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오네... 유백색 봄이 연푸름으로 비뀔지 몰라.
아쉼 남지만 ,,,,,
훔~~훔~`
경숙이가 틈틈이 쓴 글 보내마~~ 부끄럽지만, 감상해 주세예~~
모두 행복하세요.
무아지경無我之境
지장제地藏祭 천도기도에 든
화엄사華嚴寺, 구례마을
함박웃음 꽃비 사이로
오가는 인파
섬진강 가득 차
흘러내리는 승무僧舞
말 없이 구르던 돌들이 모여
어디선가 탑을 쌓겠지
Golden Hour
풍경
*
장터 막걸리사발
단숨에 들이켜고
뻘겋게 달아오른 노을,
늦도록 엿장수 품바타령에 취해
어깨 들썩이고 있으면
시장 골목 밖 외딴 곳에
혼자 발 구르며
바삐 서성이고 있는 어둠
시주 나왔던 노승
거하게나 취해
바랑 집어 내던지고
쌓인 회포 풀어내려
도포자락에 담아 너풀거리면
하루 말미의 어깨를 붙들고
자기 설움에 울먹이는
밤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섬진강
Sun rays
어머니
*
기차에 실어 떠나보내며
손에 쥐어주시던
지전紙錢 몇 장
목 메인 귀띔
웃음 헤프면 얼치기 취급 받는다
이르시던
엄나무 가시 같던 눈매
부침이 한 소쿠리 해놓고
기다리시던 서성임
여전하실까
치자 물들인
모시한복 벽장 앞에
아직도 걸려 있을 텐데
주름 가득 진 어머니 손
이마에 대고
어디를 보고 계실까
오월, 오늘 어버이 날
유난히 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
Sambre Valley
봄 2
*
화마火魔 지나간
문수사
동백
불길에
발 구르며 가슴 조이다
차라리 떨어져
아픔 이긴
꽃 봉오리
애태움
까칠한 가지에
새 한 마리 찾아와 울고 있는데
환생한 듯
피어 있는 오색 연등燃燈
Pastoral Symphony
무욕의 길목
*
숲을 지나
다시 숲속에 든
봉선사
비에 젖어있다
범종소리 경내를 덮고
저녁어스름
법당 천리향 은은히 퍼지면
면면히 이어오던 법등法燈
단청 올리지 않은 운하당의
손때 묻은 문고리
댓돌에 놓였던
흰 고무신
어는 별의 곁 지나며
사원 경내를 눈에 그릴까
머잖아 삭풍을 알몸으로 견딜 나무들
빗장 걸린 마음의 문 열려
일주문 슬며시 당기고 서 있다
Harmony
선禪
*
종종걸음 인파 속
쪼그리고 앉은 노파
제기동 약령시장 3번 출구
관절마다 엉긴 채
빛바랜 눈망울
너로 하여
삶의 곳곳에 피어난 꽃들,
그러나 이제 그만
동여맨 젖가슴
머잕아 바람에 실려
환생하는 날
마음만은 햇살 한줌으로 내려와
눈부심으로 사방 밝히며
다시 빛나리
첫댓글 좋은글 잘감상했고,특히 어머니... 가슴에 와닿네. 우리를 영원히 기다려주지않을 어머니. 엄마보러 여름에 물건너 다녀와야겠다. 건강하기를...,
친구의 글 잘 감상했어 우리 친구들 글들을 정말 잘쓰네...
좋은글 마음에 새기려 몇번씩 읽었다~ 경숙인 책을 한권 내도 되겠다~
광능내 봉선사 12년을 오갔네 ~~~가슴찡
경숙이 시집 냈는감? ... 아님, 시집 내줘야 하는거 아녀? 아유` 코가 찡~해지네. 물기가 가득 올라온다.
경숙아~~詩集 내야겠다~~詩를 쓴다는것이 자기와의 싸움의 결실인것 같더라.언어를 압축하고 다듬어서 內面릉 전달할려니...존경스려워~~
글이 순수하고 참 절절하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줘. 고마워!
경숙이의 점잖은 자태가 글에서도 그냥 느껴지네. 가까이에 시인이 있는줄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