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 장 시작 전 생각: 밸런스 게임, 키움 한지영]
- 다우 +1.2%, S&P500 +1.2%, 나스닥 +1.2%
- 엔비디아 +3.5%, 테슬라 +2.6%, 애플 +0.04%, 오라클 -1.4%(시간외 +8%)
- 엔/달러 143.1엔, 미 10년물 3.70%, VIX 18.6pt(-9.1%)
1.
주말에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도, 미국도 블랙먼데이는 없었습니다.
금요일에 낙폭이 컸던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도주들도 반등에 성공했네요.
신제품 이벤트를 치른 애플은 장중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보합으로 끝났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 유닛이 완전체가 아닌 베타 버전이라는 점이 시장의 평을 엇갈리게 만들었네요.
물론 새로운것, 혁신은 없었다는 게 매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이보다는 아이폰 16 등 이번 신제품들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애플 제품 판매는 실물 소비와 직결된, 즉 탑다운으로 주식보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사안이기에, 국내외 IT 담당 애널리스트분들의 이야기를 저도 좀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2.
어제 미국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2.1%에서 2.5%로 상향되는 등 금요일 고용 발 침체 불안은 완화된 상태이기는 한데,
지금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지표 안 나옴 -> 침체 불안 -> 주가 하락 -> 다음날 지표 잘나옴 -> 침체 불안 완화 -> 주가 상승-> 그 다음날 지표가 혼재 -> 침체? 노 침체? 모르겠다 -> 변동성 확대”
식으로 무한 루프에 빠져있는 듯 합니다.
시장심리, 인간 군상으로 돌아가는 곳, 미인대회를 수시로 치르는 곳이 주식시장이긴 하지만, 요즘 시장은 참으로 어렵네요.
3.
8월 초부터 이러다 보니, 요즘에는 9월 FOMC가 죽음의 밸런스 게임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 A. 9월 FOMC, 25bp 인하 : "왜 25bp 밖에 안하지? 지금 경기가 냉각되고 있는데, 50bp를 해줘야 정상 아닌가 (증시 부정적)”
* B. 9월 FOMC, 50bp 인하: "첫 금리인하를 50bp으로 시작하는 거면, 뭔가 연준도 정책 대응이 늦었다는 것을 시인하는거 아니야?, 지금 진짜 경기 침체가 눈앞에 와있는 건가(증시 부정적)”
이런 식으로 말이죠
A, B 모두 미국 경기의 침체를 상정하고 제시된, 얼마나 덜 주가가 빠질지에 대한 밸런스 게임입니다.
하지만 침체 내러티브가 8월 초처럼 더 강화되지 않고 있는 오늘날의 시점에서는,
* C. 9월 FOMC, 25bp 인하 : “지표도 그렇게 침체까지는 안가는거 같은데, 이번 금리인하 타이밍이 나쁘지 않네, 내년까지도 금리를 계속 내려줄거 같은데 예방적인 인하 아닌가(증시 긍정적)”
이런 선택지도 추가하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C의 현실화는 9월 FOMC에서 점도표 및 경제전망, 기자회견에서 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설득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전 FOMC에 비해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더 띌 것으로 보이지만, 지나치게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띄었다가는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만큼, 미묘한 균형이 요구되는 FOMC가 될 듯 하네요.
4.
지금 국내 증시는 연휴 및 과세 불확실성 등으로 거래가 계속 말라붙은 상태이고, 외국인들도 최근 한국 비중을 줄이고 있는 등 수급상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긴 합니다.
그래도 어제 블랙먼데이 재현 없이 주가 회복력을 보여준 걸 보면, 지금은 어지간한 악재는 선반영하면서 싸진 상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미국 증시 반등, 침체 불안 완화 등 미국발 긍정적인 소식도 있고, 한국처럼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의 8월 수출(17%, 컨센 7%) 서프라이즈 소식도 있기 때문에, 한번 더 회복력을 보여줄 듯 합니다.
9월인데도 폭염이라고 합니다. 시장도 시장이지만, 날씨도 방심하면 안 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더위 조심하시고 컨디션 관리 잘하시면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키움 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