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7천 평 규모 '트로피 자산' 시장 등장 "대체 불가능한 입지"
헤리티지 외관 보존 속 내부 대수술 예고 지진 보강 등 비용이 관건
밴쿠버 다운타운의 랜드마크인 옛 허드슨 베이(Hudson’s Bay) 건물이 마침내 부동산 시장에 나왔다. 지난 6월 모기업의 채권자 보호 신청 여파로 문을 닫은 지 반년 만이다. 60만 평방피트(약 1만7천 평)에 달하는 초대형 매물이 새 주인을 찾게 되면서 침체된 도심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지 이목이 쏠린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이 건물을 매각 리스트에 올리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매각 희망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관사 측은 안내서를 통해 밴쿠버 다운타운의 핵심 요지이자 대체 불가능한 입지라고 강조했다. 자금력 있는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밴쿠버에서 가장 상징적인 상업 공간을 트로피 자산으로 내세운 전략이다.
매물은 지하 2층과 지상 7층 등 총 9개 층으로 구성됐으며 각 층 평균 면적만 7만 평방피트(약 2천 평)에 이른다. 지난 6월 1일 폐점 이후 굳게 닫혀 있던 이 건물의 매각 절차는 법원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마무리된다.
개발의 핵심은 보존과 수익성의 조화다. 크림색 테라코타 외벽과 코린트식 기둥으로 대표되는 외관은 시 유산으로 지정돼 철거할 수 없다. 내부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가능하지만 막대한 지진 보강 공사비와 외벽 수리비가 매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업계는 과거와 같은 단일 백화점 형태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있다. 거대한 공실이 장기화하면 도심 공동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저층부는 상가로 채워 유동 인구를 늘리고 상층부는 오피스나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복합 개발 방식이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된다. 대형 백화점들이 도심을 떠나는 추세에서 다양한 용도를 결합해야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의회와 재계는 이번 매각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심 한복판의 대형 건물이 방치될 경우 주변 상권의 슬럼화는 물론 다운타운 전체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