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밋밋한 흐름 때문에 4부터 이미 흥미를 잃고 있었습니다만....
5는 정말 심각하군요.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저 이자크의 대사에서.
'원작을 반영'했다면서 '꺾이지 않는 시고누'의 얼굴조차 모르는 돌머리 렘므 군과 별다른 대화도 없는 이자크와 지나파의 일은 일단 억지로 참았습니다. 원작에서 무려 '전쟁씩'이나 했는데 이자크를 모르다니, 참 어이가 없더군요. 왜 원작과 내부 세계관 시점이 흔들리고 있다는 말을 하는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 라이터는 스토리텔링에서 있어서 절대 어기면 안될 금기를 깼습니다.
지금 대사 전인가, 바로 후인가 루시안도 후레시맨을 언급합니다.
이 시나리오 라이터가 대체 얼마나 잘 써서 넥슨의 챕터 담당자로 뽑혔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글쓰기 조금 건드려본 사람으로서 말하겠습니다.
기본이 안 되어있습니다.
테일즈위버 세계는 지구도 아니고, 일본이나 한국 역시 아닙니다.
별 필요없는 사항이지만 후래쉬맨이나 독수리 오형제는 일본 원작입니다. 우리말 더빙으로 방영된 것 뿐이죠.
하지만 이 두 단어는 테일즈위버 세계에 존재할 리가 없는, 써서는 안 되는 단어입니다.
작품 내에 패러디로 내는 것까지는 그래도 봐줄만 합니다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언급하게 되면 챕터 읽어가는 사람의 몰입감을 완벽하게 박살내어버립니다.
원작을 쓰신 전민희님도 당연히 이 금기를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이 분의 필력은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니 패스하겠습니다. 아무튼 룬의 아이들 윈터러나 데모닉에 한자와 영어는 많이 등장하지만 그건 읽는 사람의 이해도를 돕기 위한 장치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피소드1, 에피소드2 역시도 무리하게 '현실의 단어'를 끌고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하나의 세계관이 있다면 그 세계관에서 납득할 수 있는 언어가 통용되어야 합니다.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저건 이자크가 말한 게 아닙니다.
글을 쓴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이자크라는 캐릭터가 아니라 서술자 본인의 목소리가 저기 담겨있습니다.
독수리 오형제나 후래쉬맨을 쓰면 독자들의 이해가 빠르겠다는 의도를 담고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후래시맨이나 독수리 오형제 같은 단어를 작중 인물이 입에 담으면 무슨 느낌이 들까요? 마법을 쓰다가 갑자기 저 대사가 나오나요? 다섯 명 이상이 모이면 저 대사를 입에 담게 되나요?
퇴고를 한 두번만 했더라도 저 말은 반드시 지웠어야 될 단어입니다. 장난으로 한 말을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이유가 있느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심각합니다.
판타지적 세계관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말이고, 읽는 사람에게도 실망감과 허탈함을 가져다주게 됩니다.
영화를 보다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이유는 '몰입' 효과에 있습니다.
한국영화는 현실을 반영해도 충분하며 그렇게 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 인물의 삶이 내 것처럼 느껴진다라는 점이 쉽게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고 같이 감정선을 흐르게 만듭니다. 카타르시스도 존재하죠.
소설이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극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세뇌효과라 우려하여 강제적으로 몰입을 깨는 장치를 만들지만 테일즈위버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마음껏 빠져들고, 감동해도 됩니다. 몰입을 깨는 장치를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함께 세계를 여행하고, 플레이하는 동안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점이 챕터의 매력인데
저렇게 완벽하게 현실적 요소를 넣어두면 그 순간 지금까지 플레이 해왔던 이야기가 조각나면서 현실의 나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게다가 저 말을 랑켄과 교수에게 말하고 있다는 건 두 사람이 이자크의 대화를 듣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다는 거죠.
당연히 그럴 리가 없습니다. 챕터 내 인물들의 설정으로 저 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챕터 밖에서 플레이하는 우리들 뿐이지'
'챕터 안에 있는 캐릭터들이 아닙니다. 절대로.'
좀 더 현실적으로 넘어가서 설명하면, 이렇게 서술자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나오는 글쓰기는 기법적으로 특별하게 쓰지 않는 이상 혹평을 받습니다. 소설이라면 이 요소 하나만으로도 독자가 떨어져나갑니다. 이것과 관련된 댓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디의 문단 등단이라도 하려면 제일 먼저 감점 사항, 또는 읽어볼 가치도 없는 원고로 낙인찍힙니다.
이런 요소 중 하나로 대표적으로 이모티콘 소설을 들 수 있겠지요.
책 안에 있는 그 수많은 이모니콘(ex >_< , ^^)을 기억하십니까? 하지만 지금 그 이모티콘 소설들은 과연 몇 개나 살아남아있습니까? 그건 몰입을 깬다는 수준보다, 아예 몰입이 되지 않을 정도로군요. 몇 권 읽으면 금방 질리게 됩니다.
10년이나 된 게임.
스토리만으로 위상을 얻게 된 이 게임에서 이렇게 쓰면 재미있겠지 하는 태도로 대사를 지르는 캐릭터에게 매력이 없는 건 당연합니다.
챕터5만 한 번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슈아라면 챕터에서 렘므 군과 강제 충돌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테일즈위버는 조슈아를 너무 안 좋게 그려내고 있는 경향이 강합니다. 데모닉의 재치로 어떻게든 설득하거나 회피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게 천재, 악마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소공작의 능력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자크라면 렘므 군이 보는 순간 그를 알아보고 긴장이나 위험에 사로잡혔어야 합니다. 원작에서 그렇게까지 치고 박은 상대를 모르는 것 자체가 이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랑켄이라면 '여관에서 주인과 치고박을 성격' 이 아닙니다. 랑켄은 다른 사람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자신의 길을 소신껏 밀고나가는, 쿨한 성격이었습니다.
랑켄은 에피소드 1에서 이런 대사를 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이 문의 잠금쇠가 작용하는 방식은, 전에 말했던 바와 같이 마나의 수축과 팽창, 확장을 교묘하게 조작해 문 자체를 고정하는 것이므로 나는 일시적으로 마나의 밀도를 급격히 낮추는 효과를 연출하여 해법을 찾았던 것일세.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마나를 이용한 잠금쇠를 해제한 것일 뿐 물리적 접합 고리에는 타격이 가해지지 않았음으로.....
읽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게 만드는 캐릭터가 랑켄이라는 캐릭터였는데....


이렇게 어쩌고저쩌고 식으로 대사를 넘길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이 캐릭터가 지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가장 현명한 장치는 그에 맞는 행동과 대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챕터5만 보면 랑켄은 무능력한 연구자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전 에피소드를 철저하게 읽어봤다면 적어도 이런 미스는 없었어야 합니다.
시나리오 라이터 분이 앞으로는 좀 더 스토리에 심혈을 기울여줬으면 합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역량을 떠나서 '기본'을 좀 지켜줬으면 합니다.
첫댓글 예전 작가님이 그립네여 ㅠ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만...어째서 에피 2를 끝내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셨는지는 의문입니다.
비슷한 예로 예전 드래곤볼 같은 경우 이번에 컬러판으로 개정판이 나왔는데 당시 유행어 등을 싸그리 정리해줫죠. 물로 보지 마라 등등.
드래곤볼도 설정오류가 있긴 했지만 그건 매력적인 캐릭터로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캐릭터들을 잘 이용하지 않고 좋은 세계관을 이리 망쳐버리니 답답하네요.
진짜 챕터하다가 독수리오형제랑 후레쉬맨 나오는거 보고 순간 이건뭐지...했었음..2개월에 한번씩 챕터 안나와도 좋으니깐 제대로 만들어 줬으면ㅠㅜ
@[하이아칸]Amber。 시나리오 라이터 구할때 원작 몇번 읽고 오게 한다던데 읽고나서도 이 지경이라면 더 할말이 없습니다.
어느 게임에서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이런 대사도 있었죠
부가설명을 하자면 원래 후레쉬맨이니 독수리오형제니 하는 비유는 작중 시대를 고려하면 쓰는게 위화감느껴져요. 스토리텔링을 몇번 하신분들은 알겠지만 원래 패러디가 양날의 칼이에요. 쓰는거자체가 굉장히 신중해야해요; 자칫하면 미지칭님 말처럼 서술자의 목소리가 직접나오면 정말 글쓰는 본인이 기법적으로 특출나지않으면 흡입력을 깨버리거든요. 무엇보다 분위기가 갑자기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패러디는 진짜 신중해야해요...;
저는 챕터5 하다가 화나서 도중에 꺼서 저기까진 진행안했는데.. 끄길 잘했단생각이드네요.
보상은 받아야되니 esc신공 이용하시길 크
공감합니다
넥슨 회장 손자가 스토리씀
하하...농담같이 안들리는게 무섭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번 시나리오 라이터가 발전하길 바랄 뿐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야로만 하다보니 그쪽 파트는 몰랐네요. 이번 경우는 실수라기보단 너무 고의성이 다분하더군요.ㅠ
지나파 작전지휘소 탁자에 펼쳐논 지도도 현실세계지도임ㅋㅋ
랑켄 통신기에 우와우와 하던 애들이 신전에선 전기에너지가 편리하더라고하고..
헉 ㅋㅋ아니 이건 주의깊게 못봤는데 엄청나군요 그게 세계지도 였다니 렘므군은 이계에서 온건가? 크...
아르미드 대륙밖에 없는게 지금 테일즈위버인데 어디서 세계지도가 -_-;
멋진 분석입니다.
공감합니다....개인적으로 이번챕터에서 제일 실망했던 부분은 이솔렛이 이 대사할때에요...ㅠㅠ(공통캐릭터 대사 아닙니다)
지나파가 시벨린 베르나르로 알아챈것도 좀...여동생도 확신은 못하고 에피1부터 지금까지 의심만 하는데 7년하고도 +n년전 실버스컬 때 딱 한번만 본 공주님이 눈치를 채다뇨....ㅠㅠ 여러가지 더있지만 각설하고..저만 이상하다고 여긴게 아니었네요.TㅁT
아니 이솔렛이 저런 대사를 ㅠㅠ
헐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음 챕터에 정신 차리는지 좀 봐야겠네요. 하아;
룬아3부대신 텔즈챕터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 ㅡ.ㅡ 저도 챕터에 항의걸고싶은게 한두개가 아니라 ㅋㅋㅋ 정말 공감합니다 세계관이라도 제대로 이해해주고 써주셨으면
항의문의하면 한달동안 답변없을듯...고객센터는 무의미합니다.ㅠ
룬의아이들이랑 거의 대부분이 다름
보리스 챕터 시작할때부터...
분명 겨울대장장이가 윈터러에 따로 봉인은 안해놓는다 했는데
챕터 초반에 보면 윈터러의 봉인이 풀린건가? 하는 대사가 있음
원작소설 안봤다는 소리
보리스 챕터 역시 제가 안해봐서...크.
저도 원작에서 그렇게 봤던 것 같네요. 스노우가드와의 연결을 끊고 검을 다시 제련하면서 윈터러에 별다른 봉인을 안한다고 했던 것 같네요.
읽고 까먹은건지, 자세히 안본건지 참...한숨나오네요.
동감.. 7권에서 보실수있습니다
에피소드1때 좋았다가 2가면서 이상해지다 3때는 망~~~~!!!!!!
3은 조금은 더 두고보겠습니다. 이렇게 까이고도 다음챕터에서 발전이 없으면 그땐 포기해야겠지요.
예전 챕터할땐 캐릭터별 말투가 있는데 새챕터에는 다 똑같아서 별로에요
공감합니다. 캐릭터 성격이 분명했는데 이번에는 세분화시키지 못한거 같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도...챕터에 희망을 가지고 esc는 누르지 않습니다.
유저의 소리 같은 걸 본다면 좀 반성을 하겠지요. 변화하길 바랄 뿐입니다. 조슈아에 대한 설정은 너무 많이 붕괴가 되서 어디부터 건드려야 될지 감이 안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