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에 비엔날레 주차장을 출발하는데 1시 반에 선교 아파트를 나선다.
바보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나의 도시락을 챙겨주고, 비엔날레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돌아간다.
난 주변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
처음이 불참해 정팀장이 논공휴게소까지 운전해 동양을 도와준다.
차는 5시 반쯤 날이 훤해져서야 풍기읍 김밥집에 도착한다.
된장을 푼 떡국이 짠데, 된장찌개를 먹는 이들은 더 짜다고 물을 몇컵 더 붓는다.
6시 30분에 구비구비 1차선의 숲길을 돌고돌아 고치령에 닿는다.
산령각이 보이고 누에고치를 닮은 돌을 세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숲은 상큼하다.
잠깐 오르다가 또 부드러운 평지길인 능선이다.
철쭉은 보이지 않는다. 이파리만 싱그럽다.
물푸레 떡갈 등의 나무 아래로 푸르른 풀밭이 보드랍고 가끔 분홍의 앵초가 유혹한다.
40분쯤 앞서가던 팀장께서 휴식을 취하고 서로 겉옷을 벗는다.
팀장은 몸에 예열을 하려면 너무 빨리 안 가는게 좋다고 한다.
이제 동양이 앞서는 걸음을 따르기 바쁘다.
처음의 매제가 영주인가에 살아 차를 가져다 주기로 했다 한다.
죽령에 도착해 차를 가지러 택시타는 시간만 한시간 반이고 비용도 7만원이 넘는다 한다.
그걸 처음의 매제가 힘들여 가져와 준다고 하니 동양은 여유가 있을 법도 하지만,
결코 짭은 길 아니라고 재촉을 한다.
두어시간 지나 잠깐 쉬며 소주를 마시자고 하는데 대간에 처음 참여한(지리 성중종주때 봄)
도롱테 박석근 님이 더덕을 캐 낸다.
반 못남은 나의 소주병에 동양이 잘라넣어 흔들어 먹으니 모두 향이 좋다고 한다.
나도 덩달아 좋다고 한다.
10시가 다 되어 국망봉 가는 길에 조망이 열리고 철쭉이 우거졌는데 꽃이 없다. 아쉽다.
비로봉 가는 능선의 목책 난간 아래엔 하얀 눈들이 섬처럼 남아 있다.
국망봉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양과 사진을 찍고 먼저 비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 정상석 앞엔 줄이 길다.
덤덤이님은 줄 사이 보이는데 우린 돌만 보이게 찍는다.
나중에 온 정팀장 등 일행을 찍어주고 부지런히 햇빛을 쫒아간다.
제1연화봉 이정목까지 오르는 구간도 보기엔 완만한데 내가 걷는 길은
오르내리막에 힘들다. 햇빛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데 도롱테님이 금방 붙었다.
희방사쪽에서 올라오는 제2연화봉?인가는 앞쪽에서ㅓ 바로 천문대 방향으로 걷는다.
이제 계속된 시멘트 길이다.
그늘도 마땅치 않다.
내려가다가 천문대 부근에서 또 올라 조망을 열어주는데 쾌창하지는 않다.
천문대 입구를 지나 계속된 시멘트 내리막길에 산객들은 모두 힘들어한다.
지리산에서 힘들어하던 햇빛은 잘 걸어간다.
내리막에서는 발만 앞으로 들어놓으면 저절로 가진다고 하며 웃는다.
3시 20분이 다되어서야 긴 시멘트길이 끝나 죽령주차장에 도착하니 동양이
문을 열며 맥주를 마시라고 한다.
신발을 밧고 솔라티 짐칸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
후미는 얼른 도착하지 않는다.
이쪽 저쪽 표지들을 보다가 크록스를 신고 서서히 ㅎ시멘트길을 올라가니 국공직원 나오기에
일행 마중나간다고 한다.
아카바님이 힘차게 내려온다. 정팀장도 햇빛이 마중나갔다며 그냥 오란다.
조금 더 오르니 햇빛이 산꽃과 미니님의 배낭 두개를 앞으로 매고 웃으며 내려오고 있다.
풍기읍으로 나와 목욕을 하고 중간에 저녁을 먹자하다가 그냥 광주로 가자해 용봉동 참숯총각네로 가 술을 마신다.
택시로 금남로4가역으로 갔다가 소태역에 ㅔ내려 또 택시타고 집에 오니 11시 반이 지난다.
바보는 달빛에 운동한다고 나와 다른 길에 있다가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