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쉬메리골드(Mash Marigold):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지금 어디야?
“방금 집에서 나왔어. 한동안은 잠잠 하더니 또 시작이야?”
뭐가 또 시작이야?
“전화 하는 거. 전화세도 장난 아닐 텐데, 그만 좀 하지?”
와, 끌레흐는 너무 무심해. 내 마음도 모르고. 나는 하루라도 네 목소리를 안 들으면 죽을 것 같다구.
케일이 잔뜩 울상 지으며 말하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해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케일이 떠드는 틈을 타, 핸드폰을 어깨와 귀 사이에 끼어 넣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지하1층 버튼을 눌렀다. 오른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액정으로 시간을 확인 했을 땐, 어느새 6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약속 시간 까지 30분 남았다.
근데 매일같이 어딜 그렇게 나가는 거야? 자기가 언제부터 그렇게 놀러 다니는걸 좋아했다구. 고향에 갔다고 너무 즐기는데?
“너무 즐기는지 안 즐기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네가 한국이야? 지금 내가 보여?”
너무해 진짜!! 끌레흐는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방금껀 조크였다고! 조크!
“네네. 알았어요. 내가 너무 심각했습니다. 죄송해요, 케일군.”
내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케일은 분에 못 이긴 모양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여튼 27살이나 먹어가지고, 애라니까 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주차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리는 게 그리 좋진 않아서 눈썹이 절로 찌푸려진다. 얼마 전, 새로 뽑은 차를 세워둔 곳으로 걷는데 다시금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기야.
“한 번만 더 자기 소리 하기만 해 봐. 너 내가 프랑스 아니라고 자꾸 그런다, 응? 나 여기에 아예 눌러 앉는 거 아니거든?”
에이씨, 알았어. 끌레흐.
“왜.”
이런 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음…세리나랑 내가 이쪽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볼일 보고 와.
어, 저기 있다. 유독 눈에 띄는 빨간 차가 보여서 문을 열기 위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케일의 목소리가 내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듣는 나긋나긋한 음성이었다. 다 안다는 듯 한, 네가 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응원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녀석과 내가 만났을 때 그 때, 내가 녀석을 완전히 신뢰하게 된 때의 음성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바로 지금. 나도 모르게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싶었다. 내가 한국에 온 진짜 이유. 그것들 모두를.
“급하고, 어려운 건 내가 다 처리하고 왔는데, 그럼.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너희들이 알아서 잘 처리해야지. 뭘 그렇게 당연한 걸 말하고 그래?”
너무해~ 난 우리 끌레흐 힘내라고 한 말이었는데 말이야.
또 다시 장난스러운 케일로 돌아왔다. 멈췄던 걸음을 좀 더 빨리 해서 차에 올라탔다.
“네가 말 안 해도 난 여기서 잘 있으니까, 걱정 좀 그만 해.”
네 미래 남편이 될 사람인데, 이 정도 걱정은 안 되는 거야? 이 정도는 좀 봐주지 그래?
“케일.”
아아, 알았어. 장난이라구 장난. 하여튼 너무 심각하다는 게 문제라니까 끌레…….
“사정이 있어서 너하고 세리나한테 따로 말 못한 건 미안하게 생각 해. 내 나름대로 생각해 봤는데, 이런 거 별로 알리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야. 나한테 있어서는 그냥…… 일종의 모험이라고 해야 하나. 내 스스로가 나를 못 견딜 것 같아서 와 버린 거야. 언젠가 때가 되면 얘기 할게. 너희, 그러니까 너희들도 그 때까지는,”
응, 알아. 그 때까지는 아무 말 않고 있을게. 우리가 너랑 지낸 게 몇 년인데. 네 성격을 몰라? 걱정 마.
시트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케일의 목소리가 내가 갖고 있던 짐을 잠시 동안 녹여주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나처럼 못 되고, 계산적이고, 남한테 베푸는 것 따위 모르는 애가 너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건 너무 큰 행운이야. 진심으로 생각 한 말이었다. 그러나 아직 케일에겐 단 한 번도 고맙다는 말, 힘이 된다는 말 같은 거 해 본적이 없어서 가슴 속에만 묵혀둔 채 몇 년을 살아가고 있다. 정작 남한테 기분 나쁜 말은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으면서 상대방이 들으면 좋아지는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하는 게 너무 어렵다. 결국 오늘도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한 채 나는 전화를 끊었다.
케일과 전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6시 10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뭐, 어차피 상대방보다는 늦게 도착할 생각이었으니 괜찮다.
성함 좀 알려 주시겠습니까.
꼭 말해야 하나요? 만나서 말씀 드릴게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약속 시간과 장소는,
오늘, 6시30분. 선약이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 몇 시간 전, 통화했던 내용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추측해보건대, 내가 만났던 또라이 에스라는 자식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녀석의 전화기를 통해서 들었던 멍청이라는 에스 또한 아니다. 그럼 남은 건, 그 애다. 전화를 하는 내내 그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어서 브레이크를 밟고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의미 없이 쳐다보았다. 깊은 생각에 잠기면 아무 곳이나 시선을 던지는 습관 때문이다.
녀석보다 늦게 도착하자고 마음 먹은 건 전화를 끊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만약 나를 발견한다면 피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알아보지 못 할 확률이 더 컸다. 고등학교 때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게다가 선글라스까지 일부러 끼고 나가는데, 나라는 걸 알아볼 리가 없다. 그러나 아주 만약에라도 나를 알아본다면,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옆에 놓아둔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꽉 쥐다가 파란불로 바뀐 신호등을 보고는 다시 약속 장소를 향해 달렸다.
**
6시 40분, 하고도 1~2분 정도가 지난 시각이었다. 내가 Bar에 도착한 시간은. 일주일 전 처음 찾은 이곳을 약속 장소로 정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어두운 조명이 물들어져 있는 곳에 들어서니 시야가 한층 더 어두워 졌다. 으…, 짜증나. 이래서 선글라스 끼는 건 질색이야. 우선 짜증은 이 정도만 내기로 하고 검은 모자를 쓴 남자를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려 한 자리 한 자리 보기 시작했다.
두리번거리다가 가장 구석진 곳에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찾았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생경한 느낌에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그 쪽으로 걸어갔다.
“…….”
“…….”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녀석의 앞으로 멈춘 뒤, 약간의 텀을 두고는 자리에 앉았다. 앞에 앉은 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해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모자로 눈을 가리고 있어서, 역시나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풍겨오는 향기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맞다. 이번에도 그 향기야.
“약속 시간을 어기지 말아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말입니다.”
“…….”
“제 시간에 맞추지 못 하시고 늦으셨으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으신 것도,”
“…….”
“성함을 먼저 밝혀주시지 않은 것도, 이해하겠습니다.”
“…….”
“그럼 이제 말씀해 주시죠. 상대방 쪽을 먼저 밝혀주셔야 의뢰에 대한 설명도 가능합니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녀석에게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듣기만 했다. 전화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과거 녀석의 음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에도 아직까지 선글라스를 벗지도 않은 채 반응이 없는 자신을 쳐다보는 내가 답답했는지 앞에 앉은 녀석이 푸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아, 맞다.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까먹어버렸다.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바보같다고 느낀 적은 전혀 없었는데, 왜 이렇게 허둥거리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나를 알아봤는지 알아보지 못 했는지, 눈이 보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 말을 듣고도 과연 이렇게 반응이 없을지 궁금했다.
“천예다움.”
“…….”
“그새 내 이름 까먹은 건 아니지?”
“…….”
“오랜만이야, 강재형.”
아무렇지 않게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사실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대고 있었다. 나는 감정에 무척이나 무딘 편이다. 그런 내가 이런 떨림을 느끼는 것도 누군가를 보고 싶어서 찾았던 것도,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만약 지금의 나를 누군가가 카메라로 찍어서 프랑스로 보낸다면 그 곳에서 나와 작업하는 모든 사람들은 경악을 할 것이다.
내 말에 녀석이 무슨 말을 할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 사이 너무 바뀌어버린 네 말투 때문 일거다, 아마. 그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정했던 말투가 사라져버렸다. 말은 안 했지만 너무 딱딱해서 놀랐다.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저 모자를 눌러쓴 채 내 쪽을 향하고 있는 강재형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제 도리어 답답해지는 건 이쪽이 되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내가 이름을 꺼낸 순간부터 말이 없다. 너무 놀란 거야, 뭐야. 계속해서 이어지는 침묵에 입이 바짝 말라왔다. 목이 타는 기분이 들어서 앞에 놓인 물을 마시기 위해 손을 위쪽으로 움직였다.
“생각을 좀 했어.”
그 순간 들려오는 음성에 들어 올렸던 손을 멈추고는 녀석을 쳐다보았다.
“같이 일하는 친구가 일주일 전쯤 나를 안다면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거야.”
“…….”
“한 번도 나를 안다고 한 사람은 없었는데 말이야. 그 말 듣는 순간 궁금하더라, 누군지.”
“…….”
“명함을 줬으니까 연락이 올 거라고 했어. 근데 별로 기대는 안 했거든. 그 번호들 중 내 번호가 뭔지도 몰랐을 테고, 나를 안다는 사람이여 봤자 그냥 한번 지껄여본 말이거나 아님 예전에 알고 지내거나 사귀던 여자이거니 했지.”
“…….”
“상상도 못 한 사람이 내 눈앞에 있다는 게 안 믿겨져서, 내가 좀 많이 놀랐나 봐.”
방금 전 내가 누군지 몰랐던 상태에서의 말투와 다르다. 예전의 나를 대했던 그 말투다. 그 목소리고,
“나도…오랜만이야, 다움아.”
녀석이 모자를 벗었다. 그…… 눈이다.
**
“깜짝 놀랐어. 네가 준 목도리에서 나는 냄새가 있었거든. 그게 나는 거야, 그 때 네가 지나가는데. 그래서 물어본 거였어. 이름.”
나는 지금 일주일 전 그 호텔의 뒷문에서 녀석을 알아보았던 때를 말하고 있었다. 꽤 많이 마셨는지, 서서히 정신이 몽롱해진다. 강재형은 말이 별로 없었다. 고등학교 때 내 짝이었던 녀석은 항상 내가 공부할 때 마다 옆에서 나를 귀찮게 굴곤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녀석을 귀찮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람 빠지는 소리와 같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저 내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잔을 한잔, 한잔 비워나가는 녀석의 모습이 좋았다.
나는 한국에 친구라고는 강재형 뿐이다. 그러나 내 미래를 위해서 가식적으로 친분 아닌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내 명성, 내 인맥을 통해서라도 강재형을 꼭 찾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너무 쉽게 녀석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기쁘게 했다.
너무나 힘들었던 생활의 연속이었다. 강재형을 만나기 전까지, 그 시절에 나는. 물론 만난 이후에도 말도 안 되고, 엿 같은 상황은 점점 심화 되어서 나 자신이 증오스러웠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다. 그 시절에도 지금도, 강재형은 내가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세상을 증오하고 미친 듯이 공부를 했는지는 모른다. 그 누구도 모른다. 그 이유는 내겐 너무도 치명적이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버린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 하고, 세상을 증오하며,
내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지금의 나를.
너무 많이 마셨나. 정신이 조금씩 혼미해져간다.
“그나저나,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의뢰니 뭐니. 말도 안 되잖아 그런 거.”
지금도 예전도 나는 남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 앞에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없었고, 그리고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안 이후로는 절대 믿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말은 성립되지가 않는다는 소리다. 내 말을 가만히 듣다가 또 다시 한잔을 마시려고 하던 재형이의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그 검은 눈동자와 내 눈이 부딪쳤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스쳤던 그 눈빛에 나는 멍하니 녀석을 쳐다보았다. 뭐야, 방금 그 눈. 그러나 내가 다시 물을 틈도 없이 다시 거두어진 그 눈빛은 새카만 빛을 띠기만 했다.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데.”
“나도 뭐… 크게 궁금한 건 아니야. 그냥 인사치레야.”
내 말이 우스운지 녀석이 키득거리며 웃어댄다. 예전에도 저랬다. 남은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혼자서 웃어대고. 저렇게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휘어지면서 말이다. 기분이 나빠서 얼굴을 찌푸리자 그걸 본 녀석이 웃음을 멈추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많이 변했어.”
“너도야.”
“그 때도 짧긴 했지만 이 정도로 짧은 머리는 아니었는데… 안경도 썼었잖아.”
“그 땐 내 미모 가리느라 그랬지. 안경 벗고 다니면 수도 없이 사방에서 고백해대는데 어떡해, 그럼.”
“하하. 응, 맞아. 이해해.”
“넌 어째 아까 전화로 말한 거랑은 말하는 투가 다르다? 말투가 너무 딱딱해서 너 아닌 줄 알았어.”
“물론 일하는 중이였으니까.”
“일할 땐 항상 그런 식이야?”
“응.”
너무도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나 역시도 끄덕였다.
말투가 예전이랑 같다고만 생각해서 잘 느끼지 못했던 변화가 술이 들어가고 나니까 느껴졌다. 목소리 톤이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말투 역시 다르다.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예전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 이였다면 지금은 한동안 웃지 않았는지 그 미소가 어색했다. 뭐가 이렇게 녀석을 변화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까, 당연한 건가.
나는 녀석에게 한국 회사에서 발령받아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지금 당장 내 직업에 대해서 시시콜콜 다 이야기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리고 역시나 당연한 거지만 ‘너 찾으러 한국 왔어.’와 같은 닭살 돋는 말 따위 하지 않았다. 현재는 잠시 휴가를 내서 한국에 와 있다고 꾸며내었다.
내 감정이 어떤 건지는 나도 전혀 모르겠다. 마지막에 보였던 그 눈물은 뭐였냐고 물을 수도 없다. 강재형을 만나면 뭔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의 녀석을 보니까 기쁨과 동시에 어딘가에서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도대체 왜, 나는 녀석의 뭐가 안타까운 걸까.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내가 느껴졌는지 재형이가 술을 마시던 잔을 내려놓고는 약간은 풀린 눈으로 나를 비스듬히 내려 보았다. 나는 현재 테이블에 한쪽 팔을 올려두고는 그 위에 볼을 기댄 채 녀석을 보고 있는 상태였다. 일 할 때 머리를 쓰고, 생각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녀석의 존재와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더 생각하면 할수록 취기가 심해져 갔다.
강재형은 아까전과는 다르게 경계가 조금은 풀려져 있었다. 나를 발견한 순간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 눈에 보였는데, 이제는 그 경계가 풀어진 모양이다.
“너…….”
녀석의 눈이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제는 눈을 깜박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내 움직임은 더뎠다.
“왜……이제야 나타나…?”
무슨 말이야. 그러나 내 입은 점점 올라오는 취기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턱을 괸 채로 앉아있던 녀석이 그 자세를 풀더니 천천히 내 쪽으로 고개를 숙인다. 내 귀 바로 위에서 녀석의 숨결이 느껴졌다. 뜨거운 열기가 내 몸을 휘감았다. 술 때문인지, 강재형의 숨소리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몇 번이고 네가 나타나주기를 바랬어…….”
“…….”
“…그렇게 찾을 땐 없더니 왜 지금, 하필 지금.”
“…….”
“……다움아.”
스르르. 눈이 감겼다. 녀석보다 먼저 취하진 않을 거라 그렇게 다짐 했는데, 이 녀석 앞에만 있으면 무방비 해지는 건 세월이 흘러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놓아가는 정신 줄을 붙잡은 채로 간신히 들려오는 나를 부르는 그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넌……이해 할 수 있을까?”
**
미안해, 우리 다움이. 아빠가 많이 미안해.
이번에는 내가 책임지라니? 하여간에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건지.
내 딸한테는 피해 주지 말고 조용히 지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
미안해요, 여보. 도은이한테는 피해 안 갈 거야. 애가 조용하긴 하니까.
나가서 살아. 집은 따로 구해놨으니까.
이제 내 딸이 아니란 소리야. 똑똑한 애가 말을 못 알아 듣는 거니, 아님 못 알아듣는 척 하는 거니?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영상이 머리를 터져나가게 했다. 평생을 증오한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가져야 할 일말의 죄책감 따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번에는 다른 화면이 펼쳐졌다. 익숙한 공간이다. 어릴 적 내가 살았던, 집.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지냈던 집이다.
엄마! 아빠! 우리 놀러가자. 응?
당신이 책임지라고 했잖아! 난 능력이 없다고! 애 굶길 셈이야?!
그건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 이혼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애 까지 다 짊어지려고 한 거 아니었어?
엄마…아빠… 싸우지 마. 싸우지 마요. 왜 싸워….
애, 울려고 하잖아. 짜증나게, 정말.
다른 아이들이 부러웠다. 부모가 있어도 있는 게 아니었다. 가족이라는 건 겉으로 그럴싸하게 잘 포장 된 그릇 같은 거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그 그릇이 깨어졌다. 다시 본드로 붙일 틈도 없이 깨어지고, 깨어져서 더 이상은 그 깨어진 조각의 파편들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으……. 울렁거려. 10년이 넘도록 계속되어 온 악몽은 이제 서서히 내 온몸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겨우 누워있던 곳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펼쳐진 내 눈앞의 풍경에 할 말을 잃었다.
여기가, 어디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하기 위해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제 분명히 강재형과 술을 진창 마신 기억이 난다. 녀석이 뭐라 뭐라 말을 한 것 같긴 한데, 그것부터 기억이 안 난다.
지금 내가 누워있는 이 침대는 내 침대가 아니다. 그리고 이 집은 내 집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 공간이…
“일어났어?”
방금 씻고 나왔는지 머리에 물기가 축축하게 젖은 채로 샤워가운을 입고는 한 손으로 머리를 털어내는 강재형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인상을 쓰고는 침대에 걸터앉는 녀석을 보았다. 아, 머리도 아프고, 속도 너무 쓰리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어…. 머리랑 속이…… 그나저나 내가 왜 여기 있어. 내가 우리 집 말도 못 할 만큼 취해 있었어?”
“아니. 내가 그냥 너 취해서 뻗었길래. 데려왔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술술 말하는 강재형이 갑자기 얄미워졌다. 이틀 연속으로 과음했으니 이 정도로 아픈 게 당연한 거지. 도저히 못 참겠어서 화장실로 달려가서 속을 게워냈다. 겨우 입을 헹구고, 세수까지 하고 나왔을 때는 녀석이 들고 있던 컵 하나를 내게 건넸다. 이게 뭐냐는 눈빛으로 녀석을 쳐다보자 그 입에서 꿀물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커피, 마시고 싶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는 컵을 들고는 한 입 마셨다. 달큰하게 퍼지는 맛 때문에 그닥 기분이 좋지 않다. 단 거 싫은데.
“다 변한 건 아닌가 보네.”
“……뭐?”
“너 고등학생 때도 단 거 진짜 싫어했잖아.”
갑자기 강재형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다. 나는 단 맛이라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커피도 아메리카노만 먹는다. 그걸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해서 마시고 있던 컵에서 입을 떼어내고는 녀석을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외모 빼고는 그리 변한 건 없는데, 왜 자꾸 변했다는 거야.
“야, 내가 뭐가 그렇게 변했다고 그래?”
“그냥, 말투 같은 거.”
“말투?”
“많이 누그러들었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말도 꽤 많아진 것 같아.”
네 앞이라서 더 그런 거야.
순간 나오려던 말을 억지로 삼켰다. 미쳤어. 내가 왜 이러지? 얘한테 무슨 개소리를 하려고 했던 거야?
사실 파리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기 시작 하면서 내 성격에도 변화가 왔다. 언제까지고 모든 사람들을 적대시 할 순 없었다. 나는 어엿한 성인이고,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기존의 성격을 완전하게 바꾸기에는 불가능한 현실이었다. 대신에 모든 사람들을 적대시 하고, 차갑게 외면했던 그 성격을 조금 더 내 쪽으로 도움이 되게 변화 시켰다.
상대방이 나를 깔보지 않게 말하면서도 예의를 차리고 격식을 차리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을 하긴 했지만, 나와 친분을 갖은 사람들이 아닌 이상은 예전의 성격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의외로 그런 성격 덕분에 어린 나이에도 무시 받지 않았고, 그 결과 이 자리까지 올라 올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뭐 그런 거. 싸가지 없는 게 장점은 아니지만.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수다쟁이라도 된 기분이네.”
다 마신 꿀물이 담겼던 컵을 녀석에게 다시 건네주면서 말했다. 강재형은 그런 컵을 한 손으로 받아들더니 빠르게 부엌으로 향했다. 뭘 그렇게 하길래 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궁금해서 녀석을 따라 갔더니 강재형이 앞치마를 한 채로 밥을 푸고 있었다.
“언제 밥까지 다 한 거야? 그나저나 너 앞치마 진짜 웃긴 거 알긴 해?”
“다른 여자들은 매력 있다면서 뒤에서 안고 그러던데.”
어느새 밥을 다 푼 녀석이 이번에는 가스레인지로 가더니 국자로 국을 퍼내기 시작했다. 나는 식탁으로 가 앉으면서 그런 강재형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이 집에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다움아.”
“내가 그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한 거 기억 안 나?”
“하하. 응, 기억 나. 알았어, 이젠 진짜 안 할게.”
콩나물국이다. 군침이 돈다. 아침식사는 항상 거르는 게 일쑤였기 때문에 실로 이렇게 아침밥을 먹는 건 오랜만이었다. 그것도 한국 음식을. 수저를 들어서 국을 한 입 먹고는 곧바로 제대로 된 해장을 시작하기 위해 밥 쪽으로 수저질을 하는데, 갑자기 강재형이 자신의 젓가락으로 내 수저를 막는다. 뭐냐는 눈빛으로 녀석을 노려보자 그 입에서는 참으로 어이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맛 어때? 말도 안 하고 그냥 먹는 게 어디 있어.”
예전이나 지금이나 강재형은 나를 짜증나게 하는 데에는 도가 튼 모양이다. 대답 하지 않으면 끈질기게 물어올 게 뻔해서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자신의 젓가락을 치웠다. 밥 먹는 내내 우리는 말이 없었다. 어색한 공기가 우리 주위를 감쌌지만 그다지 신경쓰지는 않았다. 거의 10년만의 만남이다. 그 이후로 한 번도 연락도 하지 않고, 어제 처음 만났는데 어색한 건 당연했다.
“다움아.”
콩나물국을 수저로 떠 먹다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언제 까지 있을 거야?”
얘가 뭐라는 거야. 어디를? 이해가 가지를 않아서 대답 없이 녀석을 쳐다보았다. 나와 눈을 마주 하던 녀석이 그 의미를 이해 했는지 다시 말을 덧붙였다.
“우리 집이기도 하고 한국이기도 하고.”
“그건 왜 묻는데.”
내 물음에 강재형은 그에 맞는 대답을 고민 하는 것 같았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 오기를 결정한 때부터 대충 지내는 기간은 6개월로 잡았다. 녀석을 찾고, 진행중인 일이 80% 완성 되면, 돌아갈 생각이었다. 진행 하고 있는 일이 마무리 되는대로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겠지.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한국에 오지 않을 거다.
머릿속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 생각해두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재형이를 찾았고, 그럼 나는 이 지긋지긋한 한국을 뜰 수 있는 날이 더 빨라진 것에 기뻐해야 한다.
…말도 안 돼. 기쁘지가 않다.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이 기쁘지가 않다. 도대체 어째서.
“여기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라서 물은 거고, 한국은…휴가라면 얼마 못 있을 것 같아서 물은 건데.”
“혼자 안 살아? 아, 그러고 보니까 방이 두 개네.”
“응. 같이 일 하는 애들이랑 살고 있어. 그러니까 다움아.”
“어?”
내가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미쳐버리겠다. 이 정도였나? 이 정도로, 내가.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은데.”
“…….”
“밥 먹고 나가자. 데려다 줄게.”
녀석의 말에 알았다고 말을 하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계속해서 밥만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강재형의 말에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느껴지는 새로운 기분에 몸이 이상했다. 내가 왜 서운해야 하는 거지? 뭐가 그렇게 섭섭해서? 나가라는 그 말 하나 때문에? 나는 그런 말을 듣고 이렇게 가만히 있을만한 성격도 아니다. 아니, 상대방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이 곳이 우리집이 아니였던 것을 인식하자마자 집으로 가겠다고 할 사람이다. 여태껏 살아온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여태껏 친구를 그리워 해 온게 아닌 거다. 나는…
**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건물이다. 체육 수업중인건지 운동장에는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체육 시간에는 항상 아프다는 핑계, 몸이 약하다는 핑계로 교실에 남아서 공부를 하거나 양호실로 가서 공부를 했다. 그런 나를 알고 반 아이들이 재수 없다면서 손가락질도 참 많이 했었고. 별로 좋은 기억도 아닌데 웃음이 났다.
“옥상 갈까?”
“옥상?”
“응.”
“잠궈놨을 거 같은데.”
“그럼 다시 내려오면 되지.”
“귀찮은데….”
“가자, 예다.”
예전의 강재형은 천예다움이라는 이름은 너무 길다며 멋대로 예다라고 줄여 부르곤 했다. 오랜만에 듣는 녀석이 부르는 내 별명에 심장이 이상해졌다. 귀도 멍멍한 것 같고. 내가 어울리지 않게 멍한 틈을 타 강재형이 내 팔목을 잡고는 옥상으로 향했다. 녀석이 잡은 곳에서 열기가 솟아 오르는 것 같다.
끼이익.
옥상으로 올라오면서 건물 곳곳에서 새롭게 리모델링 한 곳을 보았는데, 여기는 그대로다. 오래된 문에서 쇠소리가 거칠게 들려와서 표정을 살짝 찡그렸더니 옆에서 나를 보던 강재형이 뭐가 웃긴지 웃는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예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흐릿한 영상으로 이 곳에서 우리 둘 다 웃고 있었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거짓된 웃음 없이 너무나 맑은.
하늘을 쳐다보다가 갑작스레 들려오는 소리에 녀석을 보았다. 머리 뒤 쪽으로 팔을 넣고는 팔을 베게 삼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때도 저랬던 것 같다. 저렇게 자유스러운 모습이 부러웠다. 항상 틀에 박힌대로 한 가지만을 목표로 공부를 하던 내가 처음으로 느껴보는 자유라는 단어 그 자체를, 19살의 강재형은 지니고 있었다.
“다움아.”
이 근처에 학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가보자면서 녀석을 끌고 오긴 했는데, 막상 나보다는 강재형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누워 있는 녀석의 옆에 앉아서 그 얼굴을 보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재빨리 고개를 위로 들어 하늘을 보았다.
“이젠 나 찾아오지 마.”
뭐?
녀석이 뱉어낸 말에 다시 시선을 옮기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강재형은 여전히 눈을 감은 상태였다. 너무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워서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말 없이 녀석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입술이 다시 한번 떼어졌다.
“너 머리 좋으니까 내 말 이해하지?”
“…….”
“이해 못 했어?”
“…….”
“다움아?”
내가 대답이 없자 드디어 녀석이 감고 있던 눈꺼풀을 살며서 올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예전에도 이랬었나. 내가 강재형 말 때문에 대답도 하지 못 하고 멍한 적이 있었나. 없다. 내 기억엔, 없다.
“너도 나도 서로 하는 일로 바쁠거고.”
“…….”
“그러니까 이제 만나지 말자는 말이야.”
벌써 이해했다. 네가 말 하는게 무슨 뜻인지. 그러나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 거야.
녀석과 눈을 마주쳤던 눈을 돌려 하늘을 보았다. 예전에 네가 지금처럼 하늘을 바라볼때마다 궁금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부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감정을 소모하는 것은 나에겐 불필요한 것들이였으니까. 갑자기 수많은 생각들이 휘몰아친다.
이렇게 헤어지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내가,
“싫다면.”
강재형을 보고 있진 않았지만 대충 어떤 눈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갔다.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 하지 못 했을테니까. 나 역시도 네가 그렇게 말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금방 깨달았는지도 모르겠지.
“우리 너무 오랜만 아니야? 근데 하루 놀고 이제 연 끊자고?”
“다움아.”
“나 여태껏 제대로 친구랑 논 적 한 번도 없어. 계속 일에만 매달리면서 살았어. 근데 오랜만에 이렇게 쉬게 되서 친구랑 좀 놀겠다는데 너 너무 매정한 거 아니야?”
“…….”
“너도 하는 일이 있고, 나도 하는 일이 있어. 그게 뭐. 그거 때문에 못 놀면 서로 비는 시간에 만나서 놀면 되지. 아예 안 만난다는 건 좀 심했다, 강재형.”
“…….”
“그래서 말인데,”
하늘로 향해져 있던 고개를 내려 재형이가 있는 쪽으로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지금의 내 눈은 어떤 모습일까. 케일이 말했던 대로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드는 눈일까 아니면,
“나 아직 지낼 집도 못 구했거든? 네 친구들이랑 같이 사는 집에서 좀 살았음 하는데.”
“…천예다움.”
“그냥 자는 것만 해결 할 거야. 이번 기회에 나 막 놀거라니까.”
“…….”
“설마 오랜만에 만난 친구 내쫓을 건 아니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보이는 지나치게 솔직한 눈일까.
만났습니당. 둘이.ㅎㅎ
내용이 지루한가영ㅜㅜ 초반이라서 조금 지루한면도 있을거에요.
제 나름대로는 앞으로 재미있어질거같은뒈...^^
이제 2월도 얼마 안남았네요. 새학기 시작인데, 다들 준비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