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농부가 병석에서 죽어가면서 아들들에게 포도밭을 깊이 파면 거기에 묻힌 것을 얻게 될 것이라는 유언을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 가신 후 아들은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포도밭의 토양을 깊이 파헤쳤다. 마치 거기에 묻힌 금괴단지라도 찾으려는 것처럼 포도밭
전체를 열심히 파헤쳤다. 그
결과 금괴 단지는 얻지 못했지만 포도 수확이 예년보다 대폭 늘어나는 횡재를 얻어 아들들은 기뻐 하였다. 아버지의
유언을 충실히 따른 자식들은 부지런히 일하면 황금단지에 비견할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터득한 것이다.
어버이 날에 영국의 문호 세익스피어가 그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서 말한 “자신의 자녀를 아는 것이 현영한 아버지이다.”라는 말이 새롭게 와 닿는다.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황금을 좋아한다. 그들은 또한 황금 못지 않게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아버지는 자식의 이러한 속성을 알기 때문에 막연하게 부지런 일 하라고
말 하지 않았고 포도밭을 파헤치면 땅속에 묻힌 것을 얻게 되리 라면서 호기심을 유발 시켰다. 그 결과 농부는“열심히 노력하면
황금단지에 버금가는 수확을 얻게 된다”는 교훈을 자식들 가슴속에 각인 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옛날에는 자식에게 있어서 아버지란 천하를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존재였다. 맹자 진심 편에 제자 도응과 대화에서 부자간의 관계가 절대적이라는 유가(儒家)학설의 근본을 접할 수 있다:
“제자인 도웅이 물었다.
‘순 임금이 천자였을 때 고요가 사법을 담당하는 관리로 있었는데 만약
순의 아버지인 고수가 살인을 했다면 어떻게 했을 까요?’
맹자가 대답했다. ‘체포했을 것이다’
도응이 물었다. ‘그렇다면 순 임금은 저지 하지 않았을까요?’
맹자가 대답했다.
‘순 임금이 어떻게 그것을 저지 했겠느냐? 고요에게는 직책상 시행해야 할 물려받은
법이 있었다.’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순 임금은 어떻게 했을까요?’
맹자가 대답했다.
‘순 임금은 천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몰래 아버지를 등에 업고 도망 쳐 바닷가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었을 것이다.’ “
천자의 지위보다 부자간의 관계는 더 소중하다. 왜냐하면 천하를 다스릴 사람은 여기저기 많이 있지만 나와 아버지가 될
사람의 관계는 이세상 어디에서도 없고 유일무이 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10일 남미페루대통령선거에서
이민자 출신 후지모리 전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득표율에서1위를 차지 했으나 과반 미달로 6월에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되어 있다. 독재 정치를 펼치다 쫓겨나 일본에 망명까지 했던 게이꼬 후지모리의 아버지는
25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페루 국민의 절반 가량이 후지모리 전대통령의 우파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에 반감이 커 이를 극복하는 것이 대통령 당선의 관건이라고 한다.
게이꼬 후지모리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아버지를 부정하고 부동 층을 흡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연 게이꼬 후지모리가 결선투표에서 아버지를
부정하고 아버지를 반대하는 세력에 영합하여 6월 결선 투표에서 대통령으로 당선 될지 지켜 봐야 할 것
같다. 게이꼬 후지모리가 부모자식간의
의리를 단절하면서 까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성취 할지 주목 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 8일 어버이 날이 지나 갔습니다만 부모와 지식간의 관계를 살펴
보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헌사를 찾아 보다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 아버지 날에 발표한 글이 있어 번역하여 여기에
올립니다(지면관계로 원문 생략):
“ 아버지란 한밤중에 잠 못 이루는 애기와 함께 마루를 서성거리기도
한다. 아버지는 고장 난 자전거
핸들을 한나절도 견디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묵묵히 고쳐준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아버지는 젊은이의 망망한 사춘기를 성년기로 인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모든 것이 산산조각 부서질 것
같은 처지에서도 굳건하게 지키는 사람이다.
그리고 작별의 시간이 오면 놓아 주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용광로 나 현장에서, 컴퓨터
스크린 앞이나 운전대 뒤에서 12시간의 교대근무나 6개월간의
장기 출장을 감수하며 고되게 일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일터에서, 집에서, 무엇보다 가슴속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자신이 가진 역량을 솥아 부으며 헌신하는 사람이다.”
마치 레이건 대통령이 한국의 어버이들에게 전하는 말 같이 친근하게 들리는 이유가 무엇 일까요?
우리부모들도 자식들을 위하여 이세상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헌신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의 어버이들은 자녀들이 성장 하는 과정에서 연령과 상황에 따라 칭찬과 꾸중을 교차시키고, 때로는 앞에서 잡아 당기 기도하고 뒤에서 밀기도 하며, 한편 자유와
통제의 균형 추를 유지하며 자신의 자녀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자녀들의 지적, 정서적 도덕적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습니다.
위대한 교육자였던 장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와
요한 하인리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는 자녀 교육에 실패한 교육학계의
거장들이다. 루소는 자녀를 다섯
명이나 두었지만 연구에 방해 받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전부 고아원에 맡겼다. 페스탈로치 또한 아들들은 직접 키울 능력이 없어서 몇 차례 실패한 끝에
결국 남의 손에 맡겼다.
세계의 위대한 교육자들이 자녀교육에 실패한 반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한국의 모든 어버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생업을 핑계 삼아 자식들을 방치하지 않았고 모두가 자기 책임하에 자신의 철학으로 훌륭한 자녀를 키워낸
공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만 하다. 어버이
날을 보내면서 내가 그럴 자격이 있다면 이 땅의 모든 어버이 들에게 명예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수여 하고 싶습니다. 어버이 날을 지나면서 한국의 모든 어버이 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My mother had a great deal of trouble with
me, but I think she enjoyed it-Mark Twain(1835-1910)
내 어머니는 나 때문에 온갖 고초를 겪은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겨내신 것 같다-마크 트웨인,미국 작가(1835-1910)
아들과 딸아! 사랑 한다 그리고 고맙다. 너희들 때문에 교육심리학을 현장에서 실습하여
너희들의 심리를 알게 되었다. 알게
되니 이해 하게 되었고, 이해 하게 되니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 어찌면 학사 학위로 끝날 뻔한 나의 생애에 교육심리학 명예 박사 학위를
취득 할 기회를 주어서 더욱 기쁘고 한편 영광으로 생각 한다. 부디 건강을 잘 유지하여 너희들도 아들 딸을 훌륭하게 교육시켜 부모로서
보람도 느끼고 그 공로로 자기가 자기에게 명예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
어버이 날을 보내면서 일남 일녀를 키운 평범한 가장의 소회를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