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펼쳐진 멋진 자연풍광에 반하여 무턱대고 도심의 삶을 버리고 자연으로 회귀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동경하고 할수만 있으면 그 속에 들어가 살고 싶어 한다.
여행 길에 만난 멎진 자연 앞에서 '아! 여기다 아담한 집 한 채 짓고 살고싶다'라고 말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연이 좋다고 그곳을 향해 당장 짐을 싸서 가자고 될 문제가 아니다.
정말 자연이 좋아서 자연으로 돌가가고 싶다면 중,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심도 있게 준비해야 한다.
단순하게 돈좀 있다고 해서 남은 노후를 조용한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가능하면 접었으면 좋겠다.
자연의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연은 사랑하나 작으마한 거미 때문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는 사람도 보았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지만 극단적인 예로 들자면 그런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자연의 삶은 가능한 오지마을에서의 삶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은 골골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도로가 닦이고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어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오지마을을 찾기 어렵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발품을 팔다보면 원하는 곳을 발견하게 된다.
자, 이제 그런 마을을 만났고 그곳에 정착을 해야겠다는 가정 하에 몇 가지 생각을 하고자 한다.
첫째. 부지런한 마음 가짐
자연에서 산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작게는 마당에 자란 잡초 제거에서부터 먼 거리로
나가 부식을 구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평소엔 하찮게 여겼던 벌과 모기, 뱀, 파리 등
과 같은 해로운 것들과 동침을 하든지 전쟁을 선포하고 매일 싸울 각오를 해야 한다. 사계절의 변화에 발 맞추어 몸과 마음
이 유기적으로 적응할 각오가 되어야 한다.
둘째. 불편함에 길들이기
로비만 나가면 얼마든지 먹고 싶은 것 사고 입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도시와는 달리 구입된 재료로만 생활해야 하므로
도심서 길들여진 습관은 멀리 버려야 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것에 길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셋째. 외로움을 즐겨야
조용한 것도 한적한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런 삶이 매일 지속된다고 가정을 해 보자. 쉽게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농어촌의 대부분 사람들은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 나이(나이 나름이지만)에
맞는 이웃을 만나기가 어렵다. 있다손치더라도 극소수에 불과 하므로 사람과의 사이에서 생기는 외로움은 견디기 어
려울 정도이다. 정서적으로 수도자적인 사람이 아니고선 그 속에서 산다는 것은 고독과 외로움과의 전쟁일 수 있다.
넷째. 생계수단 해결
돈이 많아 남은 인생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자금으로 자연
에 들어 온다면 나는 처음부터 반대한다. 산골마을에서 살면 도회지보단 돈 쓸 일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여유자금 없이
자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생각은 고생길에 스스로 자처해서 들어 서는 것과 같다. 내가 지금 당장 건강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리라고 하는 보장은 없다. 병원비, 생계비, 문화비, 기타 경비 등 돈은 어디에 살든 계속해서 필요
하고 창출 되어야 한다. 따라서 확실한 생계수단을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이도저도 아닌 피폐된 삶을 살아야 한다.
다섯째. 목적이 있는 여유
마당에 꽃이나 심고 텃 밭에 채소나 가꾸고 조용하게 살고 싶다면 난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금방 질리게 마련이다. 이것도 저것도 안되니까 하는 소리로 '에이 식당이나 차릴까'하는 말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쉼도 목적이 없으면 곤혹스러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목적이 이끄는 여유를 갖도록 자신의 특기적성을 개발하고 살려야 한다.
더 많은 얘깃거리가 있지만 앞으로도 그런 얘기는 다시 할 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아무튼 자연으로 귀로하여 살고 싶다면 남은 인생을 활기차게 살 수 있는 탄탄한 여유자금과 함께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목적
이 이끄는 방향으로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내가 좋다고 해서 가족도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설득과 이해를 넘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100%의 의기투합을 이룬 후에 됐다 싶으면 미련 없이 자연을 향한 즐거운 발걸음을 옮기길 권면한다.