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ann.nate.com/talk/358631219
http://www.wkorea.com/2021/03/23/hello-goodbye-%ec%95%84%ec%9d%b4%ec%9c%a0/
‘엉망 라이브’, ‘집콕 시그널’, 그리고 다른 가수들과 서로 곡을 바꿔 부르면서 토크도 하는 ‘아이유의 팔레트’까지, 작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인가 보다.
일에 있어 부지런하긴 하다. 일 말고는 딱히 할 게 없기도 하고. 나는 쉴 때 오히려 더 처지고, 일을 하면 생각 정리도 잘된다. 신입사원 이지동 콘셉트는 ASMR 콘텐츠를 찍는 날 아침, ASMR을 좀 다르게 풀고 싶다고 생각하다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다. 적재 씨와 ‘집콕 시그널’을 찍다가 서로 즉석에서 편안하게 노래 부르고 의견 주고받는 그 날것의 순간이 너무 즐거워서 ‘팔레트’로 확장해본 거고. 음악인들끼리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를 때의 매력과 시너지가 있어서 즐겁다.
3월 25일, 4년 만의 정규 앨범인 5집 <라일락>이 발매된다. 딱 1년 전 우리 인터뷰한 것 기억하나? 그때 ‘빅 사이즈’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릴 때와 달리 넓고 큰 이야기, 큰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그 생각을 이번 앨범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메시지의 의미도, 음악의 사운드 폭도, 여러모로 화려하고 다채롭다. 이번 앨범에는 내 자작곡이 없다. 프로듀서 관점으로 보니 아이유 앨범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이유의 자작곡이 들어갈 필요는 없겠더라. 나는 지금껏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담담한 스타일의 음악을 했다. 그게 이번 앨범과는 톤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서 내 곡은 과감하게 덜어냈다.
오, 객관적이고 냉철한 프로듀서의 시각으로 앨범을 매만진 게 느껴진다.
이번 앨범을 사람들이 딱 들었을 때 ‘아이유가 아주 명쾌한 앨범을 냈어!’라고 받아들여주길 원했다. 귀가 즐겁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재밌어서 참고 들어야 하는 노래가 없는 앨범. 나도 이제 ‘사람들이 이 곡에는 한 번에 꽂히겠다’라든가 ‘이 곡은 두세 번 들어봐야 정 붙일 수 있겠다’ 싶은 판단 정도는 할 수 있는 경력이 됐다. 그리고 나름 알 걸 알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앨범에 수록해야 해’, ‘이건 내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작곡이니까 넣어야 해’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곤 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거지.
그런데 앨범명이 왜 <라일락>인가? 무슨 의미지?
이번 앨범의 주제와 톤은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잡혀 있다. 바로 ‘인사’다. 내 20대에 고하는 인사, 20대를 관람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담은 인사 말이다. 라일락의 꽃말이 ‘젊은 날의 추억’이라고 한다. ‘저는 이제 다음으로 갑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인사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다가올 30대를 향해 인사하고 싶었다.
‘나이 시리즈’를 들으면 당신을 추적하기 좋다. 스물셋에는 이랬다가 저랬다가 스스로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제법 도발적인 말을 건넨 ‘스물셋’, 스물다섯에는 이제 스스로를 조금 알 것 같다는 ‘팔레트’를 불렀다. 스물여덟인 작년 ‘에잇’에서는 행복하냐는 질문을 던졌고. 그래서, 스물아홉인 지금은 어떤가?
솔직히 말하면 이런 기분이다. ‘아직도 20대가 안 끝났어? 1년이 더 남았다니!’ 20대를 반추하면서 20대의 마지막을 유유자적 보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살아내야 한다니’ 싶기도 하다.
아버지는 욕심이 많다기보다는 에너지가 많은 분이 아닐까?
맞다. 나도 아빠의 피를 물려받은지라 끊임없이 목표가 생기지만, 나는 아빠처럼 무슨 일을 하든 즐겁게 하지는 못한다. 우리 아빠는 명쾌한 승부사다. ‘내가 용돈 넉넉히 드릴테니까 좀 가만히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아?’ 하면 ‘돈 문제가 아니야’ 하신다.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과 돈은 모양이 다르다는 거다. 내가 원하는 건 동그라미인데 별 모양으로 틀어막는다고 해서 메워지는 게 아니라고.
사랑을 줄 때 더 자연인 이지은다운 면이 나오나?
마음이 더 편하지. 주는 건 편한 일이잖아. ‘받아, 이거 내 마음이야’ 하고 그냥 주면 되니까. 사랑을 받을 때는 그걸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몰라 몸이 배배 꼬이는 기분인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누가 사랑을 줄 때 잘 받는게 곧 사랑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타인들의 기준도 충족시키고픈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 같은데. 통했을 때와 기대만큼 통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를 상상하기도 하나?
그런 상상은 데뷔한 이후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 것 같다(웃음).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게 들어맞았을 때의 희열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좋은 순간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딱히 즐거움이 커지는 게 아니더라. 결국에는 이렇게 정리된다. ‘그거 너 혼자 한 일 아니야. 그렇게 자축할 것 없어.’ 나는 앨범 발매 순간에 혼자 있는 편이다. 초반 반응 한 번 딱 보고 이후부터는 폰을 잘 들여다보지 않으려 한다. 세상에 내놓은 후부터는 이제 또 다른 다음으로 가야 한다고 다짐하는 연습을 오래 했다.
이번 앨범 수록곡이자 1월에 선공개된 싱글 ‘Celebrity’에서 당신은 별난 인간 취급을 받아온 가까운 친구를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 너는 별난 게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라고, 아름답고 멋지다고. 아이유가 아이유에게 ‘너 좀 멋진데?’ 할 만한 것은 없을까?
사실은…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나 좀 멋지다고 생각했다. 아, 이런 얘기 평소엔 내 입으로 잘 안 한다. 내 멋짐을 느낄 일도 별로 없고. 이게 나이 들어 생긴 변화인가 싶다. 이번 앨범 제작 때 해내야 할 일이 많았다. 처음 작업해보는 이들과 호흡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트랙의 장르가 다르다. 장르가 제각각인 와중에도 관통하는 시대적인 사운드랄까, 키워드는 있다고 본다. 그건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분들이 느낄 수 있을 거다. 큰 프로젝트라 좀 벅찼다. 내가 못해낼 줄 알았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걸 결국 완성했다는 데서, 이런 느낌이었지. ‘나 좀 짱인데?’
첫댓글 모든 트랙의 장르가 다르다니 벌써 기대된다
인터뷰 너무 좋다
멋잇어 이지은..
누가 사랑을 줄 때 곧잘 받는 일이 사랑을 주는 일이라는 말이 와닿네
아이유 문특에도 나와서 쭉 리뷰 했으면 좋겠다 ㅜㅜ
ㅠㅠㅠㅠㅠ
오졌다 간지철철
인터뷰 개좋다 진짜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종종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앨범 하나 다 듣다보면 너무 좋아서 한번 더 듣고 가는 트랙도 있고 생각보다 내 취향이 아니라서 진짜 말 그대로 '참고 듣는다' 하는 트랙도 있는데 아이유는 참고 듣는 트랙이 없어서 좋아..ㅠㅠ 이번 앨범도 너무 기대된다
너무좋아 ㅜㅠㅠ
진짜 멋있는 여성.. 말을 어쩜 저리도 잘 하지...
소신있고 매 번 자기음악에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스토리가 있는게 대단해...!!
내가 원하는 건 동그라미인데 별 모양으로 틀어막는다고 해서 메워지는 게 아니라고. < 이말 너무 꽂힌다..............다른 인터뷰 내용도 다 좋다..지은 너무 멋진사람..삼십대가 더 기대돼
지금까지도 멋있고 좋았는데 지금은 자기가 말 할 정도로 멋있다니,, 기대된다
역시 이지금씨 인터뷰는 최고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