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궂은 날도 있습니다. 화창한 날도 있습니다. 폭염에 찌는 날도 있습니다. 요즘 처럼 시원한 기운이 있는 날도 있습니다. 황량한 날도 있고 화사한 날도 있습니다.
어느 날에는 불편하고 찌뿌둥할 때 있습니다. 어느 날은 편하고 좋은 날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날입니까? 내 몸의 상태를 알고 또 그것에 새로 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육, 육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허물과 부족, 한계와 미약함, 감정의 높낮이, 나태함과 게으름, 무절제와 허욕, 악습과 죄까지 있습니다. 어쩔수 없이 그것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어느 새 내 앞에 가까이 와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육을 가진 인간, 그 너울 속에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육의 너울 속에서 살 순 없습니다. 인간이 그 너울 속에 살다보면 금수보다 못한 늪에 빠져서 비참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육을 가진 인간, 영의 인간으로 동시에 살아가야 합니다. 육신은 영혼을 담습니다. 오늘도 육의 인간은 영혼을 담는 영의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허물과 부족함을 아십시오. 한계와 미약함을 알아야 합니다. 감정의 굴곡 속에서 쉽게 평강의 삶이 흔들리고, 잠시 지나가면 금방 나태하고 게으른 인간, 무절제와 허욕을 갖는 인간, 아직까지 그 악습을 떨쳐 버리지 못한 '나' 그 인간을 알아야 합니다.
육의 인간으로 살아가고, 영의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 인간. 인간의 무력과 무지에의 무엇인가 결국은 할 수 없음을 아는 인간?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아! 인간이 어찌 그 영혼의 고귀함과 고귀와 찬란함에 올곧이 살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그분께 드리는 '기도'외에 다른 것이 없음을 압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모든 것을 내어드리고 모든 것을 봉헌하는 겸손과 비천함이 요구됩니다. 사실 용서도 그분께서 내리시는 것. 그분께 희망을 두는 이에게 전달되는 것. 그분의 은총에 모든 것을 내어드리는 그 믿음에서 이루어집니다.
오늘 내가 기도를 시작하고 그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면, 이미 나는 그 용서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내가 주님의 은총에 모든 것을 내어드리고 그 믿음으로 그 겸손과 비천함을 드리고 있다면 나는 그분과 화해하며 그분의 용서의 경지에 들어 갔습니다. 주님 그분에 다가오고 그분의 은총과 그 믿음에 무릎을 꿇는 자. 그가 용서를 받습니다. 그는 자신을 용서하고 그리고 형제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주님, 제 허물을 알게 하소서. 약한 감정과 그 허욕을 알게 하소서. 그 나태함과 게으름의 지경에서 쉽게 굴복하는 저를 알게 하소서. 용서 받음을 통하여 제 영혼의 찬란함과 그 복을 알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