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일세. 잘들 지내고 있겠지 ...
한국이 한동안 30도를 오르내렸다고 들리네.
이제 입하를 지났으니 여름 행세를 하려는가 보구만...
여기는 요사이 평균 37~8도가 보통이고 예전 우리나라 삼한사온처럼
몇일은 40~1,2도를 웃돌기도 해. 三熱四火라고나 할까.
오늘 사무실에 있다 은행으로 상가로 잠깐 걸어다니며 일을 보고 들어왔는데
셔츠와 바지가 흠뻑 젖어서 들어오자마자 씻고 갈아 입었네.
마치 산행중에 땀 흘리는 것과 같으니 스카프를 사용하는 맛이 나는구만.
다행인 것은 이번 주 들어 가끔 비가 와서 먼지도 덜하고 지내기가 한결 나아진 편이야.
요새 주요 일과는 땅보러 다니는건데 하루에 3군데 이상은 못보겠더라고
다카 시내가 엄청 막히고 이동거리 때문에 힘들어.
처음에는 4~5 군데도 봤지만 힘만 들어서 이제는 장기전으로 가기 위해
1~2 군데로 끝내고 있어.
서민들이 사는 동네시장(비포장)
서민가옥의 풍경
오늘은 방국의 제2도시인 치타공에 출장 다녀온 이야기를 할까 하네.
한국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건축자재를 알아봐 달라고 해서
지난번에는 타일에 관해 시장조사를 하여 한국에서 사람들이 왔다 갔고
이번에는 판유리에 대해 알아보게 됐어.
방국에는 판유리 생산하는 큰 회사 가 2개 있고 그 외에 군소업체가 있는데
제일 큰 회사는 NASIR 이라는 곳이야.
이 회사는 본사가 다카에 있어 방문하여 상담도 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샘플을 주고 생산 가능성을 알려 달라고 했더니 약 10일 후에 메일이
왔는데 자기네는 생산불가라고.
그래서 두번째로 크다는 치타공의 PHP라는 유리회사를 찾아 가는게
주목적이었고, 부차적으로 대리석 가공공장과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코코넛 매트리스가 너무 편하여 알아본 결과 치타공에 매트리스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하여 두 곳을 추가로 스케쥴에 끼워 넣어 가게 되었네.
치타공까지의 거리는 220~230KM 정도지만 도로가 우리의 국도수준보다
못한데 그냥 포장만 해놓은 상태로 그래도 하이웨이라 부르고 있어..
문제는 그 편도1차 하이웨이로 사람도 걸어다니고 릭샤도 다니고 승용차
트럭,버스 온갖 탈것들이 다니는 판이니 서울-대전 정도의 거리를
5~6시간이 걸린다네.
아침 9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탓는데 버스가 생각보다 상당히 좋더라고.
벤츠와 볼보 버스가 있는데 우리의 우등버스처럼 S-CLASS라 한다네.
나는 벤츠버스를 타고 갔는데 우선 깔끔하게 제복을 입은 젊은
남자(!) 들이 슴무를 해서 안내방송도 하고 모포도 갖다주고
생수도 나눠주고 하네.
의자도 3열배치로 앞뒤도 넉넉해서 완전 눕다시피 제낄수 있어 편안하게 갔다네.
에어컨이 추울정도로 나오니 자연히 모포가 필요하더구먼.
특이한 것은 출발전에 캠코더로 승객을 일일이 촬영을 하더라고
테러나 그런 돌발사고에 대비해서 그러는 듯.
오후2시경에 도착하여 예약한 호텔에서 매트리스 공장 사람을 만나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공단에 있는 공장을 보게 되었지.
공정은 굉장히 단순하더군.
먼저 코코넛섬유를 선별하여 생고무액을 뿌리면서 성형기에 넣은 후
나온 것을 압축기에 걸어 압력을 주어 누른 후 두부 자르듯이 반듯하게 자르면 끝.
최종제품
성형기
코코넛 섬유
이번에 한국에 갈때 샘플을 가져 갈려고 벽돌 크기만 한 것을 가져왔네.
좋은 점은 100% 천연재료로 화학처리 없이 만들어 아토피나 알러지가 있는
사람도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적당한 쿠션과 단단함으로
자고나면 아침에 허리가 굉장히 편하다는 것일세.
내가 잠버릇이 안 좋아서 한국에 있을때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한다고
허리를 움직이면 우둑둑하고 소리가 날 정도인데 여기서는 그런것을 전혀
못느끼고 있네.
사무실에 들러 가격 조건등을 상담한 후 대리석 공장이 같은 공단내에
있다하여 염치불구하고 차로 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해 주어
같이 이동하여 대리석 공장을 보게 되었네.
위에서 부터 최종제품,연마기,절단기,원석
이곳은 방국에서 최초로 대리석 아이템을 시작한 곳으로 이태리,스페인,브라질
등에서 직수입하여 가공판매 한다고 해. 사실 이곳은 그냥 구경삼아 가게 되었어.
지난 번에 타일 때문에 접촉했던 회사인데 치타공을 간다니까 자기네 공장을
꼭 들러달라 해서 간 것이지. 여기서 대리석이 나온다면 모를까 수입해서
파는 곳이라 건성으로 통과.. 호텔로 돌아가서 씻고는 같은 건물에 있는
다카은행 치타공 지점장과 만나 저녁식사. 이 양반은 지난 번에 얘기한
이곳의 햄친구한테 내가 출장간다니까 호텔과 이 사람을 소개 해줘서
만나게 된건데 여러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더군. 룸으로 돌아와서 일과 끝.
오늘은 공장투어의 메인이벤트인 판유리 공장을 방문 하는 날.
점심식사후 로비에서 PHP의 수출담당을 만나 차로 약 40분을 이동하여 공장으로 갔는데
규모가 엄청 나더구먼 따져보니 한국평수로 약2만평 정도.
치타공의 공단내에 있지 않고 뚝 떨어져 있는 이유를 알겠더군.
일단은 공장장을 만나 한국에서 온 샘플을 보여주며 생산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배석한 엔지니어가 자신있게 가능하다고 하길래 속으로 어찌나 반가웠는지...
겉으로는 안 그런척 하며 제일 큰 회사인 나실에서 못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물었더니 공장의 생산라인을 최근에 중국에서 들여왔다고 하더라고..
아직도 중국엔지니어가 상주하고 있고 ISO인증도 신청했다며 시설을 보여주겠다
해서 따라 나섰네. 공장 건물이야 어디서나 보는 건물이고 그 중의 하나가
발전시설인데 용량이 총10 MW라고 하기에 깜짝 놀랐네.
설명을 들어보니 가스 발전기 두대가 교대로 2MW를 생산하고 가스가 끊길 때를
대비해서 백업용 디젤 발전기 2MW 짜리가 3대가 있다고 해.
가스값이 싸니까 상용전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원가가 싸게 먹힌다고..
핵심시설인 용융로와 판유리 제조 라인을 봤는데 엄청 크더라고. 생산캐퍼를
얘기해 주는데 잊어버렸네. 더워서 얼른 나오고 싶은데 뭔 설명이 긴지...
다시 사무실에 가서 차를 마시는 중에 사장이 들어와는데 한 30대 중반~ 40초?
하여간 굉장히 젊더라고, 알고 보니 PHP그룸회장의 2세인데 이곳을 맡고 있더구먼.
얘기를 들어보니 대우 쪽과 사업을 추진한 듯 그 쪽 도움으로 방국에서 유일하게
포스코의 철강을 직접 공급받고 있다고 하네. 그러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영중이는 잘 알겠지)
김우중씨도 온 적이 있었는데 자기 집에서 묵었다고 하더라고.
한국도 2번 갔었는데 엄청 깨끗해서 놀랐다고. 하긴 여기있다 서울가면
우리가 서울있다 더 발전된 나라 가서 본 것과 같이 느끼겠지
위에서 부터 공장일부,용융로와 라인,완제품 창고
하여튼 얘기를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있는데 프론트에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패키지가 도착했다고 하네.
샘플은 다카로 보내라고 했는데 전달이 안됐나? 하고 룸에서 받아보니
웬걸 대리석 공장에서 온갖 종류별로 손바닥만한 크기로 잘라 보냈네그려.
보내달라고 한 기억이 없는데 생각해 보니 같이 갔던 매트리스 공장친구가
얘기한 듯 싶어.
우씨~ 세어보니 한 30가지는 되는데 도저히 들고 갈 엄두가 안나서(사실
가져가 보았자 쓸모도 없고) 침대밑 바닥에 좍 깔아 놓았어.
그 덕분인지 담날 아침에 몸이 가벼운듯 ..(기분학상 별이 다섯개 대리석돌침대)
호텔에서 주는 아침으로 대충 때우고 다카로 귀환.
항구도시인 치타공까지 가서 배 한척 못보고 돌아왔는데
대신에 바다는 아니지만 강에 있는 배는 보여줄게.
2월에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다카에서 사오십분 거리의 자무나강에
있는 조선소였어. 요즈음 세계적인 불황으로 화물의 물동량이 줄어
조선수주량이 많이 줄었다는데, 이곳은 별로 영향을 안받고
저임을 무기로 저가의 중소형선박의 생산과 수리를 주로 하고 있어.
수리중인 배들
이배는 수리중인 배가 아닐세. 확장? 증설? 하여튼 기존배의 허리를
잘라서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기막히지 않나?
들린 곳은 2000톤급이 건조 최대 캐파라고 하는데 실제로 2000톤급 배를 보니 엄청 크더군.
조선강국인 중국, 한국, 싱가포르, 일본 들은
몇 만톤급 대형선박이 아니면 채산성이 없으니 자연히 소형선박의 물량은
이곳으로 흘러 오는가봐.방국의 조선산업은 올해들어 2월까지 유럽의 독일,덴마크 등지로 부터
40여 척 약 6억 달러 상당의 주문을 받은 상태라고 하네.
ps. 치타공과 관련된 황당한? 이야기
치타공의 수출공단인 까나뿔리 export processing zone이 포화상태라
제2공단 자리에 14개의 외국 투자업체가 작년부터 임대료를 지불하며
공장을 건설중이거나 투자신고 중이었는데 방국 정부에서 건설중단과 철수를 지시했어.
이유인 즉 현 부지의 원 소유자인 정부 식품부에서 현 상황의 필요성에 의해
원래 용도인 식품집하 및 저장소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
추진부서인 산업부는 인프라 구축에 한국돈으로 약7억을 기집행 했으며,
50억을 추가로 들여 개발작업이 계속되는 상태라 대지 반환이 불가능한 상태,
다른 곳에 대체 식품저장소 건립 및 대지 보상비용으로 정부예산을 책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투자업체는 대만,중국,인도 등인데 한국업체도 2개사가 포함되어 있네.
투자자들은 정부에 기존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고 각 관련기관에
항의서를 보냈으며 수상과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반응이 없어 방국 정부를 상대로
1억불 상당 손해 배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
지금 한국이라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한국에서도 보던 칸나, 반가워서 한컷..
길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잭프루트, 수박보다 더 큰 것들이 달려 있는데
껍질은 도깨비 방망이 같이 생겼어. 아직 안먹어 봤는데 맛있다고 해
지난번에 얘기한 칼, 바닥에 닿은 부분을 발로 누른후 양손으로 재료를
잡고 칼날에 밀어 자른다네.
잘들 지내시게나 ...
첫댓글 기현아! 황마? 황마는 ?
동일아 계속 알아보고 있으니 걱정마라. 현재까지는 샘플같은 질감을 내는 것은 못봤다. 그쪽 계통사람 만날때마다 알아봐달라고 샘플을 뿌려 놓았고 담주에는 그 방면에 오랜 경험이 있는 회사 사장하고 직접 만나기로 했으니 결과가 나올듯 하다. 그나저나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다음시스템의 문제로 안올려지네. 나중에 다시....
바쁘게 그리고 열심히 사는구먼~추진하는 모든일 좋은 열매 맺길...
다음에 조선소에 가거든 자재를 공급할 수 있으니 Maker List 를 보여달라고 해봐. 배를 발주할때 조선소와 선주가 이 부품은 꼭 일제나 한국제를 써라, 저건 중국산을 써도 좋다....하고 합의한 내용을 정리한 List가 있거든. 그러면 내가 한국에서 나오는 조선기자재 업체를 연결시켜 줄께. 내가 선박용케이블, 램프 같은거 이 동네 독점권을 몇개 가지구 있다. 2천톤급이면 대략 전기쪽만 10만불 이상은 팔게 있을거구, 철자재나 동력부분 까지 조금만 손댈 수 있으면 대당 쉽게 백만불은 넘을걸?
기다리던소식보게되니무진장반갑구먼.....참말로바쁘게지내고있구만/?하는일잘돼길늘기도함세.......더운데몸건강하고.....
타국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이 글 속에서 보입니다. 기현이 글 반갑게 잘 읽고 방글라데시의 냄새를 조금이나마 맡는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는 모든 일들이 형통하시길 빕니다.
이제서야 차분히 읽었네.. 6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