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편. 코끝이 시려올 땐, 통영·거제 무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함도 첨벙 첨벙 몸을 담글 수 있는 여름도 아니건만 겨울이면 시리도록 푸른 겨울 바다가 그리워진다
아름다운 남쪽 바다가 있는 곳 통영과 거제 신거제대교로 이어진 남쪽 마을의 초겨울 풍경은 어떠할까?
춥다고 움츠려 있기엔 떠나가는 가을의 추억도, 성큼 다가온 겨울도 너무 아름답다! 겨울의 백미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산이라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겨울 바다가 아닐까?!
눈과 마음까지 개운하게 해줄 푸름이 있는 따뜻한 남쪽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더 보람차고 아름답게 꾸려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러 지금 당장 달려가보자!
1부. 칠천도에 살어리랏다 12월 12일 (월) 밤 9시 30분 나의 제2의 보금자리, 칠천도
경상남도 거제시에는 약 천백여 명의 주민들이 저마다 삶의 이야기를 쓰며 살고 있는 섬, 칠천도가 있다.
중국에서 긴 시간 선교사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문승주, 이경아 부부. 이제는 칠천도에서 여생을 보내리라 다짐한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제일 먼저 기도를 드린 후 아침을 맞는 마을 주민들의 안부를 묻는다
칠천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가족과도 같다.
직접 만든 따뜻한 대통밥을 대접하고 잘 익은 감을 나눠주며 일상의 행복을 느낀다는 두 사람.
“내 인생에 있어서 칠천도는 내가 누리는 마지막 행운이고 행복인 것 같아요“
칠천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친구 삼아 산책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그들.
따뜻한 정을 나누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부부를 만나본다 2부. 행복을 그리는 가족 12월 13일 (화) 밤 9시 30분 캔버스에 담긴 따뜻한 거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 그곳엔 거제에서 나고 자란 화가 곽지은 씨가 있다. 학창 시절, 선생님께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지금 지은 씨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사건이 된 것이다. 그렇게 무작정 시작한 미술. 이내 곧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거제가 아니었다면 미술을 평생의 길로 택하지 않았을 거란다. 그만큼 거제도를 사랑하는 그녀. 오늘도 아름다운 풍경을 캔버스에 담으려 길을 나선다. “거제도에 오면 마음이 편하고 따뜻하고 그래서 그런 느낌을 제 그림에 담는 것 같아요“ 행복이 주렁주렁 부모님 집 바로 옆에 있는 키위 밭
주렁주렁 매달린 키위를 따다 문득 옆을 바라보니 넓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자연과 함께 산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 아닐까?! 차디찬 바람이 부는 겨울일지라도 거제의 겨울은 봄날과도 같이 따뜻하다고 하는데..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그녀의 하루를 함께해 본다. 3부. 두 남자의 추도 기행 12월 14일 (수) 밤 9시 30분
반짝이는 섬, 아름다운 선율
경상남도 통영에서 남서쪽 14.5km 해상에 있는 숨은 섬, 추도.
이동열 씨와 김지환 씨는 홀로 지내는 섬주민들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열고자 한국에서는 낯선 인도 악기 시타르와 함께 섬으로 들어간다.
무대는 바닷가의 풀밭이요 오케스트라는 파도소리와 풀벌레 소리다.
자연이 그의 연주에 맞춰 반주를 해주는데...
그의 반짝이는 선율을 들을 때면 추도 주민들의 마음도 덩달아 일렁여진다.
등대 같은 섬
때때로 드넓은 바다를 항해할 때면 무섭지만 저 멀리 섬이 보이면 무서움을 떨친다는 그들.
“망망대해 배가 떠 있다고 생각하면 무서운데 눈앞에 섬이 있으면 격려와 힘이 돼요“ 그저 존재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든든해진다. 몇 번을 보아도 여전히 아름다운 섬, 추도.
‘올해는 작년보다 유난히 더 쓸쓸한 분위기가 난다‘ 며 더 자주 와야겠다 다짐하는 그들.
외로운 이들에게 위로의 손길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가본다
4부. 떴다! 홍반장 12월 15일 (목) 밤 9시 30분 일곱 빛깔 무지개의 거제
구슬처럼 맑은 물과 붉은 동백꽃으로 이뤄졌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옥화 마을.
그곳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삐 뛰어다니는 마을의 홍반장, 홍수명 씨가 있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해안 길 아래에 쓰레기가 보이면 두 팔을 걷어 줍기도, 허전한 벽이 보일 때면 마을의 분위기를 바꿔 줄 근사한 벽화를 그리기도 한다.
거제의 작은 마을들을 형형색색의 빛깔로 물들이고 싶다는 그.
오늘은 대금마을로 발걸음을 향한다. 수명 씨는 이곳 개펄에 조개가 많이 나 다 같이 개펄체험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어른들부터 유치원 아이들까지 조개 캐는 재미에 푹 빠진다.
“저는 거제의 꿈을 만드는 디자이너거든요”
많은 이들이 거제의 아름다움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그의 소망을 따라 거제로 향해본다.
5부. 봉수골을 아시나요 12월 16일 (금) 밤 9시 30분
봉수골의 겨울나기
통영항 건너편 미륵산 아래에 있는 작은 마을 봉수골에는 정은영, 강용상 부부가 살고 있다.
잠시 쉬러 내려온 이곳에 빠진 그들은 각자의 솜씨를 발휘하여 직접 책방을 만들었고, 이 공간은 이들에게 삶의 전부가 되었다.
시린 겨울에도 부부가 일군 책방은 따뜻한 내음이 가득하다.
수많은 예술가의 산실인 통영. 봉수골에 사는 이들도 저마다 예술인이다. 누군가는 고소한 빵을 굽는 제빵사 누군가는 맛있는 냉면을 만드는 요리사.
하나둘 모여 저마다의 솜씨를 뽐내니 이곳이 곧 예술가 마을이 아닐까.
골목골목을 거닐 때면 오밀조밀한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통영에서 제가 발견한 건 저 자신인 것 같아요”
통영에 살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떨 때 행복한지를 알게 됐다는 그녀.
마음 따뜻해지는 봉수골의 매력에 흠뻑 취하러 떠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