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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뺏어봐] 06
S#1 간호사 데스크
석찬, 굳은 얼굴로 전화기 내려보다가 허탈하게 웃으며 걸어나간다.
S#2 인턴 라커룸
가운 벗으며 라커 안에서 외투를 꺼내던 석찬의 손이 갑자기 멈춰진다.
석찬, 선물 포장(책) 꺼내고 들고 보는데.
기조(F) : 여보세요? 한예린씨 핸드폰입니다. 잠시 자릴 비웠는데 5분후쯤 하시면..
석찬, 선물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휑하니 나간다.
지저분한 쓰레기들 속에 예쁘게 포장된 크리스마스 선물!
S#3 국도. 달리는 기조 차 안 (밤)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예린
기조, 예린을 흘낏 보고는.
기조 : 깜깜한데 뭐가 보여?
예린 : (못들은)
기조 : 예린아? (하는데)
예린 : (순간 화들짝 놀라서 보는)
기조 : (의아해서) 왜 그렇게 놀래?
예린 : (빤히 보다가 고개 떨구며) 아무것두 아니예요. 그냥 좀.. 따, 딴 사람하구 착각을 했나봐요..
그거 알아요?
기조 : (뭐? 보는)
예린 : 첨이예요. 예린아, 하구 부른건.
기조 : (계면쩍은) 그런가?
예린 : (끄덕이는)
기조 : 어디루 납치해 가는지 안물어봐?
예린 : 어디루 가는 거예요?
기조 : 한번 잡혀가면 영원히 못돌아오는 곳! (미소로 보는)
예린 : (엷은 미소)
기조 : 어어? 웃어? 안무서워?
예린 : 납치, 첨 하죠? 그런 정본 미리 흘리는게 아니예요. 납치범이 너무 시시하다! 스릴두 하나두 없구!
할수 없죠 뭐? 내가 가르쳐 주면서 납칠 당할수밖에!
기조 : 뭐? (웃는다)
예린 : (미소)
S#4 대학병원 건물 출입구 밖 (밤)
석찬, 고개 푹 숙이고 나오는데
희수, 불쑥 얼굴 들이밀고 나타나며.
희수 : 어디 가서 소주 한잔 어때?
석찬 : (? 보는)
희수 : (어깨 툭 치며) 따라와! (앞장서 가는)
석찬 : (표정없이 바라보기만)
희수 : (돌아보며) 어이, 윤석찬! 돈없어 나! 추워 빨랑 와! (앞서 가는)
석찬 : (걸어나가는)
S#5 포장마차 안
석찬, 잔 받아놓고 무표정으로 앉아있고
희수는 술잔 비우며.
희수 : 캬! (국물 그릇채 들고 마시며) 아줌마! 똥집하구 닭발 아직 멀었어요?
아줌마 : 곧 나가요 곧!
희수 : (석찬 보고) 야! 잔 받아놓구 제 올리냐? (빈 술잔 채우려다) 아줌마! 여기 맥주잔 하나 주세요.
아줌마 건내면
희수, 받아 맥주잔에다 소주 부으며
희수 : 실연이라두 당했어? 병원선 팔팔 날더니 표정이 왜 그모양이야? 술맛 떨어지게시리!
석찬 : (채워지는 컵 보고 희수 쳐다보고 픽 웃는)
희수 : 그렇게 웃으니까 좋다야! 얻어먹는 입장에선 맘두 편하구!
(잔 들고) 자! 폼나게 부딪쳐보자!
석찬 : (미소로 건배하는)
두사람, 마시고 잔을 비운다.
석찬 : (놀라서 빈잔 보고 희수 보는)
회수 : (국물 들이키며) 진부한 카운셀링 같겠지만 버스 놓치구 나면 딴 버스 금방 와.
요즘은 배차간격두 짧잖아. 뭣하면 까짓껏 지하철루 바꿔타면 되는 거구!
석찬 : (쓰게 웃으며 잔 채워 마시는)
S#6 서울근교의 까페 밖, 기조 차안 (밤)
*외딴 곳에 위치, 조그마한 산장 느낌이 나는 카페, 외관(밤)이 아름다웠으면..
사방이 깜깜한데 간판의 네온빛만 반짝인다.
기조차, 들어와 멈춘다.
예린 : (밖을 살피며 실망스런) 벌써 끝났나보네!
기조 : (내리는)
예린 : 돌아가요, 괜찮아요 난.
기조, 성큼성큼 까페쪽으로 가고 열쇠로 열고 들어간다.
예린 : (? 내린다)
잠시후 까페 전체에 불 들어오고 까페밖의 등에도 불켜진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카페 외관 보여지고.
예린 : (감탄하는)
예린, 미소지으며 들어간다.
문 닫히고, 까페밖의 등 차례로 꺼지고 까페안의 불도 꺼지면서
시간경과 된다.
까페 창가엔 희미한 불빛이 아른거린다.
S#7 까페안
아늑하고 고풍스런 실내, 타고있는 벽난로 보이고, 한쪽에 피아노 보인다.
촛불이 켜진 한 테이블에 기조와 예린 마주앉아 있다.
어색하고 서로 눈치만 본다.
예린 : (괜히 빙 둘러보며) 인테리얼 참 잘한 거 같아요. 아늑하구 편안한게.
기조 : 그말, 벌써 세번째야! 인테리언 아늑하구 편안한데, 예린인 왜 그렇게 불편해 해?
아무래두 아저씨한테 이집 인테리어에 문제 있다구 얘길 해야겠는데?
예린 : (무안하고) 아니 뭐 그럴거까지.. (하다가) 나 지금 편해요 기조씨? (팔 체조하듯 휘두르며)
얼마나 편한데...
기조 : (미소로) 가족파틴 어땠어?
예린 : (일순 어두워지는)
기조 : (모르고) 이런 날은 가족 파틸 어뜩게 하는 거야?
예린 : (보는)...
기조 : (아무렇지 않게) 한번두 해본적이 없어서 말야!
예린 : (물끄러미 보다가) 가족하군...
기조(Na) : 별로 얘기할 게 없어! (피아노로 가며) 그딴 거 난 생각 안하구 살아!
기조,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한다.
예린 : (바라보는)
한동안 연주되다가
기조 : (멈추며) 피아노 칠 줄 알아?
예린 : 어릴때 조금.
기조 : 이리 와봐!
예린 : (가는)
기조 : 앉아봐 여기.
예린 : (옆에 앉고)
기조, 뒤에서 감싸안는 자세로 예린의 두손을 건반에 올리고, 자신의 손을 포갠다.
예린 : (긴장되는)
기조 : 5살때부터 두드렸어. (포갠채로 건반 누르는, 익숙한 소절로 멜로디만)
나란 놈, 원래가 끈기두 없구 뭐든 실증이 빠른 편인데
이 피아노 건반만큼은 아직두 실증이 안나. 이상하지?
예린 : ...
기조 : 예린이두 그랬으면 좋겠어.
예린 : (포갠 손 보며 낮게) 아직은 아닌데 앞으룬 실증이 날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기조 : 내 말은... (하는데)
예린 : (O.L, 손 빼며 낮은) 실증난 것들은 어떤 식으루 처릴 해요?
기조 : 난, 내곁에 있어달란 얘길 한거야.
예린 : 네, 기조씨가 원할때까지만..
기조 : (예린 고개 올려 바라보며) 뭐가 그렇게 두려워?
예린 : (시선 돌리는)...
기조 : (보는)
예린 : (가라앉은) 가족파틸 못하구 나왔어요. 오빨 기다렸어야 하는 건데,
오늘 만큼은 끝까지 오빨 기다려 줬어야 하는 건데.. 클락숀 소리에 가슴이 마구 뛰었어요.
입으룬 오지말라고 그래놓구 나도 모르게 기조씰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더 빨리 오빨 원망했던 거 같아요. 오빠가 아니라 내가 약속을 어기게 될.. (하는데)
기조, 예린에게 키스를 한다.
두 사람 키스하는 모습 보여지고..
S#8 포장마차 밖 (밤)
석찬, 뛰쳐나와 구역질을 한다.
희수, 따라나오고 등 두드리려는데.
석찬 : 됐어요, 괜찮아요.
희수 : 야! 무슨 남자가 소주 석잔에 고꾸라지냐? 김 새게시리! 괜찮으면 빨랑 들어가자.
난 딴건 몰라두 술 남기구 집에 들어간 날은 잠이 안와! 아삼삼한게 그거 삼일 간다?
석찬 : (일어나고) 마시구 와요. (목례하고 걸어나간다)
희수 : (바라본다)
축 처져 휘청거리며 걷는 석찬의 뒷모습 외로워 보인다.
희수, 포장마차쪽 아쉬운 듯 한번 쳐다보고는.
희수 : 에라 모르겠다! (쫓아가며) 야 같이 가!
희수, 가까이 가서는 석찬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희수 : 내방 가서 2차 어때? 앞으루 지겹두룩 보면서 지내야 될거 같은데!
석찬 : (두른 팔 내리는)
희수 : (픽 웃는)
희수, 석찬 힐끗거리며 놀리듯 노래 부른다.
(사랑 / 사랑의 아픔을 테마로 한 곡으로)
석찬은 무표정하게 걷기만.
그 위에 희수 노래와 겹쳐지면서 가수의 노래 흐르고...
S#9 몽따쥬
동. 음악 이어지고...
까페 안, 벽난로 앞에 기조, 예린을 뒤에서 껴안은 자세로 앉아 이야기 하고 있다.
석찬의 원룸,
석찬, 침대에 앉아 깜빡이는 트리의 전구빛 보고 있다.
까페 안. 두사람 벽에 기대 나란히 어깨를 기댄채 잠들어 있다.
석찬의 원룸.
열려진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석찬, 창가로 가 탁구공 밖으로 던진다.
처음에는 하나씩 던지다가 상자째 날려보낸다.
창밖 어둠속에 떨어지는 캐리커쳐 탁구공들,
바닥에 제각각 구르고...
(F.O)
S#10 2층거실 (낮)
새장 속의 문조.
창살 사이로 새들 만지려는 듯 가느다란 손가락이 들어간다.
표정이 없는 은조다!
어느 순간 문조 파닥이며 날아들어 손가락을 쏜다.
얼핏 은조의 표정에 미소가 스치는데
그때 한원장 올라온다.
한원장 : (가까이 오며) 이놈이 니맘에 드는 모양이구나.
은조 : (문조 보고 있는)
문조 어느새 다른쪽으로 날아가 있고
은조도 손가락을 뺀 상태다.
한원장 : 네 이름이 뭔지 집이 어딘지 아직두 기억이 안나니?
은조 : (반응없고 문조만 보는)
한원장 : (걱정어린) 아무래두 니가 많이 아픈 모양이구나. 몸이 아니라 마음이 말이다.
쿵쾅거리는 소리 들리고 가영 나타난다.
가영, 뛰어올라오다 한원장 발견하고는 얌전하게 걸어온다.
가영 : (엷은 미소로) 안녕하세요, 원장 선생님!
한원장 : 우리 가영이가 걱정이 돼서 왔구나.
가영 : 괜히 저 때문에 원장선생님께서 고생이 많으세요. 죄송해요.
한원장 : 아니다 아니야. 그나저나 얘 보호자를 빨리 찾아야할텐데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걱정이구나.
가영 : 얜 제가 보살필테니 원장선생님은 아무 걱정마시구 병원일 보세요.
한원장 : 가영인 언제봐두 어른스럽구나!
아저씨한테 아들이 하나만 더 있어두 우리 가영일 며느리 삼는건데, 아쉽구나 아저씨가!
가영 : (침을 꼴깍 삼키는)
한원장 : 그럼 부탁하마. (내려가는)
가영 : (뒷모습에다 공손하게 절하며, 소리) 감사합니다 아버님! 삼년만 따악 삼년만 기다리시면 돼요!
(혀 쏘옥 내밀고 미소 짓고는)
가영, 뒷짐진 자세로 새 보고 있는 은조를 이리 훑었다 저리 훑었다 한다.
가영 : (평상톤으로) 얘?
은조 : (무반응)
가영 : (툭 치며) 얘?
은조 : (새를 보기만)
가영 : 어어? (흔들며) 너 정신 좀 차려! 정신 좀? 무슨 애가 꼴랑 자전거에 치여서 이 모양이니?
너땜에 내 이미지에 왕금이 갔잖아?
은조 : (시선 고정)
가영 ; (보다가 살며시 새장을 든다)
은조 : (시선 따라가고)
가영, 새장을 들었다 놨다하면 은조 시선 그대로 따라간다.
가영 재밌다!
가영, 은조 살피며 아예 새장을 들고 석찬방으로 들어간다.
은조 따르고.
S#11 석찬방
가영, 새장 들고 들어오면 은조, 졸졸 따라온다.
가영 멈추면 은조도 멈추고
가영 나가면 은조 따라나간다.
S#12 북성동 주택가 (낮)
철가방 든 가우, 노래 부르며 스텝 밟으며 왕풍각쪽으로 가는데
동네꼬마가 벽에 낙서를 하고 있다.
가우, 정의감에 불타는 얼굴로 씩씩거리며 다가간다.
가우 : (고함) 동작 그마안!
꼬마 : (깜짝 놀라 돌아보고)
가우 : (마구 쥐어박으며) 엇다가 황칠을 해? 엇다가? 쨔샤! 여기가 니네집 변소간이냐? 어?
너 몇살이야? 몇살이야 쨔샤? 빨리 관동성명 못대?
꼬마 : (숨죽이고 섰는)
가우 : (광분하여) 도대체가 말이야! 요즘 부모들 자식들 교육을 어뜩게 시키는거야?
니네 엄만, 맹자엄마삼천가지(맹모삼천지교)라는 말두 몰라? (하는데)
꼬마 분필 훽 집어던지고 도망을 간다.
가우 : 이 자식이! 거기 안서? 거기 못서 너?
꼬마 저만치서 혀를 쏘옥 내밀고는 도망가버린다.
가우 : 하-! 저걸 그냥! 카- 악!
가우, 분필 줍고 벽으로 다가가 낙서를 보는데, 남자와 여자가 그려져 있고
‘채지수는 윤새봄을 사랑한다!’라는 낙서 돼 있다.
가우 : (픽 웃고는) 자식! 콩알만한 새끼가!
가우 지운다.
다 지운 가우, 손 탁탁 털어내고 철가방 터프하게 들고 가다가 씩 웃으며 손에 쥔 분필 내려다본다.
주위를 살피는 가우, 아무도 없고 가우 뒷걸음질로 벽으로 다가간다.
한번 더 주위 살핀 뒤 벽에 딱 달라붙어 한쪽 구석에 아주 조그마한 글씨로
‘왕가우는 홍난희를 사랑한다! 난희는 가우꺼!’ 쓰는데 누군가 머리통을 세게 내리치며.
현칠 : (고함) 동작 그마안!
가우 : (화들짝 놀라 멈추나 돌아보지 못하는)
현칠 : (귀를 잡아 끌며) 하여간 배달만 내보냈다하면 딴짓이야 딴짓! 요눔아 니 나이가 몇살이야?
몇살? (잡아 끌고 가며) 내가 니 놈 때문에 동네 창피해서 고개를 못들구 다닌다. 고개를!
가우 : (아파 인상쓰며) 아부지 아부지 그게 아니라요?
현칠 : 아니긴 개뿔이 아니냐 요눔아?
그때 클락숀 소리 울리고 두사람 비켜서는데 기조 차다!
가우, 기조와 예린 보고
가우 : 어어? 아니 저 지집애가? 아우! 쓰리쿠션으로 열받네 이거!
(손을 떼내며) 아부지 자, 잠깐이면 돼요! 잠깐!
현칠 : 잠깐은 뭔 얼어죽을 놈의 잠깐? 그 잠깐에 내가 한두번 속았냐 요눔아?
가우 : 으이-! (뿌리치고 달려나간다)
현칠 : 저, 저눔이? 거기 안서? 당장 거기 못서?
S#13 북성의원 앞, 기조 차안
예린, 차안의 기조와 인사하고 있다.
예린 : 가요 그만.
기조 : 응. (바라보고 있는)
예린 : (보다가) 들어갈게요.
기조 : (끄덕)
예린, 병원쪽으로 가고 기조 시동을 거는데
가우(E) : (고함) 야아-! 한예린-!
달려온 가우, 기조차 앞에 두팔 벌리고 선다.
예린, 돌아보고 기조도 본다.
가우 : (기조차 툭툭 차며) 쨔샤! 내려! 이 똥차 화악 폭파시키기 전에 빨랑 내려!
기조 : (성가시고)
가우 : (다리를 범퍼에 떡하니 올리고 노려보는)
예린 : (가까이 가고) 왜 이래 가우오빠?
가우 : (열받은) 왜 이래 가우오빠아? 예린이 너, 언제부터 아무놈 차나 얻어 타구 다녔어? 어?
석찬이 없다구 이제 막나가기루 했냐?
기조 : (내린다)
가우 : (기조 노려보며) 석찬이가 왜 나갔는데? 누구땜에 뭣 땜에 나갔는데?
너 자꾸 이딴식으루 할거야? 어?
기조 : (무슨 소린가?)
예린 : (차갑게 쏘는) 내 일이야! 상관마 오빤!
가우 : 뭐어? 니 일? 으휴- 이걸 확 그냥! (때리려는 제스츄어 취하는데)
기조 : (그 손 잡아 비틀며) 오늘은 배달 없어?
가우 : (비명 지르는) 아 아 으윽!
기조 : (풀며) 남의 일에 신경 끊구 가서 생업에나 종사해! 잘하던데 왜?
(손 모으고 흉내내며) 쎄쎄!
가우 : 이 자식이! (덤벼드는데)
예린 : (지르는) 가우오빠! (가라앉은) 제발 그만둬 부탁이야. (기조 향해) 가요 그만.
기조, 차에 오르고 기조차 출발한다.
예린 : (외면한채) 소리 질러서 미안해 오빠.
가우 : (착 가라앉은) 난 아무래도 괜찮은데 석찬이놈은.. 상하게 하지마라. 내가 가만 안있는다!
예린 : (들어가는데)
가우 : 예린아?
예린 : (멈춰선다)
가우 : 그 재수없는 자식!..그 누드놈새끼한테.. 여자 있는거.. 알구 시작한거냐?
예린 : (놀라는)
S#14 기조방
난희, 기조 누드화 보고있다.
기조, 들어오다 멈칫한다.
난희, 돌아보지 않는다.
기조 : 왠일이냐? 주인두 없는 방에.
난희 : (차게) 은조가 없어졌어.
기조 : (놀라) 뭐어? 그게, 그게 무슨소리야? 어젯밤에 성북동에서.. (하는데)
난희 : (O.L) 너 가구 난뒤에 진섭씨네 가게루 전화왔었어.
갑자기 스케줄이 잡히는 바람에 은조한테 못오신다구.
기조 : 뭐? (당황한) 그럼 은존 은존 어디 간거야? 걔 밖으로는 한발자국두 안나가려는 애야?
난희 : (차게) 그걸 왜 나한테 묻니?
기조 : (뛰쳐나가고)
난희 : (한숨 내쉰다, 쫓아나가고)
S#15 기조옥상 (낮)
기조, 계단을 막 내려가려는데
난희, 나오며
난희 : 찾았어 은조.
기조 : (멈추고 보는)
난희 : (난간에 서서 거리 내려다보며) 새벽까지 찾아다니다가 아침에 경찰서에 실종신골 했어.
바루 연락이 왔더라. 2시까지 오래. 경찰서루.
기조, 안도의 한숨 내쉬며 난희 옆으로 가 선다.
기조 : ...
난희 : ...
기조 : 고생했다. 니가.
난희 : ..어디 있었니?
기조 : 어?..
난희 : 밤새두룩 찾아 다녔어. 온동네를 샅샅이 뒤졌는데두 아무데두 없었어.
얼마나 초조하구 불안했는지 몰라.
기조 : 미안하다.
난희 : (거리보며) 신고를 하구 경찰설 나오는데 경찰이 날 부르더라.
실종자 성별이 여자루 돼있는데 ‘서기조’란 이름이 여자이름이 맞냐구..
거기다 왜 니 이름을 적었을까?
기조 : (바라보는)
난희 : (바라보며) 우습지? 밤새도록 미친듯이 내가 찾아다닌 건 은조가 아니라 서기조였어!
(또르르 눈물 흐르는데 미소로) 너무 힘든 밤이었어.
기조 : (가만히 안는다)
S#16 경찰서 안 (낮)
기조, 초조하게 있는데
현칠, 철가방 들고 들어온다.
현칠 : 아이구! 불철주야 대민봉사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문 밖 향해) 빨리 좀 오세요!
경찰1 : ? 우린 배달시킨 적 없는데
현칠, 철가방에서 음식 꺼내며
현칠 : 연말연시를 맞아 서비스 차원으루다 마련한 사은행사니까 마음 푸욱 놓으시구 와서들 드십시오.
경찰1 : (좋아하며) 어이 그러십니까? 안그래두 출출하던 참인데 어이 이경사, 박경사 와서들 먹자구!
경찰들, 모여들어 먹는데
한원장과 은조 들어온다.
한원장 : 아아구! 불철주야 대민봉사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하면)
경찰들 또? 하는 기대감으로 일시에 돌아본다.
현칠 : 흐흐흐. 원장님두 레퍼토리 좀 바꾸시지! (웃는)
기조 : 은조야? (가까이 가는)
은조 : (인형 내려다본 채 무반응)
한원장 : (기조를 보는)
경찰1 : 맞는가 보군요.
현칠 : 그럼 청년이 이 소녀의 보호자? 그러니까 사고당시의 상황을 브리핑하자면
우리 딸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빨리 달린 것두 아니구 그냥 사알살, 살살 달리구 있는데
이 소녀가 갑자기 비호처럼 자전거로 몸을 내던지는 바람에... (하는데)
한원장 : 내 생각으룬 동생이 정신적으로 이상이 좀 있지않나 싶은데...
기조 : 정상입니다. 제 동생은... (정중하게 인사하며)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기조, 은조 손 잡고 나간다.
한원장, 유리창 너머로 두사람 바라본다.
유리창 너머로 멀어져가는 기조와 은조의 뒷모습...
(F.O)
S#17 예린방 (밤)
화장대 앞의 예린 스킨을 바르다가 문득 멈추고 거울을 응시한다.
가우(E) : 그 재수없는 자식!...그 누드놈 새끼한테...여자 있는 거... 알구 시작한거냐?
예린,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이고,
대학로 극단 앞에서 아이스크림 먹던 기조와 난희 장면 인써트 된다.
그때 노크소리 들린다.
허간호(E) : 들어가두 돼?
예린 : (생각을 접으며) 네, 들어오세요.
허간호(공주 잠옷) 얇게 썬 오이 접시 들고 들어온다.
허간호 : (접시 내밀며) 쨘! (예린 손 끌고 바닥으로) 자기 전에 오이팩 하고 자자.
날씨가 건조해서 그런지 영양크림을 듬뿍 바르구 자는데두 아침엔 피부가 영 퍼석퍼석 해.
파우더도 안묻구.
예린 : 예에. 날씨보다는 (조심스런) 나이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요?
허간호 : 예린이 보기보다는 말을 차암 얄밉게 한다아?
예린 : 아니 전 그냥,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좋다! 뭐 그런 얘기였는데..
허간아줌마가 또 한미모 하시잖아요?
허간호 : 어머머! 어머머! 기막혀라 기막혀? 아줌마라니 대체 누구보구 아줌마라구 한거야 예린이?
예린 : 예?
허간호 : 나두 예린이하구 똑같은 미스야! 아직 처녀라구!
예린 : 그, 러네요, 누, 누우세요. 제가 팩 해드릴께요. 미스허 언니!
허간호 : (풀어지고) 그러까 그럼? (눕고) 골고루 잘 붙여어.
먹는 것보담 이렇게 붙이는게 스무배나 효과가 있대.
예린, 오이 붙인다.
기계적으로 손동작하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고.
허간호 저기 저기 말이야? 아버지 얘긴데...?
예린 : (못들은)
허간호 : 중이 제머리 못깎는 법이거든. 대놓구 프로포즐 하신건 아니지만
아버지두 날 맘에 두시구 있는 거 같구, 나두 뭐 조금 손해보는 감은 있지만
불쌍한 남자 하나 구제해 준다는 차원에서... (하는데)
생각에 빠진 예린, 모르고 오이를 허간 입에다 올린다.
허간호 : (떼내서 들어보이며) 지금 이 오인, 나보구 입 닫구 있으란 얘기야? (하는데)
예린 벌떡 일어나 외투 챙겨 나간다.
허간호, 일어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고개 든채.
허간호 : 어디 가? 아버지 얘기가 아니구 그냥, 아직은 그냥 내 생각일 뿐이야 예린아?
S#18 예린집(병원) 앞 (밤)
걸어나온던 예린 잠시 멈칫한다.
갈등하다가 결심하고 위쪽으로 걸어올라간다.
S#19 기조방
기조, 담배 피우며 벽에 기대 앉아 은조 보고 있다.
은조는 침대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는 중.
기조 담배 문채 은조에게 다가간다.
기조 : (무뚝뚝한) 이제 그만 자.
은조 : (올려다보고만)
기조 : (눕히며) 자.
은조 : (누운채 말똥말똥 천장 보는)
기조 : (손으로 눈 감기며 화난) 이렇게 눈 감고 자란 말이야!
은조 : (담배연기로 인한 재채기)
기조 : (담배에 시선. 짜증스럽게 비벼 끄고 손으로 연기를 없앤다)
그때 전화벨 울리고
기조, 머리 긁적이며 전화 받는다.
기조 : (은조쪽 보며) 여보세요?
예린(F) : 나...예요.
기조 : (뜻밖이나 반가운) 어? 예린이가 웬일이야?
예린(F) : 기조씨집 근천 거 같은데, 편의점에 있어요. 나올.. 래요?
기조 : (은조 보면)
은조, 누운 채 천장을 보고 있다.
기조 : 기다려, 곧 갈게. (끊고, 갸웃하는)
S#20 편의점 안 (밤, 3부 S#77과 동일한)
구석의 전화부스.
수화기 놓는 예린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다.
카메라 이동하면
난희, 면도기며 쉐이브크림(적당한 남자용 물품으로) 고르고 있다.
난희, 냉장고로 가 맥주를 꺼낸 후 옆칸 열어 음료를 잡는데 그 음료를 동시에 잡는 손이 있다.
쳐다보면 예린이 미소로 먼저 집으라는 체스츄어 한다.
난희, 목례하고 집고 다른쪽으로 간다.
예린, 그 음료 두개 꺼내고 갸웃하며 난희를 쳐다본다.
난희, 컵라면이며 커피 등등을 고르고 있다.
(혼자 먹기엔 많다 싶을 정도로)
예린, 카운터로 가 계산하며 한번 더 난희를 힐끗 보게 되고
기억이 나지 않는 듯 음료 들고 밖으로 나간다.
S#21 편의점 밖 (밤)
예린, 3부 S#77에서 석찬이 앉았던 자리에 걸터 앉는다.
기조 오고...
유리창 안의 난희, 기조를 보고 어? 반색하고 나오려는데
기조 : (예린 내려다보는)
예린 : (올려다보며 말없이 캔 툭 내미는)
기조 : (웃으며 받고 가우가 앉았던 자리에 앉는다)
유리창 안의 난희 표정이 얼어붙는다.
예린 : (캔 만지작거리고 있는)...
기조 : (한번 보고는 음료 던져 받는) 요즘 자주 심각해지는 거, 본인두 알아?
예린 : ...
기조 : 난 심각한 거 별루 안 좋아해! 밝은 게 어울려, 너한텐!
예린 : 사랑이라는 거...누구한텐 이만큼 주구 또 누구한텐 그보다 작게,
그렇게 쪼개구 분리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구 생각해요.
기조 : ? (보는)
예린 : 기조씰 놓구,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상대루 미워하구 경쟁하구...그러구 싶지 않아요, 난.
기조 : 무슨 얘기야?
예린 : 대학로에서 같이 있던 그여자.. 완전히 끝난 건가요?
기조 : (일순 움찔하고)
난희 나온다.
기조 : 난흰, 그냥 친구일 뿐이야. 오래된 친구...
난희, 스쳐 지나가는데
기조, 놀라서 일어난다.
예린, 의아해서 기조 보고 난희 보는데
난희, 가다가 멈춰선다.
기조 : (불러야 되는데 부르지 못하겠는)..
난희, 뒤돌아 기조에게로 다가온다.
물건이 가득 담긴 봉지 내밀며
난희 : 냉장고가 텅 비어 있더라. 면도날두 상해있구.
배달 서비스까지 하려구 했는데 (예린 보며) 오늘은 안되겠네!
예린 : (보고 있는)
기조 : ...
난희 : (손에 쥐어주고) 먼저 갈게. (간다)
예린, 난희 뒷모습 보다가 기조에게 가까이 가서
예린 : 실증난 여잔, 오래된 친구루 곁에 두는군요. (휑하니 가고)
기조 : (스스로가 한심하고, 비닐봉투 내려보며 쓰게 웃는)
S#22 난희방 (밤)
음악 소리 쩌렁쩌렁 하고
난희, 땀 뻘뻘 흘리며 춤추고 있다.
간간히 땀 닦고 한동안 춤 추는 모습 보여지다가 난희, 지쳐 픽 쓰러진다.
카메라 가까이 가면 땀 범벅인 얼굴로 눈물이 흐르고 있다.
(F.O)
S#23 난희복도 (낮)
한손엔 철가방, 다른 손엔 후레지아다발 든 가우,
비장한 표정으로 절도있게 걸어온다.
마치 007가방을 든 제임스본드처럼.
철가방 내리고 무릎 절도 있게 굽힌 가우,
가슴에서 터프하게 뭔가를 꺼내는데 예쁜 식탁보다!
깔고 정성어린 손길로 음식놓고, 후레지아다발 얌전히 세워놓는다.
가우, 만족스러워 일어나는데 문이 조금 열려있다.
가우, 빼꼼히 들여다보면 비어있다.
가우, 자신이 생겨 열고 들어가는데 발밑에서 신음소리가 난다.
보면 난희, 문께에 출근차림으로 쓰러져 있다.
가우 : (놀라) 난희씨? (뺨 때리며) 난희씨! 난희씨!
난희 : ...
가우 : (더 쎄게 때리며) 난희씨! 눈 좀 떠봐요 난희씨? (마구 흔든다)
난희 : (마치 죽은것 처럼)...
가우 : (금방 글썽글썽해져) 난희씨 일어나요! 왜 이러고 있어요? 왜 이러고 있는 거에요 예?
(힘없는) 일어나봐요, 눈 좀 뜨란 말이에요. (눈물나는) 으이시,
난희 : ....
가우 : (흔들다가 어떤 생각이 번뜩하고)
가우, (5부의 가영처럼) 손바닥 난희 가슴에 대려는데 위급상황이지만 주춤해진다.
침 삼키고 심호흡하고 난희한테 목례까지 하고,
손바닥, 가슴 이쪽저쪽을 방황한 끝에 겨우 위치잡아 막 대는데.
난희 : (앓으며 힘겹게 눈 뜬다)
가우 : (화들짝 놀라 손떼는) 으으-악!
난희 : 미안... 한데.. 백.. 화점까지..
가우 : (O.L) 이몸으루 출근 하려구요? 안돼요! 절대루 안돼요!
난희 : 부탁.. 할게요.
가우 : 오늘 하루만 집에서 푹 쉬세요. 정 걱정되면 내가 가서 사장님 만나뵙구 결석계 내구 올게요.
스팔! 사람이 아파죽을 판인데 아무리 아임애픈(IMF)지 에프킬란지라 해두 설마 짜르기야 하겠어요?
난희 : 데려다.. 줘요.
가우 : (고민스런)
S#24 경인도로 (낮)
달리는 가우의 오토바이, 난희는 가우 등에 얼굴을 묻은채다.
가우, 달리면서도 난희가 걱정되고.
S#25 백화점 앞 (낮)
가우, 난희를 부축해 내린다.
안으로 데려다 주려는데.
난희 : (팔빼며) 됐어요. 정말 고마워요. (힘없이 가는데)
가우 : (보다가 달려가 부축하며 단호하게) 퇴근때까지 기다릴게요.
난희 : 그럴 필요... (하는데)
가우 : (O.L) 이몸으루 학원도 갈거잖아요? 데려다 줄게요. 학원 마치구 집에 같이 가요!
난희 : ...(바라보는)
가우 : (처음이다! 부끄럽고)
S#26 백화점 내 레코드 매장
신보 코너에서 헤드폰 끼고 몸과 고개를 마구 흔들고 있는 가우.
배병철(30대) 가요코너에서 한 가수의 CD를 서너장 집어 카운터로 간다.
옆의 젊은이, 그 CD를 유심히 살피게 되고, 병철 의미있는 미소로 젊은이 쳐다본다.
직원 : (계산하며 동료에게) 발매된지 며칠 안된 건데 갖다놓기가 무섭게 나가네!
동료 : (자기 일 하며) 누구껀데?
직원 : 어어 최지민, 데뷔앨범인가봐. 뜨겠는데 얘?
병철 : (미소, 지갑 꺼내 돈 내는)
동료 : 걔 뜨기 전에 (가우 턱짓하며) 쟤 좀 뜨게 해라 우리 매장에서!
어뜩게 한시간째 저러구 있냐? 생긴것두 진짜 열악하다!
직원과 병철 보면,
가우, 마구 몸 흔들고 춤 추고 난리가 아니다!
잠시후 다른 손님이 가우를 툭툭치고 좀 듣자고 하면 그때야 헤드폰을 벗는다.
한손에 쇼핑백, 다른 손엔 지갑 든채 병철, 다른 매장쪽으로 가는데
소매치기 한명이 잽싸게 밀치고 가면서 지갑을 빼가고 병철, 넘어진다.
쇼핑백에서 동일CD 수십개가 쫘르르 쏟아지고 사람들 비명 터진다.
병철 : 소, 소매치기! 저 자식, 저 자식 잡아!
가우, 그 광경 목격하고 소매치기를 추격해 달리기 시작한다.
S#27 백화점 매장, 가우의 추격 몽따쥬
사람들 속을 휘저으며 달아나는 소매치기와 죽을 힘을 다해 뒤쫓는 가우.
매장 곳곳과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박진감 있게..
가우, 힘껏 쫓아 간격을 좁히는데
소매치기 막 닫히는 난희의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가우, 숨을 몰아쉬며 층수(지하로 하행중) 확인하고 비상계단으로 뛰어내려간다.
S#28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서 나온 소매치기 빈 주차장 경계하며 막 코너를 도는데,
계단쪽에서 뛰쳐나온 가우와 맞부딪친다.
순간 서로 놀라서
두사람 : (동시에) 으으 악!
소매치기 도망가려는데 가우의 손이 먼저 붙잡는다.
가우, 복부를 강타한다.
가우 : (연타 날리며) 이 새꺄! 어딜 도망가! 어딜!
소매치기 자빠지고 가우, 발로 배를 누른다.
가우 : (숨이 가쁜) 오늘 여러모로 몸 푸네!
소매치 : (고통스러워하며 올려다보는)
가우 : 콰악- 그냥! 새끼가!
S#29 백화점내 커피숍
테이블 위 명함 건네진다.
가우 : (보며) 서울기획 로드매니저 배병철... (하다가 놀라) 매니저예요?
진짜 TV에 나오는 가수들 그 매니저 맞아요?
병철 : 도움 청할 일 있음 언제든지 와!
가우 : (들뜨고) 그럼, 저기 김건모, 알아요?
병철 : (애매한 미소)
가우 : (믿기지않는듯) 신승훈?
병철 : (미소만)
가우 : (신났다!) 에이쵸티? 에스이에스?
병철 : (미소만)
가우 : (흥분해 벌떡 일어나) 와우! (두 주먹 불끈 쥐며) 오 마이 갓! 믿을 수가 없어요! 믿을 수가!
밤무대 짜가두 아니구 진짜 가수매니저를 길에서 만나다니!
병철 : (일어나며) 언제건 한번 들러. 신셀 졌으니 갚아야지. (어깨 쥐어주며) 오늘 고마웠어! (가는데)
가우 : 저, 저기 매니저님!
병철 : (돌아보는)
가우 : (진지하고 너무 궁금한) 서태지가 컴백한다는 게 사실입니까?
병철 : (예의 애매한 미소 짓는) 그럼! (가는데)
가우 : 사실이었구나! (명함 다시 보고 입을 맞춘다)
S#30 가영방
공부중이다.
가영, 몰두하는데 영미는 ‘여명’사진 보면서 한숨을 폭폭 내쉰다.
가영 : (시선 고정한 채) 하기 싫음 잠이라두 자. 좀 있다 깨워줄게.
영미 : 잠이 오니?
가영 : (시선 고정) 그럼 공부 하든지.
영미 : 암튼 인정머리하군! 바루 옆에서 친구가 맘을 못잡구 방황을 하는데
가슴은 못열 망정 귀 정돈 열어야 되는거 아니니?
가영 : (시선 고정) 고민이 뭔데?
영미 : 눈두 열어!
가영 : 으휴! 이럴거면서 꼬옥 책은 한보따리씩 싸와요!
영미 : 그렇게라두 해야지 맘이 편한걸 어뜩게? 하긴 너같이 성적 빵빵하구 진로 학실한 우등생이
이 열등생 친구의 맘을 어뜩게 헤아리겠니?
가영 : (여명 사진 들고) 이놈이야? 내친굴 방황시킨 놈이? 어느 학교에 다녀? (자세히 보며) 대학생이니?
잘 생겼다야!
영미 : (기막혀 뺏어들며) 됐다 싶다! 넌 어뜩게 여명두 모르니? 영화배우구 가수잖아?
가영 : 연예인이니? 그럼 너 여태껏 연예인사진 들구 사랑이 어떻구저떻구 한숨 푹푹 내쉰거야?
(기막혀서) 영미 너, 사랑이 뭔지나 알구 이러는거니?
영미 : 난 심각해. 아무리 생각해봐두 그일 만날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거 같애.
가영 : (한심한) 그게 뭔데?
영미 : 가수!
가영 : 가수?
영미 : 응. 내가 공분 좀 못해두 노랜 또 되잖냐? 가수가 돼서 홍콩으루 진출하는거야!
가영 : 그사람 만나려구 가술 하겠다는 거니?
영미 : 응. 가영이 너두 석찬오빠 땜에 의대가는 거잖아?
꼭 만나서 내사랑을 전할거야! 내가 얼마나 그일 사랑하는지...
가영 : (어른스런) 영미야!
영미 : 응?
가영 : 건 동경이지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말야? (석찬 떠올리며) 눈으루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 말구,
눈으루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슬픔과 고통, 그리구 그 사람의 생각까지 이해하구 포용하는거야.
(그리운)
S#31 커피전문점 (낮)
은영 : 야! 사랑이 별거냐? 눈맞구 필(Feel) 통하면 그냥 진도 빼는거지? 뭘 그렇게 재구 따지냐?
마음가는 대루 해. 마음가는 대루!
예린 : 뭐든 쉬워서 좋겠다 넌?
은영 : 뭐든 어려운 너보담은 낫지! 너 지금 남편감 고르는거 아니잖아?
크레믈린한테 여자가 있건 없건 그게 무슨 상관이야? 걔가 너 찍었구 너두 걔한테 뻑가 있는데!
니가 좋으면 그걸루 끝 아냐?
예린 : (기막힌) 그럼 그여잔? 내꼴은 또 뭐니? 남자 하나 놓구 월수금 화목토루 돌아가면서 만나니?
은영 : 그 여자한테까지 니가 신경을 왜 써? 건 크레믈린이 알아서 할 문제야.
어떤 식으루두 정릴 하겠지. 친구라구 그러면 친구로만 봐줘.
괜히 지나간 역사갖구 재해석하구 확대해석 하지말구!
예린 : (고민스런)...
은영 : 기집애! 지금 온통 크레믈린 생각뿐이지? 보구싶음 가서 만나! 걸 왜 참아?
예린 : ...
S#32 피아노 바
붐비고 음악 요란한데 기조 분위기와 유리되어 바에 턱 괴고 앉아있다.
진섭 옆에 앉으며
진섭 : 찍혔어 너! (한 테이블 턱짓 하는)
기조 : (보면)
진한 화장의 젊은여자가 손가락 흔들며 인사한다.
기조 : (무시하고)
진섭 : 벌써 구일째다! 새로운 스토커의 등장이라, 내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만 넌 몸 조심해라!
요즘은 여자들이 더 무서워!
그때 병철 다가오며 진섭 향해.
병철 : (아주 정중하게) 안녕하십니까?
진섭 : ?
병철 : (명함 내미는) 일전에 한번 뵌적이 있는대, 신라고 동문회에서...(알아볼까? 하고 실피는)
진섭 : (명함보고 병철보며) 아-아! 배병철 선배님! (정중히 인사하며) 진짜 오랜만입니다!
병철 : (여유 찾고, 악수 청하는)
진섭 : (악수하고)
댄스음악 끝나고
기조, 피아노 앞으로 간다.
병철 : (둘러보고는 어깨를 두르며) 여기 경긴 그래두 괜찮은 편인데?
진섭 : ? 예 뭐. 선배님 하시는 일은... (하는데)
병철 : (CD 내밀며) 키우는 애야. 1번하구 5번 밀구 있는데 니네 가게에두 좀 틀어라.
방송보다두 한발 앞서가는 데가 여기 아니냐?
진섭 : (받고 보는)
기조의 연주 시작되고 실내 일시에 고요해진다.
스토커 기조에게 푹 빠진 모습이고.
진섭 : (표지 살피며) 댄스일색으룬 좀 힘들지 않을까요? (보는데)
병철 : (날카롭게 기조 보고 있는) 느낌이 좋은데? 누구야?
진섭 : 서기조라구 근방에선 꽤 유명해요. 클래식으루 시작해서 그런지 깊은 맛두 있구.
본능적으루 음악을 아는 놈이예요.
병철 : 노래두 좀 해?
진섭 : 웬만큼 하는 편인데 노래보단 작곡에 더 관심이 있어요.
병철 : (손님들 둘러보며 반응을 살피는)
연주에 취해있는 분위기.
곡 끝나면 환호 터진다.
기조, 목례하는데
병철 보며 의미있는 미소를 짓는다.
S#33 뮤지칼 아카데미 강의실 복도
수업하는 소리 들리는 가운데
가우, 명함 보면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심각하다.
가우 : 로드매니저 로드매니저! (멈춰서 갸웃하며) 하! 매니전 알겠는데 도대체 로드는 뭐지?
(왔다갔다 하며) 로드 로드 로드?
S#34 강의실 안
연기수업 중이다.
칠판에 연기론에 관해 판서돼 있고
강사 표정연기 지어보이며 열강하고 있다.
가끔 수강생들 웃음 터지고 그 속에 난희 기운없이 웃는다.
S#35 아카데미 여자화장실 안
수강생1과 수강생2 들어와 담배를 피며
수강1 : 야! 곧 ‘그리스’ 오디션 있대는데 볼거야 너?
수강2 : 응 봐야지. 자주 있는 것두 아니구!
야! 그보담은 강사들 눈에 띄어서 추천받는게 훨씬 빠르대는데. 확실하구.
카메라 화장실 안 비추면 난희 나오려는데
수강1(E) : 걸 말이라구? 야! 홍난흰지 망나닌지 걔 좀 봐?
난희 : (문고리 열던 손 멈추고)
수강1(E) : 강사 눈에 띄어볼려구 별 쇼를 다 하잖아? 일부러 틀리질 않나,
배우지두 않은거 혼자 잘난척하며 해대질 않나!
난희 우울하다.
수강2(E) : 잔머리 굴리는거 보면 살 떨린다 살 떨려! 나인 좀 많아?
그 나이에 연기 언제 수료하구 언제 배역 따?
난희, 화나고 오기가 생긴다.
표정 단도리하고 허리 꼿꼿이 세워 나간다.
수강1 : 그러다 마는거지 뭐? 뮤지컬 아무나 하니?
수강2 : (난희 보고 수강1에게 눈짓 주는)
수강1 : 대학두 안나왔다며 걔? 여기 전공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데 보고 뻥하는)
난희 세면대로 가 손 씻으며
난희 : 난 아무나가 아냐. (닦으며 다가가서) 대학 졸업하구 이도 저도 할게 없어서 온 늬들이랑은 다르니까.
난희, 엷게 미소 보낸 후 나간다.
S#36 아카데미 밖 (밤)
가우, 오토바이 앞에서 여전히 심각하다.
가우 : 실크로드가 비단길이니까 로드면 길인데... 그럼 길매니저? 길을 매니저 한다...?
저만치에서 난희, 기운없이 걸어나오고 있다.
가우 : (고심하다가) 아하! 가수들 태우고 왔다갔다 주로 길에서 움직이니까...
(손가락으로 탁 소리내며, 속 시원한) 그거였구나! (하는데)
힘없이 걸어나오는 난희 보이고 가우 달려가 부축한다.
난희 : (팔 빼며) 괜찮아요 이제.
가우 : (꾸벅하며 알겠다는)
가우와 난희,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가우, 출발하려는데
난희 : 어디 좀.. 같이 갈래요?
가우 : (놀라 돌아보는)
난희 : 바쁘지 않으면...
S#37 인천바닷가 (밤, 2부 S#60과 동일한 장소)
오토바이 세워져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난희와 가우 서있다.
난희, 밤바다 바라보고 있고 가우는 난희를 바라보고 있다.
난희 : ....
가우 : ...(조심스런) 몸두 안좋은데 감기 들어요.
난희 : (정물처럼)....
가우 : 벌써 1시간짼데....
난희 : (그대로)....
가우 : 명상 같은거... 하는 중이예요? 말 시키지 말까요?
난희 : (돌아보며) 마음을 씻어내는 중이예요.
가우 : ?
난희 : (미소로) 어렵네요 참...
S#38 피아노바
기조, 맥주 마시고 있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고.
S#39 회상(S#21)
예린 : 사랑이라는 거..누구한텐 이만큼 주구 또 누구한텐 그보다 적게,
그렇게 쪼개구 분리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구 생각해요.
기조 : (? 보는)
예린 : 기조씰 놓구,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상대루 미워하구 경쟁하구..그러구 싶지않아요 난.
기조 : 무슨 얘기야?
예린 : 대학로에서 같이 있던 그여자..완전히 끝난건가요?
기조 : (일순 움찔하고)
난희, 나온다.
기조 : 난흰, 그냥 친구일 뿐이야. 오래된 친구..
난희, 스쳐 지나가는데
기조, 놀라서 일어난다.
예린, 의아해서 기조 보고 난희 보는데
난희, 가다가 멈춰선다.
기조 : (불러야 되는데 부르지 못하겠는)..
S#40 피아노바
기조, 맥주 마신다.
예린(E) : 싫증난 여잔...오래된 친구루 옆에 두는군요.
기조, 골치아픈 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데
스토커(S#32) 옆에 와 앉는다.
스토커 : (맥주병 부딪치며 건배하고 마시는)
기조 : (쳐다보지 않는)
스토커 : 춤 안출래요?
기조 : (시계보는)
스토커 : 10시 40분. 나갈까요 우리?
기조 : (일어나 전화부스로 간다)
스토커 : (따라가고)
기조, 망설이다가 번호를 누른다. 받지않고
기조, 계속 들고있는..
스토커 유리박스에 딱 달라붙어 기조를 보고있다.
S#41 피아노바 밖 (밤)
예린 차 (한원장 차) 세워져 있고 조수석에 핸드폰 보인다.
카메라 이동하면
예린, 트렁크에 올라앉아 시선 피아노바쪽으로 둔채 다리 달랑달랑거리고 있다.
은영(E) : 그 여자한테까지 니가 신경을 왜 써? 친구라구 그러면 친구로만 봐줘.
괜히 지나간 역사갖구 재해석 확대해석 하지말구..! 보구 싶음 가서 만나! 걸 왜 참아?
예린, 갈등하다가 결심한 듯 피아노바로 들어간다.
S#42 피아노바 안
예린, 들어오고 입구에 서서 피아노쪽 보는데 기조 없다.
예린, 실내를 빙 둘러보는데 갑자기 굳어지고..
예린쪽에서 보면.
전화부스 안
-스토커가 기조에게 딱 달라붙어 마치 키스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린, 기막히고 불쾌해 훽 돌아나간다.
전화부스,
기조, 스토커 사납게 밀치고 나와 바(bar)로 간다.
S#43 피아노바 밖, 예린차 안 (밤)
예린, 기막힌 표정으로 한동안 있다가 피아노바쪽 노려본뒤 휑하니 출발한다.
(F.O)
S#44 석찬의 원룸 복도 (새벽, S#44부터 3월임)
302호, 303호 나란히 보여진다.
어느 순간 동시에 울리기 시작하는 알람시계.
(서로 다른 벨 소리로)
S#45 몽따쥬 (석찬과 희수의 원룸)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욕실로 가는 석찬.
희수, 하품 늘어지게 하며 개수대에서 대충 얼굴을 씻는다.
석찬, 겉옷을 입고 안경을 낀다.
희수, 안경낀 채로 웃옷에 머리 넣다가 안경 벗겨지고 테에 눈 찔린다. 으이시-! 하는.
석찬, 복도로 나와 서둘러 가고 나면
이번에는 샌드위치 먹으며 희수가 나온다.
책(의학서적)이며 가방을 떨어뜨리고 줍고..
S#46 락커룸
석찬, 가운으로 갈아입는다.
겉옷 넣다가 락커에서 뭔가 꺼내면 메스홀더 케이스다!
석찬, 열고 메스홀더 꺼내서 본다.
뭔가 각오를 다지는 듯한 표정인데
상철, 들어온다.
상철 : 인턴딱지 뗀 기분, 어떠냐?
석찬 : (라커문 닫으며 상철 톤으로) 시워언하-다! 몹시!
상철, 옆 라커에서 가운 입으며
상철 : 야, 석찬아! 우리 밑에두 이제 (제스츄어) 밟을, 이렇게 자근자근 밟아줄 아그들이 있다는 사실이
통쾌하지 않냐?
석찬 : (웃으며) 자식! 젯밥부터 챙기기는!
상철 : 요번 인턴들 확실히, 확실하게 잡는다 내가! (어깨 쥐고 흔들며) 두고봐라! 음?
석찬 : (상철 어깨 쥐고 흔들며) 너만 믿는다! 음?
두사람 웃으며 나간다.
S#47 병원복도
석찬과 상철, 장난치면서 걷는다. (각자 차트 하나씩 들고)
상철 : 석찬아! 너 새 치프 소문 들었냐? 공독산 거기다 대면 양반이래 양반!
성격이 잔인무도하구 툭하면 빳데루에다 엄청나게 폭력적이랜다!
석찬 : 새 치프라니? 공선생님이 칩되는 거 아냐?
상철 : (고소한 듯) 떡 줄 사람은 생각두 안하는데 혼자 김칫국부터 마신거지 뭐!
석찬 : 그럼 외부 사람이야?
상철 : 건 아니구 파견 나갔다가 들어오는 거래! 암튼 무조건 조심해.
괜히 인턴들 앞에서 레지 첫날부터 코피 터지지 말구! 어?
석찬 : (챠트로 툭툭 치며) 너나 잘해 임마! (하는데)
상철의 삐삐 울리고 상철, 확인한다.
석찬 : 응급실이니?
상철 : 응. 새벽에 들어온 그 환자 때문에 그러나?
석찬 : 빨리 가봐! 시간 있으니까 니꺼까지 내가 하께.
상철 : (챠트 주며) 그래야겠다. (급하게 가는)
석찬 : (챠트 넘기며) 특별히 신경써야 될 환잔 없어?
상철 : (뛰어가며) 없어!
석찬 : (챠트 훑으며 걸어나가는)
S#48 외과의국 안
년차별 레지들
석찬, 상철 인턴 차렷자세로 도열해 있다.
(치프 회진 전)
상철 : (정자세로 소근) 오후에 스크럽 쓰냐?
(자막) “스크럽(Scrub :수술시 쓰는 장갑) 쓰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
석찬 : (소근) 3시 반부터 있어. (하는데)
레지3년 : (고개만 돌려, 버럭) 누구야! 긴장된 이 순간에도 나불대는게! (하는데)
희수 들어오며
희수 : 회진준빈 됐나?
레지3년 : (기합든) 넷!
인턴 : (소리) 여자 아냐?
의사들 여자 목소리에 힐끗 쳐다보다
상철과 석찬은 긴장된 표정으로 차렷자세 한채 정면 보고 있다.
희수, 3년차부터 아래로 내려오며
희수 : (악수 청하며) 반갑다! (반갑다, 잘 해보자 등등의 인사)
희수, 상철 앞에 서서 악수 청하는데 시선은 석찬을 본다.
석찬은 정자세 그대로.
희수 : (악수하며) 반갑다!
상철 : (에계! 하는 표정으로 악수하는)
희수, 일부러 고개를 숙인채 석찬 앞에 선다.
석찬 : (알아서 손 내미는데)
희수 : (어깨에 두손 올리며) 반갑다 윤석찬!
석찬 : (보고 놀라는, 뻥?)
희수, 인턴과 인사하고 의국을 앞서 나간다.
의사들 차례로 따르고
석찬, 아직 상황접수가 안되는지 뻥-해 따른다.
S#49 병동
병상 앞.
희수, 차트 보면서 환자 상태 점검한다.
환자 얼굴에 땀이 많이 맺혀있다.
희수 : (만져보며) 엑스레인 찍었어?
석찬 : (? 해서 상철 보는)
상철 : (고개 흔드는)
석찬 : 안 찍었습니다! (의아해서) 이 환잔 수술이 끝난 환잡니다!
희수 : (무시하고) 렁사운드는?
(자막) “렁사운드 : 청진기로 폐소리 듣는 것”
석찬 : (상철 보는)
상철 : (의하해 하며 한발 앞으로) 안들어봤습니다!
희수 : (낮으나 단호한) 뭐야 니들? 병상 하나를 둘이서 봐?
레지3, 석찬과 상철 째려본다.
상철 : (당황) 그런게 아니라...제 담당인데 갑자기 응급실 호출이 와서...
석찬 : (이유를 몰라 환자를 유심히 살피는)
희수 : (석찬 향해 날카로운) 윤선생 뭐하는 사람이야? 돌면서 환자가 열이 나는지 안 나는지 것두 점검 안해?
석찬 : 수술후 단순한 미열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희수 : 폐렴이야, 이 환자. (휑하니 다른 병상으로)
석찬 : (환자 다시 보고, 한심해 머리 긁적이는)
석찬, 딴 병상 체크하고 있는 희수를 쳐다본다.
S#50 예린방
예린, 거울 앞에서 출근 준비하고 있다. 잔뜩 신경을 쓴 차림이다.
(스커트 정장으로)
노크소리 나고
예린 : 들어오세요!
한원장, 쇼핑백과 찬합보자기 들고 들어온다.
한원장 : 축하한다, 첫 출근!
예린 : 땡큐예요 아빠! 저 어때요?
한원장 : (꼼꼼히 살핀 후) 완벽한 메이크업의 승리다!
요즘 화장품 잘 나온다더니 훠-언해졌다 아주!
예린 : 으휴 아빠는! (찬합보자기 등을 보고) 건 뭐예요? 혹시 또 (걱정스런) 제 도시락 싸셨어요?
한원장 : (놓으며) 어어, 석찬이 밑반찬이다. 퇴근하구 니가 좀 들러라.
예린 : (일순 어두워지는)
한원장 : (열쇠 건내며) 석찬이방 열쇠야. 레지 1년차가 젤루 바쁠때다.
챙겨주는 사람두 없구 맨날 병원밥일텐데 밖의 밥이 어디 끈기나 있냐?
예린 : 차 두구 갈테니까 아빠가 다녀오심 안돼요. 저 오늘 좀 바쁜데...
한원장 : 인석아 난 뭐 안 바쁜줄아냐? 잔말 말구 다녀와!
예린 : (마지못해) 네.
한원장 : 오늘 첫단추두 잘 꿰구!
예린 : (미소로) 네.
한원장 : 만나는 사람한테 인사 잘 하구!
예린 : (또 시작이야! 하는) 네에!
한원장 :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두 잊지 말구!
예린 : (한원장 밖으로 미는) 벌써 입력 다 돼있어요, 아빠!
밤새두룩 하셔놓군 그걸 재방송까지 하세요?
한원장 : (쫓겨나가며) 운전 조심해!
예린 : (문 닫으며) 으휴-! (방바닥 보는데)
쇼핑백과 찬합보자기 눈에 들어오고
예린, 표정이 어두워진다.
S#51 극단사무실
예린, 얌전히 앉아있다. 하이힐 눈에 띈다.
시계 보며 옷매무새 바로 하기도.
민수, 꾀죄죄한 행색으로 들어온다.
예린, 발딱 일어나고 공손하게 목례한다.
민수, 힐끗 보고는 책상으로 가 설계도면 들고온다.
민수 : (앉으며) 앉아. (도면 보는)
예린 : (중얼) 웬 반말?
민수 : 이번 공연 설계도면이야. (하다가) 아! 난 우리 식구들한텐 무조건 반말이니까
뭐 불쾌하면, 좀 참아, 니가!
예린 : (억지로) 아뇨. 친 근하구 좋 은데요 뭐! (미소 짓는데)
민수 : (도면 보고 있는) 보여?
예린 : (민수 보는) 네?
민수 : 뭐부터 해야 될지 보이냐구?
예린 : (도면 뚫어지게 보는) 글쎄 그게..
민수 : 이대루 모형 떠와! 무대설계는 아직 무리니까 당분간은 오형민씨 따라 다니면서
심부름이나 해주면서 옆에서 어시스트 하구.
예린 : (내키지 않는) 네.
민수, 일어나 광고지(‘그리스’ 오디션 안내) 수십장 테이블 위에 툭 던지며.
민수 : 오전엔 이거부터 붙이구 오도록 하지. (소파에 누우며) 가봐!
예린 : (실망스러워 들고 나가는데)
민수 : (눈 감은채) 한예린!
예린 : (돌아보는데)
민수 : (감은채) 여긴 노가다판이야! 그 의상, 안돼!
예린 : (삐죽이며 옷차림 훑고, 한대 콱 하는 제스츄어 보이고 나간다)
S#52 대학로 (낮)
예린, 주위를 흘낏거리며 게시판에다 광고지 붙인다.
일도 부끄럽고 의상도 부끄럽다.
53 대학로 몽따쥬
이벽저벽 대학로 일대를 돌며 광고지 부착하는 예린.
광고지를 떨어뜨려 바람에 날아가면 허둥대며 줍고..
붙이다가 건물 주인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기도..
지쳐 절뚝절뚝 걷는 예린, 거리 구석에 가서 하이힐 벗고 발을 만져준다,
울상이고.
S#54 외과의국 (밤)
석찬과 상철, 녹초가 돼 들어오고 각자 소파에 푹 쓰러진다.
상철 : (기운 없는)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어. 친구 따라 갈데가 따루 있지 편한 꽈(과) 죄 놔두구
이 노가다판엔 왜 뛰어 들어가지구..후회 막급이다 후회막급이야.
석찬 : (기운 없이 웃으며) 27호 수술할 환자 EGD 검사랑 UGI 찍는거 내과에 컨설팅 해뒀어?
(자막) “EGD(내시경) / UGI(위사진)
상철 : 몰라 임마! 묻지마! 너하군 말하기두 싫어! 당분간 대화사절이야!
석찬 : 내방에 가서 맥주나 마시자! (하는데)
상철 : (벌떡 일어나 손 내밀며) 낼부터다! 대화사절은!
석찬 : (웃으며 그 손 잡고 일어난다)
S#55 석찬의 원룸 앞 (밤)
예린차 멈춰서고 예린 내린다.
건물 올려다보는 예린.
트렁크로 가 쇼핑백과 찬합 보자기 내린다.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주춤하다가 마음 다잡고 들어간다.
S#56 석찬의 원룸 복도
예린, 벨을 누른다. 대답 없고.
예린, 열쇠로 열고 들어간다.
S#57 석찬의 원룸 안
예린, 불 켜고 방안을 천천히 둘러본다.
정리가 잘된 씽크대, 책상, 침대 등등.
예린, 의자에 걸쳐진 석찬의 가디간 들어보고 마음이 짠- 해진다.
예린, 반찬을 냉장고 안에 넣기 시작한다.
S#58 병원로비 (밤)
석찬과 상철 걸어나가며.
상철 : 뭐 안주꺼린 좀 있냐?
석찬 : 맥주두 없어 임마! 그런건 원래 손님이 사오는거 아니냐? 부탁한다!
상철 : 이자식 순 날강도네! (멈춰서며) 안가! 안가! 나 안가! (하는데)
뒤에서 희수, 두사람 사이에 끼어들면서.
희수 : 그럼 내가 대신 가께!
두사람 돌아보고 다소 경직돼 목례한다.
상철 : 퇴근... 하세요?
희수 : (양팔짱을 끼며 원래 희수 톤으로) 가! 어서! 가자구!
상철 :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짓, 석찬에게)
석찬 : (난감한, 어떻게 반응을 해야되나?)
희수에게 끌린채 두남자 로비를 나간다.
S#59 석찬의 원룸 안
예린, 벽에 기대 앉아 석찬을 기다리다.
예린, 벽시계 보고 (거의 12시 정도) 안되겠다는 표정으로 일어나는데 열쇠로 문 여는 소리 들린다.
예린 : (긴장하고 입술 깨무는)
석찬, 들어온다.
석찬, 예린 보고 놀란다.
석찬 : (말문이 막힌것 같은)...
예린 : 오빠!
석찬 ; 예 린아... (하는데)
문 열리는 소리 나고,
희수, 양주병 안고 들어오며.
희수 : 냉장고에 얼음은 있어? (어? 예린 보는)
예린 : (놀라서 희수 보는)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