봤다. 그런데, 토종닭, 송어회, 향어회, 감자전이 네 가지가 다다. 그 두 청춘은 송어회를 안주로 소백산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해서 주인장에서 “이거 말고는 없습니까?”하고 묻자, 돌아온 답은 그게 답니다!
'그럼 혼자는?'하고 묻자, '회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으면, 감자전에 막걸리 정도죠!'라고 아주 쿨하게 얘기해서, 감자전과 막걸리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감자전은 아니라, 혹시 송어회를 반만 어떻게 안 될까 해서, "송어회를 먹고 싶은데, 고기 1인분도 간신히 먹는데 1kg은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아서..."라고 하자, "회 1kg가 아니라 송어 1kg"라고 알려준다. 당연한 건데 깜빡하고 있었다. 그럼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하고 감자전과 막걸리에서 송어회와 소주로 변경했다. 그러자 먼저 송어회와 같이 비벼 먹을 수 있는 야채 종류와 이슬이를 가져왔다. 해서 이슬이를 들고 일어나며 "경북이니까!" 하자 "경북이 아니라 충북입니다." 한다. 그리고 "충북은 시원이 있는데, 우리 집은 안 가져다 놓습니다.'로 못을 박는다. "그럼 이슬이죠!" 하고 바로 이어 나온 송어회를 안주로 일단 한잔했다.
이어 다양한 방법으로 송어회를 안주로 만들어 대략 1시간 20분 동안 이슬이 두 병을 비웠다. 그러는 동안 인솔 대장을 비롯한 서너 팀이 더 들어와 역시 송어회와 소주로 하산주를 마셨다. 그리고 인솔 대장이 자리에서 일어서, 시계를 보니 3시 45분이다. 55분까지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대장의 말이 기억나, 술을 더 마시다가, 송어회 1/5 정도를 남기고(문제는 다음 주도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송어회를 먹어야 한다), 50분에 식당을 나와 200여 미터 위에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내가 도착할 당시만 해도 없었던 산악회 관광 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걸 보면 대장이 언급한 대로 이 버스 기사는 안내산악회에 정통해 있는 게 맞다. 출발 30분 전에 나타나 승객을 태워야 기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정확히 4시 54분에 배낭을 짐칸에 싣고 내 자리로 가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산행인 만큼 예정대로 55분에 모든 승객이 탑승하자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살아 돌아와 반갑다는 인사를 했다. 산악회 인솔 대장끼리는 별도의 채널을 통해 산행에 관해 정보를 주고받는데, 거기에 의하면 같은 산악회에서 금요일 심야에 출발한 소백산 종주팀 여성 등산객 2명이 저체온 증상이 있어 구급차를 타고 내려갔다고 했다. 해서 그럼 내가 ‘제2 연화봉으로 올라갈 때 내려온 구급차가 그거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그 소백산 무박 종주 산행은 나도 관심을 가지고 검토했던 거로 죽령에서 시작해 늦은맥이재에서 어의곡리로 하산하는 코스다. 내가 그 산행에 동행하지 않은 건 백두대간 종주팀이 하듯이 최소 고치령까지는 가야 종주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대장이 전하는 사고 소식 중에 지리산에서도 무박 산행에 참여했던 등산객이 저체온증으로 들것에 실려 내려갔다며, 그쪽 인솔 대장이 찍어 보낸 사진을 보여줬다. 이후 실내등이 꺼지고 잠이 들었다가 볼일이 급해 일어나 휴게소에 도착하기만 초조하게 기다렸다가 6시 25분 여주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버스에서 내려 볼일을 봤다. 역시 술 마신 이후에는 볼일을 보고 차에 타야 한다.
볼일을 보고 숙제 중 하나인 효자손을 사기 위해 휴게소 주변을 둘러보았다. 효자손은 의외의 매장에서 발견했는데, 청년 창업매장으로 여주 답게 도자기 소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두 종류의 효자손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보는 건 3,000원, 갈색의 두꺼운 건 10,000원이라, 주인장인 청년에게 둘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니, 갈색의 두꺼운 건 금강송으로 만든 거! 어느 걸 원하냐고 묻는다. 사실 효자손이 두 개가 필요했는데, 마침 잘 됐다. 해서 둘 다 달라고 하자 놀라는 눈치다. 효자손 두 개를 들고 버스로 돌아와 짐칸에 있는 배낭에 넣고, 내 자리로 가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7시 21분에 양재역에서 지하철로 집으로 향해 8시 25분경 도착하는 걸로 이번 소백산 종주 1구간 산행을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짐을 정리하다가, 오지에서만 끼고 다녔던 장갑을 명예의 전당에 올려야 할 상태라는 걸 알았다. 목숨을 많이 구해준 장갑이다. 한 10년 사용했나?
애초 계획 대로 '죽령 → 제2 연화봉 → 연화봉 → 제1 연화봉 → 비로봉 → 어의곡 삼거리 → 어의곡리 주차장 → 홍가네'의 18.12km, 5시간 52분의 소백산 종주 1구간 산행이었다. 이동 5시간 35분. 휴식 17분!
역시 눈과 바람의 소백산으로 강한 바람과 추위에 카메라를 들고 있기도 힘들어 동영상은 영상을 확인하지 않고, 카메라를 목에 걸어 둔 상태로 찍었다. 물론 손은 주머니에
강한 바람 덕인지 탁월한 조망이라, 잃어버린 카메라가 생각나며, 다시 살까 하는 의욕이 강하는 드는 산행이었다.
멀리서 소백산임을 알려주던 이정표는 천문대가 아니라 기상레이더다!
수요일은 북한산에서 토요일은 소백산에서 제대로 된 설산을 즐겼다. 다음 주도 소백산인데, 일반 등산객은 잘 가지 않는 구간이라, 역시 눈을 만끽할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