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는 윤호의 엄마가 숨어있는 곳을 알아내자, 윤호에게 함께 찾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생각보다 시큰둥했던 윤호가 의외로 순순히 따라 나서는군요. 이들이 찾아간 곳에 엄마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나지는 못했어요. 만나긴 만났는데 윤호가 모른 척 한 거지요. 윤호는 왜 모른 척 했을까요? 그리고 왜 황급히 눈물을 닦아냈을까요? 저는 여기서부터 윤호의 마음이 도대체 뭘까?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서희
|
그래도 언니가 죽을 생각은 없었나 봐요.
잘난 척은 그렇게 해도 얼마나 겁이 많은데...
나나... 언니나... 답답하다. |
윤호 모
|
그러게, 우린 언제까지 뒷북만 치고 사니?
억울해서 죽지도 못하고 사는 게 미안하다.
(석양을 바라보며) 참 예쁘다. |
이래저래 하루 종일 시달리느라 스트레스가 많았을 윤호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세경은 자기 할 말만 쏟아냅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는 윤호가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엄마가 스카프를 좋아하는지, 안 하는지의 문제 따위는 지금 윤호에게 어쩌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경에겐 정말 중요한 질문입니다.
사채업자는 윤호를 들들 볶아대지, 없어진 줄 알았던 엄마는 다시 경찰에 붙잡혀 돌아왔지, 대출을 받을 길은 묘연하지, 윤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몇 갈래 없습니다. 대안이랄 게 딱히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어쨌든 윤호는 대출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강제적으로라도 주민들에게서 서약서를 받아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윤호는 부득이하게 폭력을 행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