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검을 준비할게 없다던 지난주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12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특검의 칼날이 재계를 향할 줄은 알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내부에서도 언제든지 수사의 방향이 바뀔수도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식으로 터질지 모르니 답답하다"면서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특검팀 수사가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존까지는 70억원 추가지원 결정은 고 이인원 부회장이 내린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특검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지면서 후속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서는 이미 여러차례 검찰 조사에서 응했던 신동빈 회장이 또 다시 특검에 불려나간다고 하더라도 대가성 여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달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70억 추가지원 결정에 대해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돌아가신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해 해당 부서에서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모르쇠' 전략이 특검 수사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수사 추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대응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르· K스포츠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한 롯데에 뇌물죄가 성립될 경우 신 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국민사과를 통해 '투명경영'과 '질적성장'을 대대적 그룹 쇄신안의 핵심 중장기 과제로 발표했지만, 모멘텀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호텔롯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 회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상장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기 임원인사와 사업계획 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설 이전에 발표하겠다던 정기 임원인사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