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듯 하여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리고자 이렇게 글 올립니다. 우리 벗의 조합원이기도 한 배이상헌 선생님과 관련한 안타까운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의 있었던 일을 경과 위주로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배이상헌 선생님은 광주 효천중에 근무하시고 있는데, 도덕교사로서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성윤리 단원을 가르치며 프랑스 단편 <억압하는 다수>라는 영화를 수업 자료로 활용하면서 ‘성평등 교육’ 수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업에 불편함을 느낀 학생이 국무총리실에서 관리하는 신문고에 민원 글을 올렸고, 그것을 계기로 광주시교육청이 효천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전체 300명이 넘는 학생 중 11명이 민원과 비슷한 맥락의 추가 진술이 있었다고 하며,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배이상헌 선생님 수업 관련 민원을 ‘성비위 사건’으로 판단한 후 교장을 통해 수업 배제 조치를 하였고, 배이상헌 선생님이 이에 반발하며 학교에 성고충심사위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며 수업 배제조치를 거부합니다. 교육청은 학교에 전수조사 결과 등으로 취합한 자료를 내려보내고 성고충심사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교사에 대한 조치를 하라는 공문을 보내놓고도 그 절차도 안 지키고 성고충심사위가 열리기 하루 전날, 다시말해 효천중 성고충심사위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직위해제 조치를 합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다음날 열린 효천중 성고충심사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성비위 아님’이라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하지만 수사의뢰도 직위해제 조치도 철회되지 않았고, 결국 배이상헌 선생님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조만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맞서 ‘성평등 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 결성되었고, 전국도덕교사모임이 광주시교육청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많은 분들이 배이상헌 선생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대해 싸우고 있습니다. 오늘로 직위해제된 지 52일째고, 교육청의 부당한 행정 조치에 대해 항의하며 싸운지 67일째가 됩니다. 이와 관련한 기사나 칼럼 글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벗 카페에는 이와 관련한 글 하나 이야기 하나 없습니다. 교육계의 뜨거운 이슈로 등장하고, 전국적인 뉴스가 된 이 사안에 대해, 왜 벗은 침묵으로만 일관하는지 저로서는 참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입장이 나눠진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교육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 예컨대 교사의 교육활동과 수업권, 학교 안에서의 성평등 교육, 스쿨미투의 나아갈 방향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런 중요한 사안인데, <오늘의 교육>을 이야기하는 교육 전문잡지를 펴내는 <벗>이 왜 이 사안에 대해서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지켜보기만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해서, 배이상헌 선생님을 30년 넘게 지켜봐온 오랜 벗으로써, 그리고 벗의 한 조합원으로서 이렇게 이 사안과 관련된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알리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지금도 광주시교육청의 초기 대응이 무척 아쉽고, 속상합니다.
이 사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읽어보시면 제가 왜 이런 글을 올리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1. 이 사안에 대해 요약한 질문과 답변 형식의 카드뉴스 1번입니다.
http://www.srook.net/pixeli/637009463902942373
2. 교원성비위처리 매뉴얼의 문제점을 짚은 송원재 선생님의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norusong/posts/2389259098017145
3. 여성학자 권김현영 선생님의 칼럼입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03904.html
4.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오매 선생님의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2419679078263940&id=100006656144131
5. 철학자이자 여성학자이신 강남순 교수의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kangnamsoon/posts/3033283700033981
첫댓글 배이상헌샘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충격과 분노가 컸습니다. 지난 달이던가요. 원배샘으로부터 자세한 경위를 듣고 배이상헌샘께 위로와 지지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후 일어난 일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네요. 많은 단체와 매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어서 저 자신부터 뒷짐을 지고 있었네요. (벗)에서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 같네요. 격월간으로 제작되는 오늘의 교육으로 담아내기 전에 이런 사안은 현장성을 담보하여 취재기사를 카페에 올리고 조합원들과의 연대를 도모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네...객관적인 입장에서 현 사안에 대한 취재라도 해서...벗 조합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더 깊은 논의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 선생님에 대한 교육 당국의 빠른 직위해제 조치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교육에 그동안 노력을 기울이고 헌신하신 선생님께서 많은 충격과 당혹감을 느끼셨을 듯 합니다. 부디 빨리 사건이 해결되어 교단에 복귀하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필요하다면 탄원서 서명이라도 한 줄 보태겠습니다. - 내서중학교 도덕 교사 은현수
이 사안을 판단하고 결재한 광주시교육청 정책국장이라는 분이 엊그제부터 이 사안과 관련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쿨미투에 대한 성찰>이라는 이름을 붙여 시리즈로 세 편의 글을 올렸는데 이 사안에 대한 교육청의 인식이 얼마나 한심하고 고약하고 어이없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더군요. 곧 열리게 될 시교권보호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에 그에 맞춰 여론전을 펼치려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엄청난 역풍만 불러 일으키다 어제 구차한 다른 변명을 앞세우며 세 편의 시리즈 글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더군요. 한마디로 광주시 교육당국에게 직위해제를 기대하는 건, 쇠 귀에 경읽기지요.
이 글 아래 답글로, 서명에 대한 링크를 덧붙였으니...링크를 누르시고 서명하시면 됩니다. 마음 보태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