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저나 이 글을 읽을 분들은 하나의 고정관념을 갖고 계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사대는 부끄러운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압니다. 조선시대는 민족적 자존심도 없이, 중국에 사대한 수치의 시대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참고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사대"가 부끄럽다 생각하여 조선을 뭐라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 대다수가 "조선은 사대주의 나라여서 부끄럽다."라고 말하니까 따라해서 조선이란 나라를 싫어하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마 후자의 경우일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러한 경우였으니까요.
뭔가를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전 그저 남이 조선에 대해서 뭐라한 것을 가지고
따라서 뭐라 했었지요.
우리는 평등의 시대라는 현재까지도 개인과 개인의 경우에 자신 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따를려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사대"를 한다해서 부끄럽다고 하지 않죠. 오히려 그런 사람을 알게 되어서 영광이다라고 까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나라와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선 우리 나라의 경우가 아닌 서양의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서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그리스와 로마"입니다.
그리스라고 하면 서양문명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그 그리스 문명을 그대로 모방하여 답습한 것이 서양의 꿈의 나라라는 "로마제국"입니다.
우리는 로마제국이 그리스의 언어와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여 모방하였다해서 그 나라를 무시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로마 역시 자신들이 그리스의 문화를 모방하였다해서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그런 문화를 영위했음을 자랑스러워했죠.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로마를 오히려 서양을 정복한 위대한 제국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우리는 그 로마제국에 사대한 이스라엘이나 박트리아, 이집트같은 나라를 역시 무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그 당시 로마에 적대하여 싸운 나라들을 자기 힘도 모르고 대항한 어리석은 나라다고 말합니다.
대충 서양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이와 사정이 비슷한 우리의 경우 "조선"은 왜 평가가 다를까요? 서양에서는 사대가 당연한 것이고, 우리 동양에서는 "사대"가 부끄러운 수치스런 것이다? 이런 시각의 차이 때문입니까?
아닙니다. 당시 중국 국가에 사대한 나라는 우리 나라만의 경우가 아니었습니다.
중국과 인접한 "토번(티베트), 서역(오히려 서역은 한나라 때 "사대"가 아주 열심이었습니다. 헌데 우리는 그런 서역을 뭐라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바로 서역 국가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월지족, 위구르족, 서하, 여러 유목족,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 등등 이렇게 예로 들수 있는 나라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럼 지금의 우리는 그런 나라들을 평가할 때 사대하였다해서 무시합니까?
역시 대답은 "NO"입니다. 그럼 유독 왜 조선의 경우만 그렇게 평가할까요?
나라와 나라는 힘으로 역학관계가 성립됩니다. 막말로 어떤 나라가 "군자지국"이어도 힘이 약하면 "깡패의 나라"한테도 사대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나라와 나라간의 관계입니다.
그렇습니다. 조선은 처음부터 명에 그런 힘의 대결에서 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대로 흐른 것 뿐입니다.(하지만 조선 초기 우린 조선인들 누구하나 내켜서 중국에 사대한 것이 아님을 압니다. 실리추구였죠.)
그럼 왜 조선의 경우만 그렇게 평가하는가?
전 그 이유를 개인적으로 일제시기에 일본인들에 의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더이상 설명하지 않더라도 다 아시겠지요.
그럼 조선이 사대한 것은 "국가간의 사이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결론지으고 다음으로 나가겠습니다.
조선이 사대해서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라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조선인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조선 사대부들 때문입니다.
조선 사대부들은 "중국에 사대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으며, 자신들을 "소중화"라고 불렀었지요.
바로 이점 때문에 우린 더 화를 냅니다. 하지만, 저는 좀 시각을 달리합니다.
사대부들은 당시 조선 초 국방에 대해서나 여러 민생 처리문제등 조선의 가장 시급한 내부 문제였던 여러 가지를 순조롭게 해결함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해서 이제 우리가 "완벽한 사대의 시기"라고 하는 조선 중기부터는 사대부(또는 양반)들이 할 일이 그런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것의 "성숙"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대부들은 그들의 국교인 "유학"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솔.직.히 발전된 문명을 누리고 있는 명나라에 가서 문물을 받아오지요.
그런 과정에서 좀 더 고상한(?) 것을 추구하는 사대부들이었다면 아무래도 명이라는 나라를 약간의 동경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1을 배우고 나서는 2를 배우려하듯 말입니다.그리고 1에서 멈추지 않고 2를 알고 있는 사람을 더 우러러보듯이 말입니다.)
이를 또다시 서양의 경우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로마는 그리스의 발전된 문화를 보고 그것을 동경해 오히려 자신들이 그리스를 정복했음에도 로마 귀족들은 그리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려 애를 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그러한 행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발전된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훨씬 후대인 서양의 프랑크나 독일 또한 자신들의 문명의 뿌리가 그리스임을 오히려 자신있게,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결국 그와 같습니다. 사대부들이 한 그러한 행동(사대)은 비판받아야할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좀더 나은 것을 바라다보니 새롭게 탄생한 자연스러운 하나의 사상이(소중화사상)었을 뿐입니다.
그럼 병자호란의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하고 물어볼 수도 있을텐데 그것은 오히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봅니다.
아시다시피 인조 前의 왕은 광해군이었습니다. 광해군은 당시 "중립외교"를 펼치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광해군이 왕이 됨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일부 무리들은 그가 "임진왜란 때 조선을 구해주었던 명을 돕지 않고, 의리를 배신하고 있다."라는 명목으로 난을 일으켜 그를 쫓아냅니다.
광해군이 "친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반정을 일으킨 무리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이었겠습니까! 그들은 싫든 좋든 결국 "친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내세운 명분이 그것이었고, 그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정당성이 없어지니까. 알다시피 당시는 유학을 국교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명분"의 시대였습니다.
온 나라가 명분을 중시하는데, 난을 일으키고 정권을 잡은 그들이 자신들의 목을 조를 행동 즉 자신들이 내세운 명분을 어길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여건상...
결국 그들은 별수 없이 명나라를 상대로 "사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의 역사서를 가지고 "사대"를 나쁘게 평가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과연 조선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대의 역사서를 편찬한 것이 "자의"였을까요?
조선 세조 때와 예종(?), 성종 때 전군 8도 관찰사에게 각 가문에서 사사로이 보관하고 있던 "동천록, 대변설, 삼성표훈밀기, 고조선비사, 조대기 등"을 거두어 들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계속 몰래 그러한 책들을 보관할 시에는 참형에 처한다는 말과 함께.
이러한 책들은 비록 현재 남아있지 않지만, 쉽게 "사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한단고기"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책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 만약 조선이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사대의 국가였다면, 위의 책들은 그저 거두어 들인 즉시 불태워졌을 것이며, 조선왕조실록에 기록 조차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아무리 왕이 보관해야 한다라고 해도 신하들이 진정한 "사대의 신하"였다면, 신하들의 의견을 물리치지 못하고 그런 책들을 불태워 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린 조선이 위의 책들을 거두어들이고 몰래 잘 보관해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대"와는 거리가 먼 나라였음을 알 수 있죠.
그리고 당시는 명과 활발한 교류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명에 보일 만한
"역사서"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명에 책잡힐 만한 역사서는 숨겨야 했지요. 알다시피 주원장이 조선이란 국호를 정해준 이유가 "사대"였기 때문이니까요. 그래서 명에 보일 만한 "사대의 역사서"를 제작한 것이라 봅니다.
글을 쓰다보니까 약간 많이 옆으로 샌것 같은데,
처음에는 사대란 국가간에는 당연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쓰다가, 계속 쓰다보니까는 어느새 "조선의 사대"에 초점이 맞쳐저 버렸네요. 암튼 전 "사대"라는 것 자체에는 그렇게까지 나쁘게 볼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