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당신 품에서...
권정숙
사는 것이 고달프고 짜증이 날 때는 싱그러운 당신의 품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래 봅니다. 그리고 당신 곁에 있으면
세상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당신의 주변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이 내게
행복을 안겨 준답니다. 새싹을 틔우기 위해 한차례 대지를
적셔주는 소나기와 벗하면서 오랫동안 묵힌 먼지를 털어
내듯, 듬직한 소나무가 반겨 주는 이 길을 매주 한번은
어김없는 시간에 걸어 봅니다.
겨우내 추위에 검어져 있던 소나무는 봄이 되자 푸르른 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면서 굳건한 모습으로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새싹들이 冬土를
비집고 올라와 새로운 기운을 받으며 갖가지 꽃을 만개
시키더니 색색의 들꽃까지도 한아름씩 던져 놓은 듯 심심지
않고, 그 길목에는 마치 춘란(春蘭)을 연상케 하는 원추리
밭이 양쪽에 있어 걸어가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줍니다.
그 사이에 간격을 두고 있는 아늑한 쉼터인 긴 의자에서
눈감고 사색하고 싶지 않은 이가 있을까요. 나는 이곳에 오면
당신의 기를 받고자 심호흡을 크게 두 세번 들이쉬고
내쉬고는 합니다. 그러면 몸도 정신도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들의 사랑도 당신에게서 느끼는
것처럼 편안하고 온유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기와 미움이 없고 불만이없는 그런 편안한
안식처 같은 사랑을. 저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네요.
안될까요? 당신에게처럼 내 모든 것을 다 맡겨도 좋을
사랑을....
여름이면 온갖 푸르름으로 그 기상을 뽐내며 쉼터를 제공해
주는 플라타너스 나무는 그 잎새가 하도 커서 작은
흔들림에도 모든 이들의 더위를 식혀 주는 자상함이 보입니다
곰살맞은 실바람에 애교를 떨어 대는 포플러 나무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숨바꼭질하듯이 사랑을 나누며 고운
소리로 한층 더 생기를 넣어 주고 있을 때, 그 숲 속에는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이 꽃봉오리 같은
모습으로 아름답게 피어오릅니다. 참 보기 좋아요 모두가
당신 품안에 있기에 그 모습이 더 아름다운 것일 겁니다.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절이 내게 다시 주어진다면 나도 그들처럼 다른
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요? 상상해
보세요 정말 예쁜 모습들이죠?
가을에는 또 어떤가요 상수리나무가 사람들의 입맛을
돋구어 내는데 한몫 합니다. 처음에 이 길을 걷기 시작했을
때는 몰랐어요.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나무 주변에서
막대기를 들고. 수북히 쌓인 나뭇잎을 헤치면서
돌아다니는지를 그랬는데 어느 날, 길가에 세워진 차들 위에
무언가 뚝 딱 소리와 함께 내 머리 위에 떨어져 알밤을
맞았던 아픔을 느꼈고 그때서야 그 나무가 상수리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후 나도 양손에 잡힐 만큼 줏어다가 집에 있는
햄스터에게 갖다 주었는데 그 녀석들도 햇 음식을 알았는지
정말 앙증스럽게 까먹더군요. 당신이 있어 그런 모습도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참으로 당신은 멋지세요.
겨울이면 싱그러운 숲은 없고 온 대지에 백색 융단이
봄여름 가으내 사람들이 헤쳐 놓은 길을 깨끗하게 덮어
주고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피워 내기 위해 침묵 속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봄을 기다리는데는 다른 계절보다 오래
걸리죠 수많은 고뇌를 겪어야만 또다시 당신의 일부를 만날
수가 있을 테니까요.
당신 품안에 들어와 있으면 바깥 세상을 잊고 싶어
잠시나마 당신에게 흠뻑 취해 봅니다. 나는 매주 이곳에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곳에서 나를 잊는다 해도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계절마다 갈아입는 당신의 옷은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듭니다 더더욱 멋진 의상으로 세상을 맑게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내 인생이 끝난다고 해도 당신에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이
다하는 날까지... .
1998
첫댓글 사람과 사람들의 사랑도 당신에게서 느끼는
것처럼 편안하고 온유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기와 미움이 없고 불만이없는 그런 편안한
안식처 같은 사랑을. 저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네요.
안될까요? 당신에게처럼 내 모든 것을 다 맡겨도 좋을
사랑을....
몸도 정신도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들의 사랑도 당신에게서 느끼는 것처럼 편안하고 온유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기와 미움이 없고 불만이없는 그런 편안한 안식처 같은 사랑을. 저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네요.안될까요? 당신에게처럼 내 모든 것을 다 맡겨도 좋을 사랑을....
당신 품안에 들어와 있으면 바깥 세상을 잊고 싶어 잠시나마 당신에게 흠뻑 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