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끄럽게 울려 되는 자명종소리에 화가나 잠이 덜 깨 비몽사몽한 두팔을 침대 밖으로 대충 뻗어낸 후 공중에서 두어번 휘적이다 내 아침 단잠을 깨운 원흉인 알람시계를 잡아다 벽으로 내동그라쳤다. 백수 생활에 알람은 필요치 않은 나였기에 어제 망할 동창회 때문에 맞춰놓은 알람을 속으로 수십번 욕하고 덜 깬 잠이 다시 들려다가도 바닥에 자뿌러진 채로도 오질나게 소리치는 시끄러움에 신경질적인 소리를 내며 침대 밖으로 나와 떨어진 시계를 주워다 아에 배터리를 빼버렸다.
“아...”
목구멍에서 술이라도 올라올 것 같은 아주 빅엿 같은 기분이였다. 이게 모두다 동창회 때문이다. 속으로 두어번 더 동창회 문자를 보내는 주제에
‘꼭 올꺼지?^^’
라는 거지같은 이모티콘을 붙여준 새끼를 욕해주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그렇게 친하지도 안친하지도 않은 그저 학교에서 몇 번 마주치면 ‘안녕?’ 따위의 인사를 날리다 사회에 나가면 서로 아는 척하지 않을 매우 현대적인 사이일 뿐이였다. 굳이 이 동창회에 참석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방금 그 씹어먹을 뜻 속으로 욕을 날려된, 초딩도 안쓸 법한 별 그지같은 이모티콘을 담은 문자를 보낸 장본인, 다 그 놈 때문이였다.
*
“안녕? 왔네.”
“....어, 안녕.”
내가 좋아하던 보조개 가득 담긴 미소다. 이 지루한 동창회 때문에 내가 아침부터 알람을 맞추고 어제 내내 무슨 옷을 입어야할지 고민하다 결국 내 옷장에는 사람이 입을 옷이 없다는 걸 알고 유비네 집에 쳐들어가 그럴싸한 옷을 뺏어 나온 보람을 느끼게하는.. 내 어린날의 추억이 담긴 그 미소. 안녕 나의 첫사랑.
“여기 앉아”
“고마워”
“오랜만이네, 잘지냈어?”
형식적이다 못해 식상하고 따분하다 못해 지루한 고질적인 저 멘트마저도 그가 그만의 환한 미소에 예쁜 보조개를 띄어 남기면 눈이 부시다. 아이코, 뒤에서 후광이.. 아이코, 눈부셔라. 저 놈의 나이는 벤자민 버튼인지 28의 그가 풋풋했던 10년전 18이였던 그로 변하며 중반쯤 물이 올라 술냄새를 풍기며 떠들어 대던 아이들도 막걸리 병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파전도 너와 나의 추억이 있던 교정으로 왁자지껄 밥을 먹던 급식실에 급식들로 18살 소란스럽다 못해 시끄럽던 고등학교 친구들로 돌아가고 있었다.
“응, 나야뭐.. 너는?”
“나도. 뭐.. 아, 나 취업했어.”
“아..축하해, 어떤 회산데?”
취업..했구나.. 우리가 벌써 그만큼 나이를 먹었구나. 그저 대학교만가면 다 될 것같았던 어린날의 순수했던 우리가 세월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여 그게 다 꿈이였단걸 알게된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단어. 괜시리 그 애 앞에 내가 더 초라하고 작아보여 그저 유비의 비싼 가방 끈만을 만지작거렸다.
“그냥..뭐, 괜찮은 회사야. 운 좋게 졸업하자마자 취업되서 일년 넘짓 다니고 있는데 사람들도 괜찮고 페이도 나쁘지않고...”
“야 그냥 괜찮은 회사? 임마 H그룹이 그냥 회사냐? 그 회사 다닐려고 아등바등하는 새끼들이 줄을 섰다.”
뜬금 없이 우리의 대화에 끼어든 쭈구리를 쎌쭉 훑어봤다. 누구였더라... 기억이 날 뜻 말 뜻.. 대가리는 우리의 나이는 주첵스러워보일 정도로 샛노랗게 물들여 마치 꼬꼬댁 아주머니가 ‘아가야, 그곳은 늑대들이 많아 위험해요 이리온~’하면 ‘삐약삐약’ 해야할 것같은 매우 구린 느낌이였다. 내가 멍하니 그 병아리를 보는 걸 느꼈는지 그가 나에게 말을 건내왔다.
“저 자식 머리봐라. 아주 지가 대학 새내기인줄 안다.”
“야, 기분이라도 내본느게 뭐어때. 너처럼 거무중충하게 사는거보단 났다”
“니가 그래서 백수야, 임마.”
기분이 매우 많이 더러워졌다. 뭐,임마? 니가 그래서 백수야? 너는 그렇게 잘나서 회사 다니니? 울컥하고 괜스레 화가났다. 이건 그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 누구는 백수이고 싶어서 백수인가? 다른사람한테 한 말인데도 불구하고 내 심장에 두어번 박아되는 백수라는 단어가 그의 오목조목 둥글한 머리통을 콱 지어박고 싶어질 정도였다.
“어디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를 그가 올려다보며 묻는다. 고양이같은 눈을 동글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게 집에 데려가 키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정도로 귀여웠다. 앉지도 서지도 못해 어정쩡한 자세로 “화장실”하고 짧게 대답한 후에 그 가게를 나와버렸다. 이름 만 되면 다 안다는 그 대기업에 일년 넘게 다닌 그 옆에 앉은 평일도 주말과같이 시간따위하는 대학졸업하고도 찌질하게 사는 내가 너무 초라했다. 18살일 때도 너는 그랬어. 반짝반짝 빛나고 하얀 피부에 도드라지는 보조개도 인기도 많고 공부도잘하고 성격도 좋고. 남들이 말하는 재수없는 엄친아. 너무 재수가 없어서 헛웃음이 날 정도로 잘났었던 너는 여전히 헛웃음 나도록 잘나가는 구나.
“보헴 시가 미니 하나요.”
가게 앞 편의점에서 대충 사 온 대학 졸업하며 한참 피다 한달만 에 관둬버린 담배를 괜시리 입에 물어보았다. 아.. 거지같은 내인생. 이런 뭐같은 생각이나 하면서 말이다. 가게앞에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을 가지도 않은 체로 한 개 두 개 태워가는 담배에 내 속도 같이 탄다. 후하고 뱉어낸 담배연기에 앞이 흐릿.. 연기가 흩어지면 다시 눈앞에 현실이 또렷해져서 다시 한모금. “아.. 좆같애” 멋데로 흘러나오는 욕설한마디에 또 한모금. 왈칵하고 눈물이라도 날 것같은 개같음이다.
“여긴 화장실 아닌데?”
개구지게 쎌쭉 웃어주시는 내 첫사랑님.
“어? 너.. 담배도 폈어..?”
뒤늦게 내 손에 들린 담배를 발견한 듯 놀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봐주셔서 더러운기분에 한모금 쪽 빤뒤 그의 얼굴에 후하고 뱉어주었다. 미안, 오늘은 그리웠던 니가 조금 밉네.
눈을 도록도록 굴리며 내 눈치를 보다 담배연기에 쿨럭거리는게 참.. 28이면서 아직 앳됬구나, 너는.
“몸에 안좋은데..”
따위의 말을 옹알이며 그가 내 손에 있던 담배갑을 뺏어들고 한숨을 한번 폭 쉰후 다시 말을 이어간다.
“보고싶었어. 넌 안그랬어?”
“별로.”
오늘이라도 집에 들어가면 당장 이 망할 주둥아리를 꼬매놓겠노라 다짐을 했다.
“여전하네.”
하며 하하 웃어버린다. 그 말뒤에 ‘하하’가 ‘여전히 너는 싸가지없고 대답도 짧구나, 못생긴 백수가.’ 인거같아 비죽하고 웃어버렸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어?”
“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안되서 번호 바꾸고 한국 떴었잖아.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고.”
말 그대로다. 나는 그렇게 염원하던 대학에서 떨어지고 원하지도 않던 대학에 입학해 입학후 바로 휴학을 한 후에 번호도 바꾸고 외국으로 홀랑 날아버렸다. 얼마못가 부모님께 걸려 두달만에 다시 돌아오긴했지만.. 아무튼 그 후로 내 주변 지인 연락은 다 끊어지고 친구라고는 대학교 졸업쯤에 사귄 유비하나 뿐이란 말이다.
“몇달전에.. 너, 봤어.. 그.. 사무실에서.”
멍하니 그를 봤다. 몇 달전? 사무실? 내가 밖에 제대로 나간적이 있었나? 아니 그전에 내가 사무실같은 그럴싸한 곳을 다닌 적이 있었나?
“아니.. 그, 니 뒷조사 한게 아니고.. 우연히 그러니까. 옛날 취업 지원서 같던데. 볼려고 본게 아니고.. 아. 미안..”
횡설수설 말을 내뱉으며 머리를 몇 번 헝크러트리고 눈을 이리저리 굴려되다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미안하다고 한마디를 남긴다. 그러고보니 막 25이 됬을 때 취업지원서를 넣은 기억이 있다. 그가 지금 다니고있는 회사에.
“내가 인사관데 우연히 선배가 옛날 자료 찾는거 도와드리다가. 그게 아... 혹시나해서..”
“여전하네”
이번에는 내가 그의 말을 내뱉었다. 비죽하고 웃어버리며. 여전히 너는 귀엽고 당황하면 횡설수설하고 그렇구나.
“..옛날에도 이렇게 바보같이 보였냐?”
내가 웃던것처럼 비죽하니 웃어버린다. 그를따라 나도 웃어버렸다. 그게 무슨 망언이야. 너같은 애가 바보같아 보일 수도 있냐? 그는 여전히 내 예상 밖이다. 한참을 둘이 마주보고 있다가 그가 우물거리며 그 옛날의 얘기를 꺼내왔다.
“그 때 졸업식날. 있잖아.. 너 그 편지..”
편지..? 졸업식? 그런것도 있었나? 내가 전혀 감이 안잡히는 표정을 인상을 셀풋 써버리자 그가 눈을 밑으로 내려깔며 입술을 씹었다 놔줬다하며 장난을 치다 갑작스레 나를 쳐다보며 말해왔다.
“니 서랍에 있던 편지. 너 봤었잖아. 왜 안 나왔어?”
아.. 그의 한마디가 나를 과거 졸업식으로 돌려놓았다. 개같았다. 졸업만 끝나면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리리라. 그와 같은 대학을 가고싶었다. 우연히 그가 그 대학을 갈거라던 걸 들었었다. 나또한 고민하던 곳 이였고 그가 간다는 말에 너무 너무 가고싶었다. 그와는 졸업하고도 계속 보고싶었으니까. 그는 내가 이년 내내 좋아하던 내 짝사랑이고 첫사랑이였으니까. 그런 대학 낙방에 나에게 실망하고 원치않는 대학에 부모님이 멋대로 지원한 대학 원치않는 학과에 덜컥 붙어서 지금에 와서는 정말 별 것 아닌 일이였지만 어디든 사라지고 싶었다. 졸업이란 단어가 아니라 내 남은 인생이란 단어에 울컥울컥하며 학교에 왔었다. 그는 그 대학을 붙었었고 나는 떨어졌다. 그는 여전히 빛이났고 나는 여전히 우중충했다. 친구들의 반가운 안부를 대충 받고 졸업식이 끝나고 나갈 쯤 누군가 나의 서랍에 넣어놓은 작은 쪽지를 발견했다.
정갈하고 반듯한 글씨였다. ‘마치고 학교 뒤뜰에서 보자, 할말이 있어.’
“정말 하고 싶었던 말 이였는데..”
아무래도 그 쪽지 주인이, 그 어린날 내게 결투 신청을 남긴게 그 였나보다. 안그래도 흉흉한 소문도 있고 워낙 철없던 시절에 맘에 안드는 친구가있으면 학교옥상이나 화장실 뒤뜰로 불러내던 우리였기에 그 구린기분에 그곳에 나가면 결투를 받아드릴꺼 같아 가지않았다. 그냥 빅엿을 먹여버렸었는데..
“그 결투 신청이 너였냐?”
“뭐?”
뻥진 표정을 지으며 나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다 한 참뒤 허리까지 뒤로 져치며 웃어버린다. 그에 실성한 웃음에 놀라 흠칫하고 뒷걸음질. 비가 올려나.. 멀쩡한 애가 미친사람 코스프레를 하는거 보니 비가 올려나보다.
“좋아해”
“뭐?”
“좋아한다고. 졸업하는 날 너한테 꼭 고백하고 싶었어. 결투를 신청한게 아니라. 나랑 연애하자고, 너를 입학했을 때부터 계속 봤다고. 그 때부터 너를 좋아했다고 말하고 싶었어. 오늘이 그 날은 아니지만..10년이 지나버린 졸업식이네.”
또 빙그르 그 멋대로 웃는다. 그의 입꼬리가 기분좋은 동선으로 올라가며 보조개가 쏙하니 들어가 그의 볼사이로 숨어버렸다. 말을 다 마친 그는 시원하다는 듯 웃다가 멍한 나를 보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큰 손에 푹 묻어버리고는 몇 번 도리질 치더니 베시시 하고 또 웃었다.
“그냥.. 말해주고 싶었어. 너 그 대학 넣는다길래 나도 따라 넣은 건데 너는 정작 다른 대학으로 가버리고.. 사실 그 때 니 지원서를 본 게 아니고 그 전에 3년 전 쯤 이였나? 니가 그 회사에 들어가는 거 봤었어. 그 때 우연히 봤는데 긴가민가했는데 그게 너 인거야. 입사하고 나서 한참 너 찾다가 선배한테 부탁해서 나 니자료 찾아봤어. 전화번호는 일년전에 알아냈는데 문자 보낼 용기도 없고 그래서. 그렇게 없어진 너를 많이 그리워했어.”
“우리가 그렇게 친했나..”
“푸흐.. 여전하구나. 먼저 들어가 볼게. 갑자기 고백했더니 부끄럽다. 연락해도 되?”
*
내가 뭐라고 대답해줬더라..? 하던 칫솔질을 멈추고 멍하니 거울을 쳐다봤다. 뜬금없이 이제야 생각난 그와 어제의 대화, 어제의 기억, 내 어린 날의 첫사랑. 여전히 눈부신 너.. 멍하던 뺨을 두어번 치고 샤워를 끝낸 후 나왔다. 이제는 구식이 되어버린 나의 핸드폰이 화면을 몇 번 반짝이며 불빛을 내고 있었다.
‘잘잤어?^^’
이제야 기억났다. 오늘 울린 시계는 어제 내가 동창회를 위해 맞춘게 아니라. 오늘 있을 그와의 데이트 때문이였다는 걸.
// 처음 투고하는 건데 제가 평소에 욕을 좀 많이 써서.. 혹시 욕설같은게 나오면 안돼나요? 공지 꼼꼼히 읽어봤는데 음담패설만 아니면 될꺼같아서...;; 안된다면 말씀해주세요 욕 살짝 지워서 수정할께요. 잘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혹시 다른데서 보셨을 수도 있으실꺼에요. 글쓴사람은 똑같이 저니까 상관없겠죠? 아무튼 잘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ㅎ
잘봤네여^^
감사합니다^^
재미있게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ㅎㅎ
잘보고가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다음이 궁금하네요 ^^
번외는....ㅋㅋㅋ생각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보가요
감사합니다 ㅎ
잘보고가용ㅎㅋㅋ
감사합니당ㅎㅎ
잘보고가용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당ㅎㅎㅎㅎ
잘보고가욯ㅎ
감사합니다 ㅎㅎ
잘보가감다~~
감사합니당ㅎㅎ
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ㅎㅎ
잘밨습니다 ! ㅎㅎㅎ 어서 다음편도 !!
김사합니다 ㅎㅎ 다음편은 없습니다!ㅋㅋ
잘 보고감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재밌당 잘 보고 가요~ 허허
감사합니다 히히
재미있어요~~ 진짜 다음편 있었으면^^
감사합니다 ㅎㅎ 다음편은 아직 없습니다...ㅋㅋㅋ
재밌어요~~!
감쏴합니다 ㅋㅋ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번외는........ㅎㅎ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