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물푸던 펌프가 생각난다.
대개는 샘물에 가서 동이로 물을 머리에 이고 오지만
점점 집집마다 지하수를 뚫고 펌프로 물을 퍼올린다.
물을 풀 때 어떻게 하는가?
우선 물을 한바가지 넣고 재빠르게 펌프질을 해댄다.
처음엔 물이 잘 올라오지 않다가 한바가지 떠넣은 물이
저 깊은 데에 까지 내려가서 누워있던 지하수를 손잡아 올린다.
처음 물은 빨갛게 녹슨 물이 올라오지만 점점 힘을 더하면서 맑은 지하수가 펑펑 올라온다.
이 때 처음 퍼넣은물한바지의 물이 바로 마중물이다.
엄청난 물을 퍼 올리기 위해 마중을 나간다는 뜻이다.
우리네 인생도 돌아보면 마중물같아 손잡아준 존재를 떠올리곤 한다.
우두커니 서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어느 한곳에 집중을 못할 때
내 등을 두드려 주며 힘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무조건 야단만 치지 않고 병주고 약주던 부모님-.
한 이불속에서 서로 아껴주던 형제
어릴 때 부터 방향을 잡아주며 칭찬해주던 선생님
교회나 종교의 힘이 오늘의 나를 있게한 마중물이 아닐까?
삶은 한 외길이다.
여름이 호수를 뛰어넘고 있다.
60평생을 혼자의 힘으로 버티었다고 큰소리 칠 사람은 없다.
산은 인간의 절망을 달래준다고 한다.
산이 성스런 부자가 되도록 마중물을 흠뻑 적시어 주기도 한다.
대꽃은 백년에 한번 피어난다고 한다.
벌써 수많은 꽃을 피운 우리네 인생
장마가 지고 영혼이 촉촉히 적시어지니
나의 손을 잡아 퍼올린 마중물이 생각난다.
그래-. 감사하자!! 아직도 감자처럼 뿔이 나 있지나 않은가!
쓰잘데 없는 오만의 극치는 모두 정리하고
진정 감사하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어야 겠다.
2010년 7월 2일 장마빗줄기를 바라보면서 德田 이응철
(춘천기계공고 교사)
출처: 신남초등학교 총동창회 원문보기 글쓴이: 이응철
첫댓글 마중물, 좋은 물이지요. 그게 없다면 어떻게 될 까요. 옷깃을 여밉니다.
고등학교시절 늦게 오면 마중 나와 길게 어둠속으로 목소리 보내주시던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마중물.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말.
들어도 들어도 또 듣고 싶지요. 누가 나의 마중물이며 이제 나는 누구의 마중물이 되어 물을 퍼올릴까요. 모든 지인들은 마중물들이십니다.
글 한 바가지로 수필을 한 편을 끌어 올리신 덕전님 참 감사합니다.
모처럼 내리는 장마(霖)에 느낌들이 줄을 서서 내게 채근합니다. 그것을 깨닫는 자신이 행복합니다.
첫댓글 마중물, 좋은 물이지요. 그게 없다면 어떻게 될 까요. 옷깃을 여밉니다.
고등학교시절 늦게 오면 마중 나와 길게 어둠속으로 목소리 보내주시던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마중물.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말.
들어도 들어도 또 듣고 싶지요. 누가 나의 마중물이며 이제 나는 누구의 마중물이 되어 물을 퍼올릴까요. 모든 지인들은 마중물들이십니다.
글 한 바가지로 수필을 한 편을 끌어 올리신 덕전님 참 감사합니다.
모처럼 내리는 장마(霖)에 느낌들이 줄을 서서 내게 채근합니다. 그것을 깨닫는 자신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