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이어 대법원이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1일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법원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며, 수사기관의 조사 없이 학교장이나 보호자가 가해 학생을 곧바로 법원에 알려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통고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법관이 '이혼 조정'을 하듯, 처벌이 아닌 가해자와 피해자 간 화해를 주도하겠다는 것.
그런데 왜,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사법부의 대책을 보며 종훈이처럼 외치고 싶어질까.
"정말 교과서 같은 이야기만 하시네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
▲ <주먹을 꼭 써야 할까?>(이남석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사계절 |
{#8958285699#}
'종훈'은 <10대를 위한 폭력의 심리학 - 주먹을 꼭 써야 할까?>(이남석 지음, 사계절 펴냄)의 주인공이다. 책은 일진인 종훈이 방과 후 교사인 택견 사범을 만나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심리적 이유를 알아간다는 내용이다. "폭력의 피해자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방관자와 가해자로 고등학생 시기를 보낸 경험"이 있는 이남석 작가는 종훈이기도 하고, 종훈을 지도한 택견 사범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은 학교폭력을 삼인칭 시점의 '범죄'로 보지 않는다. 자신의 학창 시절, 일인칭 시점으로 폭력을 썼던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다.
지난 14일 이남석 작가와의 인터뷰는 2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왕따 '남순'이 일진이 되고, 군 수색대 경험을 거쳐 심리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폭력을 극복한 10대 '남순'이 40대 '남석'이 된 지금, 그는 폭력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우선, 그는 학교폭력 문제 대책에 '일인칭이 없다'고 지적했다. "왜 아이들이 주인공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대책은 단지 '이만큼 노력했어'라는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요즘 아이들은 안나푸루나 빙벽, 영하 40도에 맨몸으로 매달려 있"는데, 대책과 해결 방안은 여전히 구식이라는 지적이다. 학교 일진은 과거 동네 노는 형, 주먹 좀 쓰는 형이 아닌 조직화된 세력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이러다가 나 자살하는 것 아냐? 이러다가 나 일진한테 당하는 것 아냐?'라는 공포에, 오히려 다른 사람을 더 왕따 시킨다". "내가 좀 덜 다치려면, 내가 좀 덜 피해 보려"면 친구조차도 일회용품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궁금한 것은 '내가 (폭력적인 행동을) 버렸을 때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이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강요에 의한 선도가 아닌 '넛지(Nudge, 특정 방향으로 살살 밀다)' 방식으로 시간을 두고 기다리며, 아이들의 자유의지를 믿으라고 충고했다.
이남석 씨는 <원샷원킬>,<주먹을 꼭 써야 할까?>,<논리를 찾아라!>와 같은 청소년 심리학책뿐 아니라, 자신의 전공 분야인 인지과학과 관련해 <무삭제 심리학>,<마음의 비밀을 밝히는 마음의 과학> 등을 쓴 하이브리드형 작가이다. 심리학 전공자로 WCU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IS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이남석 작가와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학교폭력, '일인칭'은 없고 '삼인칭'만 많다"
프레시안 : <주먹을 꼭 써야 할까?> 작가 소개에 '폭력의 피해자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방관자와 가해자로 고등학생 시기를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상담을 하던 중, 날로 심해지는 청소년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가해자만을 선도해서는 될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이 있어서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보면, 대부분은 제3자가 보고 듣는 입장이다. 정말 학생들-가해자와 피해자의 목소리는 안 나오고 있다.
첫댓글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네요~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럼 설계를 하셨군요.. 그냥 놔두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내 인생설계만도 벅차요. 자꾸 바뀌어서....
스스로 하면 좋겠다는....
네.. 고맙습니다..
인생설계라기는 거창하고 너가 지금 이러이러해야 나중에 너의 미래가 이러이러할 것이다라고 많이 했는데 참......
대부분 그런 말들을 하죠.. 저도 그런 편이구요.. 그런데 안할 수는 없지만 조금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주면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에게 인생 설계를 하라고 하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 이러면... 나중에어떻게 되지 하면서...
그아이의 생각을 좀 더 존중해 주고 들어 주어야 겠네요....
네.. 아이의 의견을 중심으로 설계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