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첫사랑은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아무도 없을 때 몰래 한번씩 열어보고 그 향내를 맡는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남자들에게 있어 첫사랑의 여인은 영원한 여인상 이지요
그 아련한 여인상을 평생 지니고 살려면 그 여인을 만나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만날 수 있는 또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더라도 절대로 만나거나 듣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난 때문에 첫사랑여인을 빼앗긴 어느 남자는 평생을 악착같이 돈을 모아 재벌이 된 후에 그녀를
찾아 갔습니다
그의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는 여인은 반짝이는 커다란 눈망울에 기인머리, 그리고 부러질 것만
같은 가는 허리의 여인이었는데
막상 그 앞에 나타난 여인은 하얀 머리에 약간 굽은 듯 한 뚱뚱한 몸매, 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못 견디게 한 건
생기를 잃은 그녀의 퀭한 눈 이었답니다.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되는 여인을 되찾기 위해 평생을 그토록 힘들게 살았단 말인가’
절망을 느낀 그는 결국 권총자살을 하고 말지요
이 정도는 아니지만 나에게도 비슷한 사연이 있지요
꿈 많던 고교시절 나는 상도동에 사는 단발머리의 한 소녀를 알게 되었는데 만나게 되면 철길을 따라 마냥 걷기만 해도 행복했고,
코스모스 옆에서 함박 웃고 있는 그녀의 환한 얼굴에 코스모스는 그 빛을 잃는다고 생각 했었지요
대학에 들어온 이후에는 무교동 세시봉에서, 종로 디쉐네에서 풋사랑을 키우며 모두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만남을 가진 후
나는 입대를 하게 되었고 그녀와는 만남은 거기까지 였읍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후에도 어쩌다가 내가 탄 버스가 상도동을 지나칠 때면 혹 그녀가 탈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에 가슴을 떨기도 했었습니다
하늘은 이런 나를 어여삐(?)여겨 그녀와 연을 이어 주었습니다
당시 나는 은행에 다니면서 가끔 금융관련 월간지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아 수필 등을 게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어느 날 그녀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연히 은행에 들러 기다리는 동안 꺼내 든 잡지가 내 글이 게제 된 금융지 였고 거기서 내 이름을 발견하자 혹시나 하여 전화를 했던 거지요
첫사랑 여인을 만난다는 기분에 한껏 부풀어 있는 나에게 친구는 말렸읍니다.
위의 사례를 이야기 해 주며 만나면 분명 실망하니 절대로 만나지 말던 가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더라도 절대로 기대를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녀석을 한껏 비웃어 주었지요. 제 놈한테는 그런 기회가 안 오니까 .....
내 머릿속에 잠겨있는 그녀의 모습은 당시 톱스타라던 남정임하고 똑같다. 아니 치장을 하면 오히려 얘가 더 예쁘다 라는 이미지였으니까요
내 앞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여자가 변해도 그렇게 변할 수 있단 말입니까
무엇보다 나를 분노케 한 건 그녀의 남편직업 이었습니다
절대로 직업에 귀천은 없습니다. 또 내가 몸담고 있는 은행원이라는 직업이 결코 대단했던 것도 아니었구요
그렇지만 그녀는 다릅니다
적어도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아름다운 그녀는, 나보다 열배, 백배이상 훌륭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남편이어야 했읍니다.
그런데.............
지금도 상도동을 지날 기회가 되면 나도 모르게 씁쓰레한 미소가 지어 지는 건 차라리 친구말을 듣고 가슴에만 간직하고 말걸 하는 후회와
그런 실망 만을 안겨 준 그녀에 대한 미움이 교차하기 때문 입니다.
그 장미꽃 보다 더 향기로 왔던 내 추억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그녀.... 정말 미워.....
이제 나이 60을 넘긴 지금
돌이켜 보면 인생은 사주팔자대로 주어진 운명대로 살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궤를 벗어나려 하면 어떤 위대한 힘이 제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손녀가 처음 생겨서 또 이 아이가 너무 예뻐서(예쁘다는 표현만으로 는 부족 함) 이 아이
앞길은 제발 평탄하게 해 주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진 끝에 서울 법대출신 작명가를 발견하고 그를 찾아 갔을 때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말을 하더군요
‘인생 60이 지나면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사주를 보 필요가 없다지요?’
하는 내 질문에 경상도 사나이 인 그 작명가는
‘마, 선생이나 나나 인생 60살까지 자알 살아 왔으면 된거 아잉교? 이제 남은 인생은 여분(餘分)인생이라꼬 생각하소. 그라고 마음 편히 살면 되능기라. 지금 멀 더 바라겠심꺼 하하하’
첫댓글 나이가 들면 첫 사랑을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은 남자나 여자나 다 똑 같나봅니다. 세월속에 파여진 육신이 나를 잡아두지않고 마음은 이팔정춘으로 그냥두니 ... ㅎㅎ 변해 버린 모습 앞에 그 분 또한 놀랐을 겁니다... ㅎㅎ 작명가의 말대로 남은 인생 여분이니 마음 편히 사십시요~~ 이제부턴 첫 사랑을 찾지 말고 두번째 사랑을 찾아보심이~~~ ㅋㅋ
그래요 두번쌔 사랑을 찾으러 떠날가요?
오솔길1님 첫사랑 이야기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첫사랑 누구나 한번쯤 되돌아 봅니다. 그리고 四柱 옛날에는 回甲이 지나면 남의 나이를 먹는다고하여 사주를 봐 주지 않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四柱(年.月.日.時)는 바꾸지 못하지만 八字는 바꿀수 있습니다.사주가 좋다고 방심하지말고 사주가 나쁘다고 절대 落心하지말라 凶을 吉로 바꿀수 있는 方法도 있으니 내가 약하게 태어났으면 비견(比肩) 겁재(劫財)를 요 하노니 ㅎㅎㅎ 장마철에 건강 하세요
고문님 아무래도 따로 만나야 할것 같읍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첫 사랑과의 만남을 생각해 봤을 것에요..그 첫 사랑이란 게, 청순하고 순수했었던 그 순간만을 기억하고 있기에, 세월이 흐른후의 만남은 자칫 실망으로 연결..영원히 기억 저편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어 두는 게 더 좋을듯 하다고 하데요.
그렇지요?
아이구 오솔길님 실망하지 마세요 상대방의 실망이 바로 나의 희망입니다. (그 쪽에선 더 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누가 압니까?) ㅎㅎㅎ 과거를 거울 삼아 새로운 미래로 ~~~ ㅎㅎㅎ
제가 주제를 몰랐네요. 그런데 그쪽에서 몇번 만나자고 연락이 왔었거든요
사랑이 무서워 시작도 하지못한 용기 없는 가시나 였던 나는 이런 추억이 없어 섭섭하기도 하고 한편은 다행스럽고,, 문학 소녀가 쓴 것 처럼 아름다운글 잘 보고 갑니다
소년이었는데요 ㅎㅎㅎㅎ
밝음이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랑 만들어 봐요. fighting!!!
오솔님!! 첫사랑을 만난것은 행운이라고 생각 합니다~~실망하지 마시고 더 예쁜 추억이 되시길 바랍니다~~
기다려 볼가요?
우리 순이는 얼짱에 몸짱 마음짱 피부는 우유빛갈이요 60대에 지나로로부러지다 마린니몬노 산드라디같이 아름다와라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라 순이없이는 삶의 가치의미가 없소 ㅎㅎㅎㅎ나의 첫사랑 순이 사랑해 ㅎㅎㅎㅎㅋㅋㅋㅋㅋ
도대체 순이가 누굽니까? 에레나가 된 순이 말고 .....ㅋㅋ
뿅샘님 순이씨를 빨랑 찿으셔야 할텐데 ... 실 패 감던 순이가 다홍치마 순이가 밤을 새우며 어디선가 뿅샘님 기다리는지도 몰~러~~
이글을 접하면서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떠 오릅니다. 누구나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은 오랜 풍상의 삶의 뒤안길에서 잠시나마 생의 활력소가 되겠지요.
고히 간직하십시오
그때 그사람을 연제 하면서...혹시나 그때 그사람이 이 글을 보고 그 사람이 바로 나요~~~ 하고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가 눈꼽 만큼은 있었는데...ㅎㅎㅎ
님의 글을 보고 생각나서 올려 보았읍니다
첫사랑..!!?? 전 그런 추억이 없다는게 아쉽답니다,,!! ㅎㅎㅎ지독히 감성적이긴 했지만 ....ㅎㅎ
지금 옆에있는 분입니다
무교동 쎄시봉,종로 디쉐네.명동 돌체, 충무로 본전다방.광화문 명다방.강의가 없는날은 하루종일 죽순이가 되서...ㅎㅎㅎㅎㅎ 님의 글을 읽고있노라니 그때의 정서가 그리워지네요.
MBC 이종환의 Music Parade, DBS(동아방송) 최동욱의 Toptune Show, RSB(동양라디오) 피세영의 Music Telstar, 3대 DJ였고 우리나라 DJ개척자 들이지요. 지금은 이종환만 살아남아 있더군요
오솔길님, 쎄시봉에서, 혹은 디쉐네에서, 아님 돌체에서 그 어느 날인가 스쳐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로의 르네쌍스엔 안 가셨나요. 난 거기서 살다시피 했는데... 첫 사랑이든 두 번째 사랑이든 하여간 뭐 그런 아름다운 옛추억을 간직한 사람이 부럽습니다. 이 나이쯤 되면 그런 추억이라도 씹으며 아름다운 회상에 잠길 수 있으련만... 텅 빈 지나간 시간.. 아쉽기만 하네요.
갔지요 그곳은 Classic Hall이었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련한 물안개같은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네요.일부러 찾진않겟지만 우연이라도 좋으니 한번 마주하고싶네요.첫사랑 되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주하지 마십시오, 정밀 환상이 깨집니다
가슴속 깊이 간직한 첫사랑의 추억이 다시금 생각 나는 " 본전다방" 에서 처음 미팅 했던 설래임이 엊그제 같은데 ..그사람도 지금은 할배가 되어 이 할매 생각 한번쯤 하고 있는지 ....
가을님 명동에 있던 본전다방 1층이요 2층이요 오빵도 70년도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하루 죙일 기두렷소 ㅎㅎㅎ
분명히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렇지만 할배가 아닌 소년으로 남아있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