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8월12일 수요일)
오전 근무는 대충 처리하고 대부분 항공사, 중국의 학교, 병원의 통신 그리고 호텔의 정보 수집과 예약으로
보낸 뒤, 긴급히 받은 중국 비자를 받기 위해 오후 2시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 지난 7월 30일 여름휴가를 위해 오전 출발 준비를 하던 중 북경에서 온 학교 선생의 전화를 받았다.
두 아이가 북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막내가 가슴이 답답해서 북경의 학교 근처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병명은 기흉이라고 하며 허파에 구멍이 생겨 바람이 새는 병이라 한다. 입원 당시 좌측
허파가 10% 정도 압축되어 정도가 심하지 않아 안정상태를 유지하면 회복되는 그러한 병이었다.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애 엄마는 긴급히 비자를 신청 받아 8월 1일 들어 갔다가 휴가가 끝나는 8월 5일 귀국하였고
아이는 계속 병원에 입원 중. 그러나 8월 10일 3번째 X-ray 확인 결과, 좌측 폐는 회복되었으나 우측 폐가
악화되어 50%로 축소되었다한다. 담당 교사에게 즉시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전한 뒤 긴급 비자신청을 하여
8월 10일 월요일 밤부터 근심과 걱정으로 하루하루 보냈다.
병원에 계속 연락을 취하고 항공사에 예약을 위하여 연락해보니 환자 이송은 서류허가절차가 있어야 했다.
중국의 청도에 있는 KE Call Center에 연락해 필요 서류를 받아 북경에 FAX를 보내 병원 측에 미리 작성토록
하였고, 그 완성된 서류를 Call Center로 보냈다. 그 결과 항공사에서는 현재 상황의 위급환자 이송을 위해
서는 좌석 6자리가 필요하고 산소흡입기, 출,입국 앰불런스 대기 및 동반의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상황의 긴박감, 놀라움 그리고 걱정과 근심이었다. 영화 엔테베 특공작전처럼..
중국 비자 택배가 중국 음식 배달보다 더 늦었다. 오후 2시가 훨씬 지나 3시경 사무실에 도착하여 저녁 7시
KE 853항공편을 타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집에 가서 짐을 꾸리고 정신없이 공항 리무진에 올랐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온 애 언니와 병원으로 향했다. 매케한 도시오염가스는 우리나라 80년대를
연상케한다. 2008 올림픽준비로 인해 도시정비는 나아졌지만 공기오염은 여전하였다. 그래도 상해보다는
나았지만….
북경 306의원(北京 306醫院) – 군 병원으로 건물도 22층으로 현대식에 의료기술도 민간 큰 병원보다 좋은
병원이었다. 북경 City Center에서 북쪽에 위치하였고, 올림픽 주경기장 부근이었다.
병원에 들어서자 내외 공안들의 경비와 분위기가 군대병원다웠다. 아이가 있는 5층 입원실. 아니 정확히
ICU(중환자실이었다) 입원실이 없어서 임시로 들어가 있었다.
홀쭉해진 미운 오리새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니 눈물이 핑…
가슴에 Chest Tube(흉관)을 꽂아 통을 들고 다녀야 했는데 통에는 액체가 들어있어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
하는 밸브작용을 하는 것이란다.
그 동안의 상황을 보고(?) 받고 우선 인근 호텔을 잡아 짐을 풀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8월 16일 내가 귀국하는 날 반드시 같이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