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디지털 시대에 명예가 위태롭다.</p><p>훼손을 당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 탓이다.</p><p>말하는 대화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로 더 많이 대화를 하는 세상 같다.</p><p>메신저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명예휘손의 성립조건 가운데 하나인 公然性이 커질 수밖에 없다.</p><p>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p><p>메신저는 對面 대화와는 달리 내용이 보존되는 데다 손쉽게 내용이 보존되는 데다 손쉽게</p><p>내용이 복사.유포될 수 있는 약점을 갖기 때문이다.</p><p>명예의 주체는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자연인뿐만 아니라</p><p>법인, 집단 ,死者 등을 포함하고 있다.</p><p>반면 명예휘손을 저지를 개연성도 커졌다.</p><p>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p><p>단적인 예가 치어리더 A의 명예훼손 사건이다.</p><p>프로야구 선수 B가 여자친구였던 C에게 메신저로 'A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을 보냈다.</p><p>내용은 B의 의도 여부를 떠나 C를 통해 퍼져 나갔다.</p><p>법원은 B에게 벌금 700만원, C에게 진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p><p>법원은 '두 사람의 대화라 하더라도 전파성이 높다면 명예휘손에 해당한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인정했다.</p><p>최초 발언자와 유포자 모두 죗값을 치르게 된 것이다. </p><p>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사이버 뒷담화'가 초래한 비극이다.</p><p>연인이나 배우자와의 뒷담화마저 신경써야 할 판이다.</p><p>삭막하다.</p><p>'소문 전파자는 그 날조자와 마찬가지로 나쁘다'라는 말이 있다.</p><p>명예휘손에서 전파자의 책임을 따진 미국의 판례다.</p><p>허위 사실을 만든 이나 퍼뜨린 이의 犯意 차이는 있겠지만 처벌을 피할 수 없다.</p><p>게다가 단순복사.전달도 면책 대상이 아니다.</p><p>대화 내용은 메신저 서버 프로그램에 1주일가량 남아 있지만 수신과 발신 기록은 3개월 동안 저장된다.</p><p>더욱이 대화 내용이 삭제되더라도 복구할 수 있는 데다 주고받은 이도 확인할 수 있다.</p><p>전파성과 보존성이 디지털의 위력이다.</p><p>사이버 명예훼손죄는 2001년 7월 정보통신법에 신설됐다.</p><p>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달리 반의사불벌죄다.</p><p>즉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p><p>형량은 디지털의 시. 공간적 무제한성, 전파성, 신속성을 고려해 일반 명예훼손죄보다 엄하게 규정하고 있다.</p><p>허위 사실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p><p>그러나 실제 형량이 벌금쪽에 치우쳐 장화 필요성이 지적되는 실정이다.</p><p>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옥 사건이 1만 5043건으로 2014년 8880건에 비해 69.4%나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p><p>명예의 주체들이 메신저 등을 통한 명예훼손을 묵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의뢰한 까닭이다.</p><p>명예 보호는 헌법상 인격권에 근거를 둔 보장된 권리다.</p><p>디지털 시대에 존중되고 지키지 않는 한 명에는 위기일 수밖에 없다. 박홍기 논설위원</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