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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세상의 모든 휴대폰에는 운영체제가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모바일 운영체제라고 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그리고 애플의 iOS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리가 모바일 운영체제라고 부르는 것은 대체로 스마트폰, 그러니까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깔고 컴퓨터로 하던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이렇게 보면 그 뿌리는 PDA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스마트폰에 대한 고민이 PDA와 휴대폰을 합치는 데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 수준의 모바일 운영체제와 PDA라는 말을 처음 만든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1993년 뉴튼 메시지패드를 내놓으면서 Personal Digital Assistant(개인용 디지털 단말기)를 줄인 PDA를 발표했다. 뉴튼OS를 썼고 지금 스마트폰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컸지만, 맥OS 못지 않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갖추고 있었고 터치스크린과 문자 인식을 적용해 화면에 글자를 써 넣고 그림 메모를 남길 수 있었다. 가격이 700~900달러로 비쌌고 판매량이 그리 높지 않았기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1998년 마지막 제품인 ‘메시지패드 2100’을 내놓고 사업 자체를 정리한다. 애플은 이때부터 아이패드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첫 PDA 뉴튼 메시지패드다. 펜으로 필기입력을 하고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PDA의 개념을 보급했다.
뉴튼이 PDA의 시작을 열었다면 팜은 PDA를 대중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모뎀을 비롯한 네트워크 장비를 만들던 US로보틱스의 팜컴퓨팅 부서에서 만들기 시작한 팜은 뉴튼보다 화려하지도 않고 기능도 적었다. 하지만 이름처럼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정도의 크기였고 가격도 저렴했다. 팜은 전자수첩 이상의 기능을 갖췄고 수많은 앱이 등장하면서 단숨에 대중화에 성공한다. 그렇다고 지금 스마트폰처럼 누구나 한 대씩 갖고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PDA라는 용어보다도 이렇게 생긴 장치들을 대명사처럼 ‘팜파일럿’이라고 불렀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팜VII는 팜 운영체제에 무선 통신 기능을 더하기도 했다. 팜OS를 쓴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도 만든 바 있지만 전반적으로 통신 기능이 강조되지 않던 시절이다.
입력은 그래피티라고 부르는 기호 형태의 펜 필기입력 기술을 썼다. 그래피티는 각 글자의 개성이 확실했기 때문에 입력이 빠르고 정확했다. 한국의 ‘한메’가 팜을 위한 한글 입력기를 만들었을 때도 한글 그래피티를 직접 만들어 넣은 바 있다.
팜OS는 기본적으로 팜에서만 만들었지만 아주 제한적으로 운영체제 라이선스를 했다. 핸드스프링은 ‘바이저’라는 팜OS 기반의 PDA를 내놓았는데, 팜보다 더 나은 디자인이나 속도를 내기도 했고 무엇보다 팜이 하지 못했던 확장성을 갖췄다. 게임팩처럼 PDA에 꽂아 MP3 음악을 재생하거나 용량이 큰 게임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핸드스프링은 이후 ‘트레오’라는 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팜이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업체로 나뉠 때 하드웨어 회사인 팜원에 인수됐다.
▲소니는 팜OS의 해상도를 끌어올리고 세련된 디자인과 카메라 등을 더했다. 팜을 팜보다 더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팜OS가 꽃을 피우고 있을 때 소니가 그 기세를 더했다. 소니는 2000년 팜으로부터 운영체제를 라이선스받았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클리에’ PDA다. 1990년대, 2000년대 세계 최고로 꼽히던 소니의 디자인이 적용돼 팜보다 더 나은 PDA들이 나오기도 했다. 제대로 된 컬러 디스플레이도 소니의 손에서 나왔다. 소니는 팜OS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보강해 음악과 동영상 재생을 할 수 있도록 덧붙였고 디지털 카메라를 심기도 했다. 이후 팜이 쇠락하면서 소니는 2004년 PDA 사업을 정리한다.
이 즈음 팜도 운영체제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MP3, 동영상 재생 등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서 미국 외 시장에서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다. 2003년 팜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팜원과 운영체제 라이선스 사업만 하는 팜소스로 분사한다. 팜OS도 스마트폰에 맞춰 바탕부터 새로 짠 ‘웹OS’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폰의 등장과 팜에 대한 딱딱한 비즈니스 PDA라는 이미지가 겹쳐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0년 HP에 인수된다.
HP도 이 운영체제로 태블릿인 ‘터치패드’ 한 제품만 내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13년 3월 다시 스마트TV를 위한 OS로 LG전자에 인수된다.
PDA 시장이 떠오르면서 ‘손 안의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팜이 휩쓸게 됐는데, 이를 가장 달갑지 않게 지켜보던 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윈도우95 이후로 PC 시장에서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영향력을 갖게 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부터 윈도우CE로 본격적인 PDA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확히 말해 윈도우CE는 보다 넓은 임베디드 시장을 넘봤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켓PC’라는 플랫폼 규격을 만들었다. 윈도우CE를 쓴 제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포켓PC라는 이름은 화면 해상도와 버튼 등의 규격을 지켜야 쓸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 무기로 삼은 것은 바로 ‘시작’ 버튼이다. 일관성이라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윈도우95가 이 시작 버튼에서 모든 응용프로그램 실행과 시스템 설정 등 운영체제의 모든 것이 시작하는 인터페이스로 성공한 것에 대한 자신감도 녹아 있었다. 이 ‘시작’ 버튼과 포켓PC라는 이름 때문에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PC와 혼란을 겪기도 했다. 국내에 초기 포켓PC를 도입했던 회사들은 PDA에 한컴을 어떻게 깔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컴팩은 윈도우CE PDA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 중 하나였다. 이후 HP에 합병되면서 HP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HP는 국내에 윈도우 모바일을 쓴 스마트폰도 만들었다.
포켓PC는 PC와 닮았을 뿐 아니라 화려한 컬러 디스플레이와 음악, 동영상 재생 등 당시 팜이 줄 수 없는 경험을 안겨주었다. 앱 자체는 팜에 더 많았지만 점차 PDA의 중심은 윈도우로 흘러가면서 앱 생태계에서도 팜에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한 하드웨어 성능을 앞세워 동영상과 MP3플레이어 등으로 확실한 차별성을 두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름의 플랫폼 조건을 세웠지만 초기에는 심각한 파편화를 겪었다. 프로세서만 해도 ARM을 비롯해 MIPS, SH3 등 세 가지가 있었고, 프로세서가 다르면 응용프로그램도 따로 만들어야 했다. 결국 인텔이 주도한 스트롱ARM 프로세서가 인기를 얻으면서 포켓PC2002부터 ARM 프로세서로 통일됐다.
하지만 ARM 프로세서를 주도하던 인텔은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순조롭지 않고 PDA 시장이 주춤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던 노트북 시장에 집중한다. ‘모바일 컴퓨팅은 노트북’이라는 생각을 했나보다. 이후 포켓PC용 ARM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꾸준히 만들어 왔다. 안드로이드 시장에 들어와서 삼성전자가 ARM 프로세서에 대해 빠르게 주도권을 잡은 배경에는 그 동안 꾸준히 프로세서를 개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는 윈도우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지만 당시 아이폰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혹평을 듣는 불운한 제품이 됐다.
윈도우 모바일6을 개선한 6.5버전에 들어서면서 터치스크린을 펜이 아니라 손으로 쓰는 인터페이스가 처음으로 고려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운영체제에 비해 프로세서 성능이 느린 편이어서 화면이 매끄럽게 움직이는 아이폰과 상품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교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컴팩의 ‘아이팩’이다. HP에 인수된 이후에도 아이팩 시리즈는 가장 잘 나가는 포켓PC였다. 하지만 윈도우 모바일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인기에 밀리면서 HP는 PDA와 스마트폰을 접었고, 2009년까지 HTC와 삼성이 힘겹게 윈도우 모바일6.5를 이끌어 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간 이끌어 온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새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해 화면 구성과 손에 닿는 인터페이스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이름도 ‘윈도우폰’으로 바꿨다. 시작 버튼을 버리고 큼직한 네모 아이콘으로 앱을 실행하면서 앱이 갖고 있는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타일 방식의 화면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망고’라는 코드명의 윈도우폰7.5를 시작으로 시장 컴백을 알렸고, 2012년 말 윈도우폰8을 내놓으며 PC와 모바일을 통합했다. 속도가 빠르고 쓰기 쉽다는 강점이 있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들이 득세한 시장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있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이나 PDA로 시작한 게 아니라 페이저, 그러니까 ‘삐삐’에서 시작한 플랫폼이다. 1984년에 첫 제품이 나왔으니 2013년이면 꼬박 20년이 된 회사다. 블랙베리가 태어난 배경은 복잡한 기능을 하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메시지와 e메일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 데서 출발한다.
초기에는 모뎀 등 네트워크 사업을 했지만, 1996년 RIM900이라는 이름의 문자 삐삐를 출시하면서 블랙베리의 역사가 시작된다. 간단한 개인정보관리 기능을 넣어 제한적이지만 PDA로서의 역할로 성장했다.
▲블랙베리의 양방향 ‘삐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이 특징이다. 현재 블랙베리메신저(BBM)의 뿌리다.
PDA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팜이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비교적 적었던 것에 비해 블랙베리는 태생부터가 통신장비였던 만큼 블랙베리 페이저가 휴대폰과 결합되는 방식의 스마트폰이 나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후 블랙베리는 2002년 들어 본격적인 스마트폰의 형태를 띄게 된다. 블랙베리OS는 자바 개발 환경을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블랙베리의 가장 중요한 인터넷 환경인 BIS(Blackberry Internet Service)도 이 즈음부터 시작됐다.
블랙베리는 2009년에도 전세계 이용자가 3600만명을 넘었을 만큼 영향력이 있었고 북미 지역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스마트폰이 되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쓰는 스마트폰 대신 블랙베리를 쓰겠다고 하면서 블랙베리는 순식간에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블랙베리는 QNX의 운영체제를 인수해 처음부터 새로 만든 운영체제 ‘블랙베리10’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선택 조건이 멀티미디어, 게임 등으로 바뀌면서 블랙베리는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된다. RIM은 실시간 운영체제를 만들던 QNX를 인수해 태블릿 운영체제로 개발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2013년 1월, RIM은 이 QNX 기반의 새 운영체제 ‘블랙베리10’을 꺼내놓았다. 이 운영체제는 시작부터 새로 개발해 시장이 원하는 게임, 동영상 등의 환경을 기본으로 삼았고 블랙베리만의 특징인 보안과 기업 환경 최적화를 무기로 삼아 재도약을 넘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팟터치에 들어가는 모바일 운영체제다. iOS는 2007년 1세대 아이폰과 함께 등장했다. 당시 PDA나 PMP 역할을 했던 아이팟터치에도 들어갔지만, 그때만 해도 이름은 아이폰OS였다. 이후 2010년 아이패드가 출시된 이후 WWDC에서 i가 붙는 세 가지 장치에서 쓰는 운영체제라는 의미에서 iOS라는 이름으로 통합된다.
▲첫 아이폰에는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했지만, 1년 뒤 나온 아이폰OS 2.0부터는 앱스토어가 더해지며 앱 개발과 유통에 대한 생태계를 만들어갔다.
iOS의 시작은 맥용 운영체제 OS X에서 시작된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도 OS X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된 바 있다. 애플도 아이폰 운영체제를 OS X의 한 버전 정도로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구동되는 화면은 맥과 크게 다르다. 기본 화면은 팜OS처럼 앱 실행 아이콘들이 담기고 이를 실행한다. 운영체제는 복잡한 기능보다 앱들을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iOS의 가장 큰 강점은 앱스토어에서 나온다. 2013년 1월 현재 등록된 앱이 77만5천개, 전체 다운로드수는 400억건이 넘었다. 지금도 그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앱스토어 없는 아이폰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처음 나온 아이폰에는 앱스토어 뿐 아니라 아예 앱을 설치할 수 없었고 아이폰을 구입하고 나서 처음 띄우는 그 화면 그대로만 써야 했다. 하지만 2008년 아이폰OS 2.0이 발표되면서 앱스토어와 앱개발도구가 공개된다. 앱스토어에서 유료앱을 하나 팔면 그 수익의 70%를 개발자에게 주겠다는 정책은 수많은 앱 개발자들을 불러 모았다.
▲iOS6.0 이상의 운영체제가 깔린 애플 장치는 2013년 1월 기준 3억대가 넘었다.
주어진 장치에 쓸 수 있는 앱을 인터넷에서 직접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앱 장터의 개념은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전까지 팜이나 윈도우 모바일의 경우 앱을 각자 사이트에서 구매하거나 일부 앱 유통 전문 사이트를 통해야만 내려받을 수 있었다. 애플은 이를 통합하는 앱스토어를 열어 앱 판매를 쉽게 도왔고, 또한 이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어떤 앱도 설치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정책을 세워 불법소프트웨어 복제가 쉽지 않고 바이러스, 악성코드 등을 집어넣기 쉽지 않다.
이후 iOS는 매년 대대적인 판올림을 이어간다. 4.0부터는 여러 앱을 오가며 실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더해지고 5.0에서는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시리(SiRi)가, 6.0에서는 애플 지도가 덧붙었다. 업데이트 주기는 매년 하반기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적어도 2~3세대 이전 단말기까지 계속 업그레이드해주고 있다.
앤디 루빈은 리치 마이너, 닉 시어스, 크리스 화이트 등과 함께 ‘안드로이드’라는 회사를 만들고 리눅스 기반의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했다. 하지만 운영체제와 플랫폼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큰 기업들의 문을 두드린다. 앤디 루빈이 구글 이전에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렸다가 발길을 돌린 일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다. 2005년 구글은 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 PDA의 역할이 업무용으로 인식되던 것에서 용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간 가방속에 들어 있던 PMP, MP3플레이어, 게임기의 역할을 통째로 집어삼켜야 했다. 윈도우는 이 흐름을 생각처럼 따르지 못했고 아이폰은 너무 앞서나갔다.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에 대안은 딱 하나, 안드로이드에 있었다.
▲HTC와 구글이 합작해 만든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G1이다. 이를 계기로 HTC는 구글과 레퍼런스 안드로이드폰인 넥서스원을 만들기도 했다.
첫 안드로이드폰은 2008년 HTC와 구글이 함께 만든 ‘G1’이다. 안드로이드1.0 운영체제를 얹었지만 상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전세계 제조사들이 눈여겨보고 있었다. 누구나 이 운영체제를 가져다가 필요한대로 손보고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했다. 구글은 검색과 웹서비스, 그리고 앱 판매 수익만을 염두에 둔 오픈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은 급격히 시장을 키웠다. 안드로이드가 2.0으로 올라가면서 앱 장터가 자리잡고 운영체제가 안정성을 찾아갔다. 여기에 제조사별 경쟁이 심해지면서 제조사별 하드웨어의 발전이 급격하게 이뤄졌다. 이른바 슈퍼폰 경쟁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삼성전자다. 초기 안드로이드는 구글과 처음부터 협력했던 HTC와 모토로라가 이끌었지만, 삼성전자는 더 빠른 프로세서와 넉넉한 메모리로 안드로이드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는 안드로이드의 고성능화를 이끈 대표 장치다. 특히 갤럭시S4는 세계가 출시를 지켜볼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는 2010년 2월 모토로라가 모토로이를 내놓으면서 안드로이드가 시작했다. 당시 600MHz 프로세서와 256MB 메모리, 3.7인치 화면에 854×480 해상도를 내던 것에서 불과 3년만에 프로세서는 1.6~1.9GHz대의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GB 메모리에 디스플레이도 5인치 내외로 커졌다. 해상도는 풀HD로 초기 제품에 비해 약 5배 많은 픽셀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안드로이드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처음 만든 앤디 루빈은 “한 명의 머리보다 수천 명의 머리가 모여서 만드는 개방성이 안드로이드의 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 스스로도 버전을 끌어올리며 구글나우를 비롯해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더하며 발전하고 있고, 제조사들은 이를 가다듬어 운영체제로서의 역할을 가다듬는다.
안드로이드도 숙제를 안고 있다. 많은 제조사들이 너무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그에 비해 구글은 운영체제를 빨리 만들어낸다. 구글이 발표한 새 운영체제가 실제 제품들에 적용되는 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씩 걸린다. 2013년에도 구글은 새 안드로이드 ‘키라임파이’를 내놓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 심산이다.
자료출처 : 네이버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