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이 제 할 일 못 하게 방해”… 세 가지 행동, 당장 멈춰라
김경림 기자
입력 2026/09/06 21:01
소금 뿌리는 사진. 짠맛을 내는 소금이 혈액 속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기도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액이 몸속을 돌아다녀도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한다면 소용없다. 혈액 속 적혈구는 산소를 나르고, 백혈구는 침입한 세균을 공격한다. 혈소판은 상처가 났을 때 지혈하는 역할을 맡는다. 혈액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셈인데, 일상 속 여러 행동 때문에 혈액이 제 할 일을 방해받는 경우가 있다.
▶음식 계속 짜게 먹기=짠맛을 내는 소금이 혈액 속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기도 한다. 혈액 속 백혈구 가운데 호중구는 세균이 침입했을 때 빠르게 출동해 세균을 삼키고 죽이는 면역세포다.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이 평소 식사에 소금 6g을 매일 추가해 일주일간 섭취하게 한 뒤, 이들의 혈액에서 분리한 호중구를 봤더니 섭취 전보다 세균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또한 혈중 글루코코르티코이드(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수치도 높아졌다. 즉, 혈액 속 면역세포가 있어도 세균 제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평소 국물, 찌개를 끝까지 마시거나 음식에 소스와 양념을 추가하는 걸 즐겼다면 줄이는 게 좋다.
▶오래 꼼짝 않고 앉기=다리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갈 때는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며 정맥을 눌러주는 펌핑 작용을 하는데, 오래 앉아 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 이 작용이 줄어든다. 이에 혈류가 느려지며, 혈액이 다리에 고이기 쉽다. 학술지 ‘혈전증 연구(Thrombosis Research)’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20~22세 남성 아홉 명이 두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을 때, 발 정맥에서 채취한 혈액 점도는 4.6에서 5.4mPa·s(밀리파스칼초·점도 단위)로 높아졌다. 혈류가 느려진다고 피 자체의 점도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혈액은 혈장 속에 적혈구, 혈소판 등이 떠 있는 액체다. 이에 흐름이 느린 환경에서는 적혈구가 서로 달라붙어 혈액이 더 뻑뻑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걷고, 어렵다면 앉은 상태에서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여 종아리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룻밤 꼬박 새기=혈액은 필요할 때 굳고, 평소에는 유연하게 흐르는 등 상황에 따라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밤샘을 자주 하면 이 균형이 망가져 혈액이 쉽게 굳는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학술지 ‘혈전과 혈전용해(Journal of Thrombosis and Thrombolysi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19~23세 남녀 열 명이 24시간 깨어 있었을 때 정상적으로 잠을 잔 뒤보다 ▲프로트롬빈시간(혈액이 굳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는 검사)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다른 응고 경로의 작동 시간을 보는 검사) ▲트롬빈시간(피브린이라는 혈전 그물이 만들어지는 시간을 보는 검사)이 모두 유의미하게 짧아졌다.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경우 혈액이 응고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 것이다. 즉,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일이 반복되면 혈액은 필요한 상황에서만 굳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가능하면 밤샘을 피하고 최소한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