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접근법 452 - 이유 있는 반항
2010년 식 젊은 미술은 온건하다. 90년대 젊은 미술인들이 말하던 구태한 구상미술에 대한 반항이나 미술대학식(式) 추상미술에 대한 접근이 아니다. 온건하면서도 파장의 강도가 꽤 높다. 어떤 조건에 대한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사유적 접근보다는 스스로의 ‘쾌’를 중심점으로 삼는다. ‘내숭’이나 ‘즐김’, ‘시각적 즐거움’을 주요 테마로 삼는다. 2000년대의 수준 높은 묘사력(?)에 대한 질력 또한 아니다. 90년대의 온건적응을 보수로 보는 것 또한 아니다. 정체가 묘하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젊은 ‘오랜지족’의 철 든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 정치변화에 따른 미술계의 온건한 투쟁과 무관하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유있는 반항인데 그것을 반항으로 인지하지 못할 따름이다. 대학 때까지 말썽한번 안부리던 아이가 사회에 진출하여 독립하더니 부모 몰래 클럽에 다니는 형상이다. 절대 들키지 않는다. 번쩍거리는 조명아래서 화려한 치장과 약간의 음주로 밤을 샌다. 새벽까지 놀다가 아침이면 조용한 사무직 사회인으로 변신한다. 절대로 사고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있는 반항은 1960년대의 젊은 미술인들과 비슷하다. 상황과 현장은 다르지만 나타나는 양상이 비슷해 보인다. 작품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의 젊은 미술인과 60년대의 그들의 고민과 그들의 헤프닝, 그들의 속내 깊은 토론과 집단성과 같은 미술가들이 사는 모습이 비견된다는 의미다.
전쟁이 끝난 1960년대의 젊은 미술인들은 청년의 정신과 전위의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현재의 밤과 같다. 그들은 낮만 되면 허무와 현실에 대한 불만을 삭혔다. 청년들은 추상의 바람에 열광한다. 남북 이데올로기에 무관심한 척 해야만 목숨이 연명되었다. 전쟁을 도피하였던 부자 지식인과 서양의 온갖 현대미술서적을 통해 새로운 미술기류를 받아들였다. 이우환의 모노하(物波)와 백남준의 플럭서스, 박서보의 모노크롬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도 교육기관 한쪽에서는 온건하고 순한 양들이 집단을 구성한다. 미술대회에 대한 상과 정치권 줄 대기, 그림 팔기에 열을 올린다. 구상이니 비구상이나 하다가 어느새 반구상이라는 말이 탄생한다. 형식에 대한 탐닉이 시작된다. 미쿡의 추상표현주의와 같은 정신으로 풍경화와 인물화가 주를 이루기도 했다.
70년대를 넘어서면서 베트남 전쟁이 최고조에 이른다. 청년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국가경제의 활성화 시기다. 삶과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로 1980년을 넘어서면 창의 정신이 개화한다. 소위 말하는 민중미술의 발생이다.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나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성향과 대중이나 민중을 대변하는 미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정치에 의해 정신이 심각하게 축소되었던 것을 알게 되면서 정치운동에 적극 개입한다. 그러던 것이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이라는 거대한 명분 앞에 조금씩 순화되고 동화되어 간다. 형식에 대한 탐구에서 조형미와 조형에 대한 사회적 입장, 개념, 순수의식과 행동양태로 전이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횡횡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이야기 하지 않고서는 젊은 문화예술인이 아니라는 식이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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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접근법 500회 특집 강연>
내 용 : 한국 미술 현황과 진짜로 효과 있는 미술가 마케팅
일 시 :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오후 2시)
장 소 : 하나은행 본점 강당(서울 을지로 1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신청은 아래 주소에서
https://www.facebook.com/events/575212465846311/?ref=notif¬if_t=plan_user_jo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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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화랑(현대미술경영연구소)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4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