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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노래, 노래가 있는 시 ① / 이 시대의 소리꾼, 장사익이 부르는 정호승의 시 <허허바다> 외 "세상 겸손하게 살자, 있는 듯 없는 듯 살아라 하는 노래여유. 우리가 폼 잡고 크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지유. 범패도 넣고 중모리 장단도 넣어서 노래로 엮었시유. 음악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곡이지유."
"한번은 조계사에 모인 세월호 유족 앞에서 이 노래를 후려치듯 불렀지유. 지는 유행가도 아니고 국악도 아닌 이런 노래가 한국의 소울이라고 생각해유. 그냥 있는 힘껏 소리를 쏟아내면 개운해지게, 거기 있는 모든 유족이 맺힌 마음을 쏟아내게 소리를 힘껏 질렀지유. 모든 근심 걱정은 갖고 있으면 병이 된다니깨유. 굿이나 스님들 말씀, 목사님 말씀이 모두 음성 공양 아닌감유. 노래라는 게 즐거운 것은 더 즐겁게 해주고 슬픔은 가볍게 해주는 샤먼 같은 역할이지유. 가사가 좋으면 노래가 오래 가지유. 그래서 늘 좋은 시, 특히 제게 맞는 시를 찾으려고 시집을 찾아 읽지유." 그렇게 해서 소리꾼 장사익이 찾아낸 시, 노래가 되어버린 시는 한 둘이 아니다. 덤으로 김용택 님의 시 <이게 아닌데>와 서정주 님의 시 <황혼길>을 들어보자.
" 제 공연이나 음반의 노래 가운데 절반은 유행가지유. 나머지 노래는 무겁고 어둡지유. 메시지만 갖고선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유. 그래서 먼저 무겁고 어려운 노래를 부른 다음, ‘봄날은 간다’나 ‘대전 부르스’를 불러 젖히면 사람들은 마치 나이트클럽에 온 것처럼 문을 열어유. 유행가는 제 노래를 제대로 들어주십사 하는 제 부탁이기도 하지유."
느릿하지만 뼈있는 충청도 말씨로 문학개론을 듣는다. 음악개론을 듣는다. 그가 얼마나 시를 사랑하고 노래를 사랑하는지 가슴으로 느낀다. 본래 시의 원형이 이러 했을까. 날이 저물고 산등성이에 횃불이 오르고, 음률에 실어 샤만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과 한을 하늘에 고했을 것이다. 덩실 덩실 춤도 추었을 것이다. "워워워 워워워 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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