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소개
이해인, 이금희, 유성호, 남궁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生의 사유를 빛내는 명사들의 강력 추천!
“당신은 어떤 인생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월스트리트 저널 유일의 부고 전문기자가 초대하는 ‘부고의 세계’
『월스트리트 저널』에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부고 기사만을 전담해서 쓰는 ‘부고 전문기자’가 있다. 지난 7년간 800여 명의 부고를 써온 제임스 R. 해거티(James R. Hagerty)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쓴 부고 기사의 주인은 꼭 대중의 사랑을 받은 유명인만은 아니다. 유명했어야 하는 사람, 악명 높은 사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의 부고 기사는 그저 건조하게 사망 소식을 고지하는 간략한 부고와 달리, 삶의 굴곡진 여정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인생극장에 가깝다. 이따금 유머와 교훈까지 포함하는 인생 이야기는 읽는 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비추어보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음미하게끔 만든다.
부고 전문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의 스페셜리스트가 쓴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원제: YOURS TRULY)는 내 부고를 쓰는 법에서부터 시작하여 삶을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 아버지의 부고를 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부고의 짧은 역사, 더 널리 알려졌어야 하는 작은 영웅들의 인생 이야기 등을 소개하며 독자들을 다양한 매력이 담긴 ‘부고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책을 읽고 부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나는 인생을 어떤 이야기로 완성하고 싶은지’,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저자 소개
제임스 R. 해거티
40년 넘는 세월 동안 [월스트리트 저널]을 꾸준하게 지키면서 기자, 편집자로 일해왔다. 〈자신의 부고를 쓰는 어느 부고 작가(An Obituary Writer Writes One for Himself)〉라는 기사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1956년 미국 노스다코타주 출생. 노스다코타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언론학을 전공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일하면서 홍콩, 파리, 런던, 브뤼셀 등 아시아와 유럽 지국을 무대로 활약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편집국장, [월스트리트 저널] 런던 지국장을 지내며 관리직에 올랐으나 기자 생활에 대한 동경을 끝내 단념하지 못하고 ‘부고 전문기자’라는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풀타임 부고 기자로서 매일 2시간씩 전 세계의 사망 기사를 찾아 읽으며 누군가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는 글
PART 1 기억되고 싶다면 이야기를 남겨라
01 누구도 나보다 내 부고를 잘 쓸 순 없다
02 부고는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것일까?
03 당신의 인생을 벽화로 그려본다면
04 중요한 것은 수상 목록의 길이가 아니다
05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인생 이야기의 좋은 예
06 질문하기: 무엇이 당신을 웃게 하나요?
07 인터뷰하기: 조금만 더 얘기해 주세요
08 구술하기: 녹음 버튼을 누르고 말을 시작하면 끝
PART 2 누구나 책 한 권만큼의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09 부고마저 재미없다면 죽는 데 무슨 낙이 있을까
10 어머니 말씀이라도 팩트 체크는 꼭 해볼 것
11 주고받은 편지는 훌륭한 삶의 기록이 된다
12 완벽한 도입부를 마냥 기다리지 마라
13 사망할 것인가? 돌아가실 것인가? 세상을 떠날 것인가?
PART 3 나는 이렇게 내 부고를 쓰고 있다
14 아버지의 부고는 실패했지만
15 신문 1면을 장식한 나의 특별한 어머니 이야기
16 어느 저널리스트의 마지막 글쓰기 수업
17 나는 이렇게 내 부고를 쓰고 있다
18 영감을 자극하는 최고의 회고록들
19 나의 첫 번째 부고
20 살아 있는 내내 기록할 것
PART 4 좋은 부고, 나쁜 부고, 이상한 부고
21 작은 영웅들의 부고
22 우리를 기억하게 하는 것들
23 바르탄 그레고리안의 방랑하는 삶
24 사랑이 꽃피는 가족의 진실
25 특별하지 않은 삶이란 없다
26 저널리스트가 자기 이야기를 쓸 때
27 일기로 역사가 된 남자
28 터무니없이 짧은 부고의 역사
나가는 글
감사의 글
📖 책 속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유언장 작성이나 다락방 청소처럼 성가신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어쩌면 즐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고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인쇄물과 온라인에 등장할 우리 삶의 요약본이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성적표에 가깝도록 모양새를 다듬을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좀 더 높게 잡아보자.
--- p.12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나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부고를 쓰는 기자로 알려져 있다. 내가 쓰는 부고 기사 대부분은 흥미롭고 주목받을 만한 삶을 살았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부고다. 독자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지만, 그의 이야기는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아직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당신의 인생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일 수 있다. 당신이 남긴 인생 이야기는 가족과 친구,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 p.15
음울한 사망 공고에서 보았던 지루하고 틀에 박힌 글이 곧 부고라고 여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부고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를 보존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부고=인생 이야기’라는 간단한 공식을 기억하자. 내 부고를 쓰면서는 이제껏 누누이 강조해 온 내용을 실천하고 있다. ‘쓸 수 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쓰자. 보나 마나 망칠 것이 뻔한 가족들에게 내 부고를 맡기지 말자.’
--- p.24
인생을 벽화로 그려본다면 어떨까. 그 벽화에서 어떤 패턴이나 의미를 찾으려면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봐야 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아무리 지루해 보일지라도 기본적인 세부 사항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아야 한다.
--- p.46
가족이라고 해서 나의 가장 재밌었던 추억까지 다 알고 있으리라고 넘겨짚지 않아야 한다. 종종 사람들에게 최근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에 얽힌 가장 재밌었던 추억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그러면 “아, 그런 일은 수없이 많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좋네요! 가장 재미있는 걸로 한두 가지만 이야기해 주세요.” 이 지점에서 많은 이가 입을 다문다.
--- p.52
배우자와 다정한 사이였다는 것을 독자들이 의심할 만한 심각한 위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굳이 그 사실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 가족에게 헌신한 일이나 자녀와 손주의 스포츠 행사에 참석한 일도 마찬가지다. 부고를 읽다 보면, 고인은 거의 항상 가족에게 헌신한 것으로 묘사되고 그에게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을 혐오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그들은 영원히 사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 사람들에 관한 부고는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p.57
내가 미니애폴리스에서 태어난 날은 1956년 7월의 무더위가 한창인 때였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어머니 말씀은 언제나 믿어야 하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야 한다. 《미니애폴리스 모닝 트리뷴》에 따르면 그날은 비가 왔고 최고 기온이 섭씨 17도였다.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 p.149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의 형태로 아주 짧게 소식을 전한다. 그중 가장 나은 것들을 보관하면 그 또한 인생 이야기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오래전에 자신이 쓴 편지나 가까운 이들에게서 받은 편지를 발견한다면 그 편지들을 뒤적이며 인생 이야기에 필요한 소재들을 발굴해 보자.
--- p.152
어떤 사람들은 그저 “세상을 떠났다”라고 사망 소식을 알린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영혼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영생을 얻었다”, “이 세상을 떠나 황금 거리를 걷는다”, “땅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하늘로 날아올라 천사가 되었다”라고 전하기도 한다. 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돌아가셨다, 승천하셨다, 쓰러졌다, 체크아웃했다, 숨이 넘어갔다, 밥숟가락을 놓았다’라고 할지 그냥 ‘세상을 떠났다’라고 할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이야기를 읽을 때쯤이면 다들 우리가 더 좋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 p.170
우리는 신문의 부고란에서 착하디착한 사람들을 만난다. 물론, 어떤 사람은 주변인들이 그의 악행을 입 다물어준 덕분에 선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 면에서 큰 결점을 갖고 있음에도 다른 면에서 진정한 영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일 내 부고가 나의 삶을 어느 정도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혹시라도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 인생 이야기를 고쳐 쓰면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을 때가 있다. 내 인생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
--- p.273
🖋 출판사 서평
“이 책을 읽는 내내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공부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_ 이해인(수녀)
“삶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야기가 남는다”
- ‘부고의 세계’를 거닐며 조우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들
소중한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안다. 상실 뒤에 누군가를 계속해서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우리가 ‘부고’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장례식장, 유가족, 발인날짜 정도를 적은 간략한 글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얼마간 정보를 전달할 수는 있어도, 그의 삶에 대해서, 그가 이 세상에 살았던 자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로 일하는 제임스 R. 해거티는 부고 기사에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삶의 이력을 요약하면서도 그 사람을, 그의 삶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이야깃거리를 풍성하게 담을 것. 이러한 원칙을 갖고 그가 쓰는 부고는 슬프면서도 감동적이고 흥미롭기까지 하다. 부고 전문기자로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꾹꾹 눌러 쓴 이 책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에는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부고의 세계’가 담겨 있다. 부고에 유머를 가미할 것,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라도 팩트 체크는 해볼 것, 화목한 가족을 애써 연기하지 말 것 등 통념에 대한 통렬한 전복이 함께한다.
저자가 그간 써온 인상적인 인생 이야기들도 책 속에 수록되어 있다. 문법 파괴에 맞서 아포스트로피 수호자로 활약한 존 리처즈, 69명의 아이를 키운 조이스 듀몬트, 침대에서 떨어진 뒤 하루아침에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오거스트 데로스 레예스, 생활을 위해 닥치는 대로 써서 375권의 책을 출간한 쳇 커닝햄 등 평범하지만 특별한 삶을 살다간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 인생에서도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라고 속삭인다. ‘당신의 인생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에 화답하여 ‘어떤 이야기로 내 인생을 완성할 것인가?’ 생각하다 보면 우리 삶도 원하는 모습에 더 가까워질지 모른다.
“나는 매일 부고를 씁니다”
- 800여 명의 부고 기사를 써온 부고 전문기자의 이야기
“나보다 부고 기사를 더 많이 읽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부고 전문기자로서 매일 1~2시간씩 전 세계의 사망 뉴스를 찾아보며 누군가의 부고를 작성하는 일을 한다. 그는 지난 7년간 800여 명의 부고 기사를 써왔는데, 취재하다 보면 유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작 고인의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놀라울 때가 많았다.
‘누구도 나보다 내 부고를 잘 쓸 순 없다.’ 오랜 취재 경험을 통해 이런 결론에 도달한 저자는 결국 자신의 부고를 직접 쓰기로 했다. 〈나는 이렇게 내 부고를 쓰고 있다〉(222쪽)라는 글에는 실제로 그가 작성 중인 자신의 부고 일부가 실려 있다. 중학교 체육 시간, 자전거 조립 아르바이트 등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노력했는가?’라는 심오한 질문부터 ‘자신의 사망일을 예측해서 적을까 말까’ 하는 아주 실질적인 문제까지를 두루 다룬다.
〈아버지의 부고는 실패했지만〉(174쪽)이라는 글도 인상적이다. 저자의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경황 중에 어머니가 아버지의 이력을 정리하여 간략한 부고를 썼지만, 지금 와서 보니 실패한 부고였던 것 같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면 아버지의 부고를 어떻게 쓸지 인생 여정을 돌아보는데, 삶의 이력과 디테일을 섞어 새롭게 쓴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준다.
“사망할 것인가? 돌아가실 것인가? 세상을 떠날 것인가?”
- 인생에 대한 태도를 반영하는 부고 쓰기의 흥미로운 이슈들
흔히 우리는 ‘에두르는 표현’을 써서 사망 소식을 전한다. ‘사망했다’라는 말을 꺼리고, ‘돌아가셨다’라는 완곡한 표현에도 멈칫한다. ‘하늘나라로 갔다, 하나님을 만났다, 새로운 모험을 떠났다’ 등 유독 죽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죽음을 경원시하는 세간의 완곡어법에 회의적인 저자는 자신의 부고에 자신이 ‘사망했다’라고 쓰겠다고 한다. ‘사망할 것인가? 돌아가실 것인가? 세상을 떠날 것인가?’ 죽음을 서술하는 동사로 무엇을 선택할지는 누군가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무엇을 부고에 포함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중시하는지를 반영한다. 부고가 고인의 고귀함과 관대함, 가족에 대한 헌신을 부풀리는 미사여구로 가득한 이유는 세간에서 그런 가치들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고 전문기자는 삶에 관한 의외의 진실을 짚고 넘어간다. 누군가가 우리를 애틋하게 기억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 별난 성격, 이상한 습관, 실패, 고집 등은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돋을새김하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저널리스트로서 보이는 엄격한 태도도 참고할 만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6주 과정을 수료했으면, 하버드 대학교 출신이라고 내세워서는 안 된다’라는 말처럼 이력을 과장하지 않으며, 자신이나 주변의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팩트 체크를 철저히 거쳐야 신뢰도 높은 인생 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엄정함을 두른 펜촉이 날카롭다. 죽음을 계기로 시작되는 인생 이야기 ‘부고’는 역설적으로 결국 삶을 향하며, 우리의 인생과 기억을 한층 풍요롭게 만든다. 내가 원하는 모습에 맞게 잘 살고 있는지 고민이라면, 혹은 사랑하는 이들을 더 잘 기억하고 싶다면 수많은 인생 이야기를 써온 부고 전문기자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