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자회견문]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전범기업 대상 2차 집단소송 제기 기자회견문, 참고자료 등(200114)

[문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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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광주전남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전범기업 대상 2차 집단소송 제기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돌려주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2018년 우리 대법원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일본기업에 배상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 등 해당 전범기업들은 대법원 판결 1년이 훌쩍 지나도록 판결 이행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더해 일본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해당 기업들이 배상에 나서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또한 적반하장으로 원고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인 강제집행을 비난하며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등 비이성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년여 간 한일 관계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주지하다시피 강제연행, 강제노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본질은 인권 문제이다. 한국 사법부뿐만 아니라 일본 사법부도 인정한 인권침해의 역사적 사실을 일본정부와 일본기업은 언제까지 발뺌할 것인가? 누차 말하지만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 역시 한일 양국 법원의 공통된 의견으로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기를 바란다.

일제강제동원 국외 동원 피해자는 105만여 명이다. 이들 중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지원위원회’에 신고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로 확인된 경우는 224,835건, 이 중 147,893건이 노무동원 피해자이며 광주전남지역 노무동원 피해자는 26,540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생존 피해자들은 거의 없고, 유족들조차 고령에 이르렀다. 이는 오늘 소송 원고 33명 중에서 피해 생존자가 겨우 2명에 불과하고, 남은 31명이 모두 유족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에 피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한 노력은 결코 한시도 미룰 수 없으며, 정당한 권리실현의 하나로써 2차 집단소송을 추진하게 되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피고기업이 명확하고, 피고기업 현존이 확인된 피해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4월 29일 제기한 1차 집단소송에 이어, 오늘 오전 6개 일본기업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피해자를 기준으로 보면 당시 동원되어 현지에서 사망한 경우가 7명이고, 강제동원으로 인한 부상과 후유장해를 입은 피해자들도 다수여서 이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피해자의 사망과 부상으로 인한 고통은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상처와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게 했으며, 그 아픔은 광복 75년에 이르도록 치유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지난날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이 저지른 반인륜적이고 반인도적인 불법행위가 다시 한 번 낱낱이 드러날 것이다. 과거를 반성하지 않은 채 한일 우호나 관계 개선은 어렵다.

지난 1월 6일 한일 소송 대리인단과 지원단체는 전체 피해자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방안으로 한일 공동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다. 일본정부와 전범기업들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가해 책임을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체 창설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돌려주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은 있을 수 없다. 우리들은 강제동원 사실인정, 사과,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역사 계승 등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2020년 1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참고자료]

1. 피해자 소개

○ 김상기 (金相基 1927~2015. 전남 순천 출생)

· 동원지 : 일본 효고현 고베시 가와사키차량주식회사(현 가와사키중공업)

. 동원기간 : 1945.02.~1945.08.

. 자료 : 당사자 작성 경위서

전쟁 막바지에 기관차와 전쟁무기를 제조하는 공장으로 강제동원되었다가 당시 군수공장에 대한 미군전투기의 집중 폭격으로 총탄이 빗발치고 머리를 스치는 경험으로 죽음의 공포를 겪어야 했다. 이는 강제노동의 고통과 함께 평생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었고, 그는 억울함을 풀고자 당시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가와사키차량주식회사의 주소 등을 경위서에 정확히 기록해놓았으며 죽어서라도 한을 풀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 윤재찬 (尹在燦 1917~2010. 전남 곡성 출생)

. 동원지 : 일본 후쿠오카현 미쓰비시광업

. 동원기간 : 1942.8월경~1945.12월경

철조망에 둘러싸인 탄광에서의 작업은 잠자는 시간을 빼고 계속되었으며, 식사라고는 주먹밥 형태의 작은 밥이 전부로 노예나 다름없었다. 반항하거나 도망치면 무지막지한 구타가 가해져 3년을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오직 살아서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견뎌왔다. 그러다가 갱도 내 운반 작업시 어둠 속에 구루마 추돌로 양다리 및 발목, 무릎 등의 부상을 입어 당시에 간단한 치료를 받았으나 완치되지 않아 흉터와 통증으로 평생 고생했다. 또 일본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귀를 자주 맞아 염증이 생겨 이후 큰소리만 겨우 듣는 난청을 겪었다. 말로는 월 150엔을 준다고 들었고, 이는 모두 우체국에 예치한다고 도장 1개를 파 주었으나 강제징용 세월 3년 동안 결국 단 한 푼의 노임도 받지 못하였다.

○ 이상업 (李相業 1928~2017. 전남 영암 출생)

. 동원지 : 일본 후쿠오카현 미쓰비시광업 가미야마다탄광(현 미쓰비시머티리얼)

. 동원기간 : 1943.11~1945.08.

. 자료 : 당사자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

고작 16세였던, 1943년 11월 후쿠오카현 미쓰비시광업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갔다. 지하 1천5백m 막장에서 하루 15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렸다. 어린 나이에 탄광 광부일은 너무 고되었고, 진폐증이 생겼다. 그는 결국 탈출을 결심하고,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세 번째 만에 탈출에 성공하여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왔다. 1993년 전남일보에서 주최한 일제강제징용수기에 당선되어 6개월간 전남일보에 연재되었다. 이는 2014년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로 출판되었다.

○ 정신영 (鄭信榮 1930~ 현재 생존. 전남 나주 출생)

. 동원지 : 일본 아이치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

. 동원기간 : 1944.05~1945.10

나주초등학교 졸업 후, 회사에서 사진을 들고 선전을 나와 중학교도 보내주고 목욕탕도 보내주고 밥도 잘 준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집안이 어려워져 중학교 다닐 엄두도 못 내다가 공부시켜준다고 해서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나주초등학교 선후배 25명과 함께 나주역, 여수항을 거쳐 나고야로 갔고,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서 비행기 부품 페인트칠과 알루미늄판을 나란히 배열하고 뒤집는 일 등을 하였다. 1944년 12월 7일, 도난카이대지진이 일어나 친구들이 6명 사망하였으며, 정신영도 소나무 밑으로 피신하면서 땅이 갈라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또 공장에 미군 폭격이 너무 심해서 몇 번이나 방공호로 대피했으며, 한 번은 폭탄 때문에 지붕에 불이 붙어서 끈 적도 있다. 해방 후 10월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 박기추 (朴基推 1910~1943 전남 영암 출생)

. 동원지 : 일본 홋카이도 홋카이도탄광기선 유바리광업소

. 동원기간 : 19○○~1943.4.26. 현지사망

. 자료: 조위장

동원 시기는 1942년경으로 추정되나 피해자의 사망으로 정확히 알 수 없다. 피해자 박기추는 일본 홋카이도탄광기선 유바리광업소로 동원되어 강제노동 중 사고로 현지에서 사망하였다. 유바리광업소보국회 홋카이도청장관 명의의 조위장을 보면, 유바리광업소 제2갱 제3구 중앙 5010에서 갱내 작업 중 붕괴사고로 1943년 4월 26일 사망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위 < 조위장 > 해석

유바리(석장)광업소 산업보국회

고 선촌기추(박기추)전

우측 사람은 산업전사로서 황민 근로의 진의를 마음에 새기고 직장에서 감투중 쇼와18년(1943년) 4월 26일 갱내 작업을 위해 순직함은 산업보국의 본분을 전부 다 한 것에 대해 타의 귀감이 되어 이에 본회 30만의 회원을 대표해 삼가 조의를 표한다.

쇼와18년(1943년) 4월 27일

홋카이도 산업보국회 회장
홋카이도청 장관 종4위 훈3등 판천추

2. 공포의 노예 노동, 홋카이도(북해도)탄광기선 (출처. 국민일보 2010.4.27)

북해도탄광기선(북탄)은 이름 그대로 홋카이도 탄전 일대를 장악했던 기업이다. 유바리 탄광을 필두로 헤이와, 호로나이, 소라치, 데시오 등 5곳에 대표적인 대형 광업소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 3만3000여명의 조선인 노무자를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홋카이도 전체 조선인 노무동원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1890년 유바리 탄광을 모태로 출발한 북탄은 채탄뿐만 아니라 철도 건설 사업도 함께 했다. 그래서 원래 이름은 북해도탄광철도였다. 1906년 일본 정부가 철도를 국유화하자 간선철도 약 200㎞를 국가에 매각한 뒤 이번에는 사명을 북해도탄광기선으로 바꾸었다. 실제 석탄 수송선을 소유하는 등 해운업에도 진출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북탄에 동원된 조선인 중에는 ‘북탄에 가면 기선과 관련된 기술도 배울 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은 경우도 있었다.

미쓰이 자본 계열에 속한 북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텔업(홋카이도 삿포로그랜드호텔), 방송업(삿포로 TV)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하지만 석탄 산업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1995년 회사갱생법 적용을 신청하며 사실상 도산했다.

[기자회견문] 최종-광주전남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2차 집단소송(200114).hwp

참고자료 -기자회견200114.hwp

2차소송현황(200114기자회견).xlsx

※ 참고로 오늘 소장 제출 손해배상청구액 총액은

 14억2천5백만2백원(1,425,000,2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