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이란?

와신상담 합려는 월나라와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가 파상풍으로 악화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임종 때 그는 태자 부차를 불러, "너는 구천이 네 아버지를 죽인 일을 잊어서는 안된다. 꼭 원수를 갚아다오." 라고 유언하였다. 그러자 부차가 다짐했다. "불초차,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3년 안에 반드시 복수해 드리겠습니다." 이후 부차는 복수를 다짐하면서 잠도 장작개비 위에서 자고 몸이 쑤실 때마다 아버지 합려의 죽음을 생각하였다. 또한 사람을 문 앞에세워 두고, 자기가 드나들 때마다 "부차야, 넌 네 아버지의 복수를 잊지 않고 있느냐?" 하고 말하도록 시켰다. 그때마다 부차는, "제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하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군사력 강화에 모든 힘을 기울였다. 부차가 왕이 된 지 2년 되던 해, 구천은 오나라가 복수를 위해 군사 훈련에 힘쏟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제 공격을 하려 했다. 그러자 대신 범여가 말렸다. "싸움이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며, 무기는 상서롭지 못한 도구입니다. 그런데도 싸움을 즐겨 항상 싸우는 일에 몰두한다면, 결코 이롭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천은, "이미 결심한 일이다." 하면서 출동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오나라 왕 부차는 구천의 생각을 미리 감지하고 정예부대를 요소 요소에 배치시켜, 월나라 군대가 들어오자 단숨에 습격하여 큰 승리를 거뒀다. 대패한 구천은 남은 군사 5천 명을 이끌고 회계산으로 도망쳤으나, 부차는 군대를 풀어 회계산을 완전히 포위하였다. 구천은 범여에게 말했다. "그대의 말을 듣지 않아 이 지경이 되었소. 이제 무슨 방법이 없겠소?" "하늘에 따르면 충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사람에 따르면 위기를 넘길 수 있으며, 땅에 따르면 절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오나라 왕에게 예물을 바치고, 대왕께서 손수 자기 몸을 맡겨 항복하는 수 밖에 없을 듯하옵니다." 구천은 대부 종을 사절로 보내 오왕 부차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말했다. "불충한 신하 구천을 대신하여 불초 소신이 여쭈옵니다. 원하옵건대 하인으로 삼아 주십시오." 참으로 굴욕적인 항복이었다. 부차는 이를 받아들이려 했다. 그러나 곁에 있던 오자서가 반대하고 나섰다. "지금이야말로 하늘이 월나라를 오나라에 주신 절호의 기회입니다. 구천을 죽여 없애고 월나라를 완전히 멸망시켜야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큰 화를 당하게 됩니다." 대부 종은 돌아가 구천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그러자 구천이 탄식하였다. "그렇다면 처자를 죽이고, 종묘의 모든 제사용품을 태워 버린 다음 모두 죽을 각오를 하고 끝까지 싸우자." 그러나 대부 종이 말렸다. "오나라 태자 백비는 욕심이 많은 자이므로 뇌물로 구워 삶으면 아마 힘을 써 줄 것입니다. 다시 한번만 저를 보내 주십시오." 구천은 다시 대부 종을 오나라로 몰래 보내 미녀와 재물을 백비에게 바쳤다. 백비는 부차를 만나게 해 주었다. "구천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면 월나라 보물들을 모두 바치겠습니다. 하지만 용서해 주지 않는다면 구천은 자기 처자를 죽이고 보물을 모두 불살라 버린 다음,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대왕의 군사도 상당한 피해를 면키는 어려울 것입니다." 백비도 곁에서 거들었다. "전에 월왕은 신하가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용서해 주신다면 우리 나라에 이익이 될 것입니다." 부차가 그 말에 따르려 하자, 오자서가 또다시 강력히 반대하였다. "지금 구천을 없애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것입니다. 구천은 현명하며 그 밑에 대부 종이나 범여와 같은 뛰어난 신하가 있습니다. 살려 준다면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러나 부차는 오자서의 의견을 묵살한 채, 포위망을 풀고 군사를 철수시켰다. 구천은 이렇게 하여 살아났지만 크게 낙담하였다. "아! 나도 이제 끝장이구나!" 그러나 대부 종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문왕도 한때 유폐된 적이 있었고, 진나라 문공과 제나라 환공도 고통스러운 망명 시절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왕자가 되고 패자의 자리에 올랐던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겪으시는 고통도 장차 큰 성공을 향한 시련일 뿐입니다." 구천은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 언제나 곁에 쓸개를 걸어 두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슬개의 쓴맛을 보면서, '회계산의 치욕을 잊지말자!' 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와신상담이란 이렇듯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이 복수를 위해 스스로 고통를 감내하며 다짐한 것을 가르킨다. 즉 부차가 장작개비 위에 자면서 복수를 다짐했고<와신>, 구천이 쓸개 맛을 보면서 뼈저린 치욕을 되살렸던 것<상담>을 일컫는 고사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